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 돌베개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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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일본의 북한학자 와다하루끼는 북한사회를 가리켜 '유격대 국가'라 칭했고, 그것이 바로 '유격대 국가론'이란 북한연구 방법이론으로 자리잡았다. '유격대 국가'란 유격대의 지도자(김일성)를 중심으로 전국민이 유격대의 대원이나 다름없다는 논리이다. 이 이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 이유는 북한에서 60-70년대에 행해진 사상교육과 주체사상의 영향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즉 김일성의 항일유격대 계열과 권력을 분점했던 남로계, 소련계, 연안계 등이 숙청된 이후, 권력의 중심에는 동북항일연군 제1로군 출신의 김일성부대원들이 독점하게 되었다.

따라서 북한의 항일독립운동사는 김일성중심의 만주항일유격대의 전유물이 돼 버렸다. 항일운동사에서도 타계파의 공헌은 삭제되어야 했다. 따라서 김일성과 그의 유격대 동료들의 공훈과 우애를 다룬 일화들이 널리 보급되고 찬미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민들은 김일성부대의 항일유격활동과 그 업적을 공부해야 했다. 국민들 역시 항일유격대원들을 배움으로써 그들의 미덕을 본받고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실천할 것이 의무로 부과되다시피 했다. 그러한 배경에서 유격대 국가론이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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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말기 식민지 지배정책연구
최유리 / 국학자료원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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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제 식민지 지배정책을 테마로 하고 있다. 일제시기 한인들의 저항을 근본적으로 분쇄하기 위해 무력탄압보다도 정신적 이념적 사상교육을 강조했던 그들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1938년도에 시작된 '국민정신총동원운동'은 그 대표적 사례였다. 이 운동은 철저한 관제운동으로서 일본총독부와 헌병대가 배후에 있었지만, 그들은 조선인들의 자발적인 운동으로 위장하기 위해 간부를 친일파로 배치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교육의 기본적 내용은 황국신민화나 내선일체와 동일한 맥락에 있다. 즉 일본천황에 대한 신사참배를 통해 조선인의 정신을 철저히 말살함으로써 일제에 충성하는 인간으로의 개조를 의도하고 있었다. 이러한 교활한 식민지 교육정책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별반 성과가 없었다한다. 비록 민족주의자의 상당수가 일제에 영합함으로써 친일의 길로 전향했지만, 만주나 중국의 연안 등지에서 항일무장투쟁이 지속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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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꿈 정신분석 - 정신분석학총서 1
레온 래트먼 / 민음사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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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꿈에 관한 해석을 통해 정신장애를 극복해가는 환자들의 임상사례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과 동일한 관점에서 성에 관한 모티브를 중심으로, 환자들의 꿈을 해석하는 저자의 치료방법이 매우 흥미롭다.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은 환자에 대한 치료자체가 의사의 꿈에 반영됨으로써 치료상의 피드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치료방법이 많은 효험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논리의 타당성을 입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읽고 내가 느끼기에 의사인 저자가 환자의 꿈에 대해 탁월한 분석을 시도했다기보다, 환자가 허심탄회하게 의사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신장애를 극복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사회공포증 등과 같은 정신장애의 치료에 있어 노출을 반복함으로써 자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치유의 필수적인 방법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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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이성비판 - 쉽게 읽는 칸트 쉽게 읽는 철학 1
랄프 루드비히 지음, 박중목 옮김 / 이학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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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책을 읽고 있노라면 항상 깨닫게 되는 것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칸트의 철학에 있어서는 더욱 말할 나위 없다. 칸트철학의 모든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의 소중한 배움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회일 것이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는 우주 중심에 지구가 있다는 지구중심적 세계관을 무참히 깨버린 코페르니쿠스의 위대한 발견에서 유래했다. 중세 기독교적 세계관아래서 교인들은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며, 지구는 우주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성서의 교리를 신봉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구는 단지 우주의 변방에 위치하고 있을 뿐이란 사실이 증명되면서 당시의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뒤바꾸게 되었다. 물리학사의 발전에 있어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들자면, 그것은 바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일 것이다. 즉 시간과 공간일 분리돼 있다고 믿었던 근대의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뒤엎었기 때문이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바로 시공이 결부돼 있다는 것을 최초로 수식으로 증명하였다.

철학에 있어서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는 데카르트의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에 기원을 둔 것이 아니다. 다름아닌 칸트철학의 진수를 지칭하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철학은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대상'에 모든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칸트는 인간 인식의 틀에 의해 대상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따라서 철학적 관심 역시 대상에서 인식의 틀로 전환하게 되었으며, 그러한 방식이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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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박사의 우주와 블랙홀 이야기
조경철 지음 / 한국이공학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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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생각만해도 가슴이 뭉클한 곳이다. 지구상의 모래알숫자보다도 더 많은 별이 존재한다는 광대한 우주앞에서 인간은 왜소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 수 많은 별중에서 인간이 자신의 자취를 남긴 별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은, 인간의 역사에서 우주탐사가 채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아직 우리 인간은 우리가 살고있는 태양계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지구의 작은 위성인 달 위에 닐 암스트롱의 발자국을 새긴 것 외에는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물론 패스파인더호의 화성탐사나 보이저2호의 목성 금성 토성으로의 여행 등 부분적인 개가를 올리기도 했지만, 태양계를 벗어난다는 것조차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조차 힘들다.

광할한 우주는 우리를 더욱 숙연하게 만든다. 그 중에서 블랙홀처럼 신비한 존재야말로 수많은 과학자들을 매혹시켜 왔다. 수명이 다한 별이 중력에 의해 붕괴돼 만들어진다는 블랙홀은 어마어마한 중력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고 잘 알려져 있다. 물론 블랙홀에 대한 수수께끼가 전부 밝혀진 것은 아니다. 단지 여러가지의 정황적 근거와 몇 가지의 이론을 근거로 추정해 볼 수 밖에 없을 따름이다. 인간이 아직 태양계를 벗어나지도 못했다는 사실은 블랙홀로의 여행내지 접근이 아주 먼 훗날의 이야기일 것이라 시사해준다. 천문학자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블랙홀은 분명 우리에게 친숙한 존재이며 수많은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그 실체를 명확히 안다는 것조차 먼 훗날의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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