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면서 그 무엇보다도 홍합이 생각났다. 아마 아빠가 아프기 때문일지. 소중한 추억 중 하나가, 해산물이 무척 싼 편인 부산에서, 추울 때면 담치(홍합)를 잔뜩 사서 곰솥에 가득 삶아 먹은 것이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서. 별 다른 반찬도 필요 없다. 그렇다. 홍합의 추억. 10킬로는 많아 보여 5킬로만 주문했는데, 음 -_-;; 

 

 

이렇게 두 번에 걸쳐 삶았는데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집에 있다 보면 이렇게 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가정(=아이)이 있는 사람일 수록 더더욱 업무 공간을 따로 갖고자 하는 것이다. 왕창 삶아 두 통 정도는 국물과 함께 냉동하려고 한다. 추억만 떠먹고, 다시는 사지 말아야지.

 

하루 삼시 세끼. 정말 할 짓이 아니다. 배달 음식도 하루 이틀이지, 또 아이 때문에 매일 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제 점심, 우엉버섯소고기 볶음밥. "엄마, 소고기 너무 맛있어!"

 

그저께는 배추전을 만들어보았다. 첫 술에 배부르랴-_-;  어릴 때 잠시(4학년 1학기) 기식했던 외갓집. 설날에 외숙모가 배추전 만드는 걸 보고서 저건 음식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프라이팬도 제대로 없어 솥뚜껑에 부쳤다. 부산 큰집에서 보던 각종 화려한 부침개에 비하면 정녕 개밥 수준.(요즘은 오히려 개가 사람보다 더 대접 받는 경우가 많지만.) 하지만 경북 출신의 어느 선배가 배추전 먹던 추억을 상기해주었다. 고래고기 없으면 제삿상을 못/안 차린다는 경북 반가에서(도) 배추전을 즐겨 부쳐 먹는다고. 아무튼, 배추는 미리 준비해뒀고, 문제는 부침가루가...ㅠㅠ 거의 2년 전 ㅠㅠ "엄마, 괜찮아, 다음에 잘 하면 되지 뭐."

 

 

배추만 굽기 뭣해서 새송이버섯을 볶았다. 저게 다음날 볶음밥에 또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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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0-12-17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엉버섯소고기 볶음밥은 우엉을 같이 볶으면 되는 건가요? 건강에도 좋고 맛있을 것 같아요. 저도 홍합은.... 씻고 손질하는 과정이 너무 소모적이어서 무서워요^^;;;

푸른괭이 2020-12-17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엉을 좀 가볍게? 간장에 조려 냉장고에 두었다가 필요할 때 소고기 볶고 같이 섞어 살짝 더 볶으면 되게 편해요. 뿌리채소는 기본 몸에 좋고 당근 버섯 양파 같은 다른 채소랑도 잘 맞거든요ㅋ
여기서 함정은 ㅡ 우엉조림을 남편이 해놓는다는 거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