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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러디의 사명은 그런 것이다. 패러디는 과장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제대로 된 패러디는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웃거나 낯을 붉히지 않고 태연하고 단호하고 진지하게 행할 것을 미리 보여 줄 뿐이다.

 

... 우리는 웃으면서 화를 낼 수 있을까? 악의나 잔혹함에 분개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없지만, 어리석음에 분노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있다. 데카르트가 말했던 것과는 반대로 세상 사람들이 가장 공평하게 나눠가진 것은 양식良識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있는 어리석음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것에는 쉽게 만족하지 않는 아주 까다로운 사람들조차 자기 안의 어리석음을 없애는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편집자의 글

... 에코는 자기 글이 어렵다고 말하는 독자들을 오히려  <매스미디어의 '계시'에 힙입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에 길들여 있는 사람들>로 여깁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가 역자 주석을 많이 붙인 것은 에코의 뜻에 반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주석을 붙이는 것이 이 개역 증보판의 의미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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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말대로 한다면 역시 그의 책은 읽어도 읽어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하지만 또한 힘들이지 않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너무 쉽게 얻으려 하는 내 태도를 바꿔야겠구나..하는 생각도 든다. 에코의 책은 지적 허영으로 읽히기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바득바득, 야금야금.. 읽어보고 있는게 아닐까?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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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 오주석 / 솔

 

어느 수업에선가 <세한도>에 결정적인 잘못이 있다고 주장한 학생이 있었다. 즉 작품속의 집은 그 오른편이 보이는데 둥근 창문을 통해 본 벽의 두께가 어째서 왼편에서 바라본 모양으로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날카로운 지적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은 그것뿐이 아니다. 첫째, 창문이 보이는 면은 직사각형 벽에 이등변삼각형 지붕이다. 이건 앞에서 본 것이지 애초 비껴본 모습이 아니다. 둘째, 지붕은 뒤로 갈수록 줄어들어 원근법을 쓴 듯한데 아랫벽은 오히려 뒤로 갈수록 조금씩 높아져 역원근법에 가깝다. 셋째, 지붕의 오른편 사선도 앞쪽에 비해 뒤쪽이 훨씬 가파르니 역시 오류가 아닌가?

김정희는 일찍이 중국으로 건너가 25세되던 해 정월에 그곳 학계를 일끌던 78세의 노대가 옹방강을 만났다. 첫대면에서 옹방강은 "조선에 이러한 영재가 있었던가"하고 탄복하면서 "경전, 학술, 문장이 조선의 으뜸"이라는 자필 글씨를 즉석에서 써주었다. 이렇게 한 시대를 울렸던 천재가 집 한 채를 제대로 못 그릴 리가 있겠는가?

추사는 <세한도>에 집을 그리지 않았다. 그 집으로 상징되는 자기 자신을 그렸던 것이다. 그래서 창이 보이는 전면은 반듯하고, 역원근으로 넓어지는 벽은 듬직하며, 가파른 지붕선은 기개를 잃지 않았던 것이다. 그림이 지나치게 사실적이 되면 집만 보이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옛 그림을 눈으로만 보지 말고 마음으로 보아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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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5-04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죠? 우리 옛 그림이 전 외국의 서양화보다 좋더군요. 즐독하시길...
 

해리포터라는 책을 구입하고 한참이 지났는데 출판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해리포터의 표지에 적힌 포터의 영문자가 틀린 책들이 몇권 발견되었다나? 그리고 몇개의 오타...

판본이야 초판밖에 찍지 않은 것 같으니 몇번째 쇄본에서 틀렸는지 궁금해 물어보는데,

그 직원은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내가 말뜻을 못알아들었다 생각했나보다.

솔직히 눈에 띄게 걸리는 오타가 아니라면 그냥 그런대로 수긍하며 읽는 편이다.

