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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제법 잘 짜여진 에피소드들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결코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여리고 곱지만 무표정한 키노의 얼굴처럼, 섬세하고 유하게 보이는 글들이지만 담고있는 내용은 의외로 묵직하다. 낮고 차분한 태도로, 묵묵하게 세상을 여행하며 삶을 탐험하는 키노의 여행. 그 여행은 언제, 어떻게 끝이 나는 걸까. 진심으로 궁금해진다. 

 

 

나는 키노라고 한다.
여기저기 여행을 하고 있단다. 
너는? 

 

인간은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면 그 어느 누구라도 여행에 나서고 싶어지는 거 같아...... 

정말 그럴까? 

키노의 여행은 그 옛날 철이가 메텔의 손을 잡고 은하철도 999를 타고 떠난 여행만큼이나 심오하고 그보다 더 우울함이 감돈다. 처음 게임, 판타지... 이런 글을 봤을 때는 별로 관심이 안가더니 애니메이션을 볼수록 마음에 더 깊은 생각을 남기게 되는 것 같다. 

세계의 여러나라, 낯선 풍경과 멋... 그런 모습에만 정신이 팔려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내게 여행은 어떤 의미일까? 

 

'난 말야, 때로 내가 정말 형편없이 어리석고 초라한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 때에 다른 세상, 다른 사람들을 보면 너무 멋지고 아름답게 보이는 거야. 난 그런 것들을 더 많이 알고 싶어서 여행을 계속하는 것 같아.' 아이는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질문에 대한 해답, 아니 질문 자체를 찾기 위해 여행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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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식인종인 줄 알았댄다. 

많은 사람들이 '애를 먹는다'라고 해서. 

물론 그 한마디때문만은 아니다. 간혹 '그 사람, 참 싱겁다'라는 말도 들려서. 

그 놈, 짠 놈이다...라는 표현도 있으니 뭐. 

 

'생각을 키워주는 10대들의 국어책'이라는 부제에 맞게 글이 재미있으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데 책을 덮고나면 뭘 읽었는지 쉽게 정리가 되지 않는다. 이건 순 내 나이탓일꺼야. 

 

 

알라딘 서평단 도서는 아마 내일쯤 받게 될 듯 하다.  

알라딘 서평도서는 내가 선택한 책이라기보다는 다수의 선택과 출판사의 이해가 맞물리는 책을 받게 되는 경우라 내가 원하지 않는 책이 올때도 있다. 물론 이번에 받게 될 책은 관심이 있던 책이니 읽기 괴롭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두 권의 책을 보내면서 3주도 안되는 서평기한을 준다는 건... 좀. 서평기한이 절대적이지 않고 수많은 사정을 다 봐주는 것은 알지만 처음부터 조금은 무리한 일정에 맞춰달라는 것과 처음부터 여유로움을 주는 것은 그 대상자로서 받는 느낌이 아주 다른것이다. 다음주에는 휴가도 있어서 이 일정은 더 빠듯해지는군. 밥 먹고 앉아서 책만 읽어야할지도. 잠은 언제 자나;;; 

 

 

나날이 책이 늘어나기만 해서, 결국은 책장을 맞춘지 얼마 안됐는데 다시 하나 더 짜보기로 했다. 좁은 방에 억지로 공간을 내어보고. 적어도 오백권 이상은 들어갈 책장을 하나 더 만들 생각인데 그것도 금세 차버릴 것 같다. 내 방과 마룻바닥에 놓여있는 책만해도 삼백여권은 되는 것 같은데. 더구나 한해에 받고 사들이는 책이 이백여권이라고 하면.
바닥에 쌓아둔 책이 보기 싫다고 공간을 마련하고 책장을 만들기로 했는데, 그것이 가득차면 또다시 바닥에 책이 쌓이겠지. 그러기전에 이제는... 책을 풀어놓는 법을 배워야겠어.
예전엔 절판되는 책이 너무 많아 고스란히 쌓아두고 소장해야 했는데 이젠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니말이다. 지역도서관, 성당 도서관, 인터넷까페, 블로그... 서재에서 나눠준다고 해도 몇권은 소화되겠지.
이놈의 책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 당췌.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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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은 있는가 

 

스완송.
사람들은 스완송이라는 제목에서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 말 그대로 슬픔과 애절함이 깃들어있는 그런 느낌?
가제본 도서를 처음 받았을 때, 작가의 명성도 스완송에 담겨있는 의미도, 그 내용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았었다. 언제나 그렇듯 소문으로 들은 로버트 매캐먼이라는 작가의 글솜씨를 믿어보자며 무작정 첫장을 펼쳤다. 소설인데 이야기의 흐름을 미리 알면 흥미가 반으로 줄어들뿐이라는 나름대로의 신념 혹은 편견을 갖고 스완송이 어떤 느낌의 노래를 들려줄 것인지 기대하며. 

