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나아가 문장, 나아가 문단, 나아가 텍스트... 끝이 없다. 아무튼 읽고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어 못 하면서 영어(그밖에 다른 외국어) 잘 할 수 없고, 다른 방향으로, 사회, 도덕, 과학 등을 잘할 수 없다. 수학 역시 문장제와 서술형이 많아 국어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이를 보면 신기하게도, 수포자가 아니라 국포자가 될 태세다. 아직, 수학이 쉬워서 그럴 거다. 과연, 정말 쉬운가? 할 줄 아는 아이한테는 쉽다, 모르는 아이한테는 너무나 어려운 것이 수학이다.

 

 

 

 

 

 

 

 

 

 

 

 

 

 

학교에서 교과서로 수업, 돌봄에서 저 수학과 한자를 한다. "혹시 큐브수학 실력하는 친구도 있어?" "아니, 다 개념 해." 그러다가 생각났는지 한 마디 덧붙인다. "어, 한 친구가 실력인가 그거 가져왔는데, 너~무 고생을 해서 다시 개념해." 만약 아이가 '개념'이 확실히 잡혔다면 어떤 부모라도 다음 단계로 올리고 싶을 것이다. 우리가 선행학습이나 영재교육을 비난하면 안 되는 이유^^;

 

우리 아이는 그저 저 정도만 해도 고마운 수준, 집에서는 <만점왕>을 풀린다. 국어 학습지는 이번 학기에 처음 해보는데, 교과서 내용과 200프로 똑같다. 엄마들이 교과서를 등한시(?)하는 이유를 알겠다. 나도 이번학기부터는 비슷한데, 교과서는 뭐했나 체크 정도만 하고 문제지를 풀도록 유도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아이가 수학과 수익 교과서를 휘리릭~ 거의 껌이야, 수준으로 풀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정말이지

 

너는 지적 장애가 맞느냐? ^^;

 

이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이 참에 조국 교수를 한 번 더 옹호하면, 그는 아빠임에도 굉장히 아이의 교육과 대학 진학, 진로 등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서 놀랐다. 아시다시피, 할아버지의 경제력,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을 핵심요소로 꼽는다. 그는 내 주변의 어떤 아빠들보다 부지런했던 것 같다. 비난이 아니라 칭찬 받아야 할 대목.(아이러니가 아니다!) 그리고 "제 딸이 영어를 잘해서..." 이 역시,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터. 그러면, 자식이 무슨 범죄자도 아닌데, 자식의 단점을 꼬집어야 하나. 과연 명언이라고 할 법하다. 금수저인 걸 어쩌라고? 금수저는 다 보수해야 하나? 강남좌파는 다 돌 맞아야 하냐? 그걸 비난하는 기자(-놈들)의 천박함이 더 마음 아프다. 저쪽 당도, 가족 증인이라니, 도무지 정신이 있는 것인지 -_-;;

 

여기서, 좀 옆길로 새서, 사르트르를 떠올린다. 오래 전 강의실, 김윤식 선생님의 말씀을 최대한 복기하면,그는 최소한 무척 솔직하게, 정의롭게 살고자 했던 지식인이다, 그 노력만큼은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 굉장히 유의미한 것이다. 그가 부르주아인 것은, 그런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것은 죄가 아니다. 마치 톨스토이의 도덕(=선행)에의 강박처럼 말이다.

 

 

 

 

 

 

 

 

 

 

 

 

 

 

 

 

다시 아이. 아이가 수학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쪽은 굳이 닥달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국어. 읽어야 하고 써야 하는데 다 싫어한다. 국어문제집 풀라고 하면 수학을 펴서 2단원까지 다 풀어버린다. 그럼 책이라도 읽으라고 ㅠ 이것도 싫어해서 큰일이다. 내 아들이 맞느냐 -_-;; 그래도 돌봄에서는 책을 읽고 독서록을 무사히(ㅠ) 다 써 왔고 무슨 책을 읽었나 쭉 보니 이런 것이 눈에 뜨인다.

 

 

 

 

 

 

 

 

 

 

 

 

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작가인지라 쭉 사서 보는데, 아, 잘 쓴다! 거참. 이야기, 라는 것이 뭔지. 같은 얘기를 해도 잘 하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고. 읽어보면 참 평범한 이야기엔 너무 잘 읽히고(입담, 이라고 해야겠다) 캐릭터가 무척 생생하다. <콩이네....>는 인물들 이름부터 압권이다. 생쥐 콩이, 두더지 빽, 두꺼비 떡두, 개구리 씨니(씨니컬함), 청솔모 깡꾼(껄렁한 걸로 오해됨) 등. 문제는 아이가 이 인물들을 쭉 따라가면서 장편동화를 이해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는 것 ㅠㅠ 이런 띵돌이 독자를 위해 챕터가 나누어져 있다. 마지막, 수상한 옆집은 개미인 것으로 밝혀진다. 하루에 한 챕터씩 읽는 것도 고달프다. 치료실 다녀오면 바쁘기도 해서, 안 되면 두 세쪽이라도 읽게 하고 이해도를(?) 확인한다. 솔직히 이것도 귀찮은 것이당 -_-;; 아이로 하여금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는 엄마들, 참 대단하다.^^;;

 

 

 

 

 

 

 

 

 

 

 

 

 

자기 전에는 시를 한 편씩 읽으라고 한다. 정말 넘나 싫어한다. 그게 싫어서, 오죽하면 차라리 동화책을 읽을 정도다. 왜지? 아마 강제, 가 싫은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완급을 조절하기가 우리도 그렇지만 참 힘들고,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것이 많은 아이라 더 그런 것 같다. 그럼 안 읽혀? 절대 안 된다! 누구라도, 심지어 읽고 쓰는 것이 직업인 나도, 읽고 쓰는 건 싫고 힘든 일이다. 이건 처음부터 끝까지 그 수준에 맞는 훈련(!)과 학습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죄송하지만, 너는 계속 읽고 써야겠어.

왜냐면, 인간으로 태어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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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2019-09-06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싫어하면 시키지 마세요.독서를 숙제처럼 시키면 아이는 영영 책읽기가 싫어진다고
예스24, 김하나의 측면돌파에서 문유석 판사가 쓴 쾌락독서 팟캐스트 진행하면서 말하더라구요.
하지마라 하면 하고 싶어지잖아요. ㅎㅎ

푸른괭이 2019-09-06 19:07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분들도 밖에서는 그렇게 말씀하셔도 자기 자식한테는 안 그럴 겁니다
10번에 1번 정도는 그냥 읽지 말라고 하시겠죠,
본인들도 그럴 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