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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 책, 정확히 말하면 오늘 주문한 책은

<내멋대로 출판사 랜덤하우스>
(베네트 서프 지음, 정혜진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이 책을 왜 샀냐면....

정은숙의 < 편집자 분투기> 를 읽고,
왜 마음산책 대표가 "바다 출판사"에서 책을 냈는지 넘넘 궁금했다.

항상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수선.
마음산책 게시판에 질문을 했다.

점심시간에 마음산책 site를 방문해 보니,
정은숙 대표의 친절한 답변이 있었다.

"제가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내멋대로 출판사 랜덤하우스>에 보니 랜덤하우스의 사장 베네트 서프도 자신의 책을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했더군요.
그리고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자신의 책을 자신의 출판사에서 내는 뻔뻔함이란...어쩌구,,,아무튼 저는 '뻔뻔함'을 피해서가 아니라 '균형감각'의 차원에서 바다출판사에서 출간했습니다. <편집자 분투기>에 관한 한 저자인 제가 직접 책까지 만든다면 균형감각을 상실할 것 같았습니다. 또 한 가지 숨길 수 없는 욕심은 바다출판사가 더 많이 팔아줄 것만 같았습니다. 하하.


참 자상한 설명이다.
"균형감각"이라.....

"균형감각"이란 말을 들으니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바로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감독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아니었다면,
주인공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될 수 있었을까?
사실 그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자기가 자기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는지 참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연료를 아끼기 위해서?

음.... 사실 그 역할에 클린트는 잘 안어울렸다.
메릴 스트립이 있었기에 그 영화가 버틸 수 있었던거지....
메릴 스트립 같은 연기 잘하는 배우를 캐스팅 할 수 있는 능력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몫이니깐 뭐 칭찬도 해 줄 수 있다.

<내 멋대로 출판사 랜덤하우스>를 읽을까 말까 망설였었는데
(사실 책값도 좀 센편이다),
정은숙 대표가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기에 그냥 미친 척 하고 주문했다. 요즘 책 너무 많이 샀는데....

요즘 책을 너무 많이 사서 또 집으로 배달오면 엄마한테 혼날까봐 회사로 배달시켰다.ㅋㅋ

어떤 책일까?
행복한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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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7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의 한달 째 계속된 야근,
해도 해도 계속 밀리는 업무,
회신 늦는다고 난리 치는 거래선들,
정말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데도
"원래 대리 때 일 제일 많이 하는거 아니야?"
너무도 당연하게 표정 없이 얘기하시는 팀장님.

요즘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다.

드뎌 오늘 아침,
잔뜩 지친 얼굴로 모니터를 멍하니 쳐다 보다
바람이라도 좀 쐬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잠시라도 탈출하고 싶었다.

근데....
팀장님이 자리에 안계셨다.

그래서 포스트 잇에 또박또박한 글자로(원래 내 글씨는 아직 국민학생 같다.)

"감기가 심해서 병원에 갑니다.13시까지 들어오겠습니다. 성수선"

라고 써서, 팀장님 모니터 하단부에 얌전히 붙힌 다음,
사무실을 나왔다.

그때가 11시 10분 전 쯤?

일단 나오니 살 것 같았다.
날씨도 좋았다.
광화문까지 터벅 터벅 걸어갔다.

일단은 광화문 우체국 옆의 커피빈에 가서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책을 읽었다.
점심 시간 전에 가니 사람도 없고 참 좋았다.
평일에도 이렇게 한가한 시간을 보낼 수가 있구나....

12시가 되면 근처 회사원들이 몰려와 아수라장을 만들 것 같아서,
잠깐의 독서를 마치고 교보문고에 갔다.
서점에 가면 항상 기분이 좋아진다.
( 난 아침에 일어나서 잠을 깨려고 책을 읽는다.뭔가를 읽어야 정신이 집중된다. 잠 들려고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몇권의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고, 또 알라딘에서 찜해둔 책들을 확인사살했다.

그리고....
책을 한권 샀다.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지금 "일민미술관"에서 사진전을 하고 있는 최민식 선생의 사진집이다. 시인 조은이 사진 한컷 한컷에 짧은 글을 써놓았다.