더구나 영문판도 아닌 번역본 책에 포터의 영문표기가 틀렸다고 그 책을 폐기하고 새 책을 달라 할

그런 맘은 전혀 없다.

그러고보니 비룡소에서 출판된 보물섬의 오타 이야기가 생각나네.

바로 수정 인쇄하겠다는 출판사의 안내 메일, 그리고 기타 다른 제언에 대한 부탁.

 

우리가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는 건 좋은 책을 만들고, 좋은 책을 번역하고...

그러한 일을 하는 좋은 출판사가 있기 때문이겠지만,

또한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의 중심에 책 읽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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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품성을 지닌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합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을 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기쁨과 슬픔과 절망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고통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덜 오만해질 수 있다.

 

 

.......

아직도 갈 길은 멀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가 인간과 동물에 대한 잔인함을 사랑과 연민으로 넘어설 수만 있다면, 인간 도덕과 영적인 발전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가장 독특한 특성, 인간성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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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성혜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읽어보려 했을때엔 뭔지 모를 아주 유용한 정보가 담긴 책이려니..라는 막연한 지식의 책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웬걸, 이 책을 쓴 사람은 자꾸만 자기 얘기만 늘어놓는다. 그래서 실망했냐고? 글쎄... 기대와는 다른 책이었기에 실망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또 그와같은 이유때문에 이 책이 내게 많은 유용함을 주었고 '박물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였으니 기대 이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박물관이 그녀에게 무슨 말을 걸었는가, 라는 것이 아니라 내게 어떠한 말을 들려주고 있는가..이니까.

잘 알지 못했던 때에 우연히 파리에 있는 오르세 미술관을 가게 되었을때, 모나리자가 있다는 그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에 갔을때에도 위대한 작품을 정신없이 쳐다보는 그 와중에도 바닥에 철퍼덕 앉아서 스케치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은 내게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그저 친구들 그림을 구경나온 것처럼 어수선하게 돌아다니며 놀고 있는 꼬맹이들의 모습만큼이나....

그때 생각했던 것은 왜 우리에겐 이런 곳이 없을까, 미술관, 박물관을 친구집처럼 드나들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내 환경이 참으로 싫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우연한 여행기회에 또 다시 박물관에 가 보면서 나름대로 재미있는 것을 찾으려고 했고, 조카애가 흥미를 갖고 재밌어할 만한 이야기들을 담아 얘기를 해 주기도 했었다. 사실 일곱살 꼬맹이에게 위대한 화가의 그림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생각해봤을 때, 나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그닥 큰 감동이 밀려올 것 같지는 않았기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와는 또 다른 생각들이 밀려왔다. 내가 사는 이곳에도 소장품은 별거 없지만 국립박물관이 하나 있고, 민속자연사 박물관, 교육 박물관...민속촌도 있다. 나는 그곳에서 무엇을 느끼고자 했을까. 단지 나와는 동떨어진 그들의 모습을 구경하고만 지나친것은 아닌가....?

지금까지 나와는 상관없었던  별개의 전시장이 내게로 다가서는 느낌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박물관이 그에게 말을 거는대로 대화를 나누었듯이 나 또한 내 이야기를 갖고 박물관과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다. 나는 박물관에게 먼저 어떤 이야기를 건넬까...?

책의 뒤에 부록처럼 세계 여러곳의 박물관 홈페이지 주소가 나와있다.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둘러볼 생각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는 그곳에 있는 모든 것들의 숨결을 느껴보기 위해 가방을 둘러메고 떠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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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5-04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르세 미술관에 모나리자 없는데...루브르 아닌가여? 전 오르새 미술관이 개인적으로 더 좋았는데..

chika 2004-05-06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리뷰 써볼까.. 생각났을 때 마구 자판을 두들기는 편이라 생각없이 타이핑 되는게 있네요~ ^^
저도 오르세 미술관이 좋았던 거 같아요... 익숙한 그림이 많아서이기도 하고.. 그곳이 덜 붐볐거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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