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일어나 김밥 17줄과 유부초밥과 삼밥김밥을 만들고, 옥수수와 고구마와 달걀을 쪘다. 그외에도 미리 장 본 바나나와 귤과 토마토와 과자와 음료수, 커피, 물 등을 바리바리 차에 싣고 6시가 조금 못 되어 출발했다. 해람이는 아직 자고 있었고, 제 생일을 맞아 여행을 떠나는 기쁨에 마로는 뜻밖에도 일찍 일어나 제 발로 차에 탔지만 곧 도로 잠들었다. 

싸온 음식으로 차안에서 아침을 때웠다. 담양까지 고속도로를 타는 대신 호남고속도로 백양IC에서 내렸다. 덕분에 장성호를 끼고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는데 '전망 좋은 곳'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잠깐 들른 곳이 '장성호문화예술공원(장성군 북하면 쌍웅리)'이었다. 시비와 장승으로 제법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편이긴 한데, 목적지로 갈 곳은 아니다. 



사실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는 죽록원(담양군 담양읍 향교리 산 37-6)이었다. 가능하면 이른 아침에 도착해 인적없는 산책을 즐기자고 의논했는데, 새벽부터 서두른 보람이 있어 잠깐 샛길로 빠졌는데도 10시가 조금 넘어 도착해 그럭저럭 호젓한 멋을 즐길 수 있었다. 점심 역시 싸온 음식으로 해결하며, 모든 산책로를 슬금슬금 다 돌고 한옥체험마을까지 유유히 누볐다. 까페에서 딸아이의 생일케이크 나눠먹는 시간까지 누리느라 장장 4시간을 노닥거린 셈. 







순오기님이 일러주신대로 죽녹원 주차장에서 징검다리를 건너 관방제림으로 향했다. 영산강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추측되는 관방제림의 경우, 푸르른 여름날이 아닌 게 조금은 아쉬웠지만 겨울 푸조나무와 느티나무가 주는 운치가 제법 그럴싸하고 날도 따스하여 해바라기와 걷기를 즐겼다. 





원래의 여정대로라면 메타세콰이어길을 보고 대나무박물관에가서 죽제품체험을 하는 것이었는데, 옆지기도 나도 추월산세에 눈이 꽂힌 터라 금성산성(전라남도 담양군 용면)으로 일정을 급변경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건조기 산불예방을 목적으로 입산금지가 되어 있어 아랫자락에서 잠시 소요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쉬운 마음에 네비게이션에도 안 나오는 연동사를 표지판만 보고 무턱대고 찾아 헤매봤다. 이곳은 고려시대 불상 주변을 노천법당으로 꾸미고, 그 위에는 동굴(?)법당도 꾸미고 있어 특이했고, 금성산성이 고려시대 성곽일 뿐 아니라, 조선시대 동학혁명 당시 격전지임을 알려주는 비도 세워져 있어 제법 소득있는 여정 변경이었다. 





갑자기 어둑해지는 걸 느껴 서둘러 산을 내려와 숙소로 향하는 길, 이번엔 담양호를 끼고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다. 잠시 저수지도 구경했는데, 농림수자원공사?의 관리사무소 건물이 풍경과 근사하게 어우러져 지금이라도 공무원시험을 봐서 저기에 취직할까 농을 나누기도 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나무와 전봇대, 전깃줄에 빼곡히, 수백 마리도 넘는 새가 앉아있는 모양이 장관이었는데, 아쉽게도 사진을 못 찍었다. 숙소에 짐만 풀고 인터넷 맛집정보에 의존하여 우후죽순 늘어선 담양떡갈비 대신 돼지갈비로 일대를 평정했다는 '감나무집(담양군 수북면 수북리 415번지, 061-383-6123)'에 갔더랬다. 맛과 양, 서비스 모두 대단히 만족스러웠을 뿐 아니라, 한지등과 꽃살로 장식한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다. 1인분에 9천원이라는 가격도 무제한 반찬/쌈 추가가 가능한 걸 생각하면 싸다 싶기도 했다. 무엇보다 애들이 쉬지 않고 먹으니 부모는 흐뭇할 수 밖에. 떡갈비 5인분 + 냉면 + 공기밥 1 + 누릉지 2! 숙소에 돌아와서는 윷놀이 한 판과 맥주 한 캔에 완전히 뻗어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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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담양 기행 이틀째 - 100221
    from 조선인, 마로, 해람의 서재 2010-02-25 00:36 
    담양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가장 잘 보존된 우리나라 전통 정원이라는 '소쇄원' 방문이었다. 이왕이면 아침 첫 내방객이 되어 고요한 산책을 즐기고 싶었는데, 사람 마음은 다 똑같은 걸까. 우리와 똑같은 욕심을 가진 이들이 북적거려 깨끗하고 맑은 맛은 떨어졌다. 하지만 무등산 자락을 제 정원삼고, 장원봉에서 흘러내려온 물줄기로 연못을 만든 양산보의 재주는 그야말로 기묘했다.    팔자로 흘러들어온 장원봉 물줄기는 소
 
