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장하석 지음 / 지식채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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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서 받아들여진 지식을 철학적으로 재조명한다는 것은 그 지식이 과연 제대로 정당화되어 있는가를 재고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알지요?'하고 다시 묻는 일입니다. 과학사적인 관점에서는 그 지식이 처음 정립되었을 때 어떤 기준으로 받아들여졌는지를 묻습니다"(253)

 

과학이나 철학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면 항상 관심은 가지만 내 이해수준을 생각해봤을 때 쉽게 집어들 수 있는 분야의 책은 아니다. 그래서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미 EBS를 통해 강의한 내용을 토대로 출판된 책이라고 하니 그래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라는 얄팍한 기대감으로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정말 쉽게 설명해주고 있기는 하다. 욕심부리지 않고 날마다 조금씩 읽어나갈때까지는 괜찮았는데 이야기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하면서 내달리기 시작하니 내 안에서 과부하가 생겨버렸나보다. 역시 소화시키지 않으며 책을 읽는다는 건 단지 문자를 보고 있는 것과 같은것임을 깨달을뿐이다.

 

어쨌든 책을 읽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은 '과학은 정말 객관적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에서부터 과학이 왜 철학적인 고찰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지 빤히 들여다보인다. 그래도 굳이 이 책을 읽고난 후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하게 되는 이유는 과학의 시작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 되새겨보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쿤의 과학혁명에 대해서도 잘 몰랐었지만 대략적으로 어떤 것인지 이론적으로는 알 것 같기도 하고, 지금까지 한가지 정답으로만 알고 있던 과학적 지식에 대해서도 환경과 조건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닫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들은 과학적 지식인 것이 아니라 철학적 관점이라는 생각을 해보고 있다.

세부분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물음에서 시작하여 개념과 과학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과학지식의 본질을 찾는 첫부분과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명제들이 정말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답인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여 실제 실험의 내용을 보여주며 과학철학에 실천적 감각을 더한다는 두번째 부분, 과학지식의 풍성한 창조에 대한 세번째 부분으로 구성되어 전체적으로 과학이 어떻게 철학적으로 접목되는지에 대해 인식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적어도 내가 이 책을 읽어본 관점에서는 그렇다는 이야기지만, 사실 다른 사람에게 이 책에 대해 설명을 하라고 한다면 그저 과학이란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정의에서 시작하여 내가 진리라고 믿는 것이 과학이라는 배경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의문과 의심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보짓이거나 쓸모없는 소모전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게된다고 할 것이다. 그와 더불어 역사의 흐름에서 진리라는 것은 주도권싸움에서 이긴 대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규정될 수도 있는 것임을 인식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과 무엇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스스로 의문을 갖고 답을 찾아가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하겠다.

 

과학과 철학이라는 어려운 학문이 겹쳐져 있어서 굉장히 인문학적으로 느껴지고 어렵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실제로 조금 천천히 생각해보면서 글을 읽어나간다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가지 예시와 실험 내용들, 특히 저자의 실제 실험 내용을 읽다보면 전체적인 주제를 향해 다가가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그 하나의 에피소드만으로도 흥미로움을 느끼게 하기도 해서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과학, 철학을 만나다'를 끝내며 왜 '철학'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나 자신뿐 아니라 모든 이들이 한번은 새겨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저자의 말을 그대로 옮겨와본다.

"철학은 분명히 일상생활에서는 대부분 쓸모없습니다. 그러나 쓸모없기 때문에 쓸모 있는 학문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철학은 꼭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쓸모없지만 나중에 언젠가 필요할지 모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상투적인 사고에 도전함으로써 사회의 경직화를 막고 사회의 다양화를 촉진하는 것이 철학과 철학자가 가진 중요한 사회적 기능이라는 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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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14-12-1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은 항상 읽고는싶은데 저에겐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분야예요. 그래도 이책은 왠지 저도 읽을 수 있을것 같아 담아갑니다. ^^

chika 2014-12-14 18:01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좋았어요. 새롭고 흥미로운것도많고. 바람돌님도 좋아하실거예욤 ^^
 
버티는 삶에 관하여 (2017 리커버 한정판 나무 에디션)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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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삶,이라는 단어에서 왠지 나는 그가 지금의 청춘들에게 하고싶은 말을 적은 글이라는 느낌을 떠올렸다. 어쩌면 그래서 나 자신과는 상관없는 글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그가 자신을 버텨낸 이야기는 무엇을 담아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타인에게 버티는 삶에 관하여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 자신이 더 절실하게 버텨온 시간과 삶이 있지 않겠는가.

