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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세계사 - 미래 역사를 결정할 19가지 어젠다 ㅣ 10년 후 세계사 1
구정은 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십년 후 세계사,라고 들었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은 별 의미가 없었다. 지금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십년 후의 세계사를 어떻게 전망해? 라는 것이었으니. 그리고 단순한 나의 생각과 질문에 곧바로 과거가 현재를 규정하고 있듯이 현재가 미래로 이어지고 있음을 새삼 떠올리면서, 이 책을 미래에 대한 전망이 아니라 내가 잘 모르는 현재의 세계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계사의 흐름을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과연 이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좀 앞섰지만 저자의 필력과 김태권의 그림이 나의 부족한 점을 충분이 메꿔나가며 글을 쉽게 읽을 수 있게 해 주리라는 믿음에 책을 펼쳐들었는데, 국제부 기자여서 그런지 글 내용 자체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데다 언젠가 한번쯤은 뉴스에서 들어봤던 이야기들이 전체적인 맥락에서 그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되어 있어서 이해하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뉴스를 들으며 단편적으로 이해했던 기사들이 역사적 흐름과 사회적인 배경 속에서 이해하게 되면서 조금 더 쉬워졌다.
아, 그런데 문제는 항상 그런거다. 책을 읽는 동안 너무 재미있어서 쉽게 빠져들어 있다가 책을 탁, 덮는 순간 내 안에 새겨넣어야 할 의미들은 안드로메다로 여행을 떠나버린다는 것.
그래도 더듬더듬 이 책에 실려있는 '미래 역사를 결정할 19가지 어젠다'를 되짚어보면서 더 나은 십년 후를 위해 우리는,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을 좀 해봐야하겠다.
이야기의 시작은 역시 현재 가장 크게 대두되고 있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 이것은 뒤에 따로 언급된 노령화문제와도 연결이 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저임금 산업시대와 극심해져가는 빈부의 격차,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문제까지 모두 연결이 되는 것이지만.
최근에 헝거게임 시리즈의 마지막 더 파이널 영화가 개봉되었다고 들었다. 헝거게임에서 그려내고 있는 세계는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극대화시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십년 후 세계사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미래의 현실이라 말할수있지 않을까?
책을 다 읽고나면 세계사의 뉴스가 마구 뒤섞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현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분명 과거의 뉴스기사였고, 과거의 이야기인 듯 한데 그것이 미래 세계를 드러내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하고. 그렇기에 십년 후 세계사라는 것은 현재의 우리 세계에 대한 분석을 하고 인식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세계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우리는 보다 나은 세계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고민하고 행동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경제적인 분야만이 아니라 정치, 역사, 사회, 가치, 세계관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며 하나의 흐름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모두가 한번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각자의 삶이 어떠해야하는가를 생각해보게 하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의 백미를 장식하는 김태권의 2026년 태평천하는 이 책의 핵심이라 해도 무색하지 않을만큼 압축요약해서 그 의미를 잘 그려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세계사의 흐름을, 뉴스를 볼 때마다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정치,사회,경제적인 배경과 역사적 흐름을 잘 알지 못해 더 이해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들이 짧고 명확하게 잘 설명이 되어 있어서 현재를 제대로 인식하고 바라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막연한 예언이 아니라 현실의 고민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미래사'의 의미로써 십년 후 세계사는 더 많은 생각을 품고 세계를 바라보며 앞으로 우리의 발걸음이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가운데에서도 단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남아있다. 10년 후 우리의 미래는 지금 여기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크레디트, 협동조합, 참여예산제 등 유럽과 남미에서 시작돼 다른 나라로 확산돼 가고 있는 실험적인 대안들은 올바른 미래를 꽃피워 내기 위한 작은 씨앗이 될 것이다. ...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만들기 위한 오늘의 첫 걸음은 암울한 미래로 우리를 밀어넣고 있는 징후들을 똑바로 직시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지구는 암울한 미래 쪽으로 너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