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주신경 이론 - 내 삶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
뎁 다나 지음, 박도현 옮김 / 불광출판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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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주신경 이론]이란 본서는 책의 제목과는 다르게 다미주신경에 대한 이론을 소개한 책이 아니다. 다미주신경의 작용과 기전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안전감과 안락감, 평온을 가져오도록 한 일종의 명상법이자 심리 요법에 관한 책이다.

 

다미주신경의 기능과 작용을 알고 싶다거나 실례를 통한 배움을 얻고 싶다는 분들은 스티븐 W. 포지스 님의 저작인 [다미주 이론]을 찾아야 할 거다. [다미주신경 이론]은 일상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법들을 배우고 싶다는 분들이 찾을 만한 책이다. 명상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실 만할지 모르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하리라고 말씀드려야 할 것도 같다.

 

본서는 아주 대략적 아니 대략적이지도 않은 수준의 몇 마디 정도로 다미주 신경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는 그다음부터 바로 이 이론을 바탕으로 평안을 찾는 기법들을 나열하고 있다. 사실 이 때문에 이런 형식이라면 구태여 다미주신경 이론이라는 제목이나 배경이 필요했을까 싶을 정도로 다미주신경에 대한 내용은 베이스일 뿐이다. 기법 전체가 그를 바탕으로 짜여져 있다고는 하지만 경락 경혈 강의라고 강의 주제를 던져 놓고는 별 설명 없이 온종일 기체조를 가르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분명 유용한 양식들의 명상법들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심리기법으로서 역할도 제법 잘할 것 같기도 하기에 출판사측이 장르에 대한 기대 방향에 노선을 불명확하게 제시한 것이 문제인가 싶기도 했다. 분명 시각화, 마음챙김, 재정의 등의 방식들이 더 나아가 사회공동체에서의 쓰임까지 고려한 대미까지 총체적으로 다미주신경 이론이 적용된 책이기도 하다.

 

교감신경의 작용을 투쟁-도피 반응으로 설명하고 그를 다시 생존 모드로 분류하면서 이러한 긴장과 불안의 상태를 배 쪽 미주신경과 등 쪽 미주신경과의 조화로 안정화 시키는 방법들을 제시한 게 상당히 유효할 거라 짐작되고 이해가 쉽기도 했다.

 

책 전반의 내용이 이들 다미주신경 간의 안정을 유도하는 방법들을 체계화하여 전하는 것이며, 대미에서 나에게 그러한 것처럼 타인의 신경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파악하고 타인을 안정화시킴으로써, 사회공동체의 조화를 가져온다는 대목은 불교의 자리이타(自利利他)와 대승불교의 보살행이 떠오르게도 하는 체계였다.

 

다미주신경에 대한 상식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대중적인 명상이나 심리치유를 위한 기법으로 활용하기에 손색없는 저작이라고 생각된다. [다미주신경 이론]이라는 제목이기는 하지만 주제는 신경이론에 대한 이해가 아니고 또 그걸 이해하라는 장이 할애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그걸 기반으로 한 명상법과 심리치유 기법인데, 그렇다고는 해도 신경이론을 배경으로 하지 않는 방식으로도 안정화를 가져왔을 법하다고 느껴졌다.

 

본서를 읽다가 처음에는 [다미주신경 이론]이라면서도 그 신경이론에 대한 해설이 너무도 할애된 바가 없고 명상법이 주제이기에 독서를 중단할까도 싶었지만, 슐츠의 자율훈련법이나 다양한 최면기법과 계통이 명확한 명상법과는 다르게, 온건하고 유연한 명상기법들을 보면서, 최근의 명상과 심리기법들이 어떠한 분위기인지 알수 있는 기회였던 것도 같고, 새로운 체계를 접하는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좀 더 유연한 명상체계나 마음을 다스리는 체계를 접해 보고 싶은 분들께는 권할 만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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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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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입술로부터 태어난 그림자가 만든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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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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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학 입문의 과정을 마치며 4원소의 세계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 과정이 마치 칼 융의 적극적 명상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내친김에 하나의 세계를 창조했고 창조한 그 대륙과 섬들과 그 세계에 만든 피조물들을 가끔씩 돌아봤다. 명확하게는 피조물들을 돌아봤다기보다는 내가 만든 세계를 유람했다. 그러다 어느 날 나의 피조물들이 모여든 자리에서 나는 고백했다. “내가 너희의 신이다라고. 피조물들은 분개해서 일어났으며 창을 들어 모두가 내게 저항하려 했다. 나는 그들을 제압하기보다는 내가 만든 피조물들을 해치기 싫다는 심정이 들어 그 자리에서 날아올라 그 대륙과 섬의 창공을 날아 다시 유람을 떠났다. 그 이후로는 나의 피조물들에게 내가 너희의 신이다라는 고백이자 선언을 하지 않았다.

