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 42 | 43 | 44 | 4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밖에서 본 한국사 - 김기협의 역사 에세이
김기협 지음 / 돌베개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사는 인류가 과거를 통하여 무엇을 이룩했는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하지만, 그것을 통하여 우리 민족을 상대화하여 보는 데에도 필요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종래와 같이 세계사와 국사를 분리시켜 학습하기보다는 서로 밀접하게 연계하여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국사 지도서 첫 머리에 적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국사의 영역을 우리가 익히 알고 느끼는 한반도 내의 역사만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되어버렸다. 세계사와의 호환성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 정도로 제각각 따로 배우고 있다. 게다가 근대 역사가 씌어지고 중요시되는 것이 제국주의 사관의 반동에 의한 민족주의 사관의 시작점과 같은 시기라고 볼 때, 우리가 배우고 알고 있는 역사는 조금은 편협한 시각으로 해석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밖에서 본 한국사에서의 ‘밖에서’보는 위치란 이를테면 조선족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국가기준으로는 한반도 밖에 있고, 민족 기준으로는 한민족 안에 있는 위치라는 것인데 세계화로 인한 영향으로 국가보다는 민족을 기준으로 하는 역사 접근하기로서 조금 더 객관적인 역사보기를 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저자의 밖에서 보는 한국사는 한민족의 공간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우리 시대까지 흐르듯 기술하고 있다. 역사 에세이라고 밝혔듯이, 학문적으로 풍부한 역사적 사실과 정보를 담고 있는 역사책은 아니다. 내용면에서 보면 우리가 배우고 익힌 국사의 내용과 그리 다르지 않아, 일일이 나열하는 것은 지양하려고 한다. 한민족의 역사는 독자적이기 전에, 외래로부터 유입된 문화를 바탕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우리 역사를 주변의 여러 나라의 역사와 함께 보기가 바로 밖에서 보는 역사가 아닐까 싶다.

 또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작가의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하는 노력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식어 “세계 최초”, “세계 최고”를 역사 곳곳에 심어둔 모습을 민족주의 사관의 모습으로 세계화 시대의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말하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역사 내세우기가 없어도 충분히 독자적이고 자주적인 역사가 될 수 있음을, 한민족의 역사는 중국에서도 인정할 만한 훌륭한 문화유산의 축적임을 차분한 어투로 말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이 주변의 냉대와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이유는 주변국의 역사를 낮은 것, 좋지 않은 것으로 보는 그 태도가 주요함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저자의 후기에서도 들었던 일화를 적는 것으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사학창궐을 고발하며 엄단을 요구하는 상소를 받은 정조가 거꾸로 상소한 자를 벌 준일이 있다. 사학의 창궐은 정학의 쇠퇴를 반영하는 현상일 뿐인데, 정학 진흥에 힘쓰는 대신 분란만을 일으키려는 태도가 옳지 못하다는 것을 경계하는 일화다. 이 일화를 통해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충분히 독자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파리 사이언스 - 과학선생 몰리의 살짝 위험한 아프리카 여행
조수영 지음 / 효형출판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읽은 미애와 루이 가족의 여행기는 가족의 소소한 일상이 여행지의 아름다움과 어울려 빛이 나는 듯한 인상을 받았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한비야님의 여행기는 여정에 힘과 열정이 돋보여 더 없이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 책 조수영님의 사파리 사이언스는 여행지의 아름다움, 여정에 대한 열정 그리고 저자의 아는 만큼 보인다의 신조처럼 여행기내의 갖가지 정보를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책을 읽는 내내 기쁨의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이 책의 장점을 나름의 기준으로 몇 가지 적어본다면, 우선 그림지도를 읽어내는 기쁨이 있다. 아기자기한 삽화는 글과 어울려 멋스러움 자아낸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담은 풍경과 인물 사진들, 색감이 너무 곱고 예쁘다. 어느새 여행지에 와 있는 착각을 절로 일으킨다.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저자의 설명과 해석이다. 여행기를 읽다보면 여행지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많은데, 이 책은 그 지역의 역사,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그 지역의 문화, 아프리카의 또 다른 주인 동물들에 대한 자세하고도 과학적인 설명,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하는 지리 상식까지...종합 학문적인 설명을 읽고 음미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겠다. 장과 장 사이에는 전장에서 만난 현상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해도 쏙쏙 되고 재미도 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여행기답게 여행지에 대한 유익한 정보가 곳곳에 있으니, 아프리카 여행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케냐의 나이로비 공항에서 시작된 아프리카 여행, 역시 과학 선생님은 달랐다. 케냐 선수들이 잘 달리는 원인을 동부 아프리카 고원지대의 지리적인 특성으로 과학적으로 설명을 하면서 시작하고 있다. 독특하면서도 즐거운 책읽기가 시작되었다.

