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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황금시대 - 비즈니스 정글의 미래를 뒤흔들 생체모방 혁명
제이 하먼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 “자연이야말로 전형적인 인간의 과학 논리가 틀렸음을 입증하고 인간의 공학적 상상력을 넘어설 수 있게 하는 존재다.”

 

■ “지난 50년 간, 세계 열대 우림의 절반 이상이 벌목되었다. 왜 사람들은 박물관이나 도서관, 대학, 연구소가 보유한 지식의 90%가 파괴되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워하면서 그보다 더 잠재력 있는 엄청난 정보의 저장소를 잃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는가?”


 

 

 

 동물학자이자 야생동물관리자, 혁신적인 생체모방 기업의 CEO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자연이 가진 비법을 관찰해 온 글쓴이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리고 그는 그러한 노하우를 보다 널리 전파하여 인간의 기술이 자연과의 협력을 통해 환경 문제 및 생태계와 관련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생체모방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2부에서는 생체모방을 비즈니스에 접목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이나 기업들을, 그리고 3부에서는 생체모방을 더 널리 접목시키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2부 내용을 흥미롭게 읽었는데 고래나 상어 등 해양 동물부터 시작해서 도마뱀, 거머리, 벌, 나비, 나무, 조가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생물들이 우리에게 공학, 화학, 재료과학, 유체 역학, 나노 기술, 의료 장비 등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물이나 화학 같은 과학 과목과 친하지 않은 나같은 사람에게도 이 책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힌다.


 

   

 

생체모방 기술의 잠재력

 

 이 책은 생존을 위한 자연의 철칙에 대한 중요성과, 인간이 어떻게 잘 써먹을 수 있을 지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되는 작은 벌레나 식물부터 거대한 육식동물까지. 이 땅의 모든 생명체는 주어진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해왔다. 그리고 그들 각각의 생존과 관련한 문제 중에서는 인간에게도 아주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삶에 도움이 되면서도 폐기물이나 오염 요소가 전혀 없고 자원을 균형 있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이면서 지속가능한 그들의 생존법. 그간 단 몇 천 년 만에 엄청난 도구들과 기술들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을 존중하지 못하고 약탈하며 수많은 부작용을 만들어낸 인간이, 그리고 그 부작용이 쌓일 만큼 쌓여 뒤늦게 후회하고 있는 인간이 이제부터라도 절대적으로 배워가야 할 지혜가 아닌가 생각된다.

 

 생체모방 기술이란 생물체가 갖고 있는 다양한 기능을 모방하여 이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자연은 스스로를 죽일 수 없기 때문에 화학물질을 만들고 결합할 때 생태계에 해가 되지 않는 방식을 이용한다. 이러한 녹색 화학은 자연에 피해가 가지 않는 원리를 이용해 안전한 약물, 세정 제품, 산업 원료 등을 개발하는 데에 쓰인다. 현재까지 생체의 기능을 이용한 여러 가지 기술이 만들어진 바 있다. 나비의 날개 원리를 이용한 환경광 페인트나 디스플레이 스크린이라던지 벼룩의 관절 원리를 이용한 탄성 98%의 인체 무해한 자연 고무라던지.

 

 생체모방에 기반을 둔 디자인은 다양한 경제적 혜택을 준다. 자연의 성공적인 디자인은 수백만 년에 걸친 연구 끝에 탄생한 것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몇 백 년 간 만들어낸 결과물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생체모방과 비즈니스의 만남

 

 그러나 분명히 우리에게 필요하면서도 혁신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많은 기업가들이 생체모방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를 꺼린다. 입으로는 친환경, 지속적인 성장, 공유 가치 창출 등을 외치면서 좀 더 근본적인 부분보다는 눈에 금방 보이는 마케팅적인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다.