 

이건 일종의 적극적 심상화이기도 한데 세계를 내가 창조했다는 것만 차이가 있을 뿐, 헤르메스학 입문에서 원소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나 흔히 백마법이라고 불리는 에노키안 매직의 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페어리 웨이까지 마법 대부분이 또 다른 세계와 조우하며 그 세계와 그 세계의 존재들을 체험하는 여정이다. 이런 일련의 익숙한 세계로 인해 나로서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 등장하는 세계와 그곳을 여행하고 그림자가 빠져나와 살아가고 또 노란잠수함 소년이 의 역할을 계승하는 내용들이 그다지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세계의 구성과 양식이 단조로워 무라카미 하루키 씨의 상상이자 명상이 담박하다는 감상이 들었다. 40년이 넘어 구축된 세계임에도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가 만든 세계 다시 말해 소설 속의 나의 그리움의 대상이 함께 창조해낸 그 세계에 대해 나름 체감 아닌 체감을 하며 소설을 완성한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작가적 상상력이라고 할까 식자적인 상식이 그가 만든 세계를 보다 지적으로 풍부히 서술하게 했구나 생각되었다. 벽 속의 세계를 화자이자 주인공은 벽의 의지를 말하며 의식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고 그곳(벽 안의 도시)을 장기의 내벽과 같다며 되뇌이기도 하며 다음에는 뇌의 모양을 빌려 설명하기도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씨는 벽, 도시, 그림자, 짐승들, 도서관과 소녀, 꿈 읽는 이, 웅덩이 등 나름 나열할만한 상징들을 보여주고 있다. 뇌와 의지가 언급되었음에 분명 의식과 무의식, 칼 융이 말하는 인간의 그림자를 상징할 것이다, 이 모든 건 인간과 영혼을 상징하고 있다고 단정 지으려 해도 마지막까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늠되지 않았다.

 

그걸 가늠하려는 것보다는 그저 이 소설이 주는 서사와 화자인 가 느낀 1부에서 마지막까지 흐르는 간절함과 그리움 그리고 끝내 현실을 인정하고 수긍하게 되는 대미에서 무언가 감상이 담겨야 할 것만 같았다. ‘가 경험하게 된 그 세계는 그리움이 간절함과 마찰하며, 그녀와의 설계대로 건축된 것이고, 2부에서 고야쓰 씨를 만나고 옐로 서브마린 소년과 만난 것은 문학적 운명이었다고 해도, 현실세계로 돌아온 그림자일까 본체일까가 카페 여주인을 만나고야 가 그 도시에서 현실세계로 다시 돌아올 정서가 불러일으켜진 것은 수긍할 법했다.

 

이 신비한 이야기는 때론 몰입하게 하고 때론 그만큼 지루한 구간이 있지만 분명 상실만큼 회복과 그 회복의 여정이 담겨있지 않나 싶다. 상징들에 넋이 나가 있는 동안 알게 모르게 이 상실과 회복의 여정이 내 안에서 나를 일으켜 세운다. ‘너의 것이 되고 싶다고 어떻게든 온전히 너의 것이 되고 싶다는 그녀의 말은 너무도 닭살 돋고 부끄러운 대사 같았지만 한 남자가 무언가 자신의 전부를 상실한 채 살아가게 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치는 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등장인물의 입술을 빌려 한 말처럼 누구나 자신의 그림자를 데리고 살지만 이런 기억의 그림자는 이 소설 속 벽 안의 도시와 같은 세계를 창조하고 그 세계로 떠나버리기에 충분한 힘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녀 말이 의 그림자에 깊은 암영을 드리우게 하지 않았을까? 그녀의 입술을 통해 태어난 의 그림자는 그 도시를 갈망하고 는 이 여정을 마치지 않고서는 다시 재생될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나 역시 간절함과 외로움이, 앞서 말한 내가 창조한 세계를 만들게 했고, 안타깝게도 그 세계를 유람하는 중에도 본체의 세계에서 내가 박탈되고 있었던 것처럼, 그 세계의 나도 나의 피조물들로부터 배제되고 말았다. 아마도 나는 내가 만든 세계에서 다시 한번 그들과의 마주침을 조심히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 세계에서의 여정이 현실세계의 여정과 만나 내게 다른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삶의 빛깔을 만들게 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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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 - 양자역학이 묻고 불교가 답하다
김성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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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과학이 수레의 두 바퀴처럼 짝을 이루며 과학이 종교를 검증하고 과학자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것을 우주 종교적 감정이라고 아인슈타인이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종교에 이르른 게 불교라고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본서의 제목이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우주 종교적 감정을 주는 것은 비단 불교만이 아니라 서양의 영지주의와 유라시아 대륙의 정신적 종교적 총체인 비교 철학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인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이 시대에까지 세계를 나누고 있는 종교 중 이러한 우주 종교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종교는 불교 하나뿐이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저자는 불교의 연기법과 무아, , 화엄사상 등 불교의 가르침 전반을 양자론에 입각해 설명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이해를 팔정도와 명상으로 체화하며 체계적으로 다가설 수 있음도 역설하고 있기도 하다. 상호의존하지 않고는 성립될 수 없는 우주를 양자론으로 접근하며 이해시키고 있으며 나로서는 비선형적 인과로 접근했던 대목에 대해 저자는 상호의존 인과로 설명하고 있기도 했다. 양자론 전반으로 불교 교리를 이해시키고 납득시키고 있기도 한데 나로서는 불교라는 빛깔을 빌리지 않거나 저자가 불교도라는 것을 서술 가운데 드러내지 않았다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 저작이라고 생각됐다. 제목이 우주적 종교와 불교가 아니라 우주적 종교와 진정한 종교였다면 독자가 더 늘지 않았을까 싶다.

