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퓨징 - 분노 해소의 기술
조셉 슈랜드 & 리 디바인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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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학생이던 어느 날 아침, 남자친구와 전화를 하며 집을 나서다가 엄마의 잔소리에 괜히 짜증을 냈던 적이 있었다. 그날 남자친구가 나에게  “엄마를 너희 학교 교수님이라고 생각해봐. 똑같이 짜증내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겠어?”라고 한 말은 나의 뇌에 아주 깊숙이 박혔다.

 

 이후 어떤 사람이 나를 짜증나게 하고 화나게 할 때면 항상 그 말을 떠올리며 그 사람이 아주 높은 자리에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결과는 아주 바람직했다. 나 스스로도, 상대방에게도 더욱 만족스러운 결과가 만들어졌다. 상대방을 존중하기 시작했고 비난하거나 무시하기보다는 좋은 점을 찾아 칭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구관계와 가족관계, 사회적인 관계가 좀더 원만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한다며 무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심리학이 최근에 주목 받고있는 뇌과학과 결합하면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개되고있다. 그동안 심리학은 본성이나 상황에 따라 인간의 선과 악. 좋은 행동 나쁜 행동을 구분지어 왔었는데 이 새로운 관점은 그 둘의 출발점이 사실 같으며 이를 발현시키는 것은 본인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이중적인 면과 본능적인 욕구를 인정하고, 상황이나 주변의 변화가 아닌 자신 스스로의 변화를 이끄는 방법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나는 뇌과학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살펴보는 방법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도 그런 방법 중에 하나다.

 

 “대부분의 분노는 우리가 사실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에서 발생한다. 내가 화가 나는 것은 상대방이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이고, 상대방의 그런 태도를 바꾸고 싶어서이다.” 이 책이 기본적으로 전제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분노를 다스리고 상대방의 태도를 더욱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한 7가지 단계를 제시한다.

 


 

 

(1) 분노 알아차리기

(2) 질투 이해하기

(3) 의심의 실체 파악하기

(4) 호의적인 태도 취하기

(5) 공감하기

(6) 명확하게 의사소통하기

(7) 감사 표현하기

 

 


 

 

 분노를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이 책은 사실 스스로의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안내하는 지침서이다. 분노는 사실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 나의 현재 상황,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해 위험을 느끼는 것이 분노를 일으키는 제 1의 원인이 된다. 사실 내 스스로가 그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그러한 위험을 감지하는 것은 더 나은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에는 좌절감, 슬픔, 절망감, 불만, 불편, 두려움 등을 느끼게 되며 더욱 공격적이 되거나 상황을 포기, 결국 나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어 자존감을 낮추게 되고 정상적인 뇌의 업무수행 능력도 방해받게 된다

 

 나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사람은 또한 다른 사람을 믿어주고 인정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보다 더 많은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고 더욱 존중받는 사람이 되는 것. 물론 당장의 화를 틀어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애초에 분노하며 씩씩댈 필요 없이, 혹은 화를 삭히느라 스트레스를 내 속에 쌓아둘 필요 없이 대화와 타협만으로도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누구나 걷고 싶은 길이 아닐까? 

 

 "공감이란 지구가 가진 가장 위대하면서도 아직까지도 가장 이용되지 않은 자산 중의 하나"라는 저자의 말이 참 인상 깊다. 종교 · 문화 · 이념 · 인종 · 환경 등과 관련한 다양한 사회적인 갈등과 분노들을 해결하는 방법도 어떻게 생각하면 저자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이 참으로 간결하고도 기본적인 방법, 즉 존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낯선 사람들, 멀리 있는 사람들, 나와 다른 사람들로 가득한 세계를 공감을 통해 잠재적 동맹자들로 가득한 세계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준 이 책에게 고맙다.

 

 아! 참고로 내가 생각할 때 이 책의 좋은 점은 왜 분노를 다스려야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굉장히 근본적으로 제시해준다는 점, 직접적이고도 다양한 사례, 재미있는 연구 및 실험 결과를 소개하며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아주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점, 뇌과학이나 심리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강의를 들을 때, “효과적인 연설은 사실 중학교 2학년 정도가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연설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마 이 책을 중학생들이 읽는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없이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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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퍼주는 스푼 시즌 2 - 아이디어 큐레이터가 엄선한 비즈니스에 영감을 주는 제품 이야기 아이디어 퍼주는 스푼 2
조현경 지음 / 어바웃어북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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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로운 제품 속에 담긴 기발하고 신기한 아이디어를 들여다보며 어떤 나라의 문화를 발견하기도 하고, 다가올 미래의 모습도 예측해보려는 저자의 모습이 나와 닮아 있어 더 정감이 가기도 한다. 갈수록 세상은 창의성을 더욱 갈망하는데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방법은 여전히 모호하다. 저자는 창의성을 기르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이디어 쇼핑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 말에 동감한다. 새롭고 참신한 제품은 그동안 내가, 혹은 우리가 간과했던 부분에 주목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제품을 찾아 그들이 품고 있는 스토리를 파헤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하는 틀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시작이 되어줄 것이다.

