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의 스탠드를 보고 있다. 큰 두깨에다 6권이나 하는 장대한 내용 때문에 일단 1권을 보고 전권 구매를 결정하려고 1권만 모셔두었었는데, 언제나 그렇듯 상하권 중 하권이 없으면 (불안한 마음에?) 상권도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얼마전 집 근처 아름다운가게에서 새것이나 다름 없는 전권을 발견하곤 냉큼 2~6권을 집어 들었다. 권당 3000원.

그리곤 든든한 기분으로 5권까지 완료. 

나는 그 원인이 좀비든, 핵전쟁이든 혹은 스탠드와 같이 원인 모를 질병에 의해서든 인류의 종말을 다루는 이야기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유는 가끔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남이 고생하는걸 보면 즐거운 심리…라면 약간 곤란하지만 그럴지도 모르고. '생존주의' 에 대한 약간의 환상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환상이지 현실에선 자급자족과 관련된 운동 같은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DIY나 좀 더 넓게는 지역화폐 같은 운동에도 –  디테일한 것은 잘 모르지만 –  고개를 갸우뚱 하는 편이다. 돈으로 모든 것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은, 그렇지 않은 세상보단 좋은 편이다)

스탠드식 포스트 어포칼립스의 한 가지 특징은 (적어도 이야기가 진행되는 시점에는) 식량이 남아 돈다는 점. 인류의 99%가 단기간에 모두 죽어버렸기 때문에 물자가 남아 돈다. 그리고 좀비 같은건 있지도 않고 내성이 있는 사람들만 살아 남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식량을 구하러 쉽게 나다닐 수 있다. 그래서 코맥 매카시의 로드와 같은 잔혹한 카니발리즘이 없어서 조금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데, 실은 모를 일이다. 로드는 종말 이후에 아이가 태어난 설정이니 적어도 십 수년이 흘렀고 대부분의 저장식품들도 동이 나거나 유통기한이 지났을 시기이니 스탠드 이후에 로드의 세계가 펼쳐진다해도 완전 거짓은 아닐 수 있다.

(여기서부터, 스토리에 대한 특별한 스포일러는 없지만, 인물에 대한 설명 자체가 약간은 스포일러가 될 수는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종말이전의 문명화 된 세계에서의 루저(아주 뚱뚱하며, 친구들 사이에서 이지메를 당하고, 가족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늘 혼자서 마스터베이션을 하고, 초코바를 끊임 없이 먹지만 혼자 책을 많이 봐서 상당한 지식이 있는) 헤럴드 에머리 로더의 포스트 어포칼립스 삶에 대한 스티븐 킹의 전개인데, 상당수의 작품에서 전반적으로 반 양아치에 가까운 인물이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휴머니즘을 발휘하는 캐릭터를 (스탠드에선 래리 언더우드, 다크타워의 에디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잘 묘사하는데 비해 헤럴드에 대해선 그러한 반전을 보여주지 않고 더 어두운 길로 가게 만든다. 

갱생하는 양아치나, 냉혹한 세상에서도 사물을 직시하는 성격의 장애인(닉과 톰)과 달리 영민하지만 뚱뚱한 루저의 '컴플렉스' 에 대해서 스티븐 킹은 그것이 위급한 상황에서 긍정적인 반전을 가지고 올 거라고 기대하진 않는가 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스티븐 킹은 어디까지나 스탠드를 SF소설로 쓸 마음이 없었다는 것이다. 포스트 어포칼립스에서의 사회 제도와 구조가 어떻게 될 것인가. 재문명화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거나 실패할 것인가에 대해서 사회학자 교수인 글렌의 입을 빌어 전망을 하고 각종 위원회들의 활동을 그리지만 언제나 마법과 환상의 세계를 잊지 않는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마더 에비게일과 다크맨의 선악구도는 유치해보이는 위험성을 상당히 감내한, 상당히 신선하고 대담한 시도로 보이지만 다크맨의 존재를 완전히 제외한 '인류'에 대한 SF 소설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감출수는 없다.

