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런어웨이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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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런어웨이, The Last Runaway

미국 역사상 가장 어두웠던 시대, 희망을 좇았던 한 여자의 여정

트레이시 슈발리에 l Arte l 2014.03



 


■ 평범한 퀘이커 여교도에서 흑인 노예들의 조력자가 되기까지


<라스트 런어웨이>는 1850년대, 퀘이커교도이면서 바느질에 일가견이 있던 영국 태생의 여자 주인공 ‘아너’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생긴 이야기를 담았다. 영국과 달리 전통이나 안정된 생활 없이 자신의 삶은 자신 스스로가 개척해가야 하는 미국. 그 속에서 아너는 물 흐르듯 마음맞는 친구를 만나고, 괜찮은 남자를 만나 괜찮은 농장 집안으로 시집을 가 살게 된다. 


그러나 미국의 남북전쟁 및 노예해방이 이루어지기 바로 직전이었던 당시, 아너가 살던 지역은 남부의 흑인 노예들이 북부 및 캐나다로 도망치는 길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었다. 흑인 노예에 대한 보호장치가 전혀 없던 시기였기에, 이 흑인 노예들을 도와주다 걸리면 물질적인 고통 및 정신적인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아너의 남편과 식구들은 흑인 노예들을 도와주다가 재산의 일부는 물론이고 목숨까지 잃어야 했던 아버지 때문에 더더욱 그들을 도와주기를 꺼린다. 그러나 아너는 굴하지 않고 조용히 그들을 돕게 되고, 나중에는 남편까지 설득하여 농장에서 나와 적극적으로 그들을 돕는 삶을 살게 된다.


 급변하는 혼란의 시대, 모두가 사람답게 살기를 꿈꾸던 그녀 


이 책에서 독립 선언 직후, 하나의 국가로써 인정받고 점점 몸집을 키워가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혼란과 불확실함이 가득했던 미국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남자에게 버림받고 급히 떠난 여정길에서 점점 자리를 잡고 삶의 목표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다부진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생판 모르는 나라의 경제 발달을 위해 일평생 노예로 살아야 했던, 먼 곳에서 짐승처럼 팔려와 그저 자유를 위해 가족까지 포기하고 도망가야 했던 흑인 노예들의 삶. 또한 커져가는 나라에 내 설 곳 하나 없는, 자존심 때문에 노예처럼 일할 순 없어 근근이 살아가며 흑인들을 배척하는 것이 유일한 낙인 가난한 백인들의 생활상까지. 


미개했던 과거에서 좀 더 현대적인 시대로 변화하는 과도기에는 항상 이러한 비극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빨리 미래를 내다본 덕분에 다수의 머리 위에 올라앉아 목숨까지도 좌지우지하는 인면수심 그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그들의 무리에 다리라도 얹어가고자 하는 기회주의적인 사람들, 그리고 실질적으로 그 변화를 몸으로 겪어내야 하는 불쌍한 사람들. 


주인공은 그 중 어느 무리에도 속하지 않았다. 변화고 나발이고 사람부터 살고 봐야 하지 않냐는 주의를 가진, 사람다운 삶에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치는 조금은 괴짜같은 사람들. 아주 소수이긴 하지만 아너는 그런 사람 중 하나인 것 같았다. 흑인 노예들을 도와주면서도 우월함을 느끼기보다는 친구로 여기고, 그 순간에도 배울 점을 발견하는 대단한 사람이었다. 


이 책의 제목 <라스트런어웨이>는 영국을 등지고 미국으로 건너 온 그녀의 마지막 탈출을 상징함과 동시에, 흑인 노예들의 도망치는 삶이 마지막이기를 바라는 그녀의 염원을 같이 담은 것은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라스트 런어웨이>에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암울했던 시대 한 줄기 희망을 노래하는 따뜻한 소설. 진부한 소재이기는 하나 작가 특유의 전개 방식과 풍부한 묘사 등으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주인공이 스쳐간 인연들의 옷조각을 모아 퀼트로 이불을 만들 것이라는 결말은 다소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름의 방법대로 도망치는 노예들에게 음식과 은신처를 제공하긴 하겠지만 그녀의 특기를 살려 따뜻하게 덮을 수 있는 이불이라던지, 옷을 만들어주리라 결심했다면 그녀의 결의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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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험담을 할까 - 모두가 하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험담의 심층 심리
사이토 이사무 지음, 최선임 옮김 / 스카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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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험담을 할까?