허지웅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저 대부분의 에세이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버티는 삶'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그런 정도였었다.

그런데 다시 한번 책을 읽는 동안 '버티는 삶'에 관해 다르고, 깊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타인의 순수함과 절박함이 나보다 덜할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절대악과 절대선이 존재하는 세상을 상정하며 어느 한 편에만 서면 명쾌해질 것이라 착각하지 말되, 마음속에는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문장을 한가지씩 준비해놓고 끝까지 버팁시다.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고 버텨 남 보기에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나 자신에게는 창피한 사람이 되지 맙시다. 저는 와 저 자식 아직도 쓰고 있네? 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버티고 버티며 징그럽게 계속 쓰겠습니다. 여러분의 화두는 무엇입니까."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

 

버티는 삶에 관하여, 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 글쓰는 허지웅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그 자신의 생각을 잃지 않고 마음을 놓아버리지 않음으로써 주변 세계에 대한 애정을 여전히 지키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글쓰는 허지웅의 글 하나하나가 마음을 울리는 것은 그의 말이 그저 입밖으로 나오는 말,인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그의 삶의꼴이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글을 읽는 동안 가장 좋았던 것은 군더더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나처럼, 내 삶의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변명이나 핑계, 탓하기가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드러내보이고 있고, 자신의 생각을 투명하게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금세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지만 또한 그래서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뿐인가. 그는 적절한 에피소드가 이야기의 주제와 맞물리면 글을 읽는 재미와 함께 주제를 더 드러나게 한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1,2,3부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4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에 관한 에세이가 좀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건 그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내가 알고 있는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한데 그 말들이 상투적으로 들리지 않는 것은 자신의 언어로 솔직담백하게 툭, 털어놓듯 이야기하고 있어서인 듯 하다. 그래서 지금 상투적이 생각이 아닌 오로지 나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 이미 상투적이 되어가고 있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지금의 나를 버텨내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 버티는 삶을 지속하게 해 주는 원천이 무엇일지 생각이 많아지고 깊어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뭔가 더 명확해지는 것이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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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줄 몰랐어
모르강 스포르테스 지음, 임호경 옮김 / 시드페이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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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책 제목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죽을 줄 몰랐어, 라니. 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이건 왠지 한 사람의 죽음이 개인의 문제일수만은 없다는 뜻을 넘어 그 당사자에게 죄를 묻지 말라는 뜻처럼 느껴져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실제로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납치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저자는 치밀한 자료조사를 하고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물론 그런 이야기가 없더라도 사건의 현상뿐 아니라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배경에 대해서까지 철저히 조사하고 글을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만큼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다. 이 모든 일들이, 소설을 읽고 있지만 원래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진 것이라 생각하니 속이 메스꺼워지기 시작한다. 정말 사소하게 '돈'때문에 사람을 납치하는 걸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그러다가 '어쩌다' 사람을 죽이게 된건가?

 

아주 오래전이긴 하지만 파리에 여행을 갔을 때, 민박집을 찾아 헤매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온 아저씨가 친절하게도 집 위치를 알려주다가 결국 찾는 집까지 데려다주고 초인종을 눌러 주인에게 설명까지 해 주고 갈길을 떠났다. 나중에 들은 설명에 의하면 그 동네가 좀 외곽지역인데 아랍인과 동양인들이 좀 많은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똘레랑스로 널리 알려진 이미지와 달리 그 지역에서는 인종차별이 심한 곳이고, 그 아저씨는 아랍사람인데 길을 헤매는 우리를 보고 동병상련을 느끼셨는지 집 앞까지 데리고 와 준 것 같다고.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 소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빈부격차, 이주노동자, 인종차별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그래, 감옥에까지 갔다온 야세프는 그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나타난 영세한 아랍계 이슬람 프랑스인 아닌가.