 

 사실 모든 기술이 직면하는 복잡한 문제이기도 하다.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신기술이 흔히 만나게 되는 냉소적인 사고방식과 노골적인 적개심, 그리고 기업가들이 깐깐하게 따지는 상업화 전술의 유효성의 벽은 높다.  그러나 누구보다 그런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저자가 생체모방기술의 비즈니스화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 계속 언급하는 이유는, 기업의 투자와 상용화가 기술을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내고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삶에 스며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연은 우연에 투자하는 법이 없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메세지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근시안적인 태도를 버리고 넓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자연과 효과적으로 공생할 수 있는 세상은 금방 올 것이다. 그리고 그 세상에 조금 더 빨리 도달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존중으로부터 시작되는 생체모방

 

 2010년 영화화되기도 한 세계 최초 자폐아 여성 동물학 교수 탬플 그랜딘, 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5위에 선정되기도 한 그녀가 장애를 극복하고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도와준 건  다름아닌 어렸을 적 그녀의 이모 목장에서 만난 소였다. 농장에서의 소와 함께한 많은 시간은 그녀와 소를 친구로 만들어주었고, 동물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녀는 무조건적인 소의 동물권만을 주장하거나 소고기를 먹지 말자거나 하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박사 학위를 위해 견학한 평범한 소 도축장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소에 대해 무지한지 알게 되고, 또한 소가 그저 일하는 도구 혹은 고깃덩이로만 취급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 후, 그녀는 도축장으로 향하는 좁다란 소의 경로를 네 발로 직접 기어 다니며 그들의 마지막을 존중하는 설계도를 만든다. 그녀가 설계한,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도적 도축’시스템은 “동물이 죽는 곳은 신성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고기까지 제공해주는 소에게 늘 감사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그녀의 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호의를 계속 권리로 아는 사람은 절대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듯이 자연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감사하는 태도, 존중하는 태도, 경외심을 갖는 태도. 잊지말자. 이제는 사람만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에도 존중하는 모습을 가져야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 그리고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분야인데도 불구하고 선구적인 생체모방 사례에 한국인 이름이 셋이나 보여서 뭔가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책 크크.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목이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는 것과 오타가 좀 많이 보인다는 거?^^;;;;;;;;;;;;;;;;;;;;;;;;;;;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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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0-21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서평 잘 보고 갑니다 ^^
 
[원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원씽 The One Thing -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게리 켈러 & 제이 파파산 지음, 구세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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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1세기, 성공하는 사람과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

 

 

 

왕자와 거지. 신분이 분명한 시대에 성공한 사람이란 그저 좋은 신분을 가진 부모 밑에서 태어난 사람을 뜻했다. 그러나 다행히 21세기 속 우리는 현재 신분의 제한이 없으며 개인의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자본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 시대와 경제의 자유가 만들어지는 데에는 아담 스미스의 공로가 대단히 컸다. 그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이란 합리적인 개인은 자신의 이기심에 따라 자유로운 선택을 하고, 이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궁극적으로 사회적 이익과 경제적 발전과 성공에 이바지한다는 개념이다.

 

300년도 안 되는 시간동안 세계 경제는 무서운 속도로 엄청나게 발전했고, 이 가운데 성공한 기업, 성공한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보다는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았다. 왜 모두가 똑같이 자신의 이기심과 욕구와 필요에 따라 행동하며 사는데도 성공하는 사람과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뉘게 될까?

 

그 질문에 대해 나는 아담 스미스가 말한 ‘개인은 합리적이다’라는 전제조건이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은 개인이 합리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말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에 집중하라

 

 

이 책을 쓴 게리 캘러는 미국에서 가장 큰 투자개발 회사의 창립자이자 대표이사, 저명한 사업 코치이자 트레이너이며 그가 낸 책은 이미 3권 이상이 베스트셀러로 등극되었다. 그래서 기대도 많이 했다.

 

그러나 사실 The One Thing에서 쓰인 소재는 흔하디 흔한 것이다. ‘한 가지’에 집중하라는 것. 사실 초반 부분은 좀 지루했다. 왜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하는지, 왜 한 가지에만 집중할 수 없는지. 이 내용은 이미 대다수가 알고 있는 사실을 열거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떻게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 부분은 흥미롭다. 사실 이 부분이 우리 모두가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무조건 한 가지의 목표를 만들어 실행하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점이 있다면 1) 한 가지의 큰 목표를 정하고 그에 따라 할 일들의 우선순위를 매길 때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부터 제거해나가라는 점 2)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한 가지의 목표를 무조건 원대하고 크게 설정하라는 점이다.