모두가 하고 있지만 알려져 있지 않은 험담의 심층심리

사이토 이사무 저 l 스카이출판사 l 2014.03


 


■ 사람과 사람 사이 대화의 필수 요소, 험담


평생 다른 사람에 대해 쓴 소리 하나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타인의 잘못을 짚고 넘어가는 것부터 인격적인 공격에 이르기까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 ‘험담’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우리가 친구들을 만나면 가족이나 지인, 생활과 밀접한 기업이나 단체,  회사, 연예인, 유명인 등에 대한 얘기를 빼놓고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나 역시도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평가와 더 가까이 살았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사람에 치여 사는 우리에게 ‘험담’은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저자, 사이토 이사무는 저 멀리 유럽이나 미국이 아닌 바로 옆나라, 일본에서 거주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에 실린 내용이 더 신뢰가 갔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좁은 땅에 많은 인구가 모여 산다는 것, 하루 24시간 중 가정보다는 비즈니스와 관련한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좁은 땅덩어리에 오밀조밀 붙어 살다보니 부딪칠 사람이 참 많다. 어쩌면 사람이 치여 산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씹을 사람도 많고, 같이 씹어줄 사람도 많다보니 우리나라에서 ‘험담’은 활개를 칠 수밖에 없다. 유난히 오지랖이 넓다고 하는 민족적인 특성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나의 하루가 끊임없이 사람과 사람으로 연결되다 보니 하고 싶은 말도, 할 수 있는 말도 사람과 관련된 말들인 것이다. 그러나 사실 사람과 관련해서 좋은 얘기는 ‘그래 그래서 좋구나’ 정도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나쁜 얘기는 어떤가? 끊임없이 이유를 찾게 된다.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는 뭘까?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갈등을 겪었는가?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렇다보니 사람과 관련한 대화 중에서도 유독 나쁜 쪽인, 험담이 더 비중이 큰 것처럼 느껴진다. 



■ 험담을 하는 더욱 근본적인 이유


이 책에서 사람이 험담을 첫 번째 이유는 투영의 매커니즘이다. 자신이 싫어하는 부분은 항상 신경이 쓰이고 열등감의 근원이 되기 마련이다. 마이너스 감정이 항상 작용하기 때문에 타인을 볼 때에도 똑같은 결점이 있으면 바로 감지하고 비판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공정성의 신봉이다. 이 부분은 조직론을 배울 때도 보았던 내용인데, 사람은 누구나 내면에 공정함을 재는 자를 품고 있다. 내가 노력한 만큼 기대를 하게 되고 보상받기 마련인데 기대만큼의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보상 자체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노력을 깎아내려 합리화시킬 수도 있다. 


세 번째 이유는 내가 가장 공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바로 험담 대상자와 나는 피할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어느 출근길에 단순히 누가 내 발을 밟았을 때, 일시적으로 분개를 할 수는 있어도 오랫동안 담아두고 험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까운 동료가 지속적으로 내 발을 밟는다면 나 또한 그를 공격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러한 감정을 ‘험담’ 형태로 분출하게 된다.



■ 잘하면 약 못하면 독, 험담의 두 얼굴


사실 험담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불안을 해소해주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며 에너지를 밖으로 분출해주는 긍정의 역할을 한다. 또한 자존심과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기도 한다. 그러나 뭐든 과하면 독이 되는 법. 과한 험담으로 타인에 대한 본질을 흐리거나 피해를 주는 행위, 나의 재미를 위해 반복적으로 험담을 일삼거나 사실을 왜곡한다면 그 험담은 나를 구제불능으로 낙인찍게 만들 수도 있다. 적당한 험담을 위해 이것만은 지키도록 하자.