그런데 그러한 야세프가 쉽게 돈을 벌고 싶어하는 철없는 십대 젤다와 맘, 그 친구들을 이용하여 돈많은 부잣집 아들을 납치하고 몸값을 받아내 한번에 큰 돈을 손에 넣고 프랑스를 떠나려고 한다. 그리고 여러번의 시도끝에, 아이러니하게도 부잣집 아들이 아니라 평범한 집의 아들인 엘리를 납치하는데 성공한다. 물론 소설의 제목에서도 미리 짐작할 수 있듯 엘리는 허망하게 죽임을 당하게 되고 사건에 연루된 이들은 경찰에 잡히게 된다.

 

"자기 이익을 해치지 않는 타인에게 유연하고도 관대해야 한다. 이 법을 어기는 이는 야만인, 부드럽게 표현하자면 사회에 부적합한 사람이다.(토머스 홉스, 시민론)"

 

이 소설은 범인을 찾는 과정이나 사건의 전개가 핵심이 아니다. 그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 여러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관련되었는지에 대한 배경, 왜 야세프는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고, 왜 이런 범죄에 수많은 십대들이 심각한 죄의식없이 동조하게 되는지, 왜 엘리는 죽임을 당해야 했는지... 그 '왜'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 이 소설의 의미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엘리가 사망한 후 검게 그을린 얼굴에 천진한 미소를 짓고 있는 풋풋한 청년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힘든 인생을 산 노인의 얼굴이었다. 평범한 어른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은 평생이 걸려서야 가늠하게 되는 것, 즉 인간의 섬뜩함을 단 며칠 사이에 완전히 체험해버린 얼굴이었다. 엘리의 얼굴을 이렇게 변모시킨 것은 타인의 비열함이었다. 엘리는 악의 학교에서 3주를 보냈다. 그의 두 눈은 감겨있지만 감은 두 눈은 크게 부릅뜬 눈보다 우리를 더 잘 보고 있으리라"(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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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의 태양 시칠리아의 달 내가 사랑한 이탈리아 2
우치다 요코 지음, 박승애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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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에세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지 않았다면 나는 이 글들을 짧은 단편소설로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저자가 밀라노에서 만난 그곳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는 한편의 소설처럼 기가 막힌 운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물론 누군가는 이 이야기들이 정말 사실일까,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짧은 기간 느꼈던, 혹은 책을 통해서나 친구를 통해서 느꼈던 이탈리아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탈리아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어느정도는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밀라노'는 패션의 도시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몇년 전 이탈리아의 소도시를 여행하면서 쇼핑을 하기 위한 여행이 아니었기에 당연하다는 듯 밀라노를 지나쳤다. 사실 아씨시, 베네치아, 피렌체, 시에나... 가보고 싶은 곳이 얼마나 많은데 명품거리로만 알려져 있는 밀라노를 갈 생각을 하겠는가. 그런데 역시 세상의 그 어느 곳이든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누구에게나 특별함이 있으며 그 곳 고유의 풍경과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삶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밀라노의 태양 시칠리아의 태양'은 대부분 밀라노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데 '흐린 날 많은 밀라노도 맑은 날이 있고 태양이 가득한 시칠리아에도 밤은 찾아온다'라는 말의 의미가 더 깊이 있게 다가온다. 밀라노에 정착하기 위해 집을 사게 되는 우연같은 필연의 사건을 시작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지키고 싶은 것을 지켜내는 삶의 다양함을 풀어놓고 있는데 이 이야기들은 굳이 기승전결의 과정을 거쳐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다'라는 상투적인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시골역을 지키는 철도원 가족의 이야기는 삶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해 주지만 평생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지키며 살 수 있게 된다거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지키려고 했던 것이 무의미하게 변해가버리는 세월의 흐름속에서 그들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거나 정말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주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 이야기들 속에서 굳이 무엇인가를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시칠리아의 결혼식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가장 흥겹고 미소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이야기는 역시 '잔치는 시골에서'이다. 시끌벅적한 소동속에서 자꾸만 따뜻한 감동이 느껴지는 것이다.