 

 


 

 

1. 저자의 저술 동기

이 책은 재미있는 것을 보고, 듣고 즐기길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생각지 못한 신기한 제품을 접했을 때 사람들의 마음과 뇌는 활짝 열린다고 한다. “감탄은 인간의 본질적 욕구다, 감탄을 많이 하면 할수록 행복해진다”라고 했던가? 저자는 그간 책이나 영화, 음악, 예술, 서적 등을 통해서만 새로움을 느끼고 감탄한 독자들에게 이제는 일상 속 우연히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들 또한 경이로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한다.

 

 

 


 

 

 

2. 책의 핵심 내용 요약

 

저번 달 아이디어 스푼 2탄이 나오기 바로 전에 아이디어 스푼 1탄을 읽었더랬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러나 아무래도 10년 전 책이라서 그런지 이미 알고 있거나 구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제품들이 많았다. - 빛 조절이 되는 조명이라든지 노트북 쿨러라든지 디지털 캘린더라든지..

 

그러나 10년 뒤 2탄으로 다시 찾아온 아이디어 스푼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하나하나 재미있고 새로운 내용들이 가득하다. 몇 십 가지나 되는 많은 아이디어 제품들 속에, 가장 인상 깊게 읽은 4개의 제품을 소개해볼까 한다. 여기에 소개하지 못한 제품들은 책을 통해 만나볼 것을 권한다.

 

 

<아이디어 1. 컵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에스프레소 컵>

 

 

 

11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커피브랜드 라바짜가 사르디 이노베이션과 함께 선보인 에스프레소 쿠키컵. 안쪽에는 특수한 슈가코팅이 되어 있어 컵이 누그러지거나 젖는 것을 막아준다. 커피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설탕이 조금씩 녹아 점점 달콤한 커피를 맛볼 수 있게 해주고, 커피를 다 마시고나면 남은 컵을 맛있게 씹어 먹으면 된다. 커피를 즐길 때 머그컵이나 종이컵을 주로 사용하게 되는데, 커피를 먹은 머그컵은 세제와 물을 사용해 씻어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고 종이컵은 한번 쓰고 나면 쓰레기가 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 쿠키컵은 그러한 걱정없이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는 멋진 제품이다.

 

 

<아이디어2. 진짜 요리책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요리책>

 

 

 

 

독일의 디자인 에이전시 코레페가 거스텐베르크 출판사의 의뢰를 받아 만든 라자냐 요리책. 이름 그대로 진짜 요리책이다. 얇고 평평하게 종이처럼 펴 놓은 밀가루 반죽 위에는 라자냐 만드는 방법이 적혀 있다. 밀가루 반죽을 한 장씩 넘기며 레시피대로 재료를 준비해 토핑을 얹고 마지막에 치즈를 뿌려 오븐에 구우면 맛있는 라쟈냐가 완성된다. 요리책으로 진짜 요리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이런 요리책이라면 아무리 요리에 자신 없는 나라도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디어3. 내 옷은 내가 지켜 옷걸이>

 

 

 

백화점이나 아울렛, 가두매장에서 옷을 사면 판매원이 종이봉투에 정성스레 담아서 건네준다. 집에 온 나는 알맹이 옷은 쏙 빼서 옷걸이에 걸어 장롱에 가지런히 모셔두고, 덜렁 남은 종이봉투는 구석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면 그나마 다행, 대부분 재활용 쓰레기를 담아 버려지는 것으로 그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여기 나의 상식을 사정없이 깨버리는 아이디어 종이봉투가 있다. 겉보기에 꽤 특이한 디자인의 이 종이봉투에 그려진 옷걸이를 떼면 진짜 옷걸이가 된다. 편리-실용-절약 삼박자를 고루 갖춘 이 디자인, 아주 훌륭하다. 이 특이한 옷걸이를 볼 때마다 이 제품을 만든 브랜드가 길이길이 생각날 것 같다.

 

<아이디어4. 아가야 니가 뭣 때문에 우는지 몰라서 이걸 준비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생각보다 많이 보편화된 이 기기는 스페인 출신의 전자공학 관련 교수 출신 페드로 모네가스라는 사람이 만든 ‘와이크라이’. 아빠가 되어 조용히 아기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행복한 일상만을 꿈꾸던 페드로의 꿈은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와장창 깨졌다. 아기는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어댔고, 그는 아기가 울 때마다 달래기 위해 너무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러던 중, 아기를 관찰하다가 아기 울음소리에 몇 가지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4년 동안 유럽 전역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실험하여 아기들이 우는 주요 요인을 5가지로 정리하고, 이것을 해독할 수 있는 아기울음 통역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배고픔, 지루함, 불편함, 졸림, 스트레스 이렇게 5가지 유형으로 울음을 구분해 아기가 어떤 상태인지 쉽게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이 책과 여러 자료들을 보면서 나는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제품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고정관념을 깬, 재미있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재미라는 것을 단순히 일회성에만 그치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으로만 설명하고 싶지 않다.