스완송은 세기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작품이 쓰여진 때가 1987년임을 생각한다면 세기말의 시작은 3차대전이라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러한 정보없이 대뜸 첫장을 펼쳐든다면 이건 아주 옛날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어버린다. 실제로 나는 그랬다. 하지만 문학작품이란 현실세계의 반영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첫장만으로 그 문학작품을 다 읽은 것처럼 하면 안되는 것임을 알기에 꾹꾹 새겨가면서 읽기 시작했다.

뜬금없이 시작된 아버지와 아들의 심상치 않은 여행이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세기말의 풍경을 그려내며 어떠한 사건으로 대재앙이 시작되었는지조차 모르고 그들의 생존여행을 따라가게 되는 코맥 매카시의 더 로드는 그 글이 언제 어떻게 씌여졌나를 궁금해하지 않고 끝까지 책을 다 읽는다.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영화 터미네이터조차 핵전쟁이 일어난 미래에서 그것을 막아보려고 하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이 지금 다시 영화를 봐도 그리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좀 더 철학적인 접근-혹은 그저 즐기기 위한 게임에서 시작된 영화라 하더라도 구성과 짜임새가 흠잡을데가 없이 흥미로웠던 영화 매트릭스도 오래전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구식의 느낌은 별로 없다.
그런데 스완송은 냉전의 시대를 지나 탈냉전의 시대가 시작된지도 십년이 훨씬 넘어가는데 새삼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군사문화로 시작하고 있어서 조금은 당혹스럽기도 했다. 혹시 인디펜던스데이처럼 미국만세를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그런 생각으로 처음 몇장을 꾸역꾸역 읽었는데 본격적으로 등장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구체화되기 시작하고 사건의 발단은 그저 도입의 기본일뿐이었으며 문학은 그 시대의 역사성과 시대성의 배경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달으며 책읽기에 몰입했다. 사실 냉전이데올로기의 대립 상황에서 3차대전이라 할 수 있는 핵전쟁이 시작된다는 것은 세기말의 풍경을 그려내기 시작하기 위한 마중물같은 역할일뿐 스완송의 핵전쟁이후 일어나는 이야기 전개와는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다. 핵미사일이 발사되었고 문명이 사라져버린 세계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
도입부분을 넘기고나자 퇴근 시간이 되고 사무실에 혼자 남아 조금만 더 읽다가 가야지, 하던 것이 한시간을 후딱 넘기고 어둠이 깔린 사무실에 혼자 남는것이 무서워질 즈음에야 마지못해 책을 덮고 일어설만큼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계속 읽어나가게 하고마는 마력이 있다. 그만큼 이야기가 진행되어 갈수록 그 뒷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는 것이다.  

스완송의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단순히 선과악의 대립이라고 하기에는 좀 걸리는 부분이 많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세그룹의 여정을 따라가며 세기말의 풍경을 보여주고 온갖 인간상, 살아남기 위한 맹목성과 살아가기 위한 희망을 가지려는 이들의 묘사, 살인을 게임처럼 하는 무리와 방사능으로 죽어가는 이들도 살려보려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 등 삶의 다양한 묘사를 통해 우리들 인간의 삶이 어떠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핵전쟁 후 폐허가 되어버린 땅에 희망의 구세주를 암시하고 있는 스완과 그녀의 훌륭한 보호자 조슈의 여정과 뚜렷한 목적은 없지만 왠지모를 운명적 예언을 따라가고 있는 것 같은 시스터와 아티, 시스터의 뒤를 쫓는 악마의 화신인 남자의 여정, 그리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동료와 가족의 목숨도 서슴치않고 앗아가는 전쟁미치광이 맥클린과 롤런드의 여정이 교차되어 그려지고 있으며 인간군상의 생생한 묘사는 세기말의 끔찍함과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스산함에 역겨움과 두려움같은 감정이 마구 뒤섞여 나타나버린다. 그래도 이들의 끝에 희망은 보이겠지? 
핵폭탄으로 인해 괴물처럼 변해버린 스완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 내면에 담겨있는 아름다움을 보여준 레오나를 잃고 새로운 동료를 만난 스완과 조슈의 앞길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본격적으로 시스터를 쫓아 그녀를 없애려하는 남자의 추격은 더욱 악랄하게 힘을 키워가고 있는데... 

