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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다중인격 - 내 안의 숨겨진 가능성을 발견하는 새로운 자아 관리법
다사카 히로시 지음, 김윤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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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누구나 다중인격이며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 저자의 논리다. 그리고 어느 장르던 능력있는 리더들은 모두 그 다중인격을 상황과 장소에 맞게 잘 교체하여 적절한 인격으로 해당 업무를 장악해 왔다는 것 역시 저자의 주장이다. 능력이라는 것은 결국 업무와 상황에 맞는 성향을 필요에 따라 적절히 구사할 수 있느냐이기에 능력이라는 것은 결국 인성이며 인간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능력있다는 것은 결국 인격이 남다름을 이야기한다. 인격이 남다르다는 것은 그 인격을 상황에 맞게 구사하는 것이다. 그러니 상황에 맞는 인격으로 다양한 인격을 교체할 수 있는 것이 능력있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의 논리다. 


나 역시 다양한 페르소나 즉,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어린시절 부터 절실히 실감했다. 8살 부터는 전학을 다닐 때 마다 다른 성격의 모습 다른 속성의 나를 연기하며 "나라는 것은 무엇인가?" "남과 나를 구분짓는 나만의 개성이란 것이 무엇일까?" 의문을 가졌었다. 아버지를 보며 평상시 실제 나를 대할 때와 타인 앞에서만 자식을 위하는 선한 아버지의 가면을 쓸 때의 그를 보며 인간은 연기를 하며 사는 것이구나 하는 것도 명확히 느꼈었다. 그래서 5살 부터 간헐적으로나마 아버지를 변화시키려 노력했다. 그가 타인 앞에서 보이는 아버지상과 보는 눈이 없는 일상에서 나를 대하는 태도의 괴리를 줄이려고 노력한거다. 결국 9살이 다 지나갈 때 쯤에야 사람 대우를 받으며 살 수 있었다. 다른 이들에겐 지가 남다르다고 말하고 싶은건가 싶겠지만 나에겐 생존이 달려있던 문제였다. 


여하튼 인간은 보는 눈이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다르며 자기 이익과 손해 앞에서 달라지고 힘 있는 자를 대할 때와 지가 힘 있는 자일 때가 다르다. 원수 대할 때와 연인을 대할 때가 같다면 보디사트바이거나 미친놈이거나 둘 중 하나인 걸테고... 이건 기저귀도 떼기 전부터 7살 중반 까지를 거치며 이미 충분히 깨우칠 수 밖에 없었던 거다.  


어쨋건 저자는 다중인격을 키우고 때에 맞게 교체할 수 있는 것이 능력의 척도이니 다중인격자가 되라고 말하고 있다. 정신병리로서의 다중인격은 인격이 수시로 교체되는데도 인격만 교체되면 인격이 교체되었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했다. 자신이 말하는 다중인격은 정신병리로서의 다중인격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이다. 


저자는 다중인격은 양성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을 어느 장에서는 에고 매니지먼트라고 표현했다. 숨어있는 재능의 발견과 계발을 위해 인격양성과 교체를 원활히 해야 하는데 그것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건 특정인격, 기존에 고착 되어있는 페르소나에 갇혀서 다른 인격으로 전환을 못하는 경우라고 한다. 이것을 저자는 '단단한 페르소나', '완고한 인격'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성향이 우리의 가능성을 억압하고 방해하고 있다고 한다. 특정 페르소나가 장악하면 다른 인격들은 심층의식 속으로 억압되어 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억압된 인격을 기반으로 하는 숨겨진 다른 가능성을 찾아낼 수 없게 되는 거라고 말이다.


저자는 이 인격 억압의 원인을 부메랑 효과와 자기한정에 있다고 말한다. 부메랑 효과에 대해서는 전기의 플러스(+) 전하, 마이너스(-) 전하를 예로 들며 이 두 전하는 동시에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 긍정적 상념을 강화하려 하면 부정적 상념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표면의식의 긍정화하려는 노력이 심층의식에 부정적 상념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긍정적 암시를 강화할 수록 부메랑 효과가 커진다는 말이다. 자기계발을 위한 암시가 자기한정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최면에 대한 책 두어권만 읽어본 사람이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다. 


