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1등은 초등학생 때 만들어진다
서석영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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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내가 리뷰를 쓰는 경우, 별점이 후한 편이다. 워낙 책 읽는 속도가 느리다 보니 그나마 남들이 추천하거나 꼭 읽고 싶은 책들만 읽게되서 그럴 수 있고, 끝까지 읽고나서 리뷰까지 쓰게 되는 책들은 뭔가가 있으니까 읽은 것에 그치지 않고 후속작업을 하게 되기 때문인 것도 같다. 그런데 이번의 그 뭔가는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고 이런 책은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이 솔직한 감상이다.

이번 2학기부터는 초등학교 1, 2 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시범학교에서부터 영어 교과가 도입된다고 해서 그쪽 방면의 실용서를 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어떤 책을 읽을까 하던 중 팀장님이 보시고 계신 책이있어서 빌려보았다.

제목이 정말 맘에 안든다는 소리는 다른 리뷰에서도 수차례 언급되었으니 생략하고...

내용은 부지런한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가면서 옆에서 보살펴주고 영어공부에 신경써 준다면 영어를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게 내가 얻은 전부다. 특별하게 이론적 근거나 방벙론에 입각한 것은 아니고 저자가 직접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일들을 차례대로 정리한 것이라서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없는 편이다. 아이가 학습한 교재들이 언급이 되기는 하지만 몇 권 되지 않고 그나마 감탄하게 만드는 것은 엄마의 올바른(?) 열성과 아이에 대한 관찰력이었다. 올바른 열성이라 한 것은 학원이나 기타 다른 용이해보이는 방법에 의존하지않고 엄마가 직접 아이 옆에서 그때 그때 필요한 사항을 챙겨주었다는 것이고 이에 필요충분조건인 아이의 상태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이 있었다.

영어 학습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참고서적보다는 부모들의 의식개조용으로 더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아이들 옆에서 있고 싶어도 있지 못하는 부모들은 어느 정도나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 것도 사실이다.

엄마들이 실제로 시도했던 방법을 정리하는 것이 근거가 없어서 나쁘다거나 하는 말을 하려는것은 아니다. 충분히 좋은 책으로 발전될 수 있는 내용임에도 너무나 개인적이고 별다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에세이 수준에서 머물러 버린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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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1-2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올케가 딱 그 예쟎아. 중국에 가 있는 조카애. 학교입학자격 시험볼때 빵점이었는데 지금 월반까지 해부렀댄허는디... 처음 몇달은 올케가 더 공부하느라 고생했다는.

해적오리 2006-01-25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알아지크라..언니네 올케 똘망똘망(나이가 비슷했었지?)하잖아..
 
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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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쓸 때 어느 정도의 객관성을 유지하고 싶지만, 쓰고나면 역시 나의 주관이 강하구나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아마도 책을 읽는 동안의 내가 느낀 것에 바탕을 두고 리뷰가 쓰여지기 때문인 것 같다.

성장이라는 것이 고통을 넘어서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성장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고통이라는 것이 필요악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난 고통받는 장면을 읽어나가는 것이, 특히 나의 경험을 건드리는 부분들을  읽어나가는 것이 많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밤의 피크닉'은 개인적으로 합격점을 주고 싶다. 고통스런 부분이 없어서? 그건 아니다. 오히려 나에게 후회되는 시절인 고등학교 시절과 여러가지 나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마주보게 하지만, 비참한 기분이 들지 않게 아주 따스하고 관대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편안하게 소리내어 웃기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아침에 학교를 출발하여 밤을 포함하여 꼬박 하루  80 킬로미터를 걸어나가는 동안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지만, 섬세한 심리 묘사, 여러갈래로 얽히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는 스토리들로 이루어져 참 재미있었다. 이책을 읽으면서 보낸 주말은 이 책 덕분에 많이 크고 나에게 좀 더 관대해지는 시간이 되었다.

다음은 책에서 한 구절...

"지금까지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귀찮지만 고등학교 마지막 기념행사로서 좀더 여러 가지 것들을 제대로 생각할 계획이었는데.

여러 가지 것들을 제대로.

그러나 지금은 피로가 몸의 전부를 차지해 버려서, 어떻게 종점까지 도착할까 하는 것에 온통 마음을 쏟고 있다.

뭐, 생각해 보면 매년 이랬던 것 같군. 행사 당일까지는 끝까지 걸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에 우물쭈물하지만, 막상 시작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고 마음에 남는 것은 기억의 웃물뿐. 끝난 후에야  겨우 여러 장면의 단편이 조금씩 기억의 정위치에 자리 잡아가며, 보행제 전체이 인상이 정해지는 것을 휠씬 나중의 일이다.

그때는 어떤 인상으로 남게 될까.

기억 속에서 나는, 니시와키 도오루는, 어떤 위치에 자리잡고 있을까. 나는 후회하고 있을까. 그리워하고 있을까. 내가 어렸구난 하고 쓴웃음 짓고 있을까. 빨리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빨리 정위치에 자리 잡아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 나는 아직 자신의 위치도, 자신이 어떤 조각인지도 모른다......(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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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4-24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장소설 관심 많은데 읽어봐야 겠네요

해적오리 2006-04-24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반갑습니다.
이 책 참 좋아요. 꼭 읽어보시와요.
 