이제 6권을 시작하는데, 과연 종교와 마법의 장이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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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책 이외의 읽을거리 이야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평소에 책을 제외한다면 무엇을 매일 혹은 자주 읽고 계시나요? 신문? 네이버 뉴스? 알라딘 서재의 글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저의 활자중독은 책 보단 전자제품의 화면에 더 치우쳐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책만 읽을 수 있는 삶을 – 보고 싶었던 책 10권을 사들고 싱가폴의 호텔에 처박혀서 독서만 하는 휴가라던지 – 꿈 꾸기도 하지만, 현실의 저는 전자기기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입니다.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많겠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한건, 인터넷의 읽을거리 일 것 같습니다. 저는 매일 인터넷의 읽을거리를 찾고 판단하고 수집하고, 때때로는 읽기도 합니다. 최근의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는 이러한 <읽을거리의 관리>의 정점에 있을만한 물건인데요. 제가 매일 읽을거리를 찾는 곳과 실제로, 마침내, 그것을 읽게 끔 도와주는 도구들을 소개하겠습니다. 

1. 레딧, 해커뉴스 

레딧 링크, 해커뉴스 링크 

이 양질의 링크 추천 사이트를 저는 런칭한 첫 날 부터 매일 열 번씩 드나들었는데요. 전문연구원 생활이 막바지에 이를 때쯤엔 하루에 50번도 넘게 접속하고, 링크를 보고, 커멘트를 읽고… 충실하게… 물론 업무(복무)의 연장입니다! 제가 자주 찾는 서브레딧은 당연히 프로그래밍 레딧 입니다. (서브레딧의 목록은 여기서 http://www.reddit.com/reddits/ 보실 수 있습니다. 음식이나 WTF도 나름 재밌습니다.) 

해커뉴스는 제가 좋아하는 폴 그래험이 만든 레딧과 같은 형식의 링크 추천 사이트인데, 이곳은 특별한 분류 없이 프로그래밍/기술/스타트업/사업/경제 정도가 마음대로 섞여서 올라옵니다. 좀 더 자유로워서 편한면도 있죠.

저는 언제나 커멘트를 먼저 클릭합니다. 커멘트에서 요약을 해주는 사람도 있고, (상당히 높은 확률로) 싸우기도 하는데 그걸 보면 내가 이 글을 읽을지 말지를 판단하기 쉽거든요. 브라우저에서 보기 끔찍한 PDF링크나 혹은 상당히 악랄한 페이지별 기사인 경우는 한 페이지에 볼 수 있는 프린트 프렌들리 링크를 커멘트에 남겨주는 사람도 많습니다.

문제는 레딧과 해커뉴스에 올라오는 재밌는 글들을 컴퓨터 앞에 앉아서 다 볼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커멘트에서 말 싸움하는걸 볼 시간은 있어도 정작 글을 읽을 시간이 없다거나, 그 사이에 순위가 바뀌어서 내가 보고 있던 글이 내려가기도 하죠.
 


2. 인스타페이퍼

http://www.instapaper.com 

그래서 저는 인스타페이퍼를 사용합니다.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글을 봤을 때, 북마크에 있는 Read Later 링크를 누르기만 하면 현재 웹브라우저의 링크와 본문 내용을 내 인스타페이퍼 계정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페이퍼 웹
 

이렇게요. 그리고 아이패드나 아이폰에서 인스타페이퍼앱 (인스타페이퍼 계정 자체는 무료이지만, 앱은 유료입니다) 을 실행하면 저장된 글들을 모두 받아와서 아이패드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가 오프라인일때도 읽을 수 있죠. 


 

이렇게 상당히 미려합니다. 본문의 스타일까지 그대로 긁어오는 것이 아니라 인스타페이퍼가 나름대로 읽기 편하게 스타일을 쳐 내기 때문에 상당히 읽기가 편하게 해주고요.    

저에게 있어 이 인스타페이퍼는 가장 중요한 인터넷 서비스이자 가장 중요한 아이폰, 아이패드 어플리케이션 중 하나입니다. 사실상 아이패드는 '인스타페이퍼를 실행하기 위해 있는 도구' 수준으로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요.

저는 현재 50개의 읽지 않은 글과 252개의 아카이브된 글이 인스타페이퍼에 있네요. 
 

3. RSS 리더


레딧과 해커뉴스에서 수집하고, 인스타페이퍼를 통해 읽는 글들은 가끔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일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누군가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인데요. 특정 블로그를 자주 Read Later하다 보면 아예 그 블로그의 새 글들을 구독하는 것이 편합니다. 그런 블로그들의 글들을 매번 방문해서 보는 불편함을 덜기 위해 RSS 리더를 사용하죠. 저는 아이패드와 맥에서 Reeder라는 이름의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합니다.  

 
 

역시 상당히 깔끔하고 읽기 편한 스타일로 되어 있습니다. 알라딘 서재 분들의 RSS도 구독하고 있습니다.  