 
순오기 2010-02-24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일정이었네요. 마로의 생일축하 여행이었다니 너무 근사하네요.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해본적도 없이 살았을까? 애들은 다 커버려서 어디 가자면 사정사정해도 안 가는데... 찻집에서 케익도 나누고 제대로 생일축하였네요.
계절이 계절이라 잎을 떨궈낸 나무들을 보는 건 아쉽지만 또 다른 운치가 있었을 듯...

perky 2010-02-24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오셨군요!
담양 저도 가보고 싶어요.

조선인 2010-02-2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사실 어쩌다 보니 생일축하여행이 된 거에요. 원래 다음주 도쿄여행을 잡아뒀더랬는데, 5월까지 휴가금지령이 내린터라 눈물을 머금고 취소했지요. 그 대신 주말을 이용해 조촐하게 여행을 가자 의논했고, 그러다보니 이왕이면 마로 생일끼고 가자, 뭐 이렇게 된 거죠.
차우차우님, 다음에 한국 나올 때 꼭 일정 잡아보세요. 소쇄원과 가사문학관 및 광주호 일대의 정자들, 정말 강추입니다.

후애(厚愛) 2010-02-24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마로양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마로와 해람이가 많이 자랐어요.^^
저도 담양에 가보고 싶어요. 동굴 법당에도 가보고 싶고.. 경치가 참 좋네요.

같은하늘 2010-02-24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부지런하십니다. 새벽에 일어나 그 많은것들을 준비하시다니...^^ 마로에게 정말 의미있는 여행이 되었겠네요.

꿈꾸는섬 2010-02-24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양, 제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라 너무 부러운데요. 저희 가족도 꼭 나들이 해보고 싶은 곳이에요.^^ 마로의 생일도 축하드려요.^^

전호인 2010-02-24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일정을 소화하셨군요.
와우 해람이가 완죤 꽃남이 되었네요.
귀여워라. 쪼옥 쪽쪽 ㅋ

조선인 2010-02-25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애님, 고맙습니다. 마로의 연하장은 아직 집에 있어요. 흑흑
같은하늘님, 여행에 목숨 걸었다고나 할까요. 간신히 김밥만 다 먹고 고구마랑 옥수랑 바나나는 몽땅 남았답니다.
꿈꾸는섬님, 고맙습니다. 님도 언제 꼭 가보시길 권합니다.
전호인님, 일정이 좀 빡빡하긴 했죠?
 

군산 사진을 올리고 싶다만 아직도 6월초 사진 정리중이다. 나도 참 징하다.  

법흥사는 사림 기행 답사와 별개로 들린 곳이다.
요선암에서 워낙 시간을 끌어 때늦은 점심 먹을 곳을 찾다가
우연히 '산골짜장'이라는 간판 보고 들어갔던 곳이 법흥사 바로 아랫자락이었다.
절 코 앞에 중국집을 차린 사연이야 모르겠지만, 
두 시가 넘은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점심손님으로 북적였다.
덕분에 한참을 배 곯은 후에야 짜장면, 짬뽕과 면식할 수 있었는데,
밍밍한 내 입맛엔 좀 많이 짜다 싶었지만, 면발도 쫄깃하고 국물도 진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법흥사에 가면 무조건 산골짜장이 필수코스에 낀다니 꽤 유명한 듯 하다. 

각설하고 코 앞에서 건너뛸 수 없겠다 싶어 식사 후 법흥사에 올랐다.
무심히 들른 곳 치고 절이 크다 싶었더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으로,
역사가 삼국시대 자장율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스님이 자장율사일텐데,
옆지기가 직접 함 지고 왔을 때 봉채떡에 절 올렸다고 미신이라 난리쳤던 시부모님들이
손주들 재울 때마다 자장율사 찾는 것 보고 결혼초 조금 심술궂은 마음이 들었던 기억도 난다.
그런데 적멸보궁은 적멸보궁인데 사리 모신 장소가 참 특이하다. 



