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한 살쯤 신림동 자취방에서 (다시) 읽은 <악령> 표지.(맨 처음 읽은 책은 출판사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한 권짜리 축약본이었다.) 지금은 책 자체가 아주 찾기 힘든 보물이 되어 버렸다. 이런 '물건'에 대한 숭배를 버린 지, 그러기로 한 지 오래. 유의미한 책들은 열에 아홉 새롭게 나온다. 책이, 더 정확히 읽기가 필요하면 그걸로 읽으면 된다. <악령> 개역 원고를 넘긴 건 3월초지만 아직 출간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 내년에는 나오면 좋겠다. 어떻든 지금처럼 산 것도 죽은 것 같은 시기에, 그래도, 책들이 팔려서 인세소득이 있고 또 신간이 나오려고 하고 등등 무척 고마운 일이다.  

 

 

 

 

 

 

 

 

 

 

 

 

 

 

위의 표지는 나의 등단소설(이나 다름없는 소설책의 표제작)에 영감을^^; 주었던 그림-표지다. 판면권, 이라는 것이 저런 것인가. 지나고 나니 23년이 순식간이다. 아무도 아프지 않으면, 또 아무 데도 아프지 않으면 좋으련만,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파야 하니, 왠지 삶에 속은 것 같은 느낌이다. 농담이 아니다! 죽으려면 또 아파야 하니, 제대로 속았다.

 

*

 

눈에 염증이 생긴(다래끼-_-;;) 탓인지 아침에 계속 눈을 못 뜨겠다는, 통증보다는 불편감을 호소하는 아이를 (아침에는 왜 119에 전화까지 했지? 내가 정신질환자??) 안과에 데리고 갔다. 겸사겸사 나도 간단한 검사를 받았다. 요즘 참, 기계 좋다. 망막 열공 떼운(?) 자리는 다행히 그대로, 대신 망막 전막증인가가 생겼고, 또 노안에 가까워지고 있다. 아이는 항생제를 받아왔다. 신경학적 질환일까봐 엄청 쫄았지만, 의사는 (아이가 기저질환이 있다고 말했음에도^^;) 심드렁한 반응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져 아이를 돌봄에 보내기가 굉장히 주저되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이 무더위에 어른도 안 쓰는 마스크를 ㅠ 요즘, 정말 답이 안 보인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게 유일한 희망. 다음 소설을 낸다면 제목에 '희망'을 꼭 넣을까 생각 중이다. 나이 들면 착해지는 것이 아니라 약해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풍오장원 2020-08-1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범우사판 악령 저 표지로 한 여섯살때인가? 본 기억이 납니다. 무서운이야기 책인줄 알고 펴봤는데 책 펴고 절망했던 어린이 시절 기억이 나네요.. 커서 읽으니 무서운 이야기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푸른괭이 2020-08-18 20:38   좋아요 0 | URL
열여섯도 아니고 여섯요?? 표지보다 글자들이 더 무서웠을 듯요 ㅋㅋ 암튼, 무서운 얘기인 것 같아요, 인간이 관념(사상)에 들리는, 그것의 노예(=좀비^^;)가 되는 얘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