예술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꽂혀 있기에 집어 들었는데,
긴 세월, 만만치 않은 삶을 견뎌낸 시골 할머니들의 사진을 보고
순간 울컥했다. 책을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최민식의 사진들을 보면서,
특히 만만치 않은 인생을 견뎌낸,
평생 고된 일을 하느라 울퉁불퉁해진 손으로 기도를 하고 있는
할머니의 사진을 보고 참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나는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툴툴거리면서
사무실을 뛰쳐나와 여기에 있는거지?

모진 인생을 견뎐낸 할머니들,
사진을 보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난 할머니들에게 아주 깊은 "연민"을 느낀다.
그래서 영화 <집으로>도 보지 않았다. (앞으로도 볼 생각 없다)
구부정한 할머니가 외손주에게 무시 당하고 그런거 보면 막 화날 것 같다. 영화 보면서 스트레스를 무시무시하게 받을 것 같다.
마지막이 해피엔딩이건 감동적이건 상관 없다.
나는 지하도에서 껌파는 할머니만 봐도,
시장통에서 팔리지도 않는 나물을 팔면서 하루 종일 앉아 있는 할머니를 봐도,
평생 고기 한번 제대로 못먹고 모은 돈을 집 앞에 있는 대학 장학금으로 턱하니 내놓는 할머니를 봐도,
미안한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난 평생 화장품 하나 제대로 된거 안쓰고,
고기 한번 제대로 못 먹어 보고,
악세사리라고는 금가락지 하나 뿐인 할머니들이,
평생 하도 고된 일을 해서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는 할머니들이,
평생 모은 돈을 대학에 기증하는 걸 보면 화가 난다.

그냥 그돈으로 평생 고생만 해온 할머니들이
비행기도 한번 타보고,
비싼 고깃집에서 고기도 한번 배터지게 먹어 보고,
집도 좀 번듯한 데로 이사가서 등따시고 배부르게 살았으면 좋겠다.

어떻게 모은 돈인데,
그 피와 땀과 한의 결정체인 돈을 공부도 안하는 애들 잔뜩 모여있는 대학에 기증하다니...
뜻은 고맙지만, 난 평생 당신을 위해 단 한번의 사치를 해 보지 않은 할머니들이 안타깝다.

짧은 시간 최민식 선생의 사진집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주로 "부끄러움"이었다.

서점을 나오는 길에 바로 그 옆에 있는 일민미술관에서
최민식 사진전을 볼까도 생각했지만,
13시까지 간다고 스스로 말했기에,
땡떙이를 치고 사진을 감상하면 그 피사체들에게 더욱 더 미안할 것 같아서,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돌아갔다.

주말엔 최민식 사진전을 보러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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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22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저 책 샀어요.
당장 읽고싶어 주문해놓고설랑 실컷 딴짓하는 이 심리는 뭘까요?

마냐 2004-11-09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최민식전...별로라는 풍문만 그득....벼르고 벼르다 아직 못가구 있슴다.
 

10/9 한글의 날.
예전 같으면 아주아주 행복했을 휴일.
노태우 정권 때 10월에 휴일이 많다는 이유로 국경일에서 쏙 빠졌다. 슬프다.

그런데 더 슬픈건 10월의 유일한 국경일 개천절 마저 올해는 일요일이었다는 거다. 작년 12월에 올해 달력을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소록소록하다.

일본어를 배우기로 작년 부터 내내 결심했던 수선.
( 참 시작하는데 오래도 걸렸다.)
이번달, 억수로 피곤하고 바쁜데도 불구하고
드뎌 일본어 주말반 초급반을 등록, 10월 9일에 첫수업을 받았다.

일본어 첫수업은 항상 똑같다.
글자 배우고, 글자 읽는 법 배우고, 다음 시간까지 히라가나 몇번 써오라고 숙제 내주고...

그 다음 시간엔 인사 배우고,
" 소레와 난 데스까?" 이런가 하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석을 하기 시작한다.
일본어 학원들은 커리큘럼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
어떤 세상인데 그렇게 지겹게 가르키냐?

어쨌든 이번만은 꼬~옥 일본어를 제대로 배워서
일본 소설을 읽고야 말테다. 꼬~옥!!!
( 번역의 한계를 너.무.도 절실히 느낀다.)

수업을 마치고 강남역을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걸어서
진솔문고에 갔다.
진솔문고 바로 옆에 사는 친구랑 진솔문고에서 만나기로 했다.

거의 6개월만인가? 오랜만에 진솔을 찾는 발걸음이라 사뭇 기대가 되었다. (난 쾌적하고, 사람 많지 않고, 책 배치가 잘되어 있는 진솔문고를 아주 좋아한다.)

