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어머니 기일.
여주 신륵사에 가 극락보전과 명부전, 삼성각에 어머니 명복을 비는 절을 올렸다.
종교도 없는 주제에
꿈에 죽은 사람이 안 보이는 건 그 사람이 이미 환생했기 때문이라는 유튜브 댓글 하나에 홀려
불상마다 삼배를 올렸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신륵사를 나오는 길에는 꾸역꾸역 여주쌀밥정식을 먹었더랬다.
그래서 저녁부터 배가 아픈 걸 소화불량 혹은 위경련 혹은 장경련이라고 생각했다.
5월 2일 일
배가 아파 끼니마다 한 두 숟갈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5월 3일 월
그래서 일이나 하겠냐는 가족들 걱정을 등에 이고 출근했다.
위경련은 잦아들고 아랫배만 좀 아파 참을 만 했다.
오전 회의는 무난히 마무리하고 점심 시간을 이용해 고객사에서 제일 가까운 한의원에 갔다.
접수처에 복통이라고 하니 내과에 가길 권했다. 인애한의원 접수 간호사님 감사합니다.
내과에 가니 촉진을 해보곤 복부초음파를 권하고, CT까지 하잔다.
과잉진료라 속으로 욕했지만 맹장염이 맞았다. 삼성탑의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고객사가 집이랑 너무 멀어 집 근처 병원 응급실에 가야겠다고 택시를 탔다.
딸에게 병원으로 와달라는 전화소리를 듣고 택시기사님이 화들짝 놀라셨다.
서울에서 수원까지 비상등 켜고 안전운전해주신 한긍하 기사님 감사합니다.
17시경 응급실 도착, CT CD등록, 문진, 금식 시작, 심전도 검사
17시 30분경 피검사, X레이 촬영
18시경 식염수액과 진통제 달고 소변검사
18시 40분경 혈액검사 결과 나옴
19시 외과로 의뢰 넘어갔으나 CT CD 등록에 문제 생겨 재등록 시도 후 결국 컴퓨터에서 직접 CD 실행하여 호가인
20시경 병원온 지 3시간만에 응급실 병상 배정
21시경 딸이랑 같이 코로나 검사 실시, 항생제와 제산제 투여, 포도당 수액으로 교체, 환복
5월 4일 화
01시 코로나 결과 음성 판정, 바로 수술하기로 결정됨
01시 20분경 병원 온 지 6시간 20분만에 수술실로 이동
03시경 수술 완료.
03시 30분경 병실로 이동, 바로 물 마셔도 된다고 함
07시까지 자지 말고 심호흡하라고 함, 가래 계속 뱉으라고 함
엄마 졸까봐 같이 밤 새 준 딸 고마워
04시 23분 갈증 때문에 텀블러로 물 한 통을 다 마셨다가 바로 토함, 덕분에 가래는 많이 나옴
방귀 나옴
04시 34분 타이레놀 먹음, 울렁거림 방지 주사 맞음
04시 50분 혈압 133-107, 열은 정상
08시 46분 아침 회진, 맹장 터지기 전에 수술 잘 됐고, 딱 맹장만 잘랐고 예후도 좋다고 함
시간나는 대로 30분씩 걷기 운동하라고 하심
딸아이 잠들어있는 동안 병원 복도 왔다갔다.
10시 40분 혈압 150-92, 체온 정상
점심 죽이 나옴. 5월 1일 점심 이후로 3일만에 제대로 식사하는 듯.
계속 빈 속을 유지했던 터라 CT촬영도 바로 할 수 있고, 수술도 바로 할 수 있었다 함
운동 겸 병원 편의점에 가서 딸 도시락이랑 요쿠르트 사와서 나도 요쿠르트는 먹음
13시 34분 아들이 집에서 혈압약이랑 비염약 가져다줘서 먹음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얼굴도 못 봤지만 아들 고마워
15시 52분 혈압 147-87
딸아이와 운동 겸 병원 빵집에 가서 빵도 사고 카페에서 커피도 사고.
나도 딸기복숭아요거트플랫치노 먹음
저녁 죽
거동이 가능하니 딸보고 집에 가라고 함
19시 27분 설사. 수술 후라 그럴 수 있다 함. 요구르트를 너무 많이 먹은 탓일지도.
20시 14분 열이 나는 거 같아 재보니 37.3도
5월 5일 어린이날
04시 57분 혈압 120-80 열 정상
아침 죽먹고 복도 걷는 운동
08시 40분 회진. 퇴원 통보, 일요일부터 샤워 가능
09시 30분 간호사님 오셔서 퇴원 안내 진행.
11시 11분 드레싱. 이제 드디어 퇴원이다. 일요일 샤워 후에는 빨간약으로 소독하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