- 신체적인 비판이나 결함은 언급하지 않는다.

- 가족이나 친구 등의 인간관계를 건드리지 않는다.

- 학력, 수입, 사회적 지위 등 열등감을 자극할 수 있는 소재는 삼가자.

- 성이나 섹스 등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말은 하지 말자.


이와 더불어 비판을 하기 전, 대상자의 장점 등을 같이 언급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같이 험담을 해준 사람에게는 자신의 불만을 함께 해소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꼭 표시해야 할 것이다. 험담을 들을 때에는 화자의 감정에 공감해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카운슬러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인물 평가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단, 이 책에서는 계속해서 관계를 맺어나갈 사람들에 대한 험담만을 기준으로 한 듯 하다. 만약 갈등이 심하거나 불만이 극에 달해 얼굴조차 보기 싫은 사람, 험담을 하면 할수록 분노가 고조되고 모멸감을 주어 험담 자체로 스트레스를 풀기 어려운 사람은 그냥 연을 끊고 모르는 사람처럼 살아가는 게 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  


책에 대한 평가가 너무 적었나? 이 책의 앞과 끝부분에는 읽을거리가 많다. 그러나 중간중간 사례는 아리송한 것들도 많았고 관계별로 분류하는 것이 무의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단지 이해와 공감을 바라는 험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험담,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바꾸기 위한 험담 등에 회사사람/가족/친구/연인 간의 분류가 의미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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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원 퀘스천 - 내 인생을 바꾸는 한 가지 질문
켄 콜먼 지음, 김정한 옮김 / 홍익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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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꾸는 단 하나의 질문

원 퀘스천(One Question)

켄 콜먼 저 l 홍익출판사 l 2013.12



각 분야의 전문가, 유명인사, 때로는 평범한 일반인을 초대하여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통찰력 있는 질문을 던지는 라디오진행자 켄 콜먼이 쓴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멘토들에게 던진 핵심적인 질문 하나와 그에 따른 현명한 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좋은 질문은 정보를 얻어낼 뿐이지만 위대한 질문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 그리고 온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낸다고 믿는 저자의 신념이 크게 와닿았다.

 

맨 앞에는 왜 질문이 중요한지, 그중에서도 핵심을 꿰뚫는 하나의 질문을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고 있고, 그 뒤에는 예시가 뒤따른다. 그 예시라함은 탐스슈즈의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트위터 공동 창업자 잭도시, 경영분야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 짐콜린스, 켄 블랜차드 등 굴지의 유명인들의 짤막짤막한 인터뷰로 아침저녁, 출퇴근시간에 가볍게 읽기 편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내용들뿐이라 나 자신까지 바꿔놓을 수 있을만큼의 새롭고 혁신적인 질문은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나마 말콤 글래드웰의 자녀나 어린아이들을 무조건 칭찬하지 하지 말라는 내용 정도가 새로웠다.) 그래서 오히려 도입부, 질문의 중요성에 대한 부분을 더 흥미롭게 읽은 듯.

 

[G20 정상회담 폐막식 화면 캡쳐, 2010]

  

한국 사람들은 질문을 잘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다. 오죽하면 질문으로 먹고 사는 기자들까지도 질문할 기회를 주어도 조심조심 주변의 눈치를 보기 바쁘다. 주입식 교육과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하는 문화 때문에 질문을 하는 사람은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사람, 부족한 것을 드러내는 사람으로 치부되었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가 뿌리 뽑아야 할 정말 나쁜 문화라고 생각한다. 회사에 다니기 전, 나는 꽤 많은 대외활동을 했다고 자부하는데, 내가 대외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이 그만큼 창의적이고 새로운 답변이나 제안을 많이 내놓았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것, 논리적인 것, 타당한 것이 지금까지 중요하게 여겨져왔지만 앞으로는 당연한 것조차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더 좋은 변화를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생각될 것이다. 최근들어 창의성과 다양성을 강조하기 시작한 우리 사회만 보더라도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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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의 탄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미국 금융의 탄생 - 알렉산더 해밀턴과 앨버트 갤러틴의 경제 리더십
토머스 K. 맥크로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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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대 재무장관 해밀턴과 갤러틴의 경제 리더십

미국 금융의 탄생

 토머스 K. 맥크로 l 휴먼스앤북 l 2013.12




그 역사가 300년도 넘지 않는 미국은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강대국이다. 짧은 시간동안 세계 제일의 나라로 우뚝 서기까지는 이 책에 나오는 ‘알렉산더 해밀턴’과 ‘앨버트 갤러틴’, 두 위인의 역할이 컸다.

