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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맨
대니 월러스 지음, 오득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새해 첫날 영화를 보았다. “예스맨”, 짐 캐리를 좋아했지만, 별로 보고픈 영화는 아니었다. 새해 첫 날 볼만한 영화가 없다는 데 원인이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예스맨이 되기 전의 칼(짐캐리)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인과의 모임을 거절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칼, “노”를 입에 달고 사는 칼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어느 날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참석한 강연에서 앞으로 “예스”만을 말할 것을 약속한 칼은 그 이후 인생이 180도 달라지게 된다. 예스!예스!예스!를 남발할 정도가 된 칼은 새로운 인생을 찾았고 사랑하는 이도 만난다. 내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칼이 우연히 강연회에 참석해(그것도 마지못해) 인생을 바꿀 수 있던 것이 운명처럼 느껴지듯, 나 또한 영화를 선택한 것이 운명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 난 변하고 싶어. 그렇다고!
그러한 욕구는 당연히 예스맨 원작을 찾아 읽고 싶다는 욕심으로 이어졌고, 그 날 바로 주문을 마쳤다. 책이 도착한 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칼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내 가슴을 움직여줘 봐요. 칼~ 오우, 칼이 아니다. 대니다. 원작인 이 책은 실화를 엮은 것으로, 영화와는 거의 다르다. 아니 본질은 매우 같다. 또 다른 예스맨을 만난다는 것은 설레이는 일의 연속이 될 뿐이다. 책은 영화만큼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여자 친구와의 실연으로 인해 집안에만 쳐 박혀 자신만의 성을 쌓고 있는 대니. 한 사람을 버스에서 만난 후 불현듯 깨달음을 얻은 대니는 예스맨이 된다. 하루 동안의 예스맨 실험을 12월 31일까지 연장하고 이후 모험의 세계를 살게 된 것이다. 기절초풍할 만한 일들이 생기고 안전과 개인 파산 직면의 위기에 당면하게 되기도 하는 대니의 삶은 글쎄...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그 삶이 다이나믹하고 유쾌한 것임에는 모두 동의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스스로의 삶에 진정한 한계를 만드는 것이 자신들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해...여행도 마찬가지지. 사람들은 집에 머물기로 결정하지. 스페인에는 왜 가고 싶은 거지? 스페인이 나랑 무슨 상관이지?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이 여기에 있어. 그러고는 근사한 새로운 경험을 놓치게 되는 거지. 그것이 그들이 아는 전부야. 그들은 그저 ‘노’라고 말하는 거야.』
물론 대니조차도 회의적인 예스맨 생활의 위기를 느끼기도 한다. 친구들의 짓꿎은 장난은 이러한 생각을 더욱 부추기기도 하고 말이다. 허나 예스맨의 생활을 해 나아갈수록 기계론적인예스가 아닌 진심으로 예스를 말해야 함을 깨달아가고 있었다. 그게 중요했다.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경험한 예스맨으로서의 깨달음의 특권. 이것이 대니를 변하게 만든 원동력이다.
『열정이 없는 사람은 항상 ‘안 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지요.
하지만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자신이 받아들이고자 할 때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이해할 사람들이에요. p.30』
대니의 예스맨 생활은 해피엔딩이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승리했다. 리지와의 모험적인 원거리 여행은 둘을 하나로 엮어주었다. 더욱 대단한 것은 이러한 예스생활에 힘입어 생활을 한 발 더 진전시키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일은 어디든 있게 마련이며 그 원동력은 자신의 힘이라는 것을 대니는 더 큰 모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똑똑히 들어 둬. 너도 좀 노력을 해야 해. 이제 사람들하고도 다시 어울려봐. 핑계 대는 것도, 모든 일에 ‘안 돼, 싫어.’라고 하는 것도 그만두라고. 왜냐하면, 네가 그냥 네 친구들한테만 그 말을 하는 게 아니거든 - 넌 너 자신한테 ‘안 돼.’라고 하고 있는 거야. p.29』
나의 깨달음을 확고하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 나 또한 칼과 대니처럼 예스를 말하리라. 이것이 새해 나의 다짐이며 문제 있는 나를 문제시한 나의 해결책이다. 곧 작은 노력이 큰 변화를 가져올꺼야라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아, 약간은 수정을 보아야했다. 칼과 대니는 무분별한 예스를 사용하고 있기에, 이점은 수정해야 할 터이다.
『너에게 기회가 없을 때란 오직 네가 기회를 잡지 않을 때뿐이다. p.222』
『행복해지고 싶다면 더 자주 예스라 말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