 

‘재미’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 쳐보면 다음과 같은 뜻이 나온다.

 

 

바로 세 번째의 뜻이 내가 의도하는 바를 잘 나타내준다. 좋은 성과나 보람을 가져다주는. 한마디로 재미있으면서 의미 있는 제품들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단순한 재미를 느끼는 단계가 지나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면 허무함을 느낀다. 그러나 사용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특별한 결과까지 남게 된다면 누구든 만족스러워 할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 이렇게 아이디어와 깊은 통찰력으로 주목받는 아이디어 제품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영감을 많이 얻어야겠다! 굉장히 유용한 책이었다.

 

* 이 책을 쓴 저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daum.net/earlyeyes/12385170 

혼자 알기 아까우니 공개! 가끔 가서 얼리어답터 폴더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  이 책 덕분에 알게 된 킥스타터라는 사이트! http://www.kickstarter.com/

아이디어 제품을 상용화 할 자금or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소셜펀딩사이트. 가끔 기상천외한 제품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홍보영상이나 페이지를 작성하는 것 또한 이 사이트 자체에서 도와주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보기 깔끔함. 얼마 전에 3차원 벽지를 개발한 사람 제품을 봤는데..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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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빵빵 스토리가 있는 영어회화 3 일빵빵 스토리가 있는 영어회화 3
서장혁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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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문제집이나 실용서는 웬만하면 추천 잘 안하는데 (귀찮아서.. 혹은 어차피 하는 사람 마음먹기에 달린 거라 선뜻 평가하기가 좀 그래서..) 처음으로 영어회화책을 추천해보고자 한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학교를 다니며 (자의 아닌 타의에 의한) 학교 소속 한국어학원에서 봉사활동으로 한국어 도우미 활동을 했었다. 나는 베트남 심장외과 전문의 친구를 맡았는데 이 친구는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되서 정말 가나다도 모르는 친구였다. 그래서 매주 2번씩, 1회당 2시간을 순도 99% 영어로 대화를 해야 했다. 그간 외국인과 5분 이상 말을 나눠본 적 없던 나는 큰 난관에 부딪쳤다..(아 오픽 시험칠 때 만나는 가상의 인물 에바빼고..) 그래도 그동안 같은 학교나 같은 학과 외국인 친구들은 기본적인 한국어는 할줄 아는 아이들이었는데..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말이 잘 통했지만 베트남 친구가 한국 친구들은 메일이나 편지를 보면 안 그런데 왜 만나면 단어 단위로 끊어서 대화를 하냐고 물었다! (너에게 한국 친구는 나밖에 없는데 말이야..) 그리고 제일 인상 깊었던 게 어느 날 그 친구가“되었다” 가 왜 “됐다”랑 같은 거냐고 물었다. 그래서 내가“It's an abbreviated expression" 이라고 대답해주니 -_- 이 표정으로 한참 있다가 (아마 무슨 뜻인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던 듯) ”아아 스킵?“ 이러고 마는거시였다..

 

 슬슬 나는.. 회화의 절실함을 느꼈다. 단순하면서 간결하게 말하고 싶었다. 나도 베트남 친구가 쉽고 많이 쓰는 한글 단어가 따로 있는데 책에서 본 이상한 단어 외우는 데 시간 낭비하면 안타깝고 그랬다. (교재에 커피 마시는 챕터가 있었는데 카페를 다방이라고 표현하고, 친구는 그걸 또 열심히 외우고..) 그래서 처음에는 3030 시리즈 - 유치원편부터 시작했다. 이 시리즈도 유명하고 재밌다. 근데 뭐랄까.. 4권인데 한 권당 하루에 천천히 30분씩 30장. 근데 나는 이상한 곳에서 성격이 급해서 혹은 욕심 때문에? 하루에 10장씩 빨리빨리 나가고 그랬더니 회화구조는 입에 익었어도 뭔가 2%의 찝찝함이 있었다. (근데 이 책도 좋다. 초보자에게는 이 시리즈도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서 또 찾아보다가 발견한 것이 이 책. 그냥 회화책 칸에서 혼자 디자인이 제일 예쁘길래 대충 훑어봤는데 한 챕터마다 미드대본, 발음연습, 회화패턴연습이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는 거다. 그래서 샀다.

 

 

 그리고 집에 와서 MP3 파일을 다운받으려는데 팟캐스트 전용앱으로 듣게 되어 있었고, 강의 하나에 4~50분씩... 워매 이건 하루에 10장씩 막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아니네하고 며칠 동안은 일단 책만 봤다. 근데 대본이 이해가 잘 안 되는 거다. 내용이 장마다 이어지지도 않는 것 같고, 그래서 며칠 뒤에 결국 들어봤다.