 

미국이 독립을 선언한 이후,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특히 한 민족이라는 큰 타이틀도 없이, 오랜 기간 같이 공유하는 역사나 문화도 없이 그저 새로운 기회만을 믿고 모여든 다양한 민족들은 적절한 타협점을 찾기 어려웠다. 그때 혜성처럼 나타난 이 두 명의 인사는 재무부장관으로써의 책임을 다하며 재정에 관한 체제와 제도를 다루고 발전시켜 나간다. 통합과 협력을 최고의 미덕으로 보았던 해밀턴과 자율성을 강조했던 갤러틴의 업적은 서로에게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며 미국이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게 한 듯하다.





같은듯 다른 이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미덕은 바로 ‘애국심’이었다. 출신도, 배경도, 명예도, 어느 것도 최고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선택한 나라를 더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과 미국은 분명히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믿음이 그들의 꿈을 현실로 이루어주었다. 이 부분은 사상 최대의 위기에 닥친 현재의 미국에게 큰 영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사명감이나 믿음, 신뢰가 없는 자본주의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거대한 공룡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2008년 이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미국을 강하고 좋은 나라로 만들자는 공통된 목적이 이루어진 후, 미국의 재정인사들은 물론 각 집단과 단체, 기업, 개인들은 모두 새로운 목적을 세우기보다는 자신의 욕심만을 채워왔다. 결과는 너무나도 참담했다. 서로서로 연결된 세계는 미국을 넘어선 수많은 나라에도 악영향을 주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개인이, 기업이, 집단이, 사회가 다시 일어나 성장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이렇게 초기의 역사를 다시 되짚어보며 초심을 발견하는 것도 꽤 괜찮은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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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90%를 위한 비즈니스 -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새로운 발상
폴 폴락 & 맬 워윅 지음, 이경식 옮김, 김정태 감수 / 더퀘스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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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90%를 위한 비즈니스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새로운 발상

폴 폴락, 맬 워윅 저 l 더퀘스트 l 2014.01

 

 

 

 

■ 소외된 그들은 누구인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내 선택이 잘 되었는지, 잘 될 것인지 걱정도 참 많다. 당장 나만 하더라도 이번 주말에는 뭘 먹을까, 이번 달 수입에서 어느 정도를 저축해야 할까, 어떤 옷을 살까, 그 옷을 사면 어울리는 악세사리가 없지 않을까, 오늘 밤에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볼까말까‥그러나 이러한 생각조차도 할 수 없는, 하루하루 근근이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이 세상에는 참 많이 있다.

 

‘선택’의 여지조차 없으며, 그날 하루 별 탈 없이 지나가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하루에 2달러, 2144원도 안 되는 돈으로 매일을 이겨내야 하는 사람들이 전세계에 아직까지도 30억, 인구의 3분의 1이 훨씬 넘는 수치라고 한다. 게다가 얼마 전 국제노동기구(ILO)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그 30억을 제외한 40억 중에서도 14억 명 정도는 하루에 4~13달러, 많아야 하루 1만 5천 원 정도를 벌어들이는 이들이라고. 그들은 주로 인도, 인도네시아, 네팔, 방글라데시, 케냐, 짐바브웨 등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에 밀집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간의 노력은 모두 어디로?

 

지난 60년 전 세계가 빈곤 퇴치를 위해 쏟은 돈은 무려 2조 3천 억 달러, 250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60년 전의 빈곤층 수치와 오늘날의 빈곤층 수치는 전혀 달라진 바가 없다. 어마어마한 돈을 쏟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세균이 득실거리는 물을 마시고, 가벼운 질병조차 치료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으며, 벌레와 기생충에게 점령된 전기도 통하지 않는 집에서 산다.