법전에는 부처님도 사리함도 안 계시고 저렇게 방석만 떡 하니 놓여 있고, 뒤로 유리창을 냈다.
유리창에 비친 저 사자산 어드메에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숨겨 놨다는 것인데,
믿음 없는 자의 눈으론 이 전설을 과연 믿어야 하나 싶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산이 부처요, 부처가 산인 게 틀린 말은 아니다.
증거라면 증거랄까 법전 뒤에는 자장율사가 해탈하신 암자굴도 있고. 



템플스테이도 하고, 특이하게 티베트 만다라전도 있고,
법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기색은 역력한데,
화재로 소실되었던 절을 일제시대에 중건하고 근래에 불사를 올리는 중이라 그런지,
어째 전반적으로 어수선하고 균형이 안 맞아 보인다.
그래도 사자산과 오래 벗한 절이라 수백년된 수목들이 위엄을 더해준다. 





잘 생긴 나무들 보는 재미에 폭 빠져 있는데 보살님 한 분이 일러주신다.
사자산의 기상이 영험하여 일제 시대 때 기운 좋은 금강송마다 도끼질을 해댔다는데,
말뚝질은 알았어도 도끼질 얘기는 또 처음이다.
하여 요리 조리 살펴 보니 정말 밑둥에 도끼 자국 있는 나무가 눈에 띈다. 



아이들이 목마르다고 보채 경내의 찻집에 들어가니 오미자차며 수정과가 차고 그윽하며,
곁들여 나온 말린 대추가 참으로 달아 욕심껏 여러 봉지를 사와 지금껏 먹고 있다. 



애들은 겁도 없이 찻집 보살님들에게 까불어대며 천방지축 헤집고 다니고,
이틀 동안 부지런히 돌아 다녔으니 상이다 싶어 한껏 여유를 즐기는데,
창 밖이 어둑해져 화들짝 놀라 쫓아 나와보니 아직 해넘이는 아니지만 구름이 장관이다. 
오늘은 참 여러 부처님 많이 본다며 옆지기와 농을 섞으며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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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9-09-03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 부처님 많이 본다'는 말씀이 참 인상적이에요~. 부부가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니, 정말 멋져요~~~

Arch 2009-09-03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멸보궁이나 진신사리 등등의 말들은 하나도 모르겠지만, 저어기 선반 속에 쏙 들어간 해람이가 사랑스럽다는건 확실히 알겠어요. 몸을 작게 만들어서 쏙 들어가 있는거 참 좋아요.

조선인 2009-09-04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세상님, 우리 부부는 말이 너무 많아서 탈이죠. ㅋㅎ
아치님, 저 안에서 나왔을 때 꼴은 정말 가관이었답니다. 머리에는 거미줄 엉키고 온 몸에 먼지 뒤집어쓰고.

순오기 2009-09-0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절들이 템플스테이 한다고 공간만 있으면 건물 지어대는 통에 산사의 멋이 사라지고 있어요.ㅜㅜ 나무에 도끼질도 했다니 참 징헌 놈들입니다~
군산사진에 내가 한꼭지라도 찍힌 게 있으려나~ 내 카메라엔 하나도 없으니 군산 갔었다는 증빙이 안되더라고요.ㅋㅋ

같은하늘 2009-09-06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살 아이들의 마음엔 도대체 뭐가 들어 있는건지...^^

조선인 2009-09-06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제가 일부러 얼굴 나오게 사진을 안 찍었는데. 이런. 죄송.
같은하늘님, 그러게요. 그 속에는 장난대마왕만 가득?
 

영월기행 일정에서 제외되어 제일 아쉬운 곳이 호야지리박물관이다.
사실 이곳을 숙소로 삼아 세미나실도 빌리고 지리강연도 듣겠다는 게 당초 계획이었는데,
사림기행이라는 촛점에서 살짝 벗어난다는 지적과
아무리 역사기행이라고 해도 하루 저녁에 2개 강연을 소화하기 힘들다는 반대로 무산... 
하지만 지리라는 개념조차 없는 아이들조차 관장님의 숙련된 강의에 폭 빠져드므로
초등학생이 있는 학부모라면 정말 강추하고 싶다.
고등학교 지리 교사 정년퇴직 후 평생 모으신 재산을 바쳐 이 곳을 세우셨다는데,
개인박물관치고 자료도 매우 풍부한 편이다. 



호야지리박물관의 또 다른 장점은 지리적 위치인데
주천강이 바로 옆이라 물놀이가 가능할 뿐 아니라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요선암과 요선정이 있다는 것이다.
요선정에 오르면 주천강과 그 주변 산세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데
지형이 험한 것도 아니요, 산이 높은 것도 아닌데, 산맥의 기운이 참 강하게 여겨진다.



