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와 외투의 비밀 - 마음이 자라는 특별한 여행
구트 졸리 글.그림, 양희영 옮김 / 지식의풍경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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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다.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인생에서도 예전의 할아버지나, 다른 나의 선조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가 있다. 그들이 어느 면에서든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한 뿌리를 찾기 위해 할아버지와의 여행을 떠난 올가의 이야기가 이 책의 내용이다. ‘비밀’이라는 말에 담긴 설레임이 여행이라는 구조 속에 들어가니 그 강도가 더해진다.


이 책이 미덕이라면 내용을 이끌어가는 흥미로운 스토리 속에 간간이 등장하는 러시아 지도, 러시아어, 러시아의 역사, 지리, 역사적 사건들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내용들이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지식을 쌓게 하고 동시에 스토리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이들이라면 읽는 재미와 더불어서 러시아에 대한 흥미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오래 전의 실제 사진이 그림으로 된 삽화와 같이 제시됨으로써 스토리를 좀 더 탄탄하게 받치고 있는 점도 이 책의 다른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삽화의 색이 흐릿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만 더 선명했으면 하는 점이다. 물론 흐릿하다는 것이 과거의 기억을 쫓아가는 여행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끔은 답답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사이 나도 모르게 러시아라는 나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가진 할아버지와 같이 여행하는 올가에 대한 부러움도 생겼다.

다음 할아버지의 말로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p.27) "다른 사람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란다. 또 벌을 받은 사람은 모두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라고 믿는 것은 잘못이야. 다시 설명해 주마. 너는 나와 생각이 같지 않아. 그래서 나는 네가 한 말이 중대한 범죄라고 결론을 내리지. 그러고는 너를 벌주는 거야. 너는 그것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겠구나,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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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9-29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733

흐음. 이 책이 요사이 제법 올라오는군요.


해적오리 2006-09-29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반딧불님.. 이거 서평도서거든요. 17분전까지 마감이었습당. ^^ 회식하고는 와서 부랴부랴 올렸지요...

반딧불,, 2006-09-29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7분전. 대단하십니다!
저는 한 권 못쓴 책이 있사와요ㅠㅠ;

☞八학년☜ 2006-11-13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제 서재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이 책 읽으려다가 너무 어려워서 다음에 읽기로 했어요. 언젠가 읽으면 꼭 독후감 올릴게요. 또 놀러 올게요.안녕히 계세요.*^*^*

해적오리 2006-11-14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학년님.. 제 서재 방문해 주셔서 저도 고마워요. 독후감이라는 말 오랫만에 들어보네요. 어렸을 적 생각이 나요..ㅋㅋ 좋은 하루 되세요.
 
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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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마이리뷰로 뽑힌 서평에서 '금서'라는 단어를 보고 한창을 웃었었다. 나도 자주 애용하는 말이고 나말고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서 반갑기도 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서 '금서'란 여행과 관련된 책들이다.

타인의 여행기는 내 마음을 붕뜨게 만들고 자꾸 지금 이 자리를 박차고 떠나라고 종용한다. 중학교 시절부터 읽기 시작한 배낭 여행기들은 언젠가는 나도 한번 떠나리라는 마음을 가지게 하였고 배낭여행 떠나 여행하는 나의 모습을 그려보는 백일몽을 꾸는 시간은 가장 즐거운 시간 중의 하나였다.

대학교 다니면서 두어 번의 어쭙잖은 해외여행을 하고 나서 대학 졸업 후 인도로 떠난 한 달 반에 걸친 혼자만의 배낭여행은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중의 하나이다. 나의 두려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그리고 내가 정말 원하던 것을 직접 실천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 여행을 하면서 했던 결심 아닌 결심 덕에 몇 년을 고생하기도 했지만, 내 인생에서 그런 시간을 가졌다는 점은 가끔 내 자신에 대해, 내 인생에 대해 자신이 없을 때, 다시금 내 자신을 믿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럼 책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우선, 시각적인 면에 정도 이상으로 치중하게 되는 나에게 있어 책에 나와 있는 사진들이 주는 화려한 색감과 정겨운 느낌이 참 좋았다. 사람들의 다양함만큼이나 넘치는 각양각색의 색채가 아마도 동남아 여행기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사진 곳곳에 드러나는 꾸밈이 없는 여행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이 좋았다.