 

 출연해주신 다락방님의 서재. 보시다시피, 인스타페이퍼나 Reeder와 같은 RSS 리더의 한 가지 문제는 우리나라 사이트나 블로그의 본문을 제대로 인식하거나 적절하게 (개발자들의 용어로) 파싱하지 못하는데요. (인스타페이퍼는 국내 뉴스 사이트의 본문은 전혀 긁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라딘 서재의 경우 줄 띄움이 리더에서 조금 이상하게 보이죠. 예를들어 여러줄로 문단을 나누었는데 전혀 나눈것 처럼 보이지 않는다던가...그렇습니다.

그럴때는 이렇게 그냥 웹브라우저 모드로 보는게 편합니다. (친애하는 다락방님. 이렇게 다락방님이 애용하시는 접어두기, 펼쳐두기가 그냥 저에겐 다 펼처두기로 보인답니다)

RSS 리더는 인스타페이퍼와 달리 매일 매일 내가 구독하는 블로그의 새 글들을 자동으로 긁어오다 보니 심리적인 부하가 더 심한데요. 매일 자고 일어나면 대략 100~150정도의 글들이 Unread에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아 Reeder의 똑똑한 기능 중 하나는 지금 보고 있는 블로그 글을 바로 자신의 인스타페이퍼로 보낼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글들이 한꺼번에 올라오다 보니, 꼼꼼하게 읽지 못하게 되거나 마음에 들었던 글이 몇일 뒤에 수백개의 글 뒤로 파 묻히는 일들도 생기죠. 그래서 마음에 드는 글, 혹은 대충 읽어버려서 나중에 다시 보고 싶은 글에 별표Star를 붙일 수 있는데요. 이렇게 Starred된 글이 ..301개 로군요. 이정도면 분류가 거의 의미가 없지 않나란 생각이 드네요..
 

4. Flipboard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언론이 좋아하는 소셜 네트워크가 남았죠. 트위터의 트윗에 링크된 글들이나, 페이스북의 월에 올라온 글들도 상당히 재밌는 읽을거리일 때가 있는데요. 아이패드의 Flipboard앱은 자신의 트윗이나 페이스북, 혹은 RSS를 제공하는 어느 사이트든지 다 이렇게 매거진 형식으로 디스플레이 해줍니다.  


 

사실 이쯤되면 이미 상당수의 글들이 1,2,3의 내용과 중복이거나 뒷북이기 때문에 Flipboard앱은 자주 확인하지 않지만, 사적인 내용이 많은 페이스북을 가끔 몰아서 보기에는 유용한 것 같아요. 
 

이쯤되면 싱가폴 호텔 계획이 다시 솔깃하지 않으신가요? 예비군 훈련이라도 다녀 오면 제 Reeder는 거의 1000여개의 글들을 어서 읽어버리라고 아우성 칩니다. (그럼 보통 Mark All as Read 버튼을 누릅니다) 제가 좋아하는 폴 그래험의 에세이 중에, 티비 중독과 달리 컴퓨터나 인터넷 중독의 위험한 점은 그 행위가 일과 완전히 괴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지금 올바르지 않은 행위를 하고 있다' 는 인식이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하였는데요. 실로 맞는 말입니다. 이 글들을 다 읽는 것은 제 일이 아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과 관계가 없지는 않을 테고, 뛰어난 통찰이나 미래에 대한 예상과 논쟁이 담긴 글을 보는 것은 가끔은 일보다 즐거운 의무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균형감각이 중요하겠죠. 
 


아이패드는..이러한 측면에서 어느정도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저에게 아이패드는 만들고 있는 제품을 사용해보는 것 외엔 거의 '읽을거리 전용 도구' 인데요. 읽을거리를 해소하는 행위를 컴퓨터 화면이 아닌, 아이패드를 통해 처리하면 좀 더 명확하게 '이것은 일이 아니다' 란 인식을 하게 되죠. 메일도 역시 마찬가지구요. 컴퓨터를 지금보다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목적의 도구로만 남겨두는데 아이패드와 같은 타블렛들은 일조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지르세요. 아이패드가 없다는 건 이런 아이패드가 없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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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6-08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디님.
오늘 아침부터 저는 에디님의 친애하는 다락방이 되어서 기분이 무척 좋아졌어요. 사실 이 글을 읽기 전까지 -개인적으로-너무 화가 나있었거든요. 위에서부터 읽다가 중간의 포스팅을 보고 어어, 했는데 흑흑.
얼마나 기분이 좋아졌느나면요, 에디님, 저는 이 세상에서 애플의 제품을 사지 않는 최후의 1인이 되겠다고 결심했는데-그러나 이미 아이팟 터치는 소유하고 있는-, 아아, 아이패드를 사야 하는건가봐, 라는 생각을 하게 됐지 뭐에요!! 물론 저는 온라인의 글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고, 제가 가는 싸이트라야 한정적이고, 심지어 알라딘 내에서 즐찾도 몇개 가지고 있지 않지만, 으으응, 아이패드, 으으응, 질러 질러, 뭐 이렇게...
전 에디님이 글을 쓰신다면, 젠장, 자가용도 사고 싶어질 것 같아요. 어쨌든,
굿모닝.