게다가 저자는 부메랑 효과를 완화하는 방법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렇다면 저자의 말이 오히려 대중들에게 모든 경우의 긍정적 사고가 역효과만을 가져오고 부정적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세뇌하는 암시와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무의식으로 하는 부정적 말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한다. 철학적으로 말하면 세계를 분절화하는 두려움이라고 말이다. 두명이 있는데 한명의 특정 장점을 칭찬하면 다른 한명은 칭찬 받은 이의 그 특정 장점이 없는 인간이라는 자기선언을 하게 되며 그로 인해 심층의식에 해당 분야에 대한 계발 가능성이 차단 당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 무의식적 생각으로 자기를 한정짓지 않도록 주의하고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심층의식에 악영향을 행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암시에서든 부메랑 효과를 완화하려면 자신이 납득할만한 전제가 담긴 암시면 된다. 예를 들어 육상선수라면 그저 "난 나날이 빨라지고 있다"고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근육이 반복되는 운동으로 숙련되며 기록갱신 되는 것, 자신이 컨디션 조절을 위해 섭취하는 먹거리 중 다른 선수들과는 차별화된 무언가를 떠올리며 암시한다면 낫다는 것이다. (뭐, 자세한건 어느 최면에 대한 책이던 참고하시길...)-


저자는 자신이 전하는 다중인격 관리, 즉 에고 매니지먼트를 위해서는 3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허나 그전에 내 안에는 모든 인격이 숨어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단다. (부메랑 효과에 대해 언급하고선 다시 확신을 논하고 있으니 분명히 다중인격에 관한 도서가 맞긴 맞나 보다ㅡ,ㅡ;) 그것이야말로 내 안에는 모든 가능성과 재능이 숨겨져 있다는 확신이라고 말이다. 


다중인격관리 3가지 방법은 표층인격, 심층인격, 억압인격... 이 세 인격을 관리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각기 다시 여러 방법으로 나뉘지만 결국 따지고 보면 '관찰, 인식, 창조/강화, 모방, 융합, 체험, 관조'  이렇게 7 조합이면 정리 끝날 것 같다.


감상을 좀더 더하자면 저자가 말하는 다중인격이라는 것은 저자 말 마따나 누구나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연출하며 살아가는 것이란 거다. 자신이 연기전공이라거나 연기전공인 가족이나 친구나 이웃이 있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주위에서 끊임없이 목격하는 흔하디 흔한 경우다. 다만 이것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느냐 의식적으로 연출할 수 있느냐의 차이이다. 어떻든 의식적으로 연출할 수 있다면 의도에 따라 다양한 이점이 있을 것이다. 저자 말대로 자신의 재능을 발굴하고 육성할 수도 있고 타인을 이해 할 수도 타인에게서 배울 수도 있다. 그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폭넓어질 수도 있고 인격을 교체하고 그런 자신과 타인을 조용히 바라보며 자기를 이해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생과 세상을 관조하는 폭넓은 시야와 인격을 함양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종래엔 아래 '인상깊은 대목들'에 올렸듯 사상이 깊은, 인간상과 인간성을 기를 수 있으며 자기가 중심인 소아小我에서 이기성과 이타성을 중재해 함께 더불어 아우러져 살아나가는 대아大我로 진화 할지 모른다. 재능을 키우려 다중인격을 연출하려던 이들이 결국엔 붓다께서 이상적이면서도 당연한 인간상으로 말씀하신 보디사트바가 될지 모르는 것이다. 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너희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인간으로 성장할런지 모른다는 말이다. 