 

그 부분들은 나에게 해야 할 일들을 무작정 적어놓고 해결하려는 것보다 하지 않아도 될 일부터 덜어내고 해결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줬으며 불멸의 법칙이라고 생각했던 ‘High risk, high return'공식을 부정하고, 큰 꿈을 꾸는 사람과 작은 꿈을 꾸는 사람은 세상을 보는 관점부터 달라진다는 것 또한 인식시켜주었다.


 

한 가지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저자는 평생을 집중할 ‘한 가지’의 큰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 5년, 1년, 1달, 1주일, 1일에 걸쳐 집중할 ‘한 가지’의 작은 목표를 설정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하루에 4시간 정도는 그 한 가지를 위해 남겨두고 꼭 실천하는 시간으로 정해두는 것 또한 강조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자신의 가장 중요한 도미노를 세워가다 보면 놀라운 마법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위 사진은 도미노 효과를 실험한 사진이다.

 

도미노 효과. 저자가 이 책에서 굳이 말해도 되지 않을 부분들을 추려내고 단 한가지 내용만 남겨둔다면 나는 이 부분을 남겨두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개의 도미노는 자신보다 1.5배가 큰 것도 넘어뜨릴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한다. 뒤의 도미노를 앞의 도미노보다 1.5배 더 크게 만들면 맨 처음 5cm에 불과했던 도미노가 18번째에 이르러 피사의 사탑만큼 높아지고, 31번째 도미노는 에베레스트 산보다 900m나 더 큰 높이를 가지게 되며, 57번째에 이르러서는 지구에서 달에 이르는 길이만큼을 가지게 된다는 놀라운 이야기! 성공을 생각할 때는 달만큼 큰 목표를 가지고 5cm의 작은 부분부터 실천해나가라는, 저자의 마음이 확실히 와 닿는다.

 

And so on

 

 

 

- 중간 중간 자로 잰 것 같은 그래프가 아닌, 손으로 쓴 것 같은 그래프와 모양들이 인간적이면서도 귀엽다는 느낌이 든다.

- 책의 구성이 깔끔하고 각 장의 뒤쪽에는 핵심도 잘 정리되어 있다.

- 실제 유명인과 유명기업의 예시뿐만 아니라 전래동화 같은 흥미로운 예시도 사용되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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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0-2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감사합니다 ^^

잊저받 2013-10-21 04:35   좋아요 0 | URL
감사하긴뇨..황송합니다 T_T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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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 전쟁 즈음에 태어나 급격한 경제 성장, 투철한 반공정신, 독재 정부 등이 한데 엉킨 시절에 묵묵히 많은 사람들을 살해하며 살아 온 연쇄살인범이 인생의 말년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이야기.

 

 주인공은 무능력하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시작으로 자신을 맹렬하게 뒤쫓는 형사도, 일말의 죄책감도, 자신을 의심하거나 비난하는 사람도 하나 없이 너무나 쉽게 사람들을 죽이며 살아왔다.

 

 수의사라는 직업 덕분에 마취제나 수술도구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그 누구도 자신과 주변의 삶을 둘러볼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야 했던 사회의 분위기 덕에 몇십년 넘게 그와 같은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70년 넘게 살면서 살인과 글 쓰는 것 외에 흥미를 느낀 적 없는 그에게는 마지막으로 죽인 여자가 부탁한 딸 - 본인은 입양아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 영희가 있다. 알 수 없는 책임감에 나름대로 정성껏 영희를 키워왔고, 유일하게 정을 주며 살아왔는데, 어느 날 신랑감으로 데려온 남자에게서 자신과 같은 살인범의 기운을 느끼고 그녀를 지켜주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임무라고 믿지만, 딸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본인마저 점점 기억을 잃어간다.

 

 메모와 기록을 통해 필사적으로 그 살인범을 죽이고자하는 의지를 불태우며 그를 죽이기 위해 찾아가지만 마지막에는 자신이 정말 임무를 달성했는지, 자신의 임무가 타당한 건지, 그 남자가 정말 위험한 사람이었는지, 심지어 영희를 정말 딸로 생각하고 키워온 것이 사실이었는지조차 구분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 소설은 끝이 난다.