끝나지 않은 여행 - 스콧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
M. 스콧 펙 지음, 김영범 옮김 / 열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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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밑줄 좀 그을려고 했는데 내가 찾는 바로 그 책은 없어서 그냥 책의 이미지는 번역본을 올려놨습니다.

언제 읽어도 구구절절이 제 삶을 돌아보게 하는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스캇 펙은...

p. 24

The quickest way to change your attitude toward pain is to accept the fact that everything that happens to us has been designed for our spiritual growth.

p. 25

Note that Jung ascribed human evil not to the shadow itself but to the refusal to meet this shadow. And refusal is a very active term. Those people who are evil are not just passively unconscious or ignorant ; they will go far out of their way to remain ignorant or unconscious ; they will kill or start wars to do so.

p.50

When we are familiar with death, we accept each week, each day, as a gift. Only if we are able thus to accept life -  bit by bit - does it become precious. (Albert Schweit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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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5-09-16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올리신지 꽤 된 글인데 이제야 댓글을 다네요. 읽기는 님이 올리자마자 읽었는데... 그땐 새벽이라 졸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걸랑요(왠 변명이 이리도 길담?^^;;) 역시 님은 어학에 강하신가봐요. 뭔 말인지 100% 이해 되는 건 아니지만서도 잘 읽구 가요^^

해적오리 2005-09-16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어학에 강하기 보다는 해도해도 안되니까 되도록 많이 접할려구 하는 거구요...
때론 번역된 책은 한글해석이 어려운 점도 있어서 가능하면 원서로 읽어보자 그러는거에요. ^^
물론 스캇펙의 책들은 번역이 참 잘된 책들인거 같아요, 짐까지 딱 두 권 읽었지만요...
 
티벳 사자의 서
파드마삼바바 지음, 류시화 옮김 / 정신세계사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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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일요일 저녁에 끝을 봤습니다.

솔직히 마지막 부분은 그다지 꼼꼼이 읽지는 못했습니다.

근데 꼼꼼하게 읽다보면 이 책은 끝이 안 날 책입니다. 무수히 달린 주석과 난해한 용어 때문에 그렇지요.

그리고 복잡하게 보면 복잡하기 이루 말할 데 없지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봄 너무나 간단합니다. (제가 좀 오바하나요?)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건 '결국은 집착도 거부도 아닌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모든 것의 본질이 보인다는...그리고 이런 자세는 살면서도 필요하고 죽어서도 필요하다.  그래서 간단하다는 결론에도 이를 수 있었지요.

불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관계로 용어가 많이 낯설어서 읽는데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느 종교든 종교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거나, 삶이나 죽음의 문제에 관심있는 분들께는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기독교와 불교의 관점을 비교하기도 해서 흥미있었구요, 새로운 문화에 대한 이해라는 측면에서도 충분히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책입니다.

한번 읽고는 제대로된 서평을 쓰기가 곤란하다는 단점이 결국은 두고두고 곁에 두면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네요.

요즘 저희 동네 성당에 납골당 설치 문제로 시끄러운데 솔직히 돈 있음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사서 뿌리고 싶은 책입니다.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건 무조건 싫다는 사람들에게 죽음도 결국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라고 말해주는 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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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5-08-04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일본의 영화감독인 기타노 다케시의 인터뷰를 읽었는데 거기에 이런 말이 써 있었어요. 자신은 죽음에 대해 매일 생각하며 그 만큼 죽음과 삶이 가까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하루하루 열심히 산다고... 실제로 성실히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런 사람들이라고. (대충 이런 뉘앙스 였던듯)
날나리님 리뷰를 읽으니 문득 이 언급이 생각나네요.^^
잘 읽었어요.^^

해적오리 2005-08-04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언제 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해왔는지는 모르지만,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냥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요 저희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시면서는 늘 죽음이란게 머리 속을 맴돕니다. 근데 그게 결국은 제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좀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하더라구요.

펑크님께서 올리시는 리뷰 읽고 항상 감탄했었는데, 제 리뷰 읽고 댓글 남겨주시고 잘 읽으셨다니 헤~ 기분이 좋아지네요.
감사합니다.
 
N.P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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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넘 예쁜 책...

p.142

"타인의 문장을 마치 자신의 생각인 양 더듬어 가는 셈이잖아. 하루에 몇 시간이나, 자기 자신이 집필하듯이. 그러면 어느 틈엔가 타인의 사고 회로에 동조하게 되거든. 참 묘한 일이지. 위화감이 없는 데까지 파고 들어 가기도 하고. 어디까지가 진짜 자기의 생각인지 알 수 없게 되기도 하고, 평소 생활에까지 타인의 사고가 뒤섞여 들어오고, 영향력이 강한 사람의 책을 번역하다 보면, 그냥 독서를 하는 것보다 몇 배나 영향을 받게 돼. "

p.145

"하지만 여전하시더군요. 엄마도, 아직 젊어요."

"그렇게 보이니?"

라며 엄마가 웃었다. 겉보기에는 점점 늙어가는데, 얘기를 하고 있노라면 그 성격의 에센스, 아마도 소녀 시절부터 내내 간직하고 있었을 무언가가 얼굴을 내밀어, 그쪽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듯이 여겨진다.

p. 161

점점 솔직해져 가는 마음의 교류가 두려웠다. 그녀의 부드러움이, 마치 애완동물에게 사랑을 받는 것처럼 드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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