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더 바랄 게 없을 거야. 종이에 촘촘히 박혀 단어가 되고 문장이 되는 해바라기 씨만 한 글자들의 뜻을 알 수있다면, 줄줄이 이어지는 글자들에 담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면 살맛이 나겠지.
- P13

이야기되지 않는 모든 것은 잊힌다.
잊히는 것은 존재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대상에 불멸성을 부여하는 일이야.
- P14

수염 달린 사내들은 암컷들을 잡으면 돌을 던져 죽이기도 했어. 이 잔인한 관습이 투석형)이라는 이름으로불린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는데, 같은 동족 암컷을 이렇게 증오하는 종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아.
- P28

음식의 모양이나 색깔, 심지어값어치도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한마디로 인간은몸에 꼭 필요하지 않아도 음식을 먹는다.
- P77

해도 그만이고 안 해도 그만인 일이라면 하는 쪽을택하렴. 했을 때 생기는 최악의 결과라 해봐야 그걸 하지말았어야 하는 이유를 깨닫는 거니까. 적극적인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있던 엄마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 P142

「너희 엄마가 어떤 분이지 난 몰라. 하지만 인용구를끌어와 해결책을 찾으려는 사람들을 나는 별로 신뢰하지않아. 자신만의 인용구를 만들 상상력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야. - P20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벨킨 이야기)
간행자로부터
현금(今) 일반 대중에게 소개되는 이반 페트로비치 벨킨이 쓴 이야기들의 출판 작업에 착수할 당시, 우리는 간략할망정 이제는 고인이 된 작가의 연보를 첨부하여 조국문학 애호가들의 지당한 호기심을 부분적으로나마 충족시키기를 희망했습니다.  - P9

자기 합리화를 위한 적당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교훈적인 격언들은 놀랄 만큼 유용한 경우가 많은 법이다.
- P47

그러나 우리 젊은 시절의 모험이 갖는 가장 큰매력은 거기에 동반하는 두려움이다.  - P107

무름스키는 말했다.
「보아하니 너희들 일은 이미 다 끝난 모양이구나……」독자분들께서는 결말을 묘사해야 하는 쓸데없는 의무에서 나를 놓아주시리라 믿는다.
I. P. 벨킨의 이야기 끝.
- P127

(스페이드 여왕)
날씨가 궂은 날그들은 자주모였다.
거는 돈을 두 배로 —— 하느님 용서하소서!)50에서 100으로올려서돈을 따기도 하고분필로 표시하기도하였다.
- P127

리자베타 이바노브나는 매우 친절한 젊은이에게 시집을갔다. 그는 어느 부서엔가 복무하며 상당한 재산을 가지고있다. 그는 예전에 늙은 백작 부인의 집사였던 남자의 아들이다. 리자베타 이바노브나는 가난한 친척을 양녀로 두고 있다.
톰스키는 대위로 진급하였고 공작의 딸 폴리나와 결혼하였다.
- P1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 P7

사방의 눈 얼어붙는 소리가 땅속 깊숙이 울릴 듯한 매서운 밤 풍경이었다. 달은 없었다. 거짓말처럼 많은 별은, 올려다보노라니 허무한 속도로 떨어져 내리고 있다고 생각될만큼 선명하게 도드라져 있었다.  - P40

창틀 안으로 보이는 잿빛 하늘에서 커다란 함박눈이 흐릿하게 이쪽으로 떠내려 온다. 어쩐지 고요하고 비현실적인 세계였다. 시마무라는 잠이 덜 깬 허전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P129

정신없이 울부짖는 고마코에게 다가가려다, 시마무라는고마코로부터 요코를 받아 안으려는 사내들에 떼밀려 휘청거렸다. 발에 힘을 주며 올려다본 순간, 쏴아 하고 은하수가 시마무라 안으로 흘러드는 듯했다.
- P1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쨌든 그는 시도해 보아야 했다. 그녀는고상한 것과 〈저급한 것에 대한 자신의 기준이 임의적이라는 사실을 잊었다.
- P36

(그녀를 제대로 대우하라…… 그녀에게는 말없는 자존심의 고약한 냄새가 난다. 그는 화를 내며 자신에게 말했다.
- P110

「당신은 그 사람을 골짜기의 백합이라고 생각하고 그에적합한 항아리에 그 사람을 담아서 그에 따라서 그 사람을다루었다고 생각해요. 당신이 그가 골짜기의 백합이라고작정을 한 이상 그 사람이 쇠풀이라는 게 아무 소용도 없었던 거지요. 당신이 그걸 인정하려 하지 않았으니까」 - P293

「나는 오로지 너만 생각해 그녀가 대답했다.
「네가 그렇게 한다는 것은 알아. 하지만 넌 날 너무 사랑해서 네 주머니에 넣고 싶어하지. 그리고 난 거기에서숨막혀 죽을 거고」 - P402

그녀는 그럴 만한 힘이 없었다. 그녀가 원하는것이 남편이었을까? 아니면 그녀는 그에게서 그리스도를원한 것일까?
- P406

방향으로 어둠을 향해 나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는 희미하게 소음이 들리고 불빛이 타오르는 도시를 향하여 재빨리걸어갔다.
- P4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텀스 (Bottoms〉는 〈헬로우 Hell Row>의 뒤를 이어 세워졌다. 헬로우는 그린힐 레인의 시냇가에 늘어선 불룩한 모양에  덮인 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구역을 말한다. - P15

때로 삶은 한 인간을 사로잡아 그 육신을 이끌고 다니면서 그 사람의 역사를 완성하지만 그 삶은 진실로 여겨지지않고 그의 자아는 무심하게 내버려진다.
- P25

그녀는 자신의 삶을 젖혀놓고 실상 아이들이라는 은행에맡겨놓아야 했다. 그녀는 아이들에 대해 생각하고 기대했으며 아이들이 자랐을 때 자신은 아이들의 뒤에서 밀어주는 원동력으로 남아 있으면서 아이들은 무엇을 하게 될까환상에 잠겼다. 벌써 윌리엄은 그녀에게 연인과 같았다.
- P85

그 이후로 그는 다소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는많은 남자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아이들에게 내어주면서 그렇게 하듯이 절반쯤은 순응했다. - P116

그녀는 주로 자기 어머니와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눈이 갈색이고 신비주의적인 성향이 있었다. 가슴속에종교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코로 호흡하며 삶 전체를 그종교의 안개 속에서 파악하는 그런 여자들이었다.  - P3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