다음은 글에 대해서...... 평범한 사람들의 독특한 개성이 드러나는 인터뷰들로 구성되어 있는 책의 구성이 여행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게 되고 나를 돌아보게도 되지만 또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때로는 길게 여행의 동반자가 되기고 하고 때로는 잠깐 스쳐지나가기도 하지만 일상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특색을 좀 더 뿜어내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나 또한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더욱 자유로워진 탓에 좀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좀 더 오래 기억이 되고 기억의 강도가 진하고, 진한만큼 나에게 영향을 많이 끼치기도 하는 것 같다. 단순한 여행의 기록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만난 여행하는 이들에 대한 글이 라는 구성이 좀 더 여행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한다.

책을 보고나서 DVD를 보았다.

책에서 만난 사람들이 살아 움직인다. 그들의 육성으로 들려오는 말들이 그리고 살아있는 표정들이 자꾸 내 깊은 곳을 건드린다. 웃으며 보면서도 눈물이 난다. 왜 눈물이 나는지 알 것 같으면서도 인정하기가 싫어진다.

인도여행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아주 잠깐 들렀던 방콕. 인도의 캘커타, 허름한 마리아 호텔의 도미토리에서도 수없이 들었던 카오산 로드를 가지 않았던 것은 그저 우연이었을까?  이번 가을엔 나도 카오산 로드를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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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7-03-12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조만간 한번 읽어보려고요,
다음에 카오산로드 가실때 저두 델꼬 가셔요 ^^
그나저나 추천이 아홉 방!!@,,@

해적오리 2007-03-1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님.. 이 책 재밌어요.
근데 실제 카오산은 책보단 잼없었어요. 아마도 제가 사람을 많이 못만나서 그런가봐요.. ^^;;;
정말 님의 댓글보고 확인해보니 추천이 아홉방이네...이런 일 첨이에요. ^^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 보고 듣는 클래식 이야기 03
애너 하웰 셀렌자 지음, 조앤 E. 키첼 그림, 이상희 옮김 / 책그릇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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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한번 쭈욱 살펴보는데, 삽화가 참 마음에 들었다. 자극적인 원색보다는 조금은 부드러운 톤으로 그려진 것이 싫증이 나지 않았고, 목차를 포함한 모든 페이지의 삽화가 장식적인 테두리 속에 그려져 있는데, 그 테두리들이 러시아의 독특한 정서를 느끼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책에는 친절하게도 미술노트가 있어서 간단하게나마 테두리 사용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다.

흥미로운 그림과 함께 "전람회의 그림" 에 얽힌 일화가 전개되는데, 끝부분에 나오는 곡의 이어지는 이미지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읽고 있으려니 이러한 이미지들을 어떻게 음악으로 표현해내었는지가 궁금해져 음악을 좀더 유심히 듣게 된다.

이 책과 시디 덕에 그냥 무심코 듣던 음악을 조금 더 느끼며 듣게 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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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16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도 참 마음에 드는 것같아요

해적오리 2006-09-16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서평 제목 말구요? ^^;;;;
 
베토벤의 영웅교향곡 - 보고 듣는 클래식 이야기 01
애너 하웰 셀렌자 지음, 조앤 E. 키첼 그림, 이상희 옮김 / 책그릇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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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한번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영웅교향곡"을 이 책 덕에 제대로 들을 기회를 가졌다. "영웅교향곡"의 각 악장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 당시의 시대적 배경, 베토벤의 삶과 시련, 그리고 영웅적인 극복, 친구와의 우정이라는 스토리와 잘 어울려서 어렵지 않게 다가왔다.  

