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세계분쟁지도
마스다 다카유키 지음, 이상술 옮김, 이토 요시아키 감수 / 해나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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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이 몇년도에 일어났더라? 그 당시 대통령 혹은 총리가 누구였지? 지명이 가물가물하네? 등등 국제분쟁과 관련하여 급하게 기초자료를 확인할 때, 굳이 스크랩북을 뒤지지 않고 이거 하나만 들쳐보면 되는 초간편 다이제스트북입니다. 정말 쉽고 편한 책으로, 역자가 관련 전공자가 아니다보니 간혹 어색한 번역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 가령 민족정화라는 말에 잠깐 갸우뚱하다가 아, 인종청소를 말하나보군 하고 납득했지요 - 저자가 책을 쓴 이후의 경과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역자주를 다는 정성이 고마왔습니다.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드는 단상은... 언제쯤 우리나라가 '분쟁지역'에서 빠질까 싶은 안타까움이었습니다. 이라크전쟁이나 코소보분쟁 뉴스를 보면서 전쟁은 '남의 나라' 일인 듯 종종 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막상 내가 살고 있는 나라 역시 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분쟁지역임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고통을 느끼게 되지요.

아, 참, 책의 본내용과 상관없이 드는 궁금증도 하나 있습니다. 댜오위다오섬(일본명 센카쿠섬)이 분쟁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는 반면, 독도는 빠져있더군요. 일본인이 쓴 책임을 감안한다면 대단히 흥미로운 '사건'입니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혹은 출판하는 과정에서 삭제된 것인지, 아니면 저자가 독도를 우리땅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인지, 최악의 경우 독도는 분쟁의 여지없는 일본땅이라고 저자가 생각하는 것인지, 무척이나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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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 쌩쌩 작은거인 낱말그림책 4
조은수 글, 설은영 그림 / 국민서관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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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 덕분에 제 딸이 좋아하는 책 순위에 일대 파란이 발생했습니다. 국민서관의 작은거인 낱말그림책 3권이 1-3위를 모두 휩쓸어버렸답니다!!! ("나랑 놀아줄래?"가 품절되서 못 산 게 속상합니다. 절판이 아니라 품절이기에 언제나 재출간되려나 시시때때로 확인하고 있답니다.)

얼마나 좋아하냐구요? 화장실 갈 때, 놀이방 갈 때, 자러 갈 때, 차타러 갈 때, 밥 먹을 때, 그림 그릴 때, 언제 어느 순간에도 읽고 또 읽어야 합니다. 엄마, 아빠는 물론 놀이방 선생님들까지 책을 달달 외우게 됐으며, 사정을 잘 모르는 이들은 딸이 책장 넘겨가며 줄줄 외는 걸 보고 벌써 글을 술술 읽냐고 신동 났다 감탄합니다.

"겨울바람 쌩쌩"이 그중에서도 딸의 사랑을 가장 듬뿍 받는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거나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령 엄마의 입장에서 제일 재미난 내용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내 친구 붕이"의 경우 연못, 강, 바다, 바람, 비 등 이제 27개월인 딸이 이해하기엔 어려운 낱말이 많습니다.(어른의 눈으로서 솔직하게 덧붙이면 그 그림을 보고 강이나 바람을 맞추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겨울바람 쌩쌩"의 경우 하마, 염소, 기린 등 딸이 좋아하는 동물들과 우산, 목도리, 장갑 등 딸이 쉽게 접하는 사물들이 낱말 주인공입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낱말을 척척 맞출 수 있다는 것을 딸은 무척 자랑스러워하고,  그 덕택에 딸이 좋아하는 책 1순위가 된 듯 합니다.

엄마의 입장으로선 그림책으로서의 내용적 매력에 썩 후한 점수를 주진 못하겠습니다. 바람이 불어 여러 등장인물/동물의 물건이 하나씩 휙 날라가버린다는 설정은 "바람이 불었어"와 똑같습니다. 비록 날아간 물건들이 모두 모여 눈사람을 꾸며준다는 반전이 있긴 하지만, 혹시나 하는 의구심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보리의 세밀화에 사로잡힌 저로선 낱말 그림이 좀 더 정교하게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림책의 주인은 딸!!! 딸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은 "겨울바람 쌩쌩"이라는 사실이 가장 강조되어야겠지요? 게다가 작은거인 낱말그림책에 자극받아 딸이 낱말카드 놀이도 부쩍 좋아하게 되고, 숫자 외에 글자에 대한 관심도 새록새록 커져가고 있기 때문에 엄마로서 가지는 사소한 불만쯤은 탁 덮어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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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3-30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조은수님의 글이 참 좋던데요. 우리작가의 그림책이라 더 반갑네요. 겨울바람 쌩쌩이라~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이 최고겠지요^^

조선인 2004-03-30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저도 그분의 글이 싫다는 거라기 보다, 엄마의 눈과 아이의 눈은 이렇게 다르구나 뭐 그런 거에요. 전 내용이 비슷한 '바람이 불었어'를 훨씬 좋아하는데, 딸은 아주 냉대하거든요.
 