-몇마디 더 하자면 보디사트바는 대승 불교에서 자비를 실천하려 불성(佛性 , 깨달음)을 이룬 분께서 자신의 레벨을 낮추어 존재하는 것 즉, 중생과 세상에 자비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존재적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너희 서로 사랑하라' 는 말씀도 결국은 실천적 사랑을 이르는 것이다. 사랑은 실천이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이나 친구가 깡패를 만났거나 궁핍에 처했거나 병들어 괴로워 하고 있을 때 도움도 위안도 주지 않는다면 그것을 두고 사랑이라 말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저 마음으로만 느낀다고 사랑이라 한다면 그건 위선과 가식과 다를 바 없는 오염된 사랑이다. 그렇게 사랑이 바이러스에 물들어 버렸다면 백신이 필요하다. 그 백신... 아파도 견뎌라. 동양의 '효(孝)'도 개역개정판 성경의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요'<마 5:7> 라고 언급되며 등장하는 '긍휼' 이란 어휘도 모두 실천을 동반할 때 의미가 성립되는 어휘이다. '효' 는 부모님에 대한 공경과 사랑이 어떻게 실천될 때 그리 불리울 수 있는지 유교 입문서들 전반에 거듭 설명되어 있다. 또 '긍휼'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불쌍히 여겨 돌보아 줌'이라 해설하고 있다. '불쌍히 여기는' 감정을 느끼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돌보아 준다'는 실천이 동반할 때 비로소 '긍휼'인 것이다.


말씀과 인식과 감동은 결국 실천으로 드러나야만 한다. 말씀이 내면에서 빛나려면 인식하고 감동했다며 그래서 난 거듭났다고 주위에 떠들고만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실천 할 때에야 비로소 당신은 '빛의 아들' 인 것이다. 실천 없는 사랑은 어두움을 밤이라 하듯 그 밤에 여명이 깃들락 말락 한 것일 뿐이다. 실천해야 여명을 보고 빛이 가득한 낮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당신의 실천이 세상에 여명을 불러오고 낮을 맞이하게 한다. 잊어선 안된다. '너희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잊고서 영생만을 외치는 이들, 예수님 이름만 외치고 있으면 거듭 난 것이라는 이들은 어두움 속에서 헤메이는 것이고 이슬을 먹은 독사가 되어가면서도 모르는 것이다.- 


역시 개인의 진화(evolution)와 세계의 혁명(revolution)은 따로 떼어놓고 바라볼 수 없는 문제다. 인간은 개인적 성장과 성취만을 바라는 이기적인 성향만을 주목하고 있다. 그 이기성을 육성하기만을 좋아라 하면서 그런 자신으로 인해 타인들이 피해를 보거나 자신과 상관 없는 이들의 고통은 외면하고 방치하며 살아가려 한다고 한탄만 하고 인류를 포기 할 일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중인격』의 저자와 같이 개인적인 성장을 위해 이로운 과정을 제시하여 그것이 결국은 인격을 함양해서 이타성을 일깨우도록 하면 된다. 그렇게 내면에 잠들어 있던 사랑이 깨어나 제 역할을 하며 살아가도록 방편을 제시해 주면 될 일이다. 그래, 포기는 배추 셀 때나 쓸 단위였다.



§ 인상 깊은 대목들


-사상이란 현실의 삶 속에서, 인간관계 속에서, 조직 속에서, 사회 속에서 그것을 살리기 위해 눈앞의 현실과 온몸으로 부딪쳐 싸웠을 때 비로소 살아있는 사상이 되고 진정한 사상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정 깊이 있는 사상을 가진 인물은 개인, 대인관계, 조직, 사회, 지구라는 다양한 수준의 사상을 살아가는 동시에 그 사상의 수준에 맞는 다양한 수준의 인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진정 깊은 사상을 가진 사람 역시 다중인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숨겨진 가능성을 찾고 싶다면 먼저 생각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내 안에 풍부한 인간상과 인간성이 들어있는지 먼저 체크하고, 이를 길러야 합니다.


-소아小我에서 대아大我로... 대아大我는 무아無我의 경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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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수업 - 따로 또 같이 살기를 배우다
페터 볼레벤 지음, 장혜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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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과 나무관세음보살이 왜 나무로 시작하는지 알 것만 같아지는 책^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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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수업 - 따로 또 같이 살기를 배우다
페터 볼레벤 지음, 장혜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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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는 나무는 많은 비밀을 털어놓는다.... 앞으로 나의 나무들은 내게 많은 교훈을 들려줄 테지만 지금껏 나뭇잎 지붕 아래서 내가 깨달은 것만 해도 예전이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사연들이 많다. 당신에게도 나무들이 전해 준 그 행복을 나누어 주고 싶다."


