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이옥순 지음 / 책세상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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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때 우리나라를 방문한 마더 데레사로 인해 처음 알게된 나라 인도는 그 후로 주욱 꼭 방문해보고 싶은 나라 1순위였고, 올해는 내가 인도 여행을 한 지 딱 10년이 되는 해이다. 첫번째 여행이후 언젠가 다시 방문하리란 다짐으로 10년 이상 내 지갑에 들어있는 50루피 지폐의 힘 때문인지 요즘 들어 부쩍 인도 관련 책들이 다시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제 막 읽은 책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는 지금까지 읽어왔던 인도 관련 책들과는 성격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즉, 우리 나라 사람들에 의해 쓰인 인도 관련 책들이 주로 인도의 묘한 매력에 취한 여행기 또는 인도에서의 명상 체험기 같은 성향이 강했다면 이 책은 인도의 수 많은 다른 모습을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여주려 한다. 저자가 말하듯 저자의 주관적인 시각이 반영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신화, 역사, 사회상 등의 여러 면을 고루 보여주려 한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내가 이 책에서 새로 발견한 것은...

- 마하트마 간디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 네루 일가와 인도의 정치사

- 갠지스 강의 효능 (성욕을 억제하는 데도 그만이라네요. ^^;;)

막연한 지식이 세밀함을 얻는 부분은...

- 힌두교의 관련 사실들 (카스트 제도 포함)

별 네개를 준 것은 글이 아주 쉽게 또는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는다는 점 때문이지만, 다루는 내용은 인도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갖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그리고 풍부한 사진 자료도 이 책의 큰 매력..^^

 

해적의 목발//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지만 그건 카레를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인 듯... 메뉴판에도 curry라는 메뉴가 분명 존재한다. ^^

삶은 달걀 두 개만 달랑 들어있는 달걀 카레는 달걀을 으깨어 밥에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었고 그래서 제일 많이 먹었었다. 뭄바이 근처 엘리펀트 섬의 야외 식당에서도 달걀 카레를 시켜서 밥을 막 먹으려는데 뒤쪽에서 갑자기 쑤욱 팔을 뻗어 달걀 하나를 집어들고 튄 원숭이 땜에 놀래서 눈만 땡그라니 뜨고 있는 나를 위해 달걀을 새로 갖다 준 식당 주인 아저씨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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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7-0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지인중 해외배낭여행을 갔다왔던 분이 2분 계시는데, 가장 매력적인 곳이 바로 "인도"와 "터기" 이 두나라예요. 그후 제 꿈이 바로 이 두곳을 가보는 거랍니다. 언젠가 제 꿈이 이뤄질까요?

해적오리 2007-07-02 21:41   좋아요 0 | URL
꿈을 꾸시면 이뤄질거라 생각해요. 전 북부 인도만 있어봐서 남부 인도도 가보고 싶답니다. 음...인도 가시게 되면 타고르가 세운 대학이 있는 산티니케탄 가보세요. 캘커타에서 멀지도 않구 정말 한적한 마을이랍니다. ^^
글코 저도 터키 꼭 가보고 싶어요~~~

비로그인 2007-07-02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 내가 좋아하는 '카레' 글자를 보는 순간, 위액이 분비되어 버렸지만.
(윽..배고파..) 책은 너무 먹고 싶은 내용일 것 같은. (웃음)
주머니에 넣어 두었다가 나중에 먹을랍니다.

해적오리 2007-07-02 21:42   좋아요 0 | URL
꼭꼭 씹어드세요. ^^
이미지가 귀여워요~ 글코 보니 카레에다 난 찍어서 먹고잡네요.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05년 11월
구판절판


나는 어렸을 적부터, 대상이 사람이든 이데올로기든 조직이든, 더 헌신하는 사람이 느끼는 슬픔과 분노, 그리고 열정이 지나간 뒤의 황폐함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 왜 언제나 더 사랑하는 사람이, 더 열정적인 사람이 상처받는지에 대해 분개했다. 이것이 그 어떤 이념으로도 설명되지 않은 인생의 근원적인 불합리이고, 부정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랑 받을 때보다 사랑할 때, 더 행복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운다. 사랑하는 고통으로부터 자신의 크기, 깊이를 깨닫는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포함해 모든 대화는 최음제이며, 인생에서 깨달음만한 오르가슴은 없다. 상처와 고통은 그 쾌락과 배움에 대해 지불하는 당연한 대가이다. 사랑보다 더 진한 배움(intensive learning)을 주는 것이 삶에 또 있을까. 사랑 받는 사람은 배우지 않기 때문에 수업료를 낼 필요가 없다. 사랑은 대상으로부터 유래-발생하는 에너지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 내부의 힘이다. 사랑하는 것은 자기 확신, 자기 희열이며, 사랑을 갖고자 하는 권력 의지다. 그래서 사랑 이후에 겪는 고통은 사랑할 때 행복의 일부인 것이다.
-23쪽