 

 

 


 

 

 

 

 짧지만 강렬한 느낌. 압축되고 절제된 표현들이 특징. 여유 없는 삶이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부분에까지 둔감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나.. 법이나 제도의 제재를 피한 것은 둘째 치고 사회적인 비난 대상조차 될 수 없었다는 것. 안타깝다. 그러나 뭔가 저자가 보여준 다른 작품들과 달리 조금은 식상한 느낌? 재미는 있었지만 뭔가 인사이트를 주는 작품은 아니었던 것 같다. 비슷한 주제 의식을 담은 작품, 개인의 자유와 삶의 여유가 사회로 인해 파괴되어가는 조지 오웰의 1984 혹은 자신의 기록과 단편적인 경험들을 엮어 자신만의 기억에 갇혀 사는 영화 메멘토. 이 둘을 약하게 섞어 놓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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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퓨징 - 분노 해소의 기술
조셉 슈랜드 & 리 디바인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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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학생이던 어느 날 아침, 남자친구와 전화를 하며 집을 나서다가 엄마의 잔소리에 괜히 짜증을 냈던 적이 있었다. 그날 남자친구가 나에게  “엄마를 너희 학교 교수님이라고 생각해봐. 똑같이 짜증내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겠어?”라고 한 말은 나의 뇌에 아주 깊숙이 박혔다.

 

 이후 어떤 사람이 나를 짜증나게 하고 화나게 할 때면 항상 그 말을 떠올리며 그 사람이 아주 높은 자리에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결과는 아주 바람직했다. 나 스스로도, 상대방에게도 더욱 만족스러운 결과가 만들어졌다. 상대방을 존중하기 시작했고 비난하거나 무시하기보다는 좋은 점을 찾아 칭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구관계와 가족관계, 사회적인 관계가 좀더 원만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한다며 무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심리학이 최근에 주목 받고있는 뇌과학과 결합하면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개되고있다. 그동안 심리학은 본성이나 상황에 따라 인간의 선과 악. 좋은 행동 나쁜 행동을 구분지어 왔었는데 이 새로운 관점은 그 둘의 출발점이 사실 같으며 이를 발현시키는 것은 본인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이중적인 면과 본능적인 욕구를 인정하고, 상황이나 주변의 변화가 아닌 자신 스스로의 변화를 이끄는 방법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나는 뇌과학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살펴보는 방법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도 그런 방법 중에 하나다.

 

 “대부분의 분노는 우리가 사실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에서 발생한다. 내가 화가 나는 것은 상대방이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이고, 상대방의 그런 태도를 바꾸고 싶어서이다.” 이 책이 기본적으로 전제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분노를 다스리고 상대방의 태도를 더욱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한 7가지 단계를 제시한다.

 


 

 

(1) 분노 알아차리기

(2) 질투 이해하기

(3) 의심의 실체 파악하기

(4) 호의적인 태도 취하기

(5) 공감하기

(6) 명확하게 의사소통하기

(7) 감사 표현하기

 

 


 

 

 분노를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이 책은 사실 스스로의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안내하는 지침서이다. 분노는 사실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 나의 현재 상황,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해 위험을 느끼는 것이 분노를 일으키는 제 1의 원인이 된다. 사실 내 스스로가 그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그러한 위험을 감지하는 것은 더 나은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에는 좌절감, 슬픔, 절망감, 불만, 불편, 두려움 등을 느끼게 되며 더욱 공격적이 되거나 상황을 포기, 결국 나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어 자존감을 낮추게 되고 정상적인 뇌의 업무수행 능력도 방해받게 된다

 

 나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사람은 또한 다른 사람을 믿어주고 인정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보다 더 많은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고 더욱 존중받는 사람이 되는 것. 물론 당장의 화를 틀어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애초에 분노하며 씩씩댈 필요 없이, 혹은 화를 삭히느라 스트레스를 내 속에 쌓아둘 필요 없이 대화와 타협만으로도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누구나 걷고 싶은 길이 아닐까? 

