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엇과 데이비드가 만난 것은 직장 파티에서였다. 두 사람다 특별히 가고 싶던 파티는 아니었지만, 만나자마자 둘은 이야말로 그들이 기다리던 일이라는 것을 단숨에 알았다. 퇴보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보수적이고 답답한 사람, 수줍고 비위맞추기가 어려운 사람,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이렇게 불렀고 그외에도 비호감 형용사들이 끝없이 이들에게 붙어 다녔다.  - P7

물질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을 때 우리는 마치 심판을받는 것 같다. 해리엇과 데이비드는 다른 사람들이 항상 잘못된생각이라고 판단했던 그런 완고한 신념 외에는 자신들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미미하고 부적절한 존재라고 느꼈다.
- P18

뭔가 위기가 있고그 위기가 간접적이긴 하지만 자신들을 위협한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그들에게 이제 모호한 구석은 없었다.  - P98

거기서 군중으로부터 약간 떨어져서 그 도깨비 같은 눈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거나 군중 속에서 자기와 같은 종족에 속하는 또다른 얼굴을 찾고 있는 벤의모습을 볼 것이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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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소나기) 개울가에 다다르기 전에 가을하늘은 언제 그랬는가 싶게 구름 한 점 없이 쪽빛으로 개어 있었다.
- P93

(손창섭-혈서) 지구상에 있는 이십여 억 인류의 그 누구와나 꼭 마찬가지로 그도 역시 〈우연히 살아 있는 인간 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 P159

(장용학-비인탄생) 인간은 말하자면 그 소제부이다.
그 쓰레기를 염색해서 뒤집어쓰고 그들은 그것을 문명(文明)이다. 과학이다. 예술(藝術)이다. 에티켓이다. 축구시합(戱球試合)이다. 로라 졸라다 하고 흥분한다. 흥분에서 가치(價値)가 생긴다는것이다. 그들에게는 대중(표준(標準))이라는 것이 없다.  - P209

(장용학-비인탄생) 무가 유를 제거(除去)하고 있다. 과거(過去)가 현재에다 구멍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 구멍을 메우는 작업(作業)이 생이라는 말인가? 그래서 아무리 나를 꽉 붙잡으려고 나를 꼭 껴안아도, 어디론지 내가 흘러나가 버리고 마는 것인지도 모른다.  - P211

(장용학-비인탄생) 동물 가운데서 인간만큼 잔인(殘忍)하고 탐욕스럽고 치사스럽고 악독한 동물이 또 있는가? 없다. 그렇데도 인간들은 툭하면 남을 욕할 때 짐승 같은 놈〉한다. 그 욕은 마땅히 인간같은 놈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공정하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꿈에도 없다. 만물(萬物)의 영장(靈長)으로서의 위신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 P265

(박경리-불신시대) 「신용 보증으론 종교보다 더 실한 게 있어요?」아주머니는 비꼬는 진영의 말에 풀이 죽는다.
- P322

(강신재-젊은 느티나무) 이렇게 나이 많은 노인네의 표정은 언제나 나에게는 판정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특히 이 할아버지의 경우는 그러하였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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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게라 : 최상의 행복이라도 곧 익숙해지면,
어리석게도 더 탐나는 걸 그리워합니다.
태양을 등지고 서리로 몸을 녹이려는 격이지요.
- P48

파우스트 : 놀라움 이란 인간의 감정 중 최상의 것이니까.
세계가 우리에게 그런 감정을 쉽게 주지 않을지라도그런 감정에 사로잡혀보아야, 진정 거대한 걸 깊이느끼리라.
- P89

7) Homunculus, 괴테가 파라켈수스 Paracelsus의 학설에서 힌트를 얻었으리라 생각된다. 남성의 정자를 밀폐된 증류기에 넣어두면 생기를 얻게 되는데, 거기에 사람 피의 엑기스를 섞어 40주 동안 양육하면 인간의 모습이된다고 한다.
- P124

스핑크스 : 당신 자신의 이야길 하면 그게 벌써 수수께끼가될 겁니다.
당신의 마음속을 한번 풀어보세요.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에게 다 필요한 존재로서,
착한 이에겐 금욕을 위해 싸우는 갑옷이 되고,
악한 이에겐 미친 짓을 같이 하는 동료가 된다.
그런데 두 가지 다 제우스 신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 P138

메피스토펠레스 : 저 빌어먹을 딩, , 동 소리는명랑한 저녁하늘을 안개로 감싸버립니다.
세례를 받은 후 장례식에 이르기까지온갖 세상일에 끼어들지요.
인생이란 마치 딩, 뎅, 동 사이에서한바탕 허전한 꿈이란 듯이,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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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 이 근방엔 꽃들이 없는 대신잘 치장한 사람들이 모여드는구나.
자네, 몸을 돌려 이 높은 언덕으로부터시내 쪽을 내려다보게나.
어둡고 공허한성문으로부터다채로운 인파가 몰려나오지 않나?
오늘은 모두들 햇빛을 쬐고 싶은 모양이지.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까닭은그들 스스로가 소생했기 때문이리라.
- P60

메피스토펠레스 : 옛 말씀과 나의 아주머니인 뱀의 지시를따라라.
언젠가는 신을 닮았다는 사실이 두려워지리라!
- P111

메피스토펠레스 : 기쁨에는 슬픔이, 슬픔에는 기쁨이 따르는법이지요.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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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소년은 몸을 굽히듯이 해서 이제 마지막 바위를 내려와 초호(胡) 쪽으로 길을 잡아 조심스레 나아가기 시작했다. - P7

「너를 도와줄 사람은 이곳엔 아무도 없어. 오직 내가 있을뿐이야. 그런데 나는 짐승이야」사이먼의 입이 한참 애를 쓰더니 똑똑한 말소리가 새어나갔다.
「막대 위에 꽂힌 암퇘지머리야」나 같은 짐승을 너희들이 사냥을 해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참 가소로운 일이야! - P214

소년들의 울음소리에 둘러싸인 장교는 감동되어 약간 난처해했다. 그는 그들이 기운을 회복할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외면을 하였다. 멀리 보이는 산뜻한 한 척의 순양함(巡洋艦)에 눈길을 보내며 그는 기다렸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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