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메리의 빨간 머리앤의 외전이라면 외전이라고 할 동화책이다. 여기의 주인공은 빨간 머리앤이 아니다. 빨간 머리앤을 사랑하는 메슈아저씨가 주인공. tv에서 방영할 당시 보여주었던 메슈아저씨의 모습이 이 동화책에서 떠올라서 한동안 미소를 머금을 수 있었다. 이 아저씨의 여성에대한 부끄러움 타는 모습은 너무나 소박하다. 전혀 자신과 상관이 없는 상점의 아가씨에게 까지 지긋한 나이의 아저씨가 부끄러움을 타고 말도 제대로 못한다. 더구나 상점에 들어간 자신의 기본 목적마저도 잊어버리고 횡설수설하는 모습에서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어수룩하고 순박한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가슴이 참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책의 그림 자체는 무난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나라 tv에 소개되었던 일본의 거장 다카하타의 애니메이션과는 이질적인 모습에서, 약간의 허전함이 느껴진 것은 나만의 착각일런지도...
그림 하나만 보고서 평하자면 어린이용 그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작가가 아직 20대후반임에도 이정도의 창의력있는 그림이 나온다는 것은 그가 유럽인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유럽적인 감성의 그림들속에 담겨있는 소녀의 불안감은 상당한 표현력으로 감동을 주었다. 만약 자녀를 보통 아이들과는 다르게 키워보고 싶은 분이시라면 자녀에게 읽히는 것도 상관없겠지만, 이런 류의 책은 오히려 성인들이 보기에 마땅한 성인용 동화책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무엇보다도 그림의 훌륭함에 짧은 순간이나마 미적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내용 상으로 보여지는 난해함은 솔직히 어린이들이 버거워할 정도의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계속해서 드러나는 상징적 그림,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빨간 나무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가? 잘 모르겠다. 이성적인 감성과 감성적인 감성이 동시에 공존해야 이해될만큼 어렵지만 마지막까지 읽게하는 마력이 있는 책이었다.
한국인이 지금까지 인간의 몸에 대해 쓴 책중 나는 딸랑 두권의 책에대해서만 놀랐다. 한권은 미진사의 미술해부학이란 책이었는데, 이책은 놀라운 편집의 혁명이었다. 그리고 지금소개하는 이책, 난 이런 작가를 원하고 있었다. 그가 30 여년간 인간에대해 조사했으며, 더구나 미술을 전공했기에, 미술해부학적인 모습을 보여줌은 나에게 거의 전율과 같은 기쁨을 느끼게해주었다. 원래 이런 몸에 약이되는 서적은 책이 좀 두께가 빠방하기를 바라는데 이책은 그러진 않다. 그래서 약간은 아쉽지만 그만큼 알차다는 느낌은 상당히 강하다. 이책에나타난 인간의 몸과, 더욱더 한국인의 몸에대한 의식구조는 상당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한다.
먼저 일본에서 일본어로 된 책을 읽었었기에 불만 한가지. 한국판의 책을 넘기면 맨 처음에 '아빠. 엄마 이런 딸이어서 미안해' 라는 문구 (기억에 의존해서 정확성은 자신못함) 를 집어 넣어 놓았는데, 기억 편집상 매우매우 잘못한 것임을 반성하길 출판사에 바람. 일본판으로 읽으면서 느낄수 있었던 마지막 감동하나가 이 글을 맨 마지막에 있었을때의 배우에대한 약간의 서글픔이 있었는데, 이 배치의 잘못으로 그런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었음. 한마디로 안타깝다고 해야할지.내용으로 들어가서 일단, 솔직한 면모를 가지고 글을 쓴것은 사실인듯함. 글솜씨는 나름대로 있는 편이었고, 대필을 시켰을 가능성도 상당하지만 내용상의 솔직함만은 인정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함. 베스트 셀러가 될만한 책은 아니었으며, 다만 호기심에 사보는 사람이 많은듯함. 물론 나도 그래서 일본에서 샀지만서도, 한국에 소리소문없이 출판된것에 약간의 경의로움을 느낌. 광고안하고 팔 생각인건지...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이 책을 보고 일단 놀랐다. 책의 두꺼움과, 고문학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가지고, 상당히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었다. 그러나 이책은 너무나 독자층을 넓게 가지기로 마음 먹었나 싶다. 요미가나를 한자마다 일일히 달아주었으며, 가능한 한글로 모든 글을 사용하였기에 불편한 마음이 들지않고 글을 읽을 수 있었다. 더군다나 내용의 설명또한 상당히 쉬웠다. 그리고 숙어풀이까지 해주는 이 친절한 책은 다락원에서 나오는 일본 고전책을 한글로 번역해준 책보다 결코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나에겐 하나의 충격이었다. 어려운 내용도 쉽게 설명할수 있다는 점. 이책의 저자는 자신의 박식함을 타인에게 자상하게 설명하는 능력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