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경제구조의 기원과 전개 - 북한농업체제의 형성을 중심으로
김성보 지음 / 역사비평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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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김성보선생은 역사학계의 괄목할만한 북한학자이다. 북한의 토지개혁과 농업협동화를 중점적으로 연구한 그의 박사학위 논문이 이 책의 골간을 이루고 있다. 북한의 토지개혁은 반제반봉건 혁명의 성격을 띤 것으로, 2차대전 후 식민지 국가들의 해방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된 토지문제의 해결방식이었다. 그것은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국가에서 지주착취 문제의 해결을 위해 토지의 무상몰수와 무상분배 방식을 법제화한 형식이었다. 계급투쟁의 한 형식으로서 북한의 토지개혁은 기존의 착취관계를 타파하는데 기여했지만, 그렇다고 대다수의 빈농들이 중농이나 부농으로 상향조정될 정도의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빈농의 대다수는 그대로 빈농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일제의 착취와 지주의 착취 등 봉건적 착취형식은 거의가 사라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 한편 이러한 견해에도 불구하고 여러 보수적 학자들은 지주착취가 국가착취의 형태로 전환했다고 북한의 혁명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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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중국관계 1945-2000
이종석 지음 / 중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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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그동안 가깝고도 먼 나라로 인식돼 왔다. 지리적 근접성과 유교 및 한자문화권에 공동으로 소속돼 있다는 문화적 유사성이 양국간의 심리적 거리를 단축시키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중국이 공산화되고 한국전쟁 이후 남한이 자본주의 체제를 대변하는 미국과 동맹을 맺으면서 양국의 외교관계는 단절되었다. 대만과는 외교관계가 지속되었지만, 체제가 다른 중국 본토는 우리의 인식에서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소원함 속에서도 우리의 반 쪽인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동맹을 넘어 혈맹관계로까지 발전했다.

남북의 화해무드가 일기 시작하면서 공산된 현대중국은 재평가를 받기 시작했는데, 이 책 역시 그러한 시대적 흐름아래 등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의 개방정책이라든지 중국시장의 잠재성 또한 그 나라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자극해 왔다. 이러한 실리적인 관점이 중국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인 역사적 관계 즉 냉전 이후의 양국간 관계를 역사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그 주체는 말할 것도 없이 북한이다.

1949년까지 계속된 중국의 내전기에 북한이 중국을 지원한 점, 한국전쟁시 중국이 북한을 지원한 사실 등은 양국을 혈맹관계로까지 발전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냉전적 반공관에 사로잡힌 전후세대에 의해 중국에 대한 남한의 역사서술이 많이 왜곡되어 왔지만, 이제는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물론 이 책은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 저술로 왜곡된 중국관을 바로잡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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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밤 - 서양 중세 사람들은 밤을 어떻게 보냈을까
장 베르동 지음, 이병욱 옮김 / 이학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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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밤이란 테마를 통해 중세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밤이란 긴 실타래는 끊임없이 이어지며, 때로는 긴장감을 조성하고 때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끔 조율한다. 이 작품은 서구에서 오래 전에 싹튼 미시사의 전형으로서, 너무도 사소한 밤(night)이란 소재를 통해 중세의 구조를 파악하고자 한다. 그것은 마치 셜록홈즈가 우연히 발견한 종이조각 - 아주 사소한 것 - 을 통해 사건을 실마리를 풀어나가듯,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방법론이다. 또한 모렐리가 작품 속의 사소한 징후를 통해 작품의 진위를 감정하는 것도 동일한 방식이다. 장 베르동 역시 밤이란 일상의 소재를 통해 중세사회의 구조 및 중세인들의 인식구조 등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먼저 저자는 밤이 지니고 있는 보편적인 이미지로부터 접근한다. 즉 어둡고 불안하며 공포스러운 밤에 벌어지는 일탈현상인 폭력 절도 강도 강간 등이 이에 해당된다. 물론 예상할 수 있듯이, 다음에 제기될 수 있는 문제는 그러한 일탈현상을 어떻게 극복하고자 했는가의 문제이다. 중세인들이 어둠의 공포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어떤 조명술을 개발했으며 경비를 강화하고자하는 등의 인위적 시도들이 그 대표적 사례였다.

그러나 그러한 방식들은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저자는 밤의 공포에 대한 중세인들의 인위적 대응이 한계에 달하면서, 신에 의존하는 종교적 승화의 세련된 형태를 지향했다고 지적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견지에서 그것은 몹시 비합리적인 방식이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중세인들의 의식구조 속에선 합리적이고 필연적인 귀결이 아니었을까 한다. 과학기술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밤의 공포에 체념하기 보단, 내일의 빛을 기다리며 신에게 의존하는 태도야말로 그들에게 진정한 안식을 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정전으로 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되는 현대인의 밤은, 과학기술에 의해서도 밤의 공포가 여전히 미해결되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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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학 - 서광철학강의 6
W.마르크스 / 서광사 / 199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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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문트 후설에 의해 정립된 현상학은 학문의 실용적 목적과 이용가치를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따라서 현상학이 가르쳐주는 철학의 진정한 의미란 진리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이라 할 수 있다. 즉 그 무엇을 위하여 또는 그 무엇 때문에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얻으려는 노력과 진리 그 자체가 철학의 목적인 것이다.자연주의와 심리학주의 및 역사학주의는 의식 존재의 문제를 단순히 경험적 사실이나 현상세계에 소급시킴으로써 의식의 존재 및 실존적 의식을 바라보는 '초의식적 의식'을 간과하는 우를 범했다. 현상학은 바로 이러한 철학 이외의 학문이 가지는 상대주의와 선험적 주관성을 배제한다. 아울러 가시적 경험에 기인한 기존 학문의 오류를 증명하고 인식주체와 세계(물자체)가 갖는 상호 관계성을 무마시키는데 목적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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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연구 1 홍신사상신서 43
아놀드 조셉 토인비 지음 / 홍신문화사 / 199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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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를 요약한 D.C.서머벨의 이 저작은 너무도 오랜된 고전이어서 진부한 감이 없지 않다. 시대를 구분하거나 영역을 기초로 종족을 분류하는 방식은 이제 너무 식상한 인류학적 혹은 역사학적 연구 방법의 하나로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인비의 이 연구가 세상에 소개될 당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인류가 도전과 응전을 반복하면서 역사의 개척자이자 주인으로 등장했다는 사실, 응전에 실패한 종족은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자연의 도전이 심할수록 인간의 응전도 강해짐으로써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사실, 그러나 너무도 혹심한 자연의 도전 앞에서 인간의 응전은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 자연의 도전이 없는 안락한 환경 또한 인류를 나태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견해 등등은 당시로서 혁명적인 견해였다. 물론 이러한 혁명적인 주장이 오늘에 와서 식상해진 것 만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명의 충돌'을 저술한 새뮤얼 헌팅턴의 주장이 참신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이들은 과연 헌팅턴의 문명 분류방식이 토인비의 그것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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