중학시절 《식물의 정신세계》라는 책을 읽고 식물들도 인간의 감성과 다를 바 없는 정서를 느끼며 살아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무수업』도 그 책의 연장선상일 거라 지레짐작 했었다. 하지만 이건 생을 그리고 있다. 숲이라는 동식물들이 이루어낸 그들의 문명(?)의 구조랄까 생리를, 나무의 생을 축으로 해 다양한 구성원들의 모습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


나무들, 균류, 이런저런 이름의 버섯류들, 나무좀, 진디, 딱따구리, 비버, 푸른머리되새, 어치, 사슴, 노루 등등... 자연계의 구성원들이 자아내는 그들의 문명(?)에 하루하루는 인간 사회 만큼 치열하면서도 인간이 만든 세계 보다 더 조화로운 이상적 세계를 보여주었다.


이기와 이타가 적절히 어우러지고 이기적인 전략이 이타적 사회를 구조화하기도 했다. 인류 문명과 유사하지만 숲이라는 더욱 탁월한 문명이 있음을 깨달았다. 


딱따구리는 그저 나무를 쪼아 나무 속 벌레나 먹고 구멍을 파서 둥지를 삼는다고 생각했다. 헌데 딱따구리는 딱딱한 나무의 껍질과 겉층을 약간 쪼아 균류가 침투해 나무를 부식시키길 기다린다고 한다. 균이 나무의 조직을 해체해 부드럽게 만들기를 한달여 동안 기다린 후에야 쪼아대서 둥지가 될 구멍을 판다고 한다. 그 이후에도 둥지가 된 구멍 내부를 균이 멈추지 않고 계속 부식시켜가는 것을 막기 위해 거듭 보수와 수선을 해야만 한단다. 그러다 딱따구리가 옮겨가면 다른 새와 다람쥐들의 거주공간이 된다고 한다. 어우러져 더불어 사는 것이 자연계의 진면목이었구나 싶었다.


비버가 댐을 만들려 나무를 쓰러뜨리면 시냇물에 쓰러진 나무가 웅덩이를 만든다. 그러면 센 물살을 못견디는 작은 생물들에게 숨쉴 공간이 된다고 한다. 그런 웅덩이엔 낙엽과 쓰러진 나무가 썩으며 부식산이 생겨난다. 그럼 부식산은 박테리아와 함께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물살을 피해 숨어든 작은 생물들이 살만한 청정한 수질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폭우 후에 그런 웅덩이에 이는 거품들은 부식산과 물살에 생겨난 공기가 결합하며 일어나는 것이라 한다.)


나무들 사이의 경쟁과 소통과 희생도 인상 깊었다. 나무도 종에 따라 빨리 성장하다가 성장이 더뎌지는 것, 처음엔 발육부진으로 다른 종의 나무 보다 더디게 자라나지만 끝내 거목이 되는 것 등 다른 성장 발육을 보인다고 한다. 같은 종의 나무도 개성이 다 달라서 나란히 선 세 나무도 겨울을 앞두고 어느 녀석은 빨리 낙엽을 떨구고 어느 녀석은 잎사귀를 오래 보유하고 있단다. 겨울이 오면 땅이 얼어 영양분과 수분을 줄기를 따라 가지를 거쳐 잎으로 이동시키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다 잎이 있으면 잎에서 수분이 증발해 나무가 말라간다고 한다. (겨울이 올 때쯤이면 침엽수는 수분증발을 막기 위해 잎의 표면에 수분증발 방지를 위한 두꺼운 왁스층으로 잔뜩 뒤덮는다고 한다.) 그래서 겨울을 앞두면 영양을 더 흡수해야 할지 잎사귀를 빨리 떨구어 수분증발을 막는게 나을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때 나무 마다의 개성이 드러난다고 한다. 사람들 눈에는 그저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나무도 저 마다의 개성을 지닌 채 나름 제멋에 산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판단착오가 있었더라도 뒤에 말할 공유에 의해 서로가 서로를 보살핌으로서 대처하는 것이다.