 

 내가 처음 들은 강의가 외국인이 말할 때 Really와 Actually의 맥락을 어떻게 구분하는지가 나오는 강의였는데 듣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내 스타일이었다. 뭔가 재밌고 파트마다 이해가 충분히 되게 설명해주고 음. 내가 좋아하는 진정한 차별화가 된 방송이었다. (고급화되고 정형화 된 굴지의 세계 가구 기업들 속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이케아같은 느낌?) 무튼 의심이 간다면 일단 팟캐스트 방송을 하나라도 들어보길 권한다. 강의하시는 선생님이 미국에서 건축을 전공하신 분이라는데 나는 그 글을 읽어보기 전에 미국에서 오신 작가님 혹은 글을 쓰시거나 한국어를 공부하신 분인줄 알았다. - 은근히 강의에서 사용하시는 한글 단어들도 수준이 높다. -

 


 

 

 정해진 글자만 읽고 들을 줄 아는 것을 “말을 잘한다”라고 우리는 표현하지 않는다. 듣고 말하고 있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만의 생각으로 다듬어 다른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말을 잘한다고 한다. 이 책으로 계속 공부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에 나오는 미드는 바로 프렌즈. 그리고 글의 맥락 이해를 돕고자 프렌즈를 다운받아 보기 시작.. 2달 만에 지금 7시즌까지 끝남. 중독성이 후덜덜.. 사실 강의를 듣고서도 한참 피비가 여자인지 몰랐다.. 그리고 모니카가 그렇게 예쁠지도 몰랐다. 근데 그렇게 보고나니까 강의 듣는데 도움이 됨! 그 장면이 막 생각남. 모든 화가 다 웃겨서 기억에 남음)

 

 하루에 1-2장씩. 50분이 넘어가는 강의들도 더러 있어서 좀 길어지면 한 장을 듣고 강의가 좀 짧은 날은 2장씩 들었다. 그러다보니 7월 초부터 들은 방송인데 오늘 95강까지 들었다. 한 시간은 강의 듣고 한 2분 동안 눈으로 쭉 훑고 패턴 맞춰서 내가 하고 싶은 말 정리해보고. 

 

 예를 들어, 오늘 배운 패턴. When did you 동사 ~ / 너 언제 ~했니? 가 나오면 책에 나오는 예문 말고 나 혼자 만들어본다. 최대한 실생활에 쓰일 것 같으면서도 영어로 잘 표현 안해본 거. 뭐 좀 틀리면 어떠랴 오히려 나중에 아 옛날에 그렇게 표현한게 틀렸었구나 하고 기억에 더 잘 남을 거라 생각.

 

 

- When did you withdraw your entire balance? (너 언제 통장 잔고 찾았니?)

- When did you close an installment savings account? (너 언제 적금 깼니?)

- When did you get your wisdom tooth pulled? (너 언제 사랑니 뽑았니?)

- When did you last be under anaesthesia? (마지막으로 너 언제 마취했니?)

 

 이런 식으로 그냥 내 생활과 관련해서 문장도 만들어보고 익히고. 최근 남자친구가 마취하고 사랑니 뽑은 것과 오늘 외환은행 갔다온 영향이 컸던 듯.. 암튼 이렇게하고 공부한 거 복습하면 2시간 후딱 지나간다.

 

 일빵빵 교재는 3탄까지 나와 있다. 1탄에서 2탄, 2탄에서 3탄으로 갈 때마다 책의 구성이 조금씩 바뀌는데 1탄은 1-2인칭과 의문사로 이루어진 기본적인 구성, 2탄부터는 직접 발음 듣고 적는 칸이 생기기 시작했고 - 이걸 셰도잉이라 하나? -, 3탄은 아직 안 들어서 모르겠지만 보아하니 듣고 적는 칸이 엄청 길어졌다. 빨간색 줄도 생겼는데 뭘지 궁금.

 

 결과적으로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나 뜻을 찾아보고 적용해보는 게 즐거워졌다. 굉장히 좋은 책인데 다른 블로그나 온라인 대형서점 리뷰에 자세히 적힌 글이 많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출판사에서는 거의 체험단을 두고 홍보하고 하는데 정말 마케팅보다 질로 승부하는 출판사인가부다.. 무튼 여태까지 비슷비슷한 영어회화책으로 혹은 강남, 종로로 학원 다니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못봤다면 이 책으로 공부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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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조 2014-11-30 21: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이제 시작하려는 찰나에 좋은 글 보고갑니다.

보영 2015-05-26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최근에 알게된 일빵빵~들어보니 너무 잼있고 학원에서 듣는강의보다 더 알기쉽게 설명해주는것 같아 영어가 흥미로워집니다~팟캐스트 일빵빵 영어최고에요~~!!
 
트렌드 코리아 2013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3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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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경제 불황과 그에 따른 여파.

 

새로운 대통령 취임 및 정부부처 개편, 매체의 더욱 심화된 발달,

 

잦은 자연재해로 치솟는 농산물 가격, 그리고 임금동결 및 인플레이션,

 

집값은 지하까지 추락할 기세, 각종 범죄의 난무,

 

부도덕한 기업들과 각종 조직들. 이러한 자극들 속에 점점 무뎌지는 개인.

 

 

나 또한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내 주변 상황 속에 정신 없다.

 

2013년 아직 상반기가 지났을 뿐인데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이 정신없었다.