 

 "공감이란 지구가 가진 가장 위대하면서도 아직까지도 가장 이용되지 않은 자산 중의 하나"라는 저자의 말이 참 인상 깊다. 종교 · 문화 · 이념 · 인종 · 환경 등과 관련한 다양한 사회적인 갈등과 분노들을 해결하는 방법도 어떻게 생각하면 저자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이 참으로 간결하고도 기본적인 방법, 즉 존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낯선 사람들, 멀리 있는 사람들, 나와 다른 사람들로 가득한 세계를 공감을 통해 잠재적 동맹자들로 가득한 세계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준 이 책에게 고맙다.

 

 아! 참고로 내가 생각할 때 이 책의 좋은 점은 왜 분노를 다스려야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굉장히 근본적으로 제시해준다는 점, 직접적이고도 다양한 사례, 재미있는 연구 및 실험 결과를 소개하며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아주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점, 뇌과학이나 심리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강의를 들을 때, “효과적인 연설은 사실 중학교 2학년 정도가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연설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마 이 책을 중학생들이 읽는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없이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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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퍼주는 스푼 시즌 2 - 아이디어 큐레이터가 엄선한 비즈니스에 영감을 주는 제품 이야기 아이디어 퍼주는 스푼 2
조현경 지음 / 어바웃어북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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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제품 속에 담긴 기발하고 신기한 아이디어를 들여다보며 어떤 나라의 문화를 발견하기도 하고, 다가올 미래의 모습도 예측해보려는 저자의 모습이 나와 닮아 있어 더 정감이 가기도 한다. 갈수록 세상은 창의성을 더욱 갈망하는데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방법은 여전히 모호하다. 저자는 창의성을 기르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이디어 쇼핑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 말에 동감한다. 새롭고 참신한 제품은 그동안 내가, 혹은 우리가 간과했던 부분에 주목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제품을 찾아 그들이 품고 있는 스토리를 파헤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하는 틀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시작이 되어줄 것이다.

 

 


 

 

1. 저자의 저술 동기

이 책은 재미있는 것을 보고, 듣고 즐기길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생각지 못한 신기한 제품을 접했을 때 사람들의 마음과 뇌는 활짝 열린다고 한다. “감탄은 인간의 본질적 욕구다, 감탄을 많이 하면 할수록 행복해진다”라고 했던가? 저자는 그간 책이나 영화, 음악, 예술, 서적 등을 통해서만 새로움을 느끼고 감탄한 독자들에게 이제는 일상 속 우연히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들 또한 경이로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한다.

 

 

 


 

 

 

2. 책의 핵심 내용 요약

 

저번 달 아이디어 스푼 2탄이 나오기 바로 전에 아이디어 스푼 1탄을 읽었더랬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러나 아무래도 10년 전 책이라서 그런지 이미 알고 있거나 구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제품들이 많았다. - 빛 조절이 되는 조명이라든지 노트북 쿨러라든지 디지털 캘린더라든지..

 

그러나 10년 뒤 2탄으로 다시 찾아온 아이디어 스푼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하나하나 재미있고 새로운 내용들이 가득하다. 몇 십 가지나 되는 많은 아이디어 제품들 속에, 가장 인상 깊게 읽은 4개의 제품을 소개해볼까 한다. 여기에 소개하지 못한 제품들은 책을 통해 만나볼 것을 권한다.

 

 

<아이디어 1. 컵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에스프레소 컵>

 

 

 

11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커피브랜드 라바짜가 사르디 이노베이션과 함께 선보인 에스프레소 쿠키컵. 안쪽에는 특수한 슈가코팅이 되어 있어 컵이 누그러지거나 젖는 것을 막아준다. 커피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설탕이 조금씩 녹아 점점 달콤한 커피를 맛볼 수 있게 해주고, 커피를 다 마시고나면 남은 컵을 맛있게 씹어 먹으면 된다. 커피를 즐길 때 머그컵이나 종이컵을 주로 사용하게 되는데, 커피를 먹은 머그컵은 세제와 물을 사용해 씻어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고 종이컵은 한번 쓰고 나면 쓰레기가 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 쿠키컵은 그러한 걱정없이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는 멋진 제품이다.

