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회사 송년회 때,
직원들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베스트 드레서,
데이트 하고 싶은 사람,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가장 불의를 참지 못할 것 같은 사람 등등....
난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1위로 뽑혀서
앞에 나가서 수상 소감(?)을 얘기하고
상품으로 로또 한장을 받았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뽑힌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12월에 한참 슬럼프를 겪고 있었는데,
상당히 기분을 up 시켜 주는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더 이상 "데이트 하고 싶은 사람"에 뽑히지 못한다는 걸 절감했다.
하긴....10살 어린 애들이 드글드글한데
30대 골드 미스는 이제 밀려날 수 밖에 없겠지...
오쿠다 히데오의 <걸>이 생각났다.
언제까지나 "Girl"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30대 중반 워킹 우먼들의 이야기.
클럽에 가서 더 이상 꽃미남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언제까지나 잘 나갈지 알았던 여자들의 가슴엔 스크래치가 짜~악.
2주 전인가?
회사에서 거울을 보는데 얼굴이 넘 푸석푸석해서 깜짝 놀랐다.
아무리 건조해도 그렇지!
피부 하나는 정말 좋았는데 말이다.
그날 넘 걱정이 되서 퇴근하자 마자 피부관리실로 달려갔다.
마사지를 받으며 쩍 팔리지만 이런 질문을 했다.
" 있잖아요... 엄정화는 어떻게 관리를 하는 걸까요?
68년생이 군살 하나 없고..."
피부 관리실 언니는 기회를 놓칠 새라 이렇게 말했다.
" 연예인들이야 뭐... 운동 하고, 피부 관리 받고,
보톡스도 정기적으로 맞아 주고...
언니도 이제 확실히 관리해야 된다니까요?
여자는 한큐에 맛이 간다니까?
바쁘더라도 자주 자주 나오세요. 앰플도 좀 쓰시고..."
(그 날 피부관리실을 나올 때, 내 손엔 고가의 앰플이 들려 있었다.)
지하철에서, 스타벅스에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늙어가는 여자들을 보면
요즘 무척....두렵다.
나도 저렇게 되면 어쩌지?
"피부 노화방지 클리닉" 이런 간판을 보면
고개까지 돌려 한참을 쳐다 본다. 나도 모르게.
(그럼에도 불구하고....툭하면 술 마시고 뻗어 잔다.ㅠㅠ)
어제는 종합 비타민과 비타민 C를 샀다.
(종합 비타민은 비타민 C 섭취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타민 C를 따로 먹어줘야 한단다!)
"나이가 든다"는 건
계절이 바뀌고,
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자연스런 현상이다. 자연의 섭리!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늙기 싫다!
보톡스를 맞아서라도,
뭘 어떻게 해서라도,
언제까지나 예쁘고 아름답고 싶다.
Stay Pretty!
나 같은 여자들이 많아서
"동안(童顔) 선발 대회" 같은 엽기 쌩쑈가 인기를 끄나 보다.
나 같은 시니컬한 인간은 이런 대회를 보며 비웃는다.
음하하하, 웃기네! 어떤 제약회사에서 만든건지!
그러면서도... 얼굴에 미세한 주름이라도 잡히면 기겁을 한다.
뭉크의 <절규>처럼 비명을 지른다.
아.....늙고 싶지 않아!
주름 하나도, 나잇살 0.5kg도 받아 들일 수 없어!
언제까지나 아름답고 싶다고!
요즘 부쩍 이런 "강박"을 느낀다는 건
내가 늙어가고 있다는 역설적 진실?
아...어쨌거나.... 아름답고 싶어. Girl이고 싶어. 언제까지나...
Stay Pretty!
딴지) 사람들은 말한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한 거라고.
그런데...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일수록
젊고 이쁜 여자 디따 밝힌다.
(라즈니쉬의 스캔들도 유명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