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으니 봄이 멀지 않았다고 이른 희망을 가져버려서 그런걸까. 오늘의 추위는 온몸을 타고 돌아 손끝까지 가서 떠나질 않고 있다. 

 

설 연휴때 TV를 보면서 웃다가 올케가 '연예인들이 나와서 저렇게 웃기려고 하는거 보니 너무 안쓰럽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웃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그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힌다. 우연인가.. 그 다음날, 아이돌 걸그룹의 가수팀이 나와서 씨름인가 하고 있었는데 그걸 지켜보던 같은 그룹의 리더가 갑자기 울기 시작해서 엠씨가 불러내 인터뷰를 한다. 아니, 왜 울어요? ..우린 가수인데, 이게 뭐라고.. 십분이 넘게 저리 애쓰는 동생을 보니 맘이 짠해져서...뭐,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서울에서 오빠네 식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본 거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내용. 
어느누구에게나 사회생활이라는 것은 그리 쉬운것은 아니다. 어떤 누군가에게는 못견디게 힘들기도 한다.

가수에게 노래가 아닌 웃음을 원하고, 개그맨에게 더욱 더 독한 웃음을 원하고, 모든 사생활의 공개와 자신에게는 절대 적용하지 않을 도덕성의 잣대를 들이민다. 한번의 실수는 참회와 용서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걸 용납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이 외에는 바라보지도 않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도대체 이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간단말인가. 

이런 글을 쓰려고 일 팽개치고 로그인한건 아니었는데, 이거 월요병인가. 

날이 추워지고 눈이 날리는 것을 보니 빨리 따뜻한 봄이 되면 어머니 모시고 여행을 떠나야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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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2-14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겨울이 지긋지긋하게 추웠지요?

울보 2011-02-14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겨울은 정말 추웠어요,.
정말 방콕으로 이 겨울을 보냈답니다,
 

세끼 밥 굶지 않고 나 혼자 등 따뜻하다고 평화 아닙니다. 

지붕에 비 안 새고 바람 들이치지 않는다고 평화 아닙니다. 

나 자신과 내 가족만을 위해 기도하지 말고 나 아닌 사람을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하게 하소서. 

내 배부를 때 누군가 허기져 굶고 있다는 것을,  

내 등 따뜻할 때 누군가 웅크리고 떨고 있다는 것을,  

내 아무 생각없이 발걸음을 옮길 때 작은 벌레와 풀잎이 죽어간다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평화는 내 스스로 찾아 나설 때 비로소 오는 것임을 알게 하시고 

바로 지금부터 세상의 평화를 만드는 일에 내 이 한 몸 기꺼이 쓰게 하소서. 

아멘. 

 

 

========== 차마 그냥 넘기지 못하고 다시 새겨보는 누군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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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근하면서 길을 걷다가 문득 만두언니 생각이 또 나는겁니다. 다음 주 지나면 벌써 한달이 지나가고 있는건가...싶었는데 문득 만두언니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녀석과 날짜를 섞어버린걸 깨달았습니다. 한동안 아프기도 하고 바쁘기도 해서 날짜 세는 것도 힘들었었는데. 어제 괜히 우유곽을 접다가 만두언니 생각을 하게 된 건 아니었군요. 한달이 지나고 바뀐건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비어있는 그 자리는 내 몸의 깊은 구석에서 인식을 하고 있는거겠지요.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게 살았던. 언제나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언제나 지금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했고. 할 수 있을 때 모두에게 손으로 직접 쓴 카드 한 장이라도 더 보내려고 했던 만두언니를 기억합니다.  

 

 

나는 이 책을 만두언니를 통해 알게 되었고 읽게 되었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800만가지 죽는 방법,은 정말 만두언니가 베스트로 꼽는 추리소설 리스트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건 오로지 그것뿐. 지금 괜히 왜,인가 더 정확한 글이 남겨있는 걸 찾아보고 싶어 만두언니의 리뷰를 찾아봤습니다. 

 

 

 

이 작품을 볼때 영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를 연상하기 바란다.

내가 로렌스 블록의 매트 스커더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진정한 탐정이기 때문이다. 정의를 외치며 바바리코트를 입고 멋을 부리며 상류층의 고객만 상대하는 필립 말로나 잘난척 대장인 엘러리 퀸, 잘 차려진 밥상에서 범인만 찾으면 되는 에큘 포와로와는 다른 진짜배기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탐정의뢰는 그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그래서 탐정으로서 범인을 찾는 것보다 더 많이 금주단체에 참가하는 얘기가 나온다. 경찰시절 오발로 한 어린 소녀를 죽게 만들고 알코올 중독자가 된 남자... 끊으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하고 병원에서 필름이 끊긴 체 깨어나는 삶을 사는 남자... 그래도 800만 가지의 죽음가운데 한 가지에서 벗어나려 애를 쓰는 남자...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을 그에게서 보게 되기 때문이다.

‘내 이름은 매트 스커더고요. 저는 알코올 중독자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자신에 대해 솔직한 모습으로 남 앞에 설 수 있을까. 나는 그에게서 그 방법을 배운다... 

오래전에 읽어 기억이 희미해져 있지만 팔백만가지 죽는 방법에 남아있는 죽음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라는 건 어렴풋이 남아있군요.

 

그러니까...삭막하고 무서운, 범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살인사건이 날마다 신문의 한 귀퉁이에 실리는 그런 지옥과 같은 도시가 있다. 그렇지만 그 도시에도 사람은 살고 있으며, 쉽게 죽을 수 있는 800만 가지나 되는 방법이 있지만 그 전에 사람들은 800만 가지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 한가지 이야기가 '내 이름은 매튜고요....'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어느 알콜 중독자 전직 경찰의 이야기이다. 이책은 그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여하튼 계속해서 살아가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제가 쓴 리뷰에 '추리소설에도 얻을 게 있다'며 왠지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글을 남긴 만두언니가 생각나는 오늘입니다.  

