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소설책은 두 번 읽고 싶지 않다. 심지어는 한 번 읽은 시간도 아깝다. 하지만 최소 두 번은 읽게 되는 소설이 있다. 그런 보석같은 소설들에 대한 기억을 담아두고 싶다.
삶의 원동력은 바로 이 상상력에 있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주어진 것들을 가지고 독특한 조합을 해내는 힘, 상상력을 키워나가자.
고양이를 좋아하다보니, 고양이 이미지와 고양이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이 그림책도 그런 호기심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우선 그림이 개성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있는 그림이니 더할 나위가 없었다. 그런데 그림만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도 충분히 흥미로왔다. 나는 이 고양이의 이야기를 통해 자유와 사랑에 대한 흥미로운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인간의 애완동물로서의 고양이는 자기 삶에 대한 애착도 행복도 없었지만 누구의 소유도 아닌 자유로운 고양이로서의 삶 속에서 참행복을 찾아낸다. 그 참행복이란 바로 진정한 사랑의 발견이었다. 즉 단순히 소유물로서 사랑받았던 고양이는 수없이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하는 동안에도 사랑을 이해하지도 체험하지도 못했고, 따라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할 만큼 그 삶에 대해 아무런 미련도 없었다.하지만, 독립적인 존재로 살면서 비로소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에게 사랑을 주고 받는 기쁨과 행복을 알게 된다. 그는 사랑을 체험하면서 삶을 이해하게 된다. 즉 사랑하는 삶에서 오는 행복은 삶에 대한 애착을 주었고, 그것은 다시 사랑하는 이를 잃는 슬픔, 즉 죽음의 슬픔을 알게 해 주었다. 이 큰 슬픔은 고양이의 윤회의 사슬을 끊게 한다. 결국 고양이는 사랑을 통해 삶의 큰 기쁨과 큰 슬픔을 다 알게 됨으로써 윤회를 중단할 이유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누구나 꿈꾸는 사랑과 행복을 담은 소박하지만 심오한 줄거리, 그 줄거리의 주인공을 고양이로 삼은 저자의 재치가 참으로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