에디 2011-06-08 21:51   좋아요 0 | URL
대세 되어가는 - 하지만 뭔가 과대평가가 된 것 같기도하는 - 트렌드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수 있지만 (저도 조금 그렇거든요), 무려 '이 세상에서 애플의 제품을 사지 않는 최후의 1인' 의 결심이셨다니.....

친애하는 다락방님을 위해 다음 글은 읽을거리와 개인용 비행기, 읽을거리와 두바이의 개인 별장....

이제 굿나잇!

다락방 2011-06-09 01:56   좋아요 0 | URL
흐음. 어디한번 해봅시다. 개인용 비행기와 두바이별장.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요.

굿바이 2011-06-08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까지 아이패드가 없다는 건 아이패드가 필요없다는 것,이라고 함부로 생각했는데, 에디님의 글을 읽고 나니 아이패드가 없다는 건 아이패드를 사용할 줄 모른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개한 기능도 편리해 보이고 본문의 스타일도 짐작했던 것 보다 훌륭합니다.
그렇지만, 싱가폴호텔은 정말 급 솔깃합니다^^ 눈과 귀가 나비처럼 팔랑입니다~!

에디 2011-06-08 21:57   좋아요 0 | URL
전 로또라던가, 일 안하고 놀 수 있는 삶, 소비만 하는 삶, 이런걸 바라는 타입은 별로 아닌데, 가아끔 하는 몽상은 세계 각지의 호텔에 쳐박혀서 책만 보는거에요. 지금은 여러권으로 된 책은 부담스럽지만 그때는 시리즈로 된 책이 많을 수록 좋고... 출판사의 기획전도 전부다 보고.... 아 꿈 같군요.

싱가폴은 정말 한번 질러보세요 : )

버벌 2011-06-10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싱가폴....

아. 저 발동 걸렸네요. 큰. 일. 났. 다.
 

앵무새 죽이기에 대한 버벌님의 아름다운 글에서 저자 하퍼 리와 버벌님 모두 서문을 아주 싫어하신다길래 생각난 페이퍼.

버벌님과 달리 난 서문을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장문에다가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잔뜩 담긴 서문을 마주하게 되면 순대국에서 맛있는 머릿고기가 평소보다 더 담긴것 같은 푸짐한 기분이 들곤 하는데, 이는 분명 내가 작가들의 작품 못지않게 작가들의 개인적인 삶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작가들이 기대하는 이상적인 독자의 태도와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 보이지만 맛있는 머릿고기의 유혹을 뿌리치긴 힘들다.
 

 
서문에 대한 취향을 말하는 것 조차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난 스티븐 킹의 서문들을 아주 좋아한다. 스티븐 킹은 스스로 자신의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문장은 간결할 수록 좋으며,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쓴 글, 즉 서문'따위'는 작품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뒤늦은 헛소리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로 '서구 문명이 낳은 위대한 100대 서문, 혹은 미국인들이 사랑한 최고의 머릿말들' 같은 책은 없다고 하였다) 오히려 그 '평가에서 자유로움' 을 만끽하며 마음껏 써질러(라는 표현을 용서해 주기를) 대는듯 하다.  

내가 다작을 하는 작가라고? 내가 팬케익 보다 많은 책을 팔아먹은 작가라고? 니들 마음대로 생각해라! 이 서문이야 말로 아무리 길어지고 장황해도 니들이 간섭할 수 없는 내 것이다. 왜냐면 이건 다 허튼소리니까! 홀리 쉿!