곳곳의 인상 깊은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흥미롭게 읽은 부분을 간추려 본다면, 응고롱고로 분화구에서 만난 동물들에 대한 관찰이 그 중 하나였다. 누와 얼룩말은 왜 함께 이동하는가에 대한 설명, 하마가 물속에서 살아가는 이유, 코끼리의 방귀냄새와 동작에 따라 달라지는 방귀소리까지 그 질문의 넓이와 설명의 깊이가 대단해 보였다. 나도 나중에 여행지를 가기 전에 사전공부를 철저히 해보고 싶은 욕심이 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잔지바르섬에서의 다이빙 포인트 부분에서는 감탄과 부러움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언제 또 다이빙은 배운 것인지 하는 생각,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저자가 바다 속에서 바다거북을 타고 유영했을 장면이 오버랩 되면서 질투가 날 정도로 부러워졌다. 바다거북 외에 수중 생물에 대한 설명도 꼼꼼히 적고 있어, 읽고 알게 되는 재미는 계속되었다. 

탄자니아에서 잠비아로 가는 사파리 기차 안에서,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왜 기차에는 안전벨트가 없느냐고? 그 정도는 쉽게 대답할 수 있지 하며 읽어나가는데 오토바이도 안전벨트가 없단다. 관찰력이 보통이 아니다. 알고 있지만 실은 몰랐던 사실처럼 새롭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감탄사가 터져나오는 이유다. 

잘 쓴 여행기는 역시, 여행자에 대한 감정이입을 통해 여행의 기쁨을 함께 느끼게 되는 것일 듯 하다. 그렇다면 이 여행기는 너무도 잘 쓴 여행기리라! 나 또한 아프리카를 꼭 밟아보겠다는 의지사 새록새록 샘솟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 행복했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픈 사람에게 꼭 권하고픈 책이 오늘로 하나 더 추가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rm 2008-07-13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 발견요! "역시 과학 선생님을 달랐다." ^^;
비록 이집트지만 전 내일 아프리카땅에 발을 딛습니다. 아♪

책사랑(지현) 2008-08-05 0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신데요...저도 몇 번이나 읽고 고친다고 했는데, 와우~
 
잡인열전 - 파격과 열정이 살아 숨쉬는 조선의 뒷골목 히스토리
이수광 지음 / 바우하우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역사는 시대를 이끈 주역들을 중심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잡인들을 통하지 않으면 당대를 뜨겁게 호흡하면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살필 수가 없다.” 이러한 연유로 작가는 살인사건을 통해서, 연애사건을 통해서 그리고 이번에는 잡인들의 모습을 통해서, 조선의 역사를 풍부하게 소개하고자 했다.  

 ‘열전’이란 여러 사람의 전기(傳記)를 차례로 벌여서 기록한 책이므로 이 책 또한 잡인들의 이야기를 나열해 놓은 것을 구성으로 하고 있다. 총 24명의 잡인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각 잡인의 소개가 그리 길지 않고 각종 삽화가 끼어있어 쉽게 읽어 낼 수 있다.

 잡인열전을 쓴 저자의 다른 책들 외에도 최근 시도되고 있는 새로 쓰는 역사가 한창이다. 왕의 이야기가 아닌 민초들의 이야기와 잡인들의 이야기들이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은, 아마도 이 시대의 요구를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유럽의 중세 말 인문주의 운동의 르네상스가 신에서의 인간중심으로의 시각 변화의 한 맥락으로 이해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근 이러한 새로 쓰기의 역사는 개인 블로그 시대라고도 일컫는 웹 2.0 시대와 맞물려 개인의 모습을 더없이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생활 속의 달인들이 인기방송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도 이와 같은 인식의 결과일 것이다.

 이 책 전반에 소개되고 있는 조선 최고의 잡인 12인은 협객, 왈자, 노름꾼, 대리 시험꾼, 사기꾼, 주당, 파계승 등등... 그 직업의 정도가 다소 부정적이다. 이들은 대부분 조선 후기의 사람들로 붕당 정치의 폐단으로 인해 정치 기강이 해이해지면서, 백성들의 삶을 돌보지 않는 목민관들의 등장과도 맞물린다라는 점이 다시 생각해 볼 점이라 생각한다. 또한 나랏님이 제대로 된 정치를 하지 못하면, 백성들의 삶은 피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역사에서 얻을 교훈이 아닌가 싶다.

 후반에 소개되고 있는 천하제일의 잡인들은 그 분야의 대가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대가라고 해도 좋지 않은 분야가 몇 있다. 좀 더 긍정적인 분야의 대가들을 만나보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도 남아있다.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의 또 다른 즐거움은 옛 잡인들의 모습에서 이 시대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을 읽는 동안, 어쩜 이 시대나 저 시대나 사람 모습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역사의 한 부분으로서의 잊혀졌던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내어 새로 쓰고 있는 이 책은 당대를 열정적이게 살았던 그들의 모습을 잠시 기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 42 | 43 | 44 | 4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