예전부터, 이벤트를 할 때면 상품에 관계없이 서재주인장과의 의리로 이벤트 참가를 한다고 했었는데.  

물만두추리소설리뷰대회에 만두언니를 아는 우리가 참가하는건 정말 만두언니에 대한 의리인데 여지껏 책 한권 못 읽었다는 생각이 나를 치고 있습니다.  만두언니에 대한 의리로 지금부터 더 관심을 가져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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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언니 생각이 났습니다.  

언젠가 자그마한것이라도 선물을 하는 즐거움을 맘껏 누리고 있던 그때쯤, 우유팩을 활용해 만드는 이쁜 보관함 상자를 만들어 알라딘의 이웃들에게 보내줄 때 만두언니는 쫓아다니면서 자기한테만 그 이쁜거 선물 안해줬다고 툴툴댔었지요. 사실 그때 나 역시 만두언니 뒤를 쫓아다니면서 만두언니에게는 수녀님이 만드신 제일 이쁜 박스를 준비하느라 좀 늦는거뿐이니 괜찮다는 덧글을 서재 주인에게만 몰래 남겨놓고 며칠을 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만두언니에게 생각지못한 깜짝선물을 주고 싶어서 일부러 말하지 않고 있었는데 만두언니가 생각보다 조금 더 많이 섭섭해하는 걸 보고 좀 후회를 했었지요. 
아마 그건 만두언니에게 내가 다른 이들보다는 조금 더 각별한 사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진중하게 한번 더 생각하지않고 행동했던것을 조금은 후회했었더랬습니다. 다른이들보다 조금 늦게, 제일 이쁜 박스를 받고 바로 쿨하게 글을 올리고 투정부리던 언니가 생각나는군요. 

기다란 우유상자를 잠시 잡고 있다가, 보관함 박스를 만들어볼까 생각하다가, 만두언니 생각에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결국 그냥 박스를 구겨버리고 휴지통에 넣고. 아침 업무를 위해 사무실 책상에 앉았는데. 

이쁜 머리핀과 커피잔의 빨대와 찡긋거리며 웃음짓던 만두언니의 모습. 우유상자를 접을때도 이젠 만두언니를 떠올리게 되겠군요. 즐거웠던 추억이 많으니 좋은거죠?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지낼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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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1-1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이랑 만두님이랑 나랑 우리 셋 한때 댓글 주고 받기도 재미있었잖아요.
저두 만두님의 그 해맑은 미소가 떠올라요...
하늘나라에서 편안하시겠죠.

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늘 치카님과 함께 하시길 빌어요^*^

chika 2011-01-13 10:40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즐거웠었어요. 그때 알라딘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것이 정말 자랑스러울정도였지요.

세실님의 아름다운 미소도 저를 기분좋게 해 주시니까 참 좋아요. 세실님도 행복하세요 ^^

울보 2011-01-13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이쁜상자 아직 집에 있는데,
류가 너무너무 좋아했던 달콤한 초콜릿하며
맞아요 만두님의 그 웃는 얼굴, 참 요즘도 가끔 생각이 납니다,,
치카님, 그래서 님이 가끔 이렇게 올려주신 글 읽을때 정말 좋아요,
새해 복맣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chika 2011-01-14 09:14   좋아요 0 | URL
제가 갖고 있던 상자는 다 나눠주고 없네요. 감귤초콜릿도 많이 보내곤 했었는데 이젠 전국유통이 되고 있으니까...뭐. ^^
울보님 가정에도 항상 행복이 넘쳐나기를 기도합니다 ^^
 

아름다운 가게,의 공정무역 초코렛을 받았습니다. 

그냥 '초코렛'이라고 적혀있는데, 아무런 표식없는 비닐을 뜯는 순간 코끝을 스쳐가며 퍼지는 코코아의 향이 슬며시 미소를 짓게하더군요. 코코아원료 75%를 읽으며 '와아~' 탄성지었는데 바로 올라오는 그 향이 맛을 더해줍니다.  

사무실 책상은 폭탄맞은것처럼 일거리들과 1월이 되어 받은 책들과(심지어 포장도 뜯지않은 책까지) 개인 우편물이 엉망으로 쌓여있고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책상 밑 쓰레기통 옆에는 온갖 쓰레기더미로 가득하지만. 

한순간 모든걸 다 팽개쳐놓고 몸과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핫초코를 마시려고 했습니다. 

- 하지만 아쉽게도 우유가 없어서 핫초코가 주는 따뜻함은 내일로 미루고 초코렛만 오독오독 끊어 먹었습니다. 물처럼 연하게 탄 커피와 75%의 초코렛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뜨끈해지는 핫초코. 그리고 짤막한 편지. 

오늘 하루 계 탄 날처럼 기분이 좋습니다. (사실 계를 들어보지 않아 그 기분이 어떨지는 잘 모르지만. ㅎ) 

 

아직 조금 멍한 상태이고, 일을 조금 많이 했더니 속이 좀 울렁거리긴 합니다만 아픈지 일주일. 길게는 이주일정도는 어지럼증이 지속될수있다고 했으니 그냥 좀 더 버텨야겠군요. 그런데 그냥 기분이 좋아집니다. 내일은 우유 사 와서 따땃한 핫초코를 홀짝거리며 마실랍니다. 으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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