블라 블라 블라

   
 

 그럼에도 나는 열아홉 살을 꽤 좋은 나이로 여긴다. 어쩌면 가장 좋은 나이인 듯도 싶다. 그 시절에는 밤새도록 로큰롤을 즐기다가도 음악을 멈추고 맥주가 다 떨어지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큰 꿈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봤자 언젠가는 심술궂은 꼬맹이 교통정리대원이 찾아와서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놓을 테지만, 그럼에도 만일 처음부터 초라한 꿈을 품고 시작한다면, 맙소사, 나중에 그 꼬맹이한테 당하고 나서 당신한테 남은 건 고작 바지 앞단추밖에 없으리라. 그러면 녀석은 "또 한 놈 추가요!"라고 외치고 나서 살생부를 손에 쥐고 성큼성큼 떠나갈 것이다. 그러니 조금쯤은(또는 상당히) 건방져도 괜찮지만, 물론 여러분의 어머니께서는 분명히 다르게 말씀하실 것이다. 우리 어머니도 그러셨으니까.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스티븐, 교만한 자는 나락으로 향하는 법이란다." 하셨는데..... 어쨋거나, 내가 열아홉의 두 배쯤 나이를 먹었을 무렵에 깨달은 바로는, 누구나 결국에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법이다. 아니면 도랑에 처박히거나 

다크타워의 두번째 서문 중

 
   




더군다나 다크타워는 완결편 이후에 완결이 늦어진 변명과 완결에 이르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보여주는 서문을 한번 더 붙였고, 기구한 운명의 스탠드에 대해 말하자면, 수십년전 출판된 초판에서 '인쇄할 페이지수로 인한 재정적인 이유' (편집자가 작품성을 위해 잘라낸 것이 아닌) 로 인해 스스로 잘라내었던 이야기들을 덧붙인 최종판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변명과, 전체적인 스토리 흐름과 상관없는 페이지가 추가된 것 왜에는 달라진 것이 없음을 모르고 구매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장황한 서문이 추가 되었다.  

 다크타워 시리즈를 4부까지 집필하고발간하는 동안 긴 공백이 생길 때마다 팬레터가 수백 통씩 쇄도하였는데 대개는 '그러다 된통 후회할 날이 올 거요.' 같은 내용이었다. 내가 아직 열아홉 살이라는 착각에 빠져 방황하던 1998년에는 이런 편지를 받은 적도 있다.

 "올해 여든두 살 먹은 할멈이우. 개인적인 사정으로 폐 끼칠 생각은 없었는데 이걸 어쩌면 좋누! 내가 요즘 많이 아파."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당신은 살날이 1년밖에 안 남았건만("땅 파고 들어갈 때까지 14개월쯤 남았대. 온몸에 암이 퍼지는 바람에 그만.") 내가 롤랜드의 이야기를 끝낼 기미가 보이질 않으니, 부디 (제발 좀) 결말을 미리 알려줄 수 없겟냐고 하셨다. 편지에는 (다시 집필을 시작할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 심금을 울린 구절이 있었으니, 바로 할머니의 약속이었다.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할게!"


이러니 내가 이 보너스 머릿고기에 대한 집착을 버릴수 있겠는가? 앞으로도 자기 작품과 자신의 삶에 대한 때늦은 후회와 주절거림을 잔뜩 담은 책들이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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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벌 2011-04-26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때 한국사 선생님이 책을 읽을땐 서문부터 읽어야 한다고 했고, 실제로 시험 문제를 거기서부터 내셨어요. 그 영향으로 책 읽기 전에는 늘 서문을 읽는데. 이게 작가의 말은 참 읽기도 좋고, 재미 있잖아요. (특히나 스티븐 킹의 서문!) 어느 책인지 생각은 안 나는데 스티븐 킹이 쓴 서문에 서문을 읽는 사람들에 대한 칭찬이 있었어요.(기억력 감퇴 00;;;) 나에 대한 칭찬같아서 뿌듯해 하고 그랬어요. 한데 이게 작가의 말이 아니라 편집자나 옮긴이의 말이 나올때가 있습니다. 추천서문이라고 하는 것 같던데. 줄거리를 일러주고, 거기에 대한 분석을 해주고, 작가에 대해 알려주고. 진수성찬인데. 지나치게 길어서 책 본문을 들어가기도 전에 지칠때가 많더라구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단어가 읽고 있는 독자도 당연히 알고 있을거라 생각하는 글들은 GG (국어가 약해요. 제가) 이해가 힘들어서 한숨만 쉬어요. 얼마전에 본 서문이 대박이었는데. [강철군화]였던가? 이건 집에서 확인 후 다시 알려드릴게요. ㅡㅡ;; 그래도 저 열심히 서문을 읽고 있어요.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서문 읽는 것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끔찍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읽고나서 유쾌하게 좋았던 기분은 항상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덧붙임 1.
다크타워 다 읽으셨어요? 전 사두고 아직 읽지 않았어요. 나오기 전에 엄청나게 기대를 하고, 나오자 마자 사두었는데. 손이 안가요. 갸웃 갸웃.