 

 

이런 와중에 2012년이 지나고 2013년으로 넘어갈 즈음, 국내 트렌드 연구자의 대표격인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올해의 소비 전망을 담아낸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올해의 10대 트렌드 키워드는 바로 COBRA TWIST. 프로레슬링의 가장 치명적인 기술의 하나이기도 하고, 2013년 흑사띠에 맞춰 뱀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 많기에 자세한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City of hysterie 날 선 사람들의 도시

 

 

사회/경제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개인이 직접 체감하는 불안의 정도는 더욱 높아진다. 공동체의 유대감이 약해지고 개개인은 끊임없이 주변을 경계한다. 스스로만이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서로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거리를 둔다.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사건을 위해 서로를 감시하고, 굳게 믿는 것을 뒷받침하는 물리적 근거만을 골라 강박적으로 수집하는 극도의 편향성을 보인다. 최근에는 결백이나 나의 정의를 증명해줄 만한 기술/제도가 충분히 뒷받침 되어있다. (블랙박스,CCTV,GPS) → 나의 가치판단에 기준하여 정보를 수집하며 확증편향의 태도를 보인다. 새 정부가 출현하고 기업들은 변화를 추구한다고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긍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희망과 확신에 찬 미래와 변화를 기대했다가 여러 번 실망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디 한번 해봐라”, “얼마나 잘하나 두고본다” 등의 신경증적 태도를 보인다. 혹은 “이번에는 뭐 다르겠어?”와 같은 태도로 애초에 기대 수준을 낮춰 이후에 받을 실망감에 대비하려 한다.

 

 

(2) OTL..Nonsense! 난센스의 시대

 

 

상식과 일반의 논리가 통하던 시대는 갔다. 논리와 상식을 뛰어넘은 기발한 감정과 상상이 필요하다. 진지하고 심각한 접근보다는 가볍고 위트있는 재치가 선호되며 가벼운 개그와 펀마케팅이 사랑받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특별한 의미를 두는 메시지보다는 가벼운 위로와 위안이 될 수 있는 웃음이 더욱 필요하다. 이러한 현상은 불황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1998년 IMF 구제금융 당시 김국진의 인기를 생각해볼 수 있다. 과거의 이성적인 경제질서와 합리적 계산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긴 불황의 그림자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접근 방법을 모색하게 만든 것이다.

 

 

(3) Bravo, Scandimom 스칸디맘이 몰려온다

 

 

최근 북유럽의 인테리어나 패션과 함께, 감성을 자극하는 북유럽식 양육방법 또한 인기를 얻고 있다. 극성스럽고 과도하게 경쟁적인 국내의 육아 환경에서 벗어나 질적인 정서적 교감교육, 평등관계, 단순함, 친환경, 실리를 추구하는 스칸디맘의 출현은 보다 근본적인 사고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현재 2~30대를 주축으로 하는 스칸디맘은 기성세대 엄마들처럼 헌신과 희생의 이름으로 가족을 위해 희생하던 엄마가 아닌, 가족에 대한 사랑만큼 본인의 행복을 중시할 수 있는 엄마이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이런 양육방식을 지향하는 젊은 엄마의 수가 늘어날 것은 자명하며 사교육 시장이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예측된다. (예능교육/감성교육/체험교육/인성교육 등)

 

 

(4) Redefined ownership 소유냐 향유냐?

 

 

새로운 의미의 ‘무소유’소비가 인기다. 누릴 수 있다면 더 이상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비데/정수기부터 시작하여 최근에는 TV/냉장고/PC/안마의자까지 포괄하는 렌탈리즘은 찰나적 소비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한 스마트폰의 발달로 실시간 중계나 의견 게시가 가능해지면서 생활 공동체 형성과 쉐어리즘의 실현이 더욱 쉬워졌다. 또한 불필요한 물건을 기증하는 도네이즘도 인기다. 이러한 현상들을 가능하게 한 것은 첫째, 기술의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소유 및 경제활동에 대한 개념 변화. 둘째, 소비자의 심리적인 불안과 싫증 증대 등이었다.

 

 

(5) Alone with lounging 나홀로 라운징

 

 

인터넷-모바일로 인간관계 폭은 넓어졌지만 공허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었고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이 증가하고 있다. 집단의 분화현상이 라운징 트렌드를 촉구했다고 볼 수 있다.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는 개체화된 현대인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나서려는 의식과도 같다. 선택적인 소비패턴 증가, 나만의 휴식을 추구하려는 사람들, 심부름 서비스의 성장, 솔로족을 노리는 다양한 마케팅 현상 등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6) Taste your life out 미각의 제국

 

 

최근 음식 관련 프로그램의 인기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디저트와 푸드스타일링 산업 또한 성장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해피투게더의 야간매점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의 생활정보란은 미각 노마드족의 ‘야매요리’를 유행시켰고, 쿠킹솔루션 시장이나 미각 정보 앱 발달 등은 미각을 넘어 시각 등 공감각적 표현을 중시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친환경 푸드운동에서 발전한 로컬푸드 운동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욕구, 그리고 그 지역의 친환경 농산물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욕구를 둘다 충족시켰다. 미각은 다른 어떤 영역보다 럭셔리함을 누리기 쉬운 분야이다. 한정된 수입 안에서 최대의 사치를 즐길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값싼 생필품을 찾으면서도 특정 분야에서는 고급 소비에 집중하는 현상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욱 뚜렷한 현상이다.