또한 부드러운 느낌의 삽화는 비교적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반영하였고, 삽화가 특유의 화풍이 다소 흥미로웠다. 이 책과 함께 들어있는 시디에도 책의 삽화가 라벨로 붙여져 있어서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주어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용이성을 도모한 느낌이다.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면서도 클래식이란 어려운 음악이라는 선입견을 버리지 못하곤 했는데, 이런 시리즈를 통해서라면 보다 쉽게 클래식에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나같은 어른들에게도 좋은 책이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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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16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궁금했는데 너무 좋았나보네요

해적오리 2006-09-16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찾아주셔서 고마워요, 하늘바람님.
제꺼 써놓고 보니 평이 좀 갈리는 거 같드라구요. 전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들던데..^^
 
가면 안개 너머 청진항2 밤과 요람 부르는 소리 한계령 밤길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38
양귀자.윤정모.강석경 외 지음 / 창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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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찍이 썼던 리뷰는 써버 오류에 의해 날아가버리고, 이제 그 리뷰의 남은 흔적을 모아 봅니다. ㅠ.ㅠ

 

이경자 라는 작가는 조금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다고 해서 무의식적으로나마 내가 피하고 있던 작가였다. 하지만 단편소설 하나쯤은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선택하였다. 솔직히 양귀자 씨의 모순 이외에는 이 책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고 이름마저 생소했었다. 한국 소설가의 작품을 많이 읽지 않았던 게 그 이유다.

 

예전에 고등학교 다닐 때 한국 근·현대 문학전집인가 하는 아주 두꺼운 50권짜리 전집에서 소설부분만 쏙쏙 빼서 읽은 적이 있었다. 70년대 나온 전집이다 보니 근·현대라고 해봐도 나하고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시절의 이야기들이었고 나의 일, 우리 시대의 일이라기 보다는 그저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학교를 다니고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80년대, 90년대의 이야기들마저 생소하게 다가오니 좀 당황스러웠다. 물론 모든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분명 크지도 않은 한국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글들이 나에게는 생소한 느낌만을 준다는 것은 그리 좋은 기분만은 아니었다. 여자 작가들이지만 개인의 내면이나 감정에만 치우치지 않고(나에게 있는 뿌리깊은 편견 중 하나) 사회의 문제, 역사의 문제를 같이 제시를 해나가는 글을 읽으면서 나도 조금은 넓은 시선으로 주변을 보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편, 한편이 흥미로웠다고 하겠다.

 

그리고 오랜만에 한국 작가의 소설을 읽으니 우리말의 표현력에 다시금 감탄하게 되고 부끄럽게도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접하지 못했던 우리말들도 여럿 접할 수 있었다. 다행히, 친절하게도 책 뒤편에 상당한 분량의 어휘 풀이가 있어서 잘 활용할 수 있었다.

 

리뷰는 토막난 느낌이지만 이 책 속의 글들은 전혀 토막나있지 않고 작가의 성향들을 잘 선택해서 묶은 듯, 각기 특징이 있으면서도 일관된 흐름이 있는 글들의 모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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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9-05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쓰셨어요.
날려버린 리뷰 쓰기 정말 정말 힘드셨을꺼예요.

해적오리 2006-09-06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린 건 다시 쓰기가 싫더라구요...-.,-

씩씩하니 2006-09-12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전 요 책 아직 리뷰 안썼는대..
이러다가 다시는 서평단 안뽑힐라,,,얼른 올려야지...
근대 날리면 정말,,,너무 난감할꺼 같애요,전 아직 짬밥이 안되서 그런 경험도 없어요~~~~~~~~~

해적오리 2006-09-12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요..한글이나 워드로 작성해서 복사해서 붙이는게 안전하답니다. 알라딘에서 바로 쓰다가 날린 적이 여러번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