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답사 주제는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이었습니다.
그러나 주요 사건이 모두 서울에서 벌어진데다가 그 터도 안 남은 터라
궁리끝에 김옥균의 고향인 공주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연관이야 없지만 가을 단풍을 보겠다는 욕심에 ㅎㅎㅎ
그러나 답사지 코스는 어느 하나 기대와 맞아떨어지는 곳은 없었습니다.
우선 김옥균 생가는 80년전에 전소되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파란 하늘과 노란 은행나무,
아직도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 누렇게 말라가는 잔디밭...
가을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가 물씬하여 넉넉하고 여유로와지는 마음이었습니다.
마로는 특히 은행잎의 노란 색에 완전히 반해버린 듯 합니다.
다음 답사지인 공주박물관은 정말 찾기 힘들더군요.
그러나 덕택에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드라이브를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공주교도소 가는 길!!!
저 길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신랑 말대로 찬연한 은행나무길이었습니다.
보안상 사진촬영금지구역이라는 게 정말 아까왔어요 ㅠ.ㅠ
공산성 옆 금강변(?) 갈대밭도 좋았습니다.
여긴 드라이브 코스라기보다 산책코스로 더 좋을 듯 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냥 통과.
급하게 길을 서두른 것과 달리 허탈하게도 공주박물관은 이전준비로 폐관.
변경코스로 떠오른 백제고분군도 무령왕릉 유지보수공사중.
할 수 없이 모형관을 구경하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모형관에는 5호분, 6호분, 무령왕릉의 모형이 있었는데
5호분은 장식이 거의 없는 암굴같은 느낌이었고,
6호분과 무령왕릉은 무덤 같지 않게 화려하더군요.
마로는 그중에서도 6호분이 마음에 들었나봐요.
신랑과 일행은 백제왕릉의 꽃 무령왕릉에서 기념촬영.
제 신랑은 가운데 분홍 남방 입은 사람입니다. ^^;;
모형관 앞에서도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마로를 안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ㅎㅎㅎ
우리 가족 사진도 한 장 찍었지요.
실컷 사진 찍으며 놀다 보니 낮에 나온 반달이 보이더군요.
이뻐서 촬영했는데 사진상으로는 나무 위 하늘 중간의 점으로밖에 안보이네요.
갑사 가는 길에 그만 해가 지더군요.
갑사에 도착했을 때는 완전히 어두워져 계룡산 6경이라는 단풍을 볼 수 없었어요 ㅠ.ㅠ
아쉬우나마 갑사단풍 소개하는 게시판 앞에서 기념사진.
갑사에 올라가는데 어디선가 북소리가 계속 들려오더군요.
알고 보니 스리랑카(?)에서 진신사리를 잠시 모셔온 기념으로
새로이 범종각을 세우고 공연(?)을 하는 거였습니다.
저희는 법고 공연에 푹 빠져있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도로 내려갔지요.
나뭇가지에 걸린 반달을 구경하며 하산하는 길에 은은히 범종 소리가 퍼지더군요.
우연의 일치치고 기가 막힌 횡재라 할 수 있겠죠.
하여 우리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외쳤답니다.
내년 가을 기행은 무조건 계룡산 갑사로!!!
웃긴 건 다들 공연 구경하느라 갑사는 전혀 둘러보지 못했다는 것.
참, 갑사 밑에 있던 식당들은 무지하게 비싼 편이더군요.
신랑이야 운전해야 하니까 구경만 했지만, 그래도 좁쌀동동주는 참 맛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