 

투자한 만큼 그들의 빈곤과 가난을 개선하지 못한 이유는 그들의 ‘자발성’을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간 팽배했던 단기적인 수혜 및 보여주기식 기부는 그들에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어주지 못했고 외부 의존성만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단순히 돈이 아닌 ‘자본’과 ‘희망’이다. 반짝 생겼다가 사라지는, 그저 오늘 하루 사는 데 급급하게 쓰이는 돈이 아닌 내일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 줄 자본과 기술, 그리고 정보였다.

 

 

 

 

 왜 그들에게 자본과 희망을 주는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가?

 

소외된 그들에게는 선진국과 일부 신흥국들에게는 없는 기회가 있다.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 최소한의 여건만 채워진다면 샘솟듯이 넘쳐 날 구매력, 다양한 천연자원과 지속 가능한 기술로의 발전 등. 무조건적인 자애를 베풀라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의 투자만 받쳐준다면 분명히 성공이 보장되어 있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찾고 경쟁자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고 싶다면 도전하라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빵을 가져다주는 것과 빵이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게 만드는 것의 차이점을 아는가? 빵을 주면 당장의 굶주림은 해소될 수 있어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 빵을 굽는 방법을 알려주면 계속해서 빵이 유통되고, 굶주림을 면한 사람들은 드디어 ‘배고픔’을 벗어나 자신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실을 변화시키는 일이며 비즈니스만이 할 수 있는!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지름길인 것이다. 그 지름길에 대해서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성공적인 아이디어나 참신한 사회적기업에 대해 소개하는 글인 줄 알았더니 오히려 세세한 부분까지 적어놓은 비즈니스 보고서에 가까웠다. 처음에는 왜 소외된 그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적혀져 있고, 실제로 그들의 삶을 변화시킨 기술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 기사로 접한 영국의 ‘커뮤니티 샾 마트’가 생각나기도 했다. 포장이 불량이거나 다소 훼손된 제품을 70%정도 할인해서 저소득층에게만 파는 곳인데, 오늘 온 손님이 하루 빨리 빈곤층에서 벗어나 다시는 이 할인마트에 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품들을 판매한다고 한다.

 

다시 이 책으로 돌아오자면 네팔과 인도, 방글라데시와 같은 나라에 태양열 전등이나 방울 물주기 기술, 신생아 인큐베이터 등의 기술이 어떻게 최적화되어 성공을 거두었는지에 대한 사례는 재미있었다. 그러나 본문 중 9할이 현지인과의 소통과 피드백, 문화의 차이 이해, 현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 가격은 아주 낮게 책정할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이었다. 기획부터 제작, 유통, 마케팅, 시제품 테스트, 피드백, 수정 및 유지보수까지 끊임없이 현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최대한 반영하라는 저자의 말씀. 어떻게 보면 같은 내용이 계속 반복되어서 페이지수를 낭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 게 사실이다.

 

또한 이 책에서 저자는 ‘정부에서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은 잘못된 부분이 많았다. 당장의 식량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저 멀리에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뜯어 고치는 것은 그들의 삶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뿐이다.’라는 뉘앙스로 말을 했는데, 나는 그 말을 저자에게 되돌려주고 싶다. 이 책은 나에게 매우 간접적인 영향만을 주었다. 저자는 충분한 자본과 기술이 있어 당장 동남아시아국가로 달려가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는, 시중의 가격에서 10%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는 용기와 실행능력이 있는, 거기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가들만을 타겟으로 한 것처럼 느껴진다. (얼마 전 나이지리아에서 오줌으로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를 만든 소녀들처럼 비전문가가 단순화 및 대안적 부품을 찾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

 

그러한 행동력이 뒷받침되거나, 그와 관련된 꿈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좋을 책. 지역사회와 NGO, 사회적 기업, 공공 및 민간기업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 그 외에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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