기분좋게 진솔문고에 들어서는 순간, 난 깜짝 놀랐다.
책장이 텅텅 비어있고,
책들은 바닥에 마구잡이로 쌓여서 울고 있었고
선반 정리를 하는건지 철수를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공사하는 아저씨들이 디따 큰소리로 못질을 하고 있었다.
쿵쾅쿵쾅.
정말 깜짝 놀랐다.

그냥 나오려고 하다가 반대편을 보니,
진솔문고의 반쪽은 정상영업을 하고 있었다.
놀라서 친구에게 전화를 해 보니,
원래 진솔이 건물 두개 자리를 썼는데 ( 지하를 터서)
계약기간이 끝나서 면적의 반은 안쓰기로 했다는 것이다.

친구는 물어 보지도 않았는데 친절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아무래도 강남교보로 인한 매출 하락으로 공간을 줄이는것 같다고 했다.

이유가 뭐건 아주아주 실망했다.
난 친구가 올 때 까지,
흉물스런 빈 책장들이 가득한 나머지 반쪽에서 울려오는
못소리를 들으며 책구경을 했다.
못소리도 자꾸 듣다보니 리듬감이 느껴졌다.

문학코너에서 몸풀기를 하고 있는데 친구가 왔다.
우리는 거의 한시간 동안 천천히 책구경을 했다.
저녁 먹기 전의 애피타이저라고 할 수 있다.

눈에 띄는 책이 꽤 많았는데,
나중에 인터넷에서 주문하기로 하고
찜한 책을 폰카로 사진만 찍어 두었다.
책은 달랑 두권만 샀다.
나 같은 얍쌉한 소비자의 달라진 소비유형 때문에 오프라인 서점들이 하나하나 문을 닫고 있느건 아닌지,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달랑 두권, 무슨 책을 샀냐구?

For me, < 어리숙한 척, 남자 부려먹기> ( 에스테 빌라 저 /조선희 역/ 황금가지) .
- 일단 제목에 feel 꽂혀서 책을 뽑았다.
그런데.... 이 책은 <마님 되는 법> 처럼 남자를 부려먹자 이런
가벼운 얘기가 아니다.
이 책의 작가는 그 유명한 에스테 빌라.독일의 유명한 의사이자,
사회운동가다.
남자를 우려 먹는 여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여성억압이란 허구이며, 오히려 여자들이 남자들을 이용한다는
얘기다.흥미롭지 않은가?
이 책을 보자마자 동생이 재미있겠다고 가져 갔는데,
( 내 동생은 대단한 독서광이다. 미술,음악,문학 너무도 재능
많은 그녀!)
나도 빨리 읽고 싶다.

For my friend, <웬디수녀의 미국 미술관 기행2>(예담)

미술코너에서 우리들의 대화.
친구 : " 웬디수녀 책이 그렇게 재미있다며?"
수선 : " 어... 나 <유럽미술 산책> 읽었는데 진짜 재미있더라.
잘난 척 하고 어렵게 쓰는 다른 평론가들하고 전혀 틀려.
그림 하나하나에서 미세한 감정을 잡아낸다.
그리고 할머니답지 않게 아주 날카로워."
친구 : " 어...그래? 꼭 읽어봐야 겠네."
수선 : " 그래? 그럼 내가 한권 선물할께"
( 호기 좋게 책을 뽑아 계산대로 걸어가는 수선.
계산을 하고 친구에게 말한다)
" 그럼 우리 이제 저녁 먹으러 갈까?"

우하하하.
책 한권 선물 받고, 저녁을 살 수 밖에 없는 불쌍한 친구!
토요일 저녁, 맥주를 참 맛있게 마셨다.
그날 따라 어찌 그리 달던지....ㅋㅋ

진솔문고의 반쪽화
정말 정말 아쉽다.

교보여! 너만은 영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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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마릴라 2004-10-20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종종 들어와서 서재를 둘러보고 갑니다^^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하셨나봐요?
음...저도 요즘 일본어가 배우고 싶어졌는데 당최 시작하기가 쉽지 않네요.
개인적으로 작가 유미리를 좋아하는데 얼마전 유미리 홈피가 있는걸 알았거든요. 근데..일본어! 번역 싸이트가 있긴 하지만...쩝.
후훗~일본어 열심히 하세요! 저도 언젠가는 시작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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