그래서일까? 일본은 일부러 신작로를 내어 백두대간의 지맥을 끊었다 한다. 
아래 사진 산 중턱에 튀어나온 바위가 호랑이 발톱 중 하나라고 주민들은 말하는데,
사진에는 안 나와 있지만 저 바위 반대편 산허리를 끊는 길이 하나 있다.



요선정 옆에는 고려 시대의 마애불상이 있는데,
잘 생긴 부처는 아니나 유독 커다란 코와 귀가 아주 후덕해 보인다.
게다가 바위의 원래 형상을 그대로 살려 조각하되 얼굴만 두드러진 양각이라
부처는 온 몸을 앞으로 기울여 마을을 열심히 내려다 보는 형상이 된다.
주천강을 끼고 사는 주민들에게 물난리가 나나 안 나나 굽어보는 어머니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일까. 인근 마을의 어머니들은 이 마애불상에 와서 자식의 안녕을 기원한단다.
우리가 간 날도 막 꺾은 듯한 생화가 발 밑에 놓여있어 그 소박한 정성에 한 번 더 눈이 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불상이 자리잡은 아래 암단에 큰 금이 가
상황을 봐서 여차하면 불상을 좀 더 안전한 자리로 옮길 수도 있단다. 
이하 퍼 온 사진 2장.



지금의 요선정은 일제시대에 세워진 것이고, 그 전에는 절터였다고 한다. 
일제시대에 왠 정자, 왠 양반놀음?이라 의아할 만도 하지만,
영월에는 단종의 장릉이 있는 터,
그 인근 정자에 조선 시대 숙종, 영조, 정조의 어제시가 걸려 있었단다.
그런데 정자가 무너져 민가에서 보관하고 있던 어제시를
일제 시대 이곳으로 파견된 일본 경찰청장이 뺐어가 자신의 집에 떡 하니 걸자
인근 마을의 주민들이 뜻을 모아 이를 돈 주고 되찾은 뒤,
요선정을 지어 어제시를 봉안했다고 한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와서 그럴까.
마로는 뜬금없이 태권도 시범에 열심이고, 아들래미는 정자에서 뛰어내려 보겠단다. -.-;; 



하지만 이곳의 묘미는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보다 아래서 노니는 것이다.
온 가족 이구동성으로 꼽은 영월의 명소 첫번째가 청령포요, 두번째가 바로 요선암.
석회암은 모두 녹아버리고 살아남은 거대안 화강암 너럭바위들이 주천 강변에 군락을 이뤘다.
마로는 처음에 주저하더니 이내 바위 사이를 건너뛰는데 재미가 들려
이미 늦어버린 점심시간을 재촉하지 않았으면 아예 눌러앉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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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8-04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리 수려한 풍경도 마로옆에 있으니 풀이 죽네요 ^^

하늘바람 2009-08-04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의견에 완전 공감해요

조선인 2009-08-04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하늘바람님, 요선암을 못 가보신 분들이라는 거, 확신합니다.

서연사랑 2009-08-04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마로의 포즈가 예사롭지 않아요~~^^

바람돌이 2009-08-05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야지리박물관이랑 요선암 꼭 기억해야겠네요. 마애불은 딱 고려시대 지방불상이네요. 수업시간에 이런 불상 보여주면 아이들이 제일 좋아해요. 뭐 동병상련이랄까? ㅎㅎ
어 근데 휘모리님의견엔 저도 공감인데요. 자연이나 불상이 아무리 멋지다 하더라도 마로랑 해람이의 저 해맑은 웃음을 어찌 따라가겠어요. ^^

조선인 2009-08-05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연사랑님, 참 이상한게 태권도학원을 다닐 때보다 안 다니는 지금 더 열심히 연습하고 포즈잡고 그래요.
바람돌이님, 후회 안 하실 선택이라고 믿습니다.

bookJourney 2009-08-05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별찜해 두어야겠어요. 언젠가 꼭 가야지~ 결심하게 만드네요. ^^

세실 2009-08-05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척에 두고도 가지 못했습니다. 영월 가볼곳 참 많아요.
마로, 해람이는 짜증내지 않나 봅니다.
4학년 아들내미는 콘도로 돌아가자고 어찌나 채근을 해대는지. ㅎㅎ

조선인 2009-08-05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세상님, 전 경주가 가고 싶어요. >.<
세실님, 영월은 정말 관광보고에요. 볼 게 지천에 널렸습니다.

같은하늘 2009-08-0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여름 휴가를 영월로 갔는데...
아무것도 못보고 물에 발만 담그고 왔다는 슬픈 이야기...ㅜㅜ

조선인 2009-08-28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어쩌시다가... 안타깝네요.