덧붙임 2.
앵무새 죽이기에 대한 버벌님의 "아름다운글" -> 이라고 적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읽은 시간이 새벽이에요. 덕분에 오늘도 엄청나게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에디 2011-04-26 12:59   좋아요 0 | URL
저도 서문(preface)는 좋아하지만 추천서(forward)는 대부분 싫어해요. 문학작품엔 추천서문이 붙는 문화가 아닌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전 3편까지 봤어요. 1편보고 '음?' 2편보고 '우와아아아 정말 대단하구나' 3편에선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어요. 제가 좀 타임패러독스 같은걸 안좋아해서-.- 왜 굳이 판타지나 SF에선 시간을 비트는 걸까요..


Arch 2011-04-26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문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어요. 에디님도 알겠지만 장 그르니에의 '섬'에 카뮈가 쓴 서문은 제일 좋았어요.

스티븐 킹의 서문도 좋은걸요. 전 머릿고기보다 순대의 간 같은^^

치니 2011-04-26 12:12   좋아요 0 | URL
동감! 장 그르니에의 섬에 카뮈가 쓴 서문, 예술. ㅠㅠ 그걸 읽고 울 뻔했어요.

에디 2011-04-26 13:03   좋아요 0 | URL
아치님 민망합니다. 카뮈의 서문을 떠올리고 나니 헛소리, 주절거림 같은 표현을 썼다는게 부끄럽네요. 하지만 그건 추천서잖아...라고 위안을-_-

정말 보석 같은 글이죠. 순대, 머릿고기, 간이 나왔으니 카뮈의 글은 초밥장인의 예술혼이 담긴... 그만해야겠다-.-

Arch 2011-04-26 16:13   좋아요 0 | URL
생와사비? 이거 하고 싶었던거죠~ 아닌가?


다락방 2011-04-27 08:16   좋아요 0 | URL
생와사비. 푸핫

굿바이 2011-04-26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은 무슨 짓(어르신에게 혼날 것 같지만)을 해도 멋져요 :)

그나저나 할머니의 팬레터, 내가 요즘 많이 아파, 읽고 쓰러졌어요.
서문을 찰지게 하는 저런 협박, 저도 누군가에게 팬레터를 쓰겠다는 강한 의지가 솟아요!~
 


얼마전, 여자친구가 우리집에서 스파르타쿠스를 보고나서 (나는 보지 않았다) 스파르타쿠스와 섹스, 섹스에서 하루키로 이어지는 일종의 '하루키론'을 내게 설파한 적이 있다. 그녀는 대부분의 전업작가들과 마찬가지로 하루키에 대해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은데, 그녀가 여태껏 읽은 하루키 책이 상실의 시대 뿐이었음에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1Q84를 기점으로한 <전향자>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더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어쩌다 상실의 시대 한 권이 내 손에 들어왔고,  나는 근 10년만에 이 책을 다시 펼쳐 들었다.

내가 처음 책을 훑어서 확인한 것은, 나오코와 와타나베의 대화 부분이었다. 과거에 한 친구(저~ 아래에 있는 페이퍼에 썼던, 우연히 알게된 메일친구)가 보내준 이 책의 짧은 대화에선 서로가 반말을 하고 있었는데 나는 책이 잘 못 된것이 아니냐고 물었었다. 알고보니 판본에 따라 존댓말 여부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상당히 놀랐었는데. 그녀의 것이 더 최신.


생각해보면 둘은 같은 학년에다 나오코가 더 생일도 빠른데, 왜 그녀가 와타나베에게 말을 높이도록 번역을 했을까? 물론 연상인 여자친구가 나에게 말을 높을 때도 있고, 나는 반말로 답할때도 있지만 이건 아예 다른 이야기이고.. 미도리가 자주 하는 대사처럼 번역자 유유정씨가 파시스트가 아닐까 생각해봤지만 그럴리는 없고... 원문의 일본어에 그런 느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과는 나의 기억과 일치하는 옛날의 상실의 시대.


