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상태가 작년 10월 8일을 깃점으로 안 좋아졌고 올 상반기에도 계속 불안하여 아침을 맞이하는 행복이 더 커졌다. 지난 7월부터는 아이의 수면 시간을 당기기 시작했다. 요즘 8시에 잠든다, 헉. 그러다 보니 기상 시간은 6-7시 사이. 아무리 늦어도 7시 반쯤에는 책상 앞, 식탁 앞에 앉아 있다. 집을 나서기까지 2시간 안팎의 여유가 있다. 짧아도 1시간은 족히 넘는다. 방청소, 설거지 다 한다. 아이도 저녁에 못한 공부를 아침에 한다. 나 역시 간단한 출력 정도는 여유롭게 할 수 있다. 학교 가기까지 아침 햇볕을 맞이하는 기쁨이 아주 크다. 나가서 느끼는 기쁨은 더 크다. 지난주 아침 사진들.

 

저기 앉아 담배도 참 많이 피웠다. 2011년 여름 방학 하기 전 6월에 배가 불룩 선 채로 걸은 것이 마지막이지 싶다.

 

 

 

수업 준비할 것이 많아서 많이 읽지는 못했다. 아직도 다 못 읽었다. 긴 연휴에 이동이 제한되어(혹은 굳이 시도하지 않기로 하여) 차라리 논문을 쓸까 한다. 아무래도 (다음 주제를 다룰 때까지) <신세계>를 좀 더 미뤄야 할 듯.

 

 

학부 시절, 대학원 시절에 자주 가던 식당. 유럽 동화 속 오두막처럼 바꿔 놓았다. 숲 속 오솔길~

 

사진은 어둡지만, 실은 너무나도 밝고 화창한 목요일 아침이었다. 커피 기다리면서 찍었다. 너무나 고마운 맑고 밝은 초록색 아침.

 

 

 

*

 

 오늘 아침만 해도 멀쩡히 잘 일어났고 <훈민정음>도 잘 쓴 아이가 식탁에 앉다가 정말이지 백지(!!!) 자빠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어, 나뒹굴었어." 아이는 웃었지만, 나는 또 아이가 쓰러져서 경련하는 줄 알고 간이 철렁했다. 어제 힘들게(!) 독감 접종까지 하고 와서 밤새도록 불안했고 그 여파도 있었던 것 같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한 살이'의 지난함을 매일 아침 저녁으로 깨닫는다. 저 파뿌리(파줄기) 셋 중 두 개는 망한 것 같다 -_-;;

 

어제 아침에는 아이가 난생 처음으로 ZOOM 수업을 했다. 9시 반에 시작, 대략 30분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시작하기 전부터 굉장히 즐거워했고 적극적이었다. 총 24명 중 15명 정도 들어온 것 같았다. 대학도 첫 시간에는 비슷하지만, 출석 부르고 추석 때 계획 묻고 하는 정도였지만 그만큼만 해도 무척 유익한 시간이었다. 덧붙여, 몸이 계속 안 좋은 와중에도 많이 성장한 아이가 고맙다. 묻는 말에 대답도 잘 하고 하라는 행동도 잘 따라했다.(선생님 말 들리면 동그라미 그려보세요!) 단, 친구들이 발표(얘기)할 때 꼭 한마디 하려고 해서 (나한테^^;) 지적을 받았다.  마스크 끼지 않은 친구들 얼굴을 보는 것이 사실상 처음 아닌가. 선생님도 마찬가지. 그래서 많이 흥분했던 것 같은데 좀 '진정'하는 법을 배워야 할 법하다.

 

- 무엇이든 처음 할 때는 두려움과 거리낌이 크지만, 막상 해보면 그렇지 않다.

-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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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0-09-29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잘 크고 있는 모습이 눈에 그려져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줌 수업 ㅋㅋ 저희 아들도 그렇게 꼭 끼어들어 한 마다씩을 하더라고요. 옆에서 감시 안 하면 안 될 듯해요. 한가위 잘 보내세요.

푸른괭이 2020-09-29 15:10   좋아요 0 | URL
똘똘한 아이, 멍때린 아이, 아예 축 처진 아이, 정말 가지가지하더라고요^^; 지금 봐서는 우리 아이는 (경증 뇌병변에 -_-;;) ‘업앤다운‘이 너무 심하달까, 차라리 폭력성 없는 경증 adhd에 가까워보이네요 ㅋㅋ 선생님(들)도 확실히, 전문가-교사는 다르시더라고요^^; 아이들의 각종 문제(?) 행동을 적절히 무시하기도 하고 적절히 박자도 맞추어주시고 하면서 이끌어가시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