기차 ㄱ ㄴ ㄷ 비룡소 창작그림책 7
박은영 글.그림 / 비룡소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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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비룡소에서 모처럼 좋은 창작그림책이 나왔구나 하는 감흥 정도였어요. 비룡소야 워낙 번역출판에 열을 올리는 편이잖아요. 물론 좋은 책만 엄선해 번역하는 건 알지만 그래도 자본금이 있는 대형출판사에서 창작물 출판에 좀 더 투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다행히 기차를 좋아하는 딸아이도 이 책을 마음에 들어해 더욱 흡족했습니다. 글의 본문과는 전혀 상관없이 '칙칙폭폭 땡~'하면서 책장 넘기기에 더 열중하는 게 아쉬웠을 뿐.
엄마 입장에서는 ㄱㄴㄷ으로 시작되는 재미난 글놀이에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했던 거죠. 하지만 이제 겨우 24개월이니 그 욕심은 좀 더 미뤄도 되겠지요?

그런데 며칠전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했습니다. 열심히 기차놀이를 하며 책장을 넘기던 딸아이가 책을 덮더니 갑자기 '반짝반짝 작은별'을 부르며 춤을 추더라구요. 딸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가 다시 책을 들춰보는 순간 깜짝 놀랐어요. 알고 보니 기차의 기관사가 달님이고, 승객들은 모두 별님. 깜깜해진 하늘 종착역에 기차가 닿자 달님이랑 별님이 어느새 하늘에서 빛나고 있더라구요. 아이들은 그림책에서 엄마가 모르는 많은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걸 새삼 절감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선 아이의 창의력 발달을 위해 일부러 유치원에 들어가기전에는 글을 배우지 못하게 한다던데 저도 이점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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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의 선구자와 민족운동
신용하 지음 / 집문당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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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개화기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필요해 알라딘 검색만 의존하여 선택한 책입니다. 다행히도 제가 필요로 했던 인물 중 박규수를 제외한 인물(오경석, 유홍기, 김옥균)은 모두 수록되어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새로운 역사적 사실이 발굴, 수록되어 있다거나 사료가 풍부하게 실려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근현대 인물사가 필요하다면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책을 읽고 관심이 생겨 알아본 결과 신용하 선생님은 한국 근현대 사회를 전공하다 보니 역사학자 못지 않게 근현대 사료를 풍부하게 수집, 연구하고 계신 분이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읽기 쉽게 써내신 것이 오히려 연륜이 아닌가 싶네요.또한 책을 읽다보면 신용하 선생님의 애국적 열정을 실감할 수 있어, 중고생을 위한 인물평전으로 선물해주셔도 참 좋을 듯 합니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더 늦기 전에 만주의 항일운동 유적지에 자그마한 돌비석이라도 어서 세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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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서울 땅이름이야기
김기빈 지음 / 살림터 / 199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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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아, 이 지명에 이런 유래가 있었구나 감탄하게 되는 부분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는 서울의 여러 지명을 지루하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책의 상업성을 높이기 위해 출판사에서 제목을 제안한 것이 아닌가 의심되네요. 개인적으로는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서울의 고유지명에 대한 이야기가 전설이나 야사 등까지 풍부하게 다루어졌으면 좋았을껄 생각합니다. 좀 더 욕심을 내면 유사한 유래를 가진 이름들을 묶어서 해설해주었으면 더욱 좋았을 뻔 했습니다.

현재는 산, 고개, 강과 하천, 구, 동, 거리별로 묶어서 이름을 설명하고 있지만, 만약 지명에 '당'이 들어간 경우를 묶어서 이럴 경우 예전에 서낭당이나 미륵당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을 해준다면 단지 서울의 이름 유래뿐 아니라 전국의 이름 유래를 유추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불만은 현재 서울의 행정지명이나 가로명도 600년 서울사에 포함되는 것이라곤 하지만 장장 150페이지나 나열되다 보니 읽어내는 게 참 고역이었습니다. 불만을 더 많이 늘어놓긴 했지만, 지명사전으로서 소장가치는 충분히 있으므로 별 셋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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