 

 

<아이디어2. 진짜 요리책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요리책>

 

 

 

 

독일의 디자인 에이전시 코레페가 거스텐베르크 출판사의 의뢰를 받아 만든 라자냐 요리책. 이름 그대로 진짜 요리책이다. 얇고 평평하게 종이처럼 펴 놓은 밀가루 반죽 위에는 라자냐 만드는 방법이 적혀 있다. 밀가루 반죽을 한 장씩 넘기며 레시피대로 재료를 준비해 토핑을 얹고 마지막에 치즈를 뿌려 오븐에 구우면 맛있는 라쟈냐가 완성된다. 요리책으로 진짜 요리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이런 요리책이라면 아무리 요리에 자신 없는 나라도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디어3. 내 옷은 내가 지켜 옷걸이>

 

 

 

백화점이나 아울렛, 가두매장에서 옷을 사면 판매원이 종이봉투에 정성스레 담아서 건네준다. 집에 온 나는 알맹이 옷은 쏙 빼서 옷걸이에 걸어 장롱에 가지런히 모셔두고, 덜렁 남은 종이봉투는 구석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면 그나마 다행, 대부분 재활용 쓰레기를 담아 버려지는 것으로 그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여기 나의 상식을 사정없이 깨버리는 아이디어 종이봉투가 있다. 겉보기에 꽤 특이한 디자인의 이 종이봉투에 그려진 옷걸이를 떼면 진짜 옷걸이가 된다. 편리-실용-절약 삼박자를 고루 갖춘 이 디자인, 아주 훌륭하다. 이 특이한 옷걸이를 볼 때마다 이 제품을 만든 브랜드가 길이길이 생각날 것 같다.

 

<아이디어4. 아가야 니가 뭣 때문에 우는지 몰라서 이걸 준비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생각보다 많이 보편화된 이 기기는 스페인 출신의 전자공학 관련 교수 출신 페드로 모네가스라는 사람이 만든 ‘와이크라이’. 아빠가 되어 조용히 아기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행복한 일상만을 꿈꾸던 페드로의 꿈은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와장창 깨졌다. 아기는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어댔고, 그는 아기가 울 때마다 달래기 위해 너무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러던 중, 아기를 관찰하다가 아기 울음소리에 몇 가지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4년 동안 유럽 전역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실험하여 아기들이 우는 주요 요인을 5가지로 정리하고, 이것을 해독할 수 있는 아기울음 통역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배고픔, 지루함, 불편함, 졸림, 스트레스 이렇게 5가지 유형으로 울음을 구분해 아기가 어떤 상태인지 쉽게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이 책과 여러 자료들을 보면서 나는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제품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고정관념을 깬, 재미있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재미라는 것을 단순히 일회성에만 그치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으로만 설명하고 싶지 않다.

 

‘재미’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 쳐보면 다음과 같은 뜻이 나온다.

 

 

바로 세 번째의 뜻이 내가 의도하는 바를 잘 나타내준다. 좋은 성과나 보람을 가져다주는. 한마디로 재미있으면서 의미 있는 제품들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단순한 재미를 느끼는 단계가 지나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면 허무함을 느낀다. 그러나 사용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특별한 결과까지 남게 된다면 누구든 만족스러워 할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 이렇게 아이디어와 깊은 통찰력으로 주목받는 아이디어 제품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영감을 많이 얻어야겠다! 굉장히 유용한 책이었다.

 

* 이 책을 쓴 저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daum.net/earlyeyes/12385170 

혼자 알기 아까우니 공개! 가끔 가서 얼리어답터 폴더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  이 책 덕분에 알게 된 킥스타터라는 사이트! http://www.kickstarter.com/

아이디어 제품을 상용화 할 자금or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소셜펀딩사이트. 가끔 기상천외한 제품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홍보영상이나 페이지를 작성하는 것 또한 이 사이트 자체에서 도와주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보기 깔끔함. 얼마 전에 3차원 벽지를 개발한 사람 제품을 봤는데..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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