 

본서는 두고두고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빠르게 읽느라 다소 눈으로는 읽었지만 기억에 남지 않은 대목도 있는 터라 도서관 대출로 읽은 책이지만 조만간 구매 목록에 오를 예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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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신약 혁명 - DNA, RNA, 단백질, 세포 그리고 디지털 치료제
이성규 지음 / 플루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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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분야의 해당 분야를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투자 목적이나 mRNA백신 접종 이후에 증폭된 의혹 때문으로도 많이들 궁금해 하는 분야가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바이오 신약 개발에 대해서는 mRNA백신 제조사들의 막대한 이익과 그 투자자들을 보며 성과라고 생각하는 기관과 기업과 개인들이 상당히 알고파 할 분야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본서 이전에 신약 개발에 대한 2권의 책을 읽었고 너무나도 전문적인 내용이 서술되어있는 한 권을 제외한 대중의 이해를 고려한 대중서는 [신약 개발 전쟁]이란 책이었는데 그 역시 본서의 저자가 집필한 책이다.

 

[신약 개발 전쟁]이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다루고 있는 총체적인 내용을 아우르는 책이었다면 본서는 신약 개발 중 바이오 신약이라는 전문 분야에 대해 담고 있는 바이오 신약 분야 대중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연세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는 언론사에 입사한 전적이 있는 사람이라, 신약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새로운 정보에 앞서 있으며 동시에 문장으로 전달하기 익숙하고 노련한 분이다. 그러다 보니 책 전반에 그런 전문성과 신선함과 전달력이 느껴지기도 한다.

 

본서를 통해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알고 싶다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그런 분들에게는 저자의 전작인 [신약 개발 전쟁]부터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리고, 상식의 확장과 독서의 재미를 위해 읽겠다는 분들에게는 이 책은 부담 없는 분량이면서도 충분히 정보와 재미를 충족시켜 주는 책이라는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본서는 mRNA 백신과 PCR 검사 같은 대중이 이미 체감했으나 아직도 익숙치 않고 낯선 전문 분야에 대해 줄기를 이해하게 해주고 mRNA 백신에서 시작된 대중의 궁금증을 유전자 치료 전반에 대한 이해로 확장하도록 돕고 있기도 하다. 안젤리나 졸리 같은 대중 스타부터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 같은 정치인들의 일화를 통해 전문적인 분야를 담론하면서도 흥미와 재미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영화 [아일랜드] 속 소재나 저자 자신의 일화나 바이오 벤처 CEO의 예 등을 통해 보다 친숙하게 낯선 분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한다. 저자의 필력은 아마도 기자 출신이기만 해서 솟아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는 타고난 재담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만 그럼에도 전문적인 대목에서는 생소함이 다소 느껴지기도 한다. 이과적 사고에 익숙한 분들이라도 신약 개발과 바이오 신약이라는 전문 분야가 익숙할 수는 없을 것이라 해당 사항이 없는 나와 같은 분들께는 쉽게 설명하고 있지만, 드문드문 생소하다는 말씀도 드려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흥미와 재미가 지속되는 묘한 책이다. 본서의 출판사 리뷰를 비롯해 일반 리뷰 전체 어디에서도 본서에 담긴 전문 내용을 요약하고 있지 않은 데서도 알 수 있겠지만 쉽게 설명해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전문적인 내용을 이렇게까지 흥미진진하게 서술해낸 저자의 재담과 필력은 접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바이오 벤처나 해당 분야에 대한 정보가 알고 싶은 투자자 지망생 분들만이 아니라 대중적인 상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읽어보고 싶다는 분들에게도 상당히 권할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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