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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숲을 보다 - 리처드 포티의 생태 관찰 기록
리처드 포티 지음, 조은영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4월
평점 :
1.
리처드 포티의 <나무에서 숲을 보다>입니다. 두께와 주제에 비해 굉장히 귀여운 구석이 있는 책입니다. 그러니까 저자는 고생물학자로서, 평생 박물관에서 일해온 사람입니다. 그런데 2011년 그림다이크 숲을 구입하게 되면서 그 숲에 대한 애정으로 시작된 책이에요. 그 애정과 기쁨이 활자 너머로 진하게 느껴져서 독자 입장에서는 역시 귀엽다는 생각을 안하기도 어렵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든 아이처럼, 경쾌함이 문장 너머로 느껴지는걸요.
2.
책의 구성을 볼까요. 시작은 4월입니다. 그러니까 4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본인의 숲을 탐사하면서 수집하고, 채집하고, 기록하고, 감상을 쓴 특이한 장르의 책이에요. 그렇다고 백과사전식 책은 아니면서, 또 에세이라기엔 숲이라는 확실한 구심력이 또 있으므로 분류가 어렵죠. 다만 얼마간 제 입장에서는 저자가 삼엽충같은 고생물을 연구한 학자이다보니 숲을 이루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가 어떤 부분에선 조금 주변을 맴도는 것 같기도 합니다. 상당히 다양한 학명과 분류체계가 등장하고 있는데 저자 입장에서는 이것들을 저자만큼 감상하기는 어려운 것이므로…. 예컨대 좀새풀이라던가, 숲개밀이라던가, 사진이 첨부되지 않은 것들을 활자로만 감상하기에는 조금 현학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진에 첨부한 것처럼 상당한 페이지를 할애해 부록 식으로 사진자료를 책은 준비해두고 있어요. 이것과 곁들여 책을 횡단하며 글을 읽어나가면 숲을 직접 것는 것 같은 시원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부록은 두꺼운 컬러 용지로 되어 있으므로 자연을 아끼는 분들에겐 상당한 귀감이 될 거예요. 또한, 숲과 자연에 관한 사료가 필요한 분들에 있어서도 귀한 교양이 될 책이 될 것입니다. 숲과 산과 생태계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들에게, 혹은 그러한 환경생태계에 관한 자료들이 필요한 분들께 특히 권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