사랑하는 것은 상처받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상처에서 새로운 생명, 새로운 언어가 자란다. ‘쿨 앤 드라이’, 건조하고 차가운 장소에서는 유기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상처받는 마음이 사유의 기본 조건이다. 상처가 클수록 더 넓고 깊은 세상과 만난다. 돌에 부딪친 물이 크고 작은 포말을 일으킬 때 우리는 비로소 물이 흐르고 있음을 깨닫게 되며, 눈을 감고 돌아다니다가 벽에 닿으면 자기가 서 있는 위치를 알게 된다. 이처럼 앎은 경계와의 만남에서 가능하다. 그러므로 편안한 상태에서 앎이란 가능하지 않다. 경계를 만났을 때, 가장 정확한 표지는 감정이다. 사회적 약자들은 자신을 억압하는 상황이나 사람을 만났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쉬운데, 이건 너무도 당연하다. 감정은 정치의식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감정이 없다는 것은 사유도 사랑도 없다는 것, 따라서 삶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3-24쪽

성판매 여성을, '그들도 우리처럼', 과정 속에서 생성되는 '유목적 주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207-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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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4-28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좋아하지요.

해적오리 2007-04-28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옆에 두고 계속 볼 책 리스트에 올라갔어요. ^^
dave25님// 아직 행복한 건 잘 모르겠구요, 배우는 것이 많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어요. ^^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 사랑의 여섯 가지 이름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푸른숲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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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여섯 가지 이름'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하지만 읽고 나니 '이루어지지 못한 여섯 가지 사랑 이야기' 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루어진, 적어도 내 눈에 이루어진 사랑은 없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이 정말 다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시간을 같이 보내고, 어떤 인연을 만들어가고, 사랑하고, 관계를 지속해나가는 것이 점점 신비롭다는 생각마저 든다. 작가는 이 점을 깊게 파고 들어간다. 즉, 이 책에서 제시되는 이야기들은 사랑하지만 서로의 다름 때문에, 서로가 처한 조건의 다름으로 인해서 관계가 지속될 수 없는 좌절한 사랑의 모습들을 여러가지 생물이나 사물에 빗대어 묘사하고 있다.

이야기 자체는 상당히 무거운, 개개인이 결국은 각자일 수 밖에 없는 인간 조건을 그리고 있지만, 이야기에서 그리는 상황에 맞는 특성을 지닌 사물이나 인간 이외의 생물을 선정하여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솜씨는 계속해서 글을 읽는 재미를 주고 연달아 감탄하게 한다. 이런게 소설이구나라고 말이다.

"내가 감아 안아야 할 그 아름다움의 이름은 사랑이야. 내가 너의 사랑을 잡을 수 있을까? 나는 혼자 그 높은 곳까지 오르고 싶지 않아. 홀로 상승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 우리 담쟁이덩굴은 이기적이지 않아. 그래서 너와 함께 높이 오르고 싶어! 너는 나를 잡고, 나는 너를 안고 우리 함께 사랑에 기대어 높이 오르자. 저 위를 봐. 푸근한 웃음을 짓고 있는 구름들이 아름답지 않니? 너와 함께 저 구름을 껴안고 싶어."
(p. 85-86, 감아야할 그 아름다움의 이름 - 담쟁이덩굴의 사랑의 열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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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8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나이 마흔
안셀름 그륀 지음, 이성우 옮김 / 성서와함께 / 2004년 5월
구판절판


살아 있는 물을 완전히 흘려버리고, 밑바탕에는 참된 빛과 생명은 거의 없고 온통 암기한 것들만 남아있는 성직자들의 수없이 많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감각적이고 외적인 방식과 일 그리고 그들의 규정 들과 함께 뒤에 남아 있습니다. 모든 것은 밖으로부터 들었거나, 감각을 통해서 이미지의 형식으로 새겨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수가 솟아 나야 할 내면에는 근본적으로 아무것도 없이 메말라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근본에서 아무것도 샘솟지 않고 모든 것이 외부에서 들어온 저수통, 들어온 대로 다시 빠지는 물통이 아니겠습니까? 그들에게 있어야 하는 것은 그들의 규정들과 그들의 방식들뿐입니다. 그들은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들의 근본 밑바탕에는 갈증도, 샘솟는 물도 없고, 그들은 발전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감각을 통해 외부에서 유입된 방식에 따라 그들의 일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합니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만든 저수통을 고수합니다. 하느님은 그들 구미에 맞지 않습니다. 그들은 또한 살아 있는 물은 마시지 않고 그냥 내버려둡니다.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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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 사랑의 여섯 가지 이름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푸른숲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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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이가 들고, 미천하지만 삶의 경험이 조금씩 쌓여가면서 사람들이 정말 다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의 범주에 속하여 그 개개의 모습이 보이지 않던(내가 그렇게 보았다는 것이 더 옳겠지만) 나 이외의 사람들이 점점 개별적인 존재로 느껴진다. 하긴 내 자신의 모습조차도 내가 속해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범주에 놓고 나만의 개성이 있는 인간으로보다는 그 범주의 이미지로 보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만나고 시간을 같이 지내고 어떤 인연을 만들어간다는 것이 점점 신기하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사랑의 모습은 나에게는 다소 '찰나적 사랑' 또는 '좌절한 사랑'이란 느낌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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