다시 보고나니, 그동안의 내 기억이 이 책을 상당히 담백하게 받아들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앞뒤를 바꿔서 기억하는 것이 많았고, <쿨>함이 문제가 되는 소설이었지만 나는 더 쿨하게 이 책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오코를 10년전 보다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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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4-11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에디님은 변함없이 상실의 시대가 좋다는 뜻인가요?

전 처음 읽었을 때는 대학생이었는데, 그때는 상실의 시대가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부분들을 좋아했고 [위대한 개츠비]도 사서 읽게 되었지만 말예요. 그런데 나이 들어서 다시 읽은 상실의 시대는 어려서 읽은것보다 더 좋았어요.

음,
전 아무리 생각해도, 음, 하루키가 좋아요.

에디 2011-04-11 12:18   좋아요 0 | URL
네. 여전히 좋아요. 저도 생각할 것도 없이 하루키가 좋아요 : )

치니 2011-04-11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 일어 원문 자체가 나오코가 와타나베에게 존대하게 되어 있다면,
하루키가 무언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겠다, 싶네요. 음, 궁금하네 그 의도가 뭔지.
<상실의 시대>는 오래 전에 읽어서 세세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최근 개봉한 영화는 라디오헤드의 조니가 음악을 맡았다기에 급 관심이 올랐는데 본 사람 말이, 별로래요. 히잉.

저는 하루키가 좋다기보다, 하루키를 작가로 인정해요. 그만큼 잘 쓰는 사람도 드물다,에 한표.

에디 2011-04-12 20:10   좋아요 0 | URL
그런데 그렇다면 굳이 다음판(쇄?)에서 다시 반말로 바꾼 이유는 뭘까요?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하루키 작품들은 반말을 하는 주인공과 존댓말을 하는 여자가 익숙한 것 같아요. 실제로 상실의 시대처럼 나이가 명확한 작품이 거의 없지만...

버벌 2011-04-11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상하게 하루키가 좋아지지가 않더군요. 그의 책을 많이는 아니어도 몇 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좀처럼 손이 나가질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상실의시대" 조차도 읽지 않았어요. 왜 그랬을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읽고 싶다기 보다. 아 상실의 시대가 다른 이에게는 이렇게 읽히는구나. 라는 생각뿐입니다. 왜 그러지?

에디 2011-04-12 20:30   좋아요 0 | URL
제가 본 작가나 작가 지망생들은 뭐랄까 각자 싫어하는 이유를 대기도 했지만 가장 상업적인 영향력이 큰 작가 (게다가 작가 본인은 그것이 탐탁치 않고, 조앤 롤링이나 스티븐 킹처럼 <장르소설> 이란 낙인을 찍지도 못한다는 점에서) 라는데 거부감을 좀 가지는 것 같기도 했어요. 이런 이유는 아니실까요? : )

물론 전 장르소설을 좋아합니다 ㅋ


버벌 2011-04-13 21:49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장르 소설 너무 좋아합니다. 스티븐 킹을 정말 좋아하죠. 하루키는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제가 재미가 없었어요. 그게 다에요. ^^ 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구서 좋아한다 싫어한다 판단을 하는것도 이상하네요. ^^ 읽어보고 다시 말해드릴게요.. 좀 노력이 필요한데. ㅠㅠ

루쉰P 2011-04-1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좋아하는 작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한 번 책을 들었을 때 쉬지 않고 읽을 수 있느냐라는 점인데 그 점에서는 하루키 책은 읽기 시작하면 손을 놓지 못할 정도의 흡입력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파악을 잘 하지는 못 했지만 말이죠. ㅋㅋㅋ

후루야 미노루와 하루키로 이어지는 에디님과의 이 호흡...뭐랄까? 평행이론이 시작되네요. <상실의 시대>부터 시작해 하루키의 책은 모두 읽어 왔어요. 글 쓰는 그의 태도는 가히 감탄할 만 합니다. 내용의 평가는 둘째치고 그의 글에 대한 태도는 존경합니다. ^^ 그리고 전 하루키 책 좋아해요. ㅋㅋㅋ
 

동갑내기 그레이는 커피를 잘 만들고 요리를 잘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우리의 '코딩 외 모든것' 을 관리하여 주는데, 이런 사람을 만나는 것은 정말 꿈 같은 일이다.