 

 

(7) Whenever U want 시즌의 상실

 

 

날씨/기후/계절의 변화로 시기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있다. 게다가 자기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인구의 증가 + 유통업계의 불황 + 자신만의 소비스타일을 창조하려는 개성적인 소비자들이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 소비자들은 이제 굳이 때를 기다리지 않고 자기가 하고픈 순간에 하고 싶은 행동을 하려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타임마케팅. 시장점유율보다 이제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정된 시간을 무기로 시즌에 맞춰 제작한 제품을 팔기보다 고객의 삶 속에 파고들어 일상을 함께하려는 진정성이 필요하다.

 

 

(8) It's detox time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

 

 

유해물질과 중독의 대상으로 가득한 세상, 스스로를 정해하고 보호하려는 해독의 움직임이 보인다. 유해물질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물리적 디톡스도 중요하지만 신체적 혹은 정신적인 건강을 해치는 물질로부터 벗어나려는 정신적 디톡스 또한 매우 중요하다. 커피나 카페인 등의 특정한 약물, 게임, 도박, 디지털, SNS, 스마트폰 등이 최근 정신적 디톡스의 대상이 되고 있다.

 

 

(9) Surviving burn-out society 소진사회

 

 

현대 사회는 ‘과잉의 시대’. 제품이나 서비스 또한 그렇지만 최근까지 유행하고 있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슈스케 등), 사람들의 평소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언어문화(끝장토론처럼 굳이 극단적인 언어를 선택하는 것), 놀이문화(밤샘 놀이문화, 떼창문화, 24시간 창업, 인천펜타포트나 UMF와 같은) 또한 과잉 시대에 동조했다. 정신적인 긴장감을 해소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타도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르는 소비를 하는 것이다.

 

 

(10) Trouble is welcomed 적절한 불편

 

 

이제 손님이 무조건 왕인 시대는 지났다. 소비자에게 주체적인 참여의 기회를 주는 기업이 주목 받는 시대다. 과잉 논리에 지배당하는 현대인들은 이제 넘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친절에도 내성이 생긴 것이다. 적절한 기다림을 강요하는 맛집 문화, 예약문화, 한정판 마케팅 등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에 대해 강력한 애착을 가지게 도와준다. 글램핑, DIY, 프리믹스 제품 등의 인기는 불편을 감수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완성하는 순간 색다른 희열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수가 많음을 입증해준다. 애플이나 SPA매장의 고객응대 등은 소비자를 향한 무심함을 보여준다. 제품에 대한 당당함이나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적절한 불편이 선행되기 전, 제품 자체의 품질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며 소비자가 사랑할 수 있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기억’을 창조할 수 있는,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적절 수준의 불편을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분석은 어느정도 정확했다. 약간 어긋난 부분이라면 난센스의 시대 부분에 언급된 팩트와 상상력이 만들어낸 팩션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 예상한 것. 분명히 작년까지 드라마 <해를 품은 달>, 혹은 영화 <광해> 등은 정통사극에서 떨어져 나와 새로운 분야를 개척,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올해 <불의 여신 정이>, <장옥정 사랑에 살다>, <구암 허준> 등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없고 식상하니까.

 

 

콘텐츠의 품질에 대한 고려 없이(사극이라면 분명히 역사 고증이 선행되야 할 것인데) 그저 배우들을 데려다가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려고만 하니 인기가 식어버린 것이다. 여기서 얼마나 소비자들이 똑똑한지 알수 있다. 퓨전이든 각색이든 새로운 해석이든 품질이 우선 갖춰지고 난 후에 얘기해야 하겠다.

 

 

그 외에 날이 선 사람들, 북유럽풍 생활양식을 추종하는 사람들, 소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에너지가 다 소진될 때까지 화끈하게 소비하는 사람들, 먹을 것으로 작은 사치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 등은 분명 최근에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내 안에도 분명히 그러한 사람들이 있다.

 

 

경제가 풍요롭건 그렇지 못하건, 주머니에 돈이 얼마나 들어있던 사람들이 무언가를 소비를 하며 값을 치르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만큼의 가치를 통해 자기 자신을 표현하려 하기 때문이다.

 

 

분명 2013년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된 트렌드들, 그리고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이 상황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간의 소비문화가 저물어가는, 어떻게 보면 기존의 기업이나 판매자에게는 절망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사점을 통해 판매자도, 구매자도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소통하고 타협해서 양쪽 다 만족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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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탁 : 가방을 넘어서
레나테 멘치 지음, 이수영 옮김 / 안그라픽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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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국내에서의 인기가 좀 식은 편이지만, 제작년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번화가에 가면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프라이탁 가방. 뭔가 싶어 찾아봤는데 트럭 방수포로 만든 재활용 가방이 3~40만원을 훌쩍 넘긴다고 해서(비싼 건 7~80만원대를 호가하기도) 아이러니 했던 기억이 있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국내의 그래픽 디자인 기업이 선택한 스위스의 신진 디자이너가 소개하는 고품격 리사이클링 기업 프라이탁 이야기. 나같이 호기심 많은 독자를 위해 이 책은 프라이탁의 어떤 매력이 소비자를 사로잡았는지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다.

