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훗날에 김영하의 최고작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싶은 <살인자의 기억법>은 치매(알츠하이머)와 연쇄살인범의 결합이라는 설정부터가 아주 문제적이다.(표지, 저건 뭐지?) 소설을 쓸 때 작가는 어느 쪽에 더 몰입되었을까. 알츠하이머 김병수(맞나?), 아니면 전직(?) 연쇄살인범 김병수? 후자에 초점을 맞출 때, 잔혹 범죄 및 그걸 저지른 사람이 소설의 핵심이라도 꼭 묘사 수위가 높지는 않아도 된다. 이 소설에서 초점은 다른 데 있다. 뭐, 시간이라고 해도 되고. 즉, 무서운 건 악이 아니라 시간. 암튼, 어제 뉴스 보고 다시 한 번 떠올랐다. 이번학기(-주)에 김영하를 (나는) 다시 읽지 않겠지만. (대신 김연수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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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세상이 알려진 뒤에 남은 가족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몰랐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왜 그런 사건을 저지르게 됐느냐는 물음에는 "계획을 하고 준비를 해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사유인지는 모르고 당시 상황에 맞춰 (살인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살인을 저지르고 나면 순간적으로는 이건 아니다,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돌아서고 나면 그게 잊혀서 다른 범행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범행 도중과 이후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겪을 고통을 생각해 본 적 있느냐는 물음에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7살 어린아이부터 70대 노인까지 가리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기준이나 계획 없이 그날 마주친 대상에 대해 순간적인 생각으로 범행했다"고 말했다.

 

이춘재는 여성의 손에 대한 집착은 숨기지 않았다. 이춘재는 과거 프로파일러와 면담을 나누던 중 '손이 예쁘다. 만져봐도 되느냐?'라고 물었던 일화에 대해서 "만지고 싶어서 그랬다기 보다 원래 손이 예쁜 여자가 좋다"며 "얼굴, 몸매 이런 건 (범행대상을 고를 때) 보지 않고 손이 예쁜 게 좋다"고 답했다.

 

과거 범행에 대해 진술할 때 무슨 기분이 드냐는 질문에는 "어찌 보면 후련함도 있겠는데 크게는 제가 저지른 일을 말하는 기분도 아니고 어디서 들은 이야기나 남이 한 걸 이야기하는 것처럼 생각이 든다"고 감정 없이 말했다.

 

수감 중 자신이 저지른 연쇄살인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살인의 추억'도 봤지만 "그냥 영화로만 봤고, 특별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며 "별 감흥이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수사망을 피해 장기간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데 대해선 "나도 내가 왜 안 잡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몇번 심문을 받았지만 조사 대상에 오른 적은 없다. 당시 경찰들이 보여주기식으로 수사를 한것 같다"고 말했다.

 

사건 피해자들에게는 "저의 사건에 관계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자백했다. 하루속히 마음의 안정을 찾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01102001048&ACE_SEARCH=1&ACE_SEARCH=1

 

 

이춘재 연쇄살인 첫 사건 발생 34년 만에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이춘재는 지난해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후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재수사 과정에서 아들과 어머니 등 가족이 생각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것이 다 스치듯이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당시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에도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은 것에 대한 질문에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범행 후 증거 등을 은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쯤은 의심 받으리라 생각했는데 '보여주기 수사'가 이뤄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답을 찾지 못했다"면서 "어떤 계획이나 생각을 갖고 한 것이 아니라 불을 찾아가는 불나방처럼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춘재는 "결박의 주목적은 반항제압, 재갈을 물린 것은 소리를 막기 위함이었다"며 "속옷을 얼굴에 씌운 경우는 피해자가 나의 신원(얼굴 등)을 알아차릴 것 같은 상황에서 한 일"이라고 말했다. 딱히 자신의 범행을 과시하기 위해 한 행위는 아니라고 한 것이다.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01102001054&ACE_SEAR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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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건조함에 대해 생각한다. 이춘재 관련 뉴스에 대해 누군가의 댓글에 적힌 '건조'라는 단어. / '왜' 그랬니? - 모르겠어요, 그때는 안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 이춘재의 말이 너무 건조해 진실은 물론이거니와 거의 진리처럼 여겨진다. 정말 징그럽고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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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 아이가 힘들어 할 때, 그래서 죽고 싶어할 때 엄마는 그 정도는 함께해 줄 수 있는 (어쩌면, 연인/배우자 다음으로, 유일한?) 존재구나, 하는 생각. 오히려 같이 사는 게 더 힘들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때는 아질산나트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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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0-11-03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야말로 자식이 고통스러워할때 같이 죽을수 있는 존재같긴 하네요..

푸른괭이 2020-11-03 17:03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고인을 잘 몰랐는데요,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애도하기에 찾아봤네요. 아무래도 저도 아이가 문제가 많다 보니 엄마 입장에서(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