(스타트업이나 인디에선 제네럴리스트가 '2등시민'이 되기 쉽기 때문에 좋은 비개발자를 초기에 만나는 것은 정말이지 어렵다)

나름대로 일정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스템에 그레이가 "2.7 LTS" 라는 프로젝트를 추가한 것을 보았는데. 2.7은 알겠는데 LTS는 뭐지? 밤 11시(그레이에겐 아침 9시)의 채팅 시간에 물어보았다.


나: LTS가 뭐지?

그레이: 아. 미안 Long Time Stable의 약자야.

나: 앗 난 농담을 생각하고 있었지.

그레이: 하하 해봐.

나: 음. 어렵잖아.

나: "Look That Sex" 

그레이: 하하하하하하

나: 크크. 니 차례야.

그레이: 음. "Leave Things Sexy"?

나: 우와아. 넌 천재야.


Leave Things Sexy. 역시 그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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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4-07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뭔가 만들고 싶어서 아무리 고민해봐도 long time sex 밖에 안떠올라요. 그런데 이건 long time stable 에서 한 단어만 바꾼거라 기발하지도 않고. 아, 뭔가 참신한거 생각하고 싶어요!

에디 2011-04-07 12:00   좋아요 0 | URL
역시 S에서 사람들은 다 비슷한걸 생각하나봐요. 저는 사이언스나, 새턴 같은게 떠올라서 아주 아주 힘들게 이 세상엔 섹스라는 단어도 있었지라고 도달했는데요.... 믿어주세요.

아무튼 계속? : )

버벌 2011-04-07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생각안하고 그냥 글만 읽을게요. ㅡㅡ;;;; 저도 그런 꿈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다른 이가 저를 그런 사람으로 생각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에디 2011-04-07 12:02   좋아요 0 | URL
오. 저는 일이 아닌데 저런 관계를 기대 하거나 기대 받으면 좀 가혹할거 같아요.

다락방 2011-04-07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무지 sex 는 못 버리겠어서 일단 그걸 넣고 만들었어요.

Last Terrible Sex

이거 어때요? 음..흡족하지 않죠? 또 만들어볼게요.

에디 2011-04-07 12:00   좋아요 0 | URL
식사하세요.

다락방 2011-04-07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냈어요, 해냈어요.! 자, 들어봐요.

Lovely Trade, Sex.

어때요? 이건 정말 근사하지 않아요? 저 컵라면 따위 먹으면서 줄곧 생각했다구요! 하핫

Forgettable. 2011-04-07 15:46   좋아요 0 | URL
lust trade, sex 는 어때요. 너무 티피컬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디 2011-04-07 21:56   좋아요 0 | URL
lovely보다 lust가 더 끌리는 저는 나쁜 남자인가요? (나쁜도 이상하고 남자도 이상하다...)

'뽀' 님, 처음 뵙겠습니다. 사실 종종 눈팅 했었어요.

다락방 2011-04-08 00:14   좋아요 0 | URL
아 정말 ㅋㅋ 저는 본인이 본인에게 나쁜남자라고 칭하는 걸 보면 진짜 완전 좋아요. 재밌어요. 쿡쿡대고 웃었네요. 그나저나 lust 에 땡기신다니,의외네요. 저 뭔가 대단한 조합을 만들어 내겠어요. 불끈!!

아 그런데 너무 졸려요..

다락방 2011-04-08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전!
Ladies, Try Sex!

여기서의 레이디스는 저처럼 고지식한 숙녀들을 지칭하는거에요.

에디 2011-04-10 14:25   좋아요 0 | URL
건투를(Try Sex에) 빕니다 : )

Forgettable. 2011-04-08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전!
Last Tobacco sucks.

이거 어쩐지 집착하고 있어요 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1-04-0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캐나다에 stay 하고 있는 여자한테는 차가운 seoul 여자 싸움이 안되는건가.

Forgettable. 2011-04-0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onely tonight, shit!

술마시며 막 집어 던지고 있음 ㅋㅋㅋㅋ 에디님 죄송해요;; 초면에 ㅠㅠㅠ

다락방 2011-04-08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eaving Threesome Sex

(점점..)

2011-04-08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04-08 14:32   좋아요 0 | URL
에에에에...약한데? ㅋㅋㅋㅋㅋ
론리 투낫이 더 낫다요 ㅋㅋㅋㅋㅋ

에디 2011-04-10 14:27   좋아요 0 | URL
전혀 약하지 않아요.

버벌 2011-04-09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여기서 sex란 단어를... 오랜만에 너무 자주 보고 있어요. 엄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