밀라노에서 살면서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에세이이지만 글을 읽다보면 밀라노의 자연풍광이 그려지기도 한다. 뜨거운 햇살과 해안을 타고 도는 구비구비 길, 도시 한복판의 매연이 가득해 차량 통제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시골로 들어가면 넓은 마당과 자연속에서 만찬을 즐길 수도 있으며 시골의 식당에서는 오후의 시에스타를 위해 2층에 잠자리까지 마련해주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속에서 밀라노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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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2 - 파충류의 방, 개정판
레모니 스니켓 지음, 한지희 옮김, 브렛 헬퀴스트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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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고아가 되어버린 세 남매는 유산을 가로채려는 올라프 백작의 음모를 결국 지혜와 용기를 통해 밝혀내고 무사히 위기를 넘긴다. 그 후 보들레어가 삼남매는 상냥하고 친절한 이웃집 판사와 함께 살게 되었다면 더 이상 위험한 대결은 없었을 것인데, 불행히도 그들의 재산 관리인인 포 아저씨는 부모님의 유언을 그대로 지켜야 하는 원칙주의자이기에, 포 아저씨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세 남매의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못하게 되고 또 다른 친척을 찾아 길을 떠난다.

두번째로 찾아간 몽고메리 몽고메리 박사는 파충류 연구학자이며 희귀종의 발견에 대한 공표를 코앞에 두고 있다. 연구에 몰두하는 학자답게 일에 빠져있으면 세세한 것들을 챙기는 것을 잘 못하지만 바이올렛, 클로스, 서니 세 남매는 각자의 방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맘껏 할수도 있고 자신들을 위해주려는 몽고메리 박사를 좋아하게 된다.

환경이 썩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이정도의 생활이라면 삼남매는 그럭저럭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되었을 것인데 그들의 눈앞에 올라프 백작이 나타난다. 몽고메리 박사의 새로운 조수 스테파노로 위장해 등장하지만 그의 발에 새겨진 눈동자 문신은 스테파노가 바로 올라프 백작임을 확신하게 한다. 또 다시 위기에 빠진 삼남매, 더군다나 몽고메리 박사는 자신의 연구실인 파충류의 방에서 독사에게 물려 숨진채 발견되는데......

 

두번째 닥친 위기에서도 삼남매는 기지를 발휘해 그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몽고메리 박사의 죽음이 독사에 의한 것이 아닌 올라프 백작의 음모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여 밝혀낼 수 있을까? 몽고메리 박사의 조수로 나타난 스테파노가 올라프 백작이라는 것은 또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아이들에게는 책을 그냥 읽어나가게 하는 것보다 이러한 의문점들을 스스로 먼저 생각해보게 하고 그 뒷이야기를 읽어나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긴박한 상황이지만 내가 느끼는 긴박함과 아이들의 그것은 또 다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더 많은 상상력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현실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논리적인 생각도 하게 될 터이니. 물론 한 권의 책을 통해 그런 교훈적이고 현실적인 것들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읽는 것이 전부가 된다면 오히려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두번째 위험한 대결의 이야기에서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내용은 막내 서니의 활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전에 동화의 비유를 드는 것이다. 늑대와 양치기 소년 이야기와 빨간 모자 이야기이다. 늑대와 양치기 소년의 진짜 교훈은 늑대가 출몰하는 곳에서는 살지 말라는 것이지만 많은 어른들은 절대 거짓말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설명했을 것이지만 그건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해버린다. '해서 좋은 거짓말도 있고 꼭 필요한 거짓말도 있으니까'.

그리고 빨간모자 이야기는, 걔가 아무리 신경이 무디다 해도 어떻게 진짜 할머니와 할머니로 변장한 늑대를 구별하지 못하겠는가 하는 것이 정말 우스꽝스럽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아마도 바이올렛이 한 거짓말이 바로 꼭 필요한 거짓말이며, 서니가 있는 힘껏 비명을 지르고 있을 때 그 비명이 꾸며낸 것이라는 것을 바이올렛과 클로스는 당연히 알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내 말은 위험한 대결에서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삼남매의 지혜와 용기도 제대로 잘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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