꿈꾸는섬 2010-08-10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너무 멋져요. 근데 작년에 요 페이퍼를 왜 못봣을까요?

조선인 2010-08-11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 호호 그럴 수도 있지요.
 

경은사는 박달재공원에서 내려오다 충동적으로 간 곳이다.
절 때문이라기 보다 주변 풍광이 하도 기가 막혀 그냥 지나치기 아쉬웠던 곳.
대웅전과 범종각, 요사채로 조촐하게 꾸려진 절집은 규모도 작았고,
딱히 둘러볼 거리는 없지만, 보라! 



마로 머리가 살짝 가리고 있는 것도 아쉽고 찍사 실력이 후진 것도 아쉽지만
대웅전 부처님이 매일 같이 바라보고 있을 눈 호사가 마냥 부러울 따름이다. 



최근에 개축하며 벤 나무들일까? 가지런히 쌓여있는 모양새가 참 이쁘다.
뭐, 우리 아들도 이쁘고. 쿨럭. 



딱히 인연이 있는 건 아니라는데
주지스님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극락왕생을 축원하고 있었다.
장례를 치룬 다음 주말에 가서 본 터라 꽤 감상적이 되었었는데,
사진 올리는 지금은 벌써 49재까지 마무리된 뒤다.
참 시간 빠르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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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8-03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말로 해람이는 어찌 그리 이쁜건지

Mephistopheles 2009-08-03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의 앙증맞은 노란 머리띠가 첨부되었기에 사진이 더 사는 것 같습니다.

무스탕 2009-08-03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가 부처님의 눈으로 보고 왔을거에요 ^^

조선인 2009-08-0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호호 부러우시면 얼른 하나 더!
메피스토펠레스님, 머리띠가 아니라 머리끈인뎁쇼? ㅎㅎ
무스탕님, 와, 근사한 덕담입니다.

전호인 2009-08-0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부리한 해람이의 눈이 뒷쪽의 나무원통만큼이나 커 보이는 걸요.
꽃미남의 조건을 타고 났어요 ^*^

조선인 2009-08-0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참 후하세요. *^^*
 

1박2일의 답사 일정 중 첫날을 일찍 마무리하고 진천 부모님댁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아버님, 어머님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다음날에는 교회를 가야 하기 때문에 모셔다 드린 것.
뭐, 덕분에 숙박비 예산을 아낄 수 있었다. 

전날 아버님이 일러준 길을 옆지기가 찾지 못해 둘째날은 네비게이션을 믿고 이동했는데,
35번 국도를 타고 가다 네비게이션이 알라주는 신길 대신에 구길로 박달재 고개를 올랐다.
신길 탓인지 박달재 꼭대기의 휴게소는 한적하여,
휴게소를 지키는 사람들도 장사보다 수다를 더 반길 정도였다. 



'울고 넘는 박달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데, 박재홍 선생의 원곡인 듯 했다.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임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 비에 젖는구려~'
옆지기가 뜻밖에도 막힘없이 노래를 따라 불러 내가 놀랐고,
내가 이 노래가사를 모른다는 것에 옆지기가 놀랐다. 

제천에서는 박달재를 제천 10경 중 2경으로 꼽았는데,
혹시 35번 국도 다닐 일이 있으면 이왕이면 구길로 넘어가 박달재 휴게소를 들리길 추천한다.
박달과 금봉이의 설화를 모티브로 하여 다양한 조각이 꾸며져 있고,
이곳에 들른 한 노부부가 조각상마다 그 앞에서 포즈를 따라하며 사진을 찍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다정한지 옆지기와 나는 무척 샘을 냈더랬다.
부끄러움으로 차마 사진을 못 찍었는데, 뒤늦게 아쉬워 후회한다. 



아이들과 물레방아도 구경하고, 공원에서 태권도 놀이도 하고 한참을 놀다가
역시 매점인 줄 알고 생각없이 들어간 곳이 참 야릇했다.
찻집 겸 절 겸 김취려 장군 역사관... 그리고 주지스님 겸 찻집주인 겸 관장...
머뭇거리는 우리에 비해 이 분은 무척이나 진지하셨고,
김취려 장군의 명복을 빌기 위해 북을 울리라고 아이들에게 시켰다. 





하다 못해 북 치는 것에도 아이들의 기질 차이는 확연히 나타난다.
가장자리에 서서 살그머니 북채를 갖다 대고 냉큼 도망치는 마로에 비해,
해람이는 정중앙을 있는 힘껏 내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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