 

 


 

 

 

1. 저자소개 및 저술동기

 

취리히 예술대학, 예루살렘 브살렐미술디자인아카데미, 베를린홈볼트대학에서 제품 디자인과 문화학을 공부한 스위스의 젊은 디자이너 레나테멘치가 프라이탁의 설립자이자 현재도 CEO로 활발히 활동 중인 프라이탁 형제와 프라이탁 직원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엮어낸 책이다. 프라이탁이 주목받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곳곳에는 인터뷰를 하면서 직접 찍은 사진도 있고, 팬들이 웹사이트나 페이스북같은 SNS에 정성을 담아 올린 사진들도 있다.

 

 

 

  

2. 내용과 느낀 점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프라이탁은 트럭 방수포로 만든 독특한 가방을 매년 30만여 개씩 세계 전역에 수출하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1993년 가방 하나로 창업한 뒤 오늘날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로 성장해 독특한 지위를 누리게 된 프라이탁.

 

프라이탁과 관련된 광범위한 자료와 도판이 실린 이 책은 프라이탁 형제를 비롯해 프라이탁 직원들, 협력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품 디자인, 제작, 유통, 마케팅 등 기업 내부를 들여다보며 ‘개별주의적 대량생산’이라는 역설을 유머와 아이러니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구현하는 기업의 이면을 탐구한다.

 

사실 기업 내 대표, 중간관리자, 직원들, 협력사 직원들까지 이렇게 적극적으로 상세한 인터뷰에 참여하기가 힘든데 역시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진 기업이라는 인상을 준다. 인상 깊은 부분을 나름대로 정리해봤다.

 

프라이탁의 성장

 

 

 

1993년, 그래픽 디자이너 형제인 마르쿠스 프라이탁과 다니엘 프라이탁은 가방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궁리했다. 그들이 지금도 살고 있는 낡은 아파트에서 우연히 보게 된, 먼지에 쌓여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낡은 트럭들을 덮고 있는 방수포에서 그들은 영감을 얻었다. 그들은 트럭 방수포를 재단해 가방의 몸을 만들고, 어깨끈으로는 자동차 안전띠를 이용했다. 올이 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전거 바퀴의 내부 튜브로 가방 덮개의 모서리를 둘렀다. 프라이탁이 ‘눈 좋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늘날 프라이탁은 15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그래그래. 결과적으로 크게 성장한 건 알겠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프라이탁의 디자인 전략

 

- 디자인팀, 마케팅팀, 판매팀, 생산팀, 경영지원팀 등 모든 부서가 한 곳에 모여 서로 적극적으로 대화한다. 우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총 회의를 거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샘플제작 및 검증 단계에 들어간다. 우선 다양한 시제품을 만들어 PT하고 대량생산여부를 결정하고 준비한 뒤 출시한다.

 

- 디자이너는 항상 분위기 게시판을 이용해 프라이탁과 어울리는 소품, 자동차, 가구, 도시, 여행, 건축물, 음식 등을 끊임없이 연상한다. 관점을 넓히다보면 의외로 새로운 곳에서 수확을 얻곤 한다.

 

- 여태 디자인이라는 가치를 재활용품에 부여하려는 회사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디자이너들은 항상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곤 한다. 재활용품을 이용한 제품도 충분히 감성과 스토리를 담을 수 있고, 좋은 품질을 보장할 수 있으며, 디자인적으로도 뛰어날 수 있고, 희귀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준 좋은 선례가 되었다.

 

 

 

- 제품 뿐 아니라 공장이나 사무실, 판매샵의 디자인 및 인테리어도 폐품을 적극 개조하고 보여주기만을 위한 구매 없이 실행했다. 특히 취리히에 있는 본사 플래그십 매장은 못쓰는 컨테이너 박스 9개를 그대로 쌓아올려 만들었고, 프라이탁 매장만의 특색이라고 손꼽히는 진열 서랍 또한 종이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있는 그대로, 최대한 간결하게, 그러나 독특한 디자인과 아주 실용적인 방법으로 제품을 담아낼 시설과 가구들을 배치했다.

 

프라이탁의 총판매 전략

 

소비자에게 제품과 브랜드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가 우선이다. 새로운 구매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 매장 진열대, 판매원 교육, 협력자들 혹은 자신들의 물건을 보관/판매하는 소매점에 이르기까지. 단순히 판매 매뉴얼이 아닌, 프라이탁의 탄생과 역사, 제작 과정 각 나라에서의 이야기, 관련된 모든 배경 지식을 시각화 한 책으로 엮어 교육시키기도 하고, 직접 매장에 거치해두기도 한다.