책의 제목에서도 그렇지만 생명체와 관련된 일화가 많이 나오는 스완이 이 세기말 이야기의 희망일꺼라는 예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래서인지 스완에 대한 관심보다는 다른 인물들에 더 눈길이 간다. 황폐해져버린 땅에서 단지 생존을 하기 위한 투쟁이 아니라,공포와 두려움과 위험을 느끼면서도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희망을 버리지 않고 굳은 의지로 살아가고자 하는 인물들의 노력이 감동적인 것이다.
처음 책을 접했을때는 터미네이터의 영웅이나 더 로드의 또 다른 영웅인 아버지같은 인물이 - 그러니까 스완이 이야기의 주도권을 잡는것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스완송'은 전혀 달랐다. 이건 세기말의 풍경에 대한 대서사인 것이다. 

가제본 도서를 받아 읽는 것의 최대 장점은 다른 이들보다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먼저 읽게 된다는 것인데, 또 그만큼 [2권에서 계속]이라는 글 뒤에 전개될 이야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더 간절해진다는 단점도 있음을 알게 되었음이, 이 긴 이야기를 읽고나니 새삼스러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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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환풍구위에 있던 비닐이 바람을 받고 일어서면 이렇게 강아지 형상을 띄게 된다.  무심코 영화 화면을 보다가 오옷! 하며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캡쳐를 바닥에 철퍼덕 버려진 비니루 형상에서부터 해야되는 건데 그게 좀 아쉽네;; 

 

'뱅크시'를 검색했더니 엉뚱하게도 '영화감독'이라는 것이 뜬다. 어라? 뱅크시가 영화감독? 하면서 봤더니 바로 이거 '엑시트 스루 더 기프트 샵'이라는 영화때문이다.  

알라딘에는 이미지 준비중,인지라 영화포스터를 긁어왔다. 

뱅크시 월 앤 피스가 출판됐을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 마구 뿌려줬던 책인데, 많은 사람들에게 뱅크시란 여전히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인물, 되겠다.
 

내 기억으로 뱅크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박훈규의 언더그라운드 여행기를 읽으면서이다. 당시의 쥐는 그냥 쥐의 이미지였을뿐이었는데....
몇년 전만 해도 대마를 피워대고 폭약을 설치해 터트리려하는 쥐의 그림을 보려고 따라가던 박훈규조차 당시 런던의 곳곳에 찍혀있는 뱅크시의 작품을 보려고 따라가다보면 조금은 음침하고 혹시 약을 하는 사람은 아닐까 싶은 이의 시선을 느끼기도 하고, 또 때로는 쥐를 찾기 위해 엉거주춤 기어가기도 해야했던... 아무튼 그 옛날 내가 처음 뱅크시를 알게 된 당시의 느낌은 (책을 통해서였지만) 그랬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뱅크시의 작품은 유리보호벽을 둘러싸고 담장의 주인이 작품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소더비 경매에서 고가를 넘나드는 유명한 작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뱅크시 월 앤 페이퍼,에서 글과 사진으로 읽었던 많은 장면들이 엑시트 스루 더 기프트 샵이라는 영화에 나온다. 그래서 영화는 무척... 재미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터뷰와 나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영화속 이야기는 내가 알아듣기 힘든 영어, 야. 자막도 없고.
그래서 내게 영어란, 한글자막 없는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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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뱅크시 다큐 개봉!
    from 놀이터 2011-07-27 09:18 
    국내개봉 안할 줄 알았던 뱅크시의 다큐가 이번 8월에 드디어 개봉된답니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110722_banksy알라딘의 이벤트 소식.이제 자막보면서 뭔 말을 해대는지 속 시원하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쁨이..... 근데, 우리동네도 개봉하나? ㅡ,.ㅡ 
 
 
하늘바람 2011-06-23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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