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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잠 없던 당신, 잠을 많이 잔다 그때 알아봤다

한밤중에 깨면 잠들지 못한다 뒤척이며 끙끙댄다

아침녘에 또 잠이 든다 낮에도 초저녁에도 잔다 

우리가 키워온 세 아이의 젖먹이 시절 같다 

먹고 자고 싸고 자고 울고 자고 웃고 자고 

단, 쑥쑥 자라는 대신 픽픽 쓰러진다

당신 몸에 바람이 숭숭 든다 창자가 축축 늘어진다

숨이 거칠다 몸이 자주, 많이 가렵다 딸국질까지 하려나

 

죽을병 걸린 당신, 갑자기 착해졌어

너무 잘 생겨졌어 새 장가 들어도 되겠어

잘가요, 당신. 당신과 아이들이 있어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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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처음이라(3)

 

 

 

 

 

시는 처음이라 두려움과 거리낌이 있었죠

아이도 막상 낳으니 또 갖고 싶어지더라고요

이기적인 유전자의 명령일 뿐이라고요? 글쎄요 -

 

프로메테우스도 그 독수리를 헤라클레스가 죽여주었잖아요 

모든 고통에는 끝이 있다니까요, 괜찮아요, 용기를 내보아요

어젯밤 꿈에서는 쉰 살에 아들딸 쌍둥이를 낳았더라고요

 

 

*

 

Prometheus Unbound - Carl Bloch (1834–1890) - PD-art-100

https://www.greeklegendsandmyths.com/caucasian-eagle.html

 

 

우리가 익히 아는 루벤스 그림.  Prometheus Bound - Peter Paul Rubens (1577–1640) - PD-ar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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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네 콩국수

 

 

 

 

  

우리 아들이 군대 갔어요

나는 마흔 여섯 살이고요

지금 여기서 딱 멈추고

더는 안 늙었으면 좋겠어요

 

참나물 무침 더 줘요, 학생? 

국수는 남겨도 콩국은 남기지

말아요, 국산 생콩이거든요

김치랑 반찬 좀 싸 갈래요?

 

지금은 내가 마흔 여섯 아줌마

내 마음이 밀가네 콩국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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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4)

 

 

 

 

너의 몰랑한 손을 잡고

鋪道를 걷는 오늘 하루

대낮의 하늘은 푸르고 

은 노랗고 몰랑해

 

 

걸어도 걸어도 제자리

공전 자전하는 지구의

둥근 행복 일상의 행복

내일도 걸어보자꾸나,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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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란 무엇인가

 

 

 

 

이번 추석에는 무얼 만들까?

 

송편을 만들까 아니아니

산적을 만들까 아니아니

잡채를 만들까 아니아니

 

그럼?

 

재료준비 없는 간편요리

감자전 김치전 해물파전

블루베리 메이플 팬케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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