 

- 특히 판매원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곤 하는데, 최소 3일은 공장으로 출근하고 방수포를 자르고 세척하는 등의 일을 한다. 그 다음은 회계 및 판매영업팀을 만나 방수포에 대한 지식부터 품질관리까지 제작 과정과 판매 매뉴얼을 몸소 체득하게 한다. 그리고 프라이탁 형제에 대한 이해와 프라이탁의 역사를 줄줄이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시킨다.

 

- 철저한 분석! 우리 제품과 어울리는 아이템 탐색, 어떤 브랜드가 잡지나 카탈로그에 같이 소개되는지, 조합이 잘 되는지(여태까지는 주로 오프닝 세레머니, 에드윈같은 브랜드) 철저히 분석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주가는 핫 플레이스에 가서 사람들의 패션이나 문화를 유심히 관찰한다.

 

프라이탁의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전략

 

돈이 많이 들어가는 매체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다. 요태까지 그래와꼬, 아프로도 개쏙. Only 홍보만으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알린다. 이 홍보라는 것에는 단순히 기사를 배포하는 것이나 일회성 프로모션만이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만나는 모든 접점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들을 포괄한다.

 

 

 

- 브랜드 로고, 라벨, 전단지, 매장, 보도자료, 재미있는 포장이나 종이봉투 등 제품과 매장에 관련한 모든 것들 하나하나 프라이탁의 개성을 담았다.

 

- 사회 관계망을 적극 이용하고 소비자들의 참여를 아주 중요시했다. 매니아와 선도자들의 요구를 빠르게 수용하고, 의도적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실험용 영상, 깔끔한 디자인의 돋보이는 영상, 전염성 메시지가 담긴 영상 등을 SNS로 유포한다. 또한 고객과 웹사이트나 이메일을 통해 의사소통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배송문의/연락처문의/소식알림/컴플레인관련사항 모두 디자인과 양식, 멘트가 다르며 6개월에 한 번씩 바꿔주어 더 재미있게 해준다.

 

- 다양한 프로모션 캠페인을 고려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으면서도 전달해주는 메시지에 일관성이 있어야한다는 것. 무조건 주제를 일찍 잡고 다양한 방법을 떠올린다. 프로모션들 중에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방식들도 몇 개 있다.

 

프라이탁 제작에 사용되는 화물트럭이 수많은 동물을 도로 위에서 희생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는 것을 감안, 죽어간 동물들을 존중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런가하면 차고지같이 트럭이 연상되는 곳에서 알콜파티를 열거나 퇴비를 이용한 카페테리아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매장전시 및 마케팅을 위해 19세기 낡은 인쇄기로 만든 프라이탁 버전 사회 늬우스

 

 

 

찻길사고로 죽은 동물들을 추모하기 위한 로드킬 팬던트

 

 

 

국제 야생 횡단 디자인 공공기반시설 디자인 경연대회 주최

 

 

 

3. 주관적 평가

 

구성

 

- 정말로 실무진들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책이다. 어느 부서의 어느 직책을 맡은 누구누구. 실명까지 전부 언급이 되어 있어 그들이 얼마나 자신의 제품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굉장히 구체적인 사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말해준다. 사장부터 직원까지 누구하나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 생각보다 책이 작다. 곳곳에 흑백사진도 있다. 책 표지가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신선하다.

 

- 제품이며 제작과정이며 캠페인이며 상세한 도면과 과정, 사진들이 실려 있어 생생함을 더해준다.

 

내용

 

-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요소들을 많이 담고 있는 기업이었다. 품질과 통찰력, 재미와 일관성, 거기에 친환경적 관점까지! (사실 제품은 내 스타일이 많이 아니지만..) 책에 있는 내용 대부분이 참 인상 깊은 내용이었다. 역시 북유럽에 있는 기업이라 그런지 친환경과 실용성을 멋스럽게 조화할 줄 안다. 비슷하게 폐품을 이용해 사랑받는 북유럽 의류 브랜드로 핀란드의 글로베호피가 있지만, 프라이탁처럼 고급화 전략을 쓰지는 않았다.

 

소비자들은 단지 나의 개성에 맞는 가방 하나를 구입했을 뿐인데도 포장이나 캠페인 등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구매한 순간부터 실용성이 충족되었을 뿐 아니라 뭔가 환경에 도움이 되는 착한 구매를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가 아니라 희소가치도 있고, 이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끼리의 유대감도 높여준다. 가격도 비교적 높게 형성되어 있어 내 가치를 높였다는 느낌마저 들게 해준다.

 

자전거를 즐겨 타던 프라이탁 형제가 자신들처럼 자전거를 즐겨 타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친환경적이면서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방, 디자인부터 유통, 재미있는 포장과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까지 적극적으로 그리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이 기업은 과연 대단하다. 현재 연매출이 500억가까지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라이탁 형제는 여전히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단순 작업만이 가능한 작은 아파트에 산다. 검소하면서도 실용적인 생활, CEO의 라이프스타일마저 브랜드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이 기업에 박수를 보낸다. 계속 성장하는 기업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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