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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커 -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고은규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이온두 그녀는 애인도 친구도 없고, 열 다섯 살 이전에 기억이 없다 아니, 떠오를까 봐 노심초사 했고 빙빙 도는 어떠한 장면들을 퍼즐처럼 맞춰 나가다 보면 완성된 과거의 그림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기억을 꺼내야 할 때 꼭 텅 빈 냉장고 문을 열고 그 안을 보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불만 환하게 밝혀져 있고, 꺼낼게 아무것도 없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냉장고처럼,
어린 시절 부모의 자살하면서 같이 하려 했던 기억의 고통 속에서 들피집 생활 중 달아나며 강아지와 함께 녹슨 자동차 트렁크로 들어가 잠이 들면서 시작되었으며, 긴 세월을 낮엔 유모차 판매사원으로 일하고 노루귀 단지 주차장에 트렁크에서 잠을 청한다 그 장소가 아니면 거대한 가위가 목과 손발을 싹둑싹둑 자를 것 같기 때문에.
이름 그는 육 형제 중 넷째이며 다른 형제에 비해 몸이 약하고 성격이 조용했으며 할아버지를 닮았다는 이유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사내는 강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아버지로부터 구타를 당하고 피아노를 친다는 이유로 손가락을 잘리는 고통스런 어린 시절 그리고 아버지뿐만 아니라 름도 믿었던 큰형의 자살로 인해 더욱 포악해진 아버지를 피해 찾은 곳이 트렁크였던 남자.
이들 둘의 만남은 오래 전에 시작되었지만 우연히 까칠한 상황에서 만남은 이어졌고 름이 개발한 기억력을 필요로 하는 게임을 하며 온두는 름이 트렁크에서 자는 이유를 걸고 게임을 하고 게임을 통해 름이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어 대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과 과거를 똑바로 기억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러운 감정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온두는 차츰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름과 같이 하게 되면서 온두는 퇴근시간이 빨라지고 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인정하며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생겨난다
소설을 너무 많은 생각을 가지고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트렁크나 장롱에 들어가 잠을 자면서 자신은 모든 고통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며 또한 자기만족에 살아가지만 사실은 그 고통의 가시는 외부 세계뿐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에게도 향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