나무 사이의 경쟁만이 아니라 다른 생물과도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것이 자연계에서 나무의 삶이다. 뿌리 부근에 특정 버섯류가 자리잡으면 다른 나무와 영양분도 정보도 교류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나무도 있다고 한다. 영양분과 정보의 교류... 그건 잠시 후 알아보고 나무의 분투를 좀더 보자. 나무는 천적의 위협에 방어물질을 만들어내 천적이 피해가게 하거나 심한 경우 사망하게 한다. 그와 동시에 다른 동종의 나무들에게는 미리 방어물질을 만들어내라고 향기를 매개로 정보를 준다고 한다. 더구나 놀라운 건 그런 정보전달의 과정에 향기만이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소리와 전기 작용도 역할을 한다고 한다. 


나무가 소리라니? 할테지만 학계 연구로는 나무는 220헤르츠의 소리를 뿌리에서 낼 수 있다고 한다. 한 나무의 뿌리가 침략자가 있다는 소식을 다른 나무들에게 알리면 다른 나무들 뿌리의 잔뿌리가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한다고 한다. (무슨 판타지 속 괴기수도 아니고ㅡ.ㅡ;;;) 전기 작용도 상상 밖이다. 같은 종의 나무들 끼리는 서로 뿌리를 얽히고 있으면서 천적 동물의 등장에 전기적 흐름으로 알려준다고 한다. 뿌리가 닿지 않을만큼 멀리 떨어진 동종 나무에게는 토양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균류가 광섬유 역할을 하며 위험을 알리는 정보를 전달한다고 한다. 


-전기적 작용과 균류의 역할 그리고 나무의 기능이라고는 믿기 힘든 '소리'...(나무의 소리를 찾아서^^;) 다소 특이해 보이는 이런 현상들은 사실 토양에 퍼져 있는 균류의 역할을 공간이 대신하며 사람들 사이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신 또는 가족, 사랑하는 누군가가 위험을 앞두고 있을 때 우리는 인체적 이상반응이 일어나거나 예지몽을 꾸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나무 사이 뿌리의 얽힘은 사회에서 서로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상징하기에 적절한 예가 아닌가 싶다.-


이런 뿌리의 얽힘은 서로가 서로와 영양을 분배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사회복지라는 인간 사회의 제도와 연결 짓던데 이건 복지제도에 멈추는 것이 아니다. 공평한 분배 그 이상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란 나누는 것이다. 결국 누구에게 빼앗아 누구에게 주느냐 하는 것이다." 라는 <육룡이 나르샤>에서의 정도전 대사는 구시대적 사고 방식이다. 나무를 보라. 애초에 뺏어서 나눌 필요도 없다 애초에 뺏을 것도 없이 공유하지 않는가? 어느 나무가 모든 양분이 인간 사회처럼 정점으로 편중되는 것을 내버려두다가 뒤늦게서야 재분배하자면서 열 올리며 복지를 찾고 있느냐는 말이다.


나무가 살신성인하다거나 자녀를 죽음으로서도 돌본다면 누가 믿을까 싶다. 헌데도 숲에서는 어미 나무일지 그냥 이웃의 어른 나무일지가 다 자란 나무들 틈에서 빛이 가려져 광합성이 어려운 아기 나무를 그런 얽힌 뿌리를 통한 공유로 보살핀다고 한다. 더우기 가문비나무의 씨앗이 쓰러져 있는 죽은 나무의 몸통에 떨어지면 특히나 더 잘 발아한다고 한다. 이를 '시신의 회춘'이라고도 한다는데 이 죽은 어미 나무는 점점 부식되어 흙과 하나되며 그렇게 부식토가 되어 아기 나무를 돌본다. '죽어서도 아기의 요람이 되는 것이다' 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아기 나무라고는하지만 저자가 몇십년 수령의 나무 까지를 아기 나무라 보는건지 모르겠다. 저자의 말로는 스웨덴 달라르나 지방에는 수령 8000살이나 되는 가문비나무가 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150살 나무는 아직 어린나이의 나무라고 한다. 그러니 아기 나무가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 보다 10살 이상 연세가 많으신 고령의 분들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바이에른 숲 국립공원에 나무생물학자 마르틴 고스너 박사가 찾아와 (높이 52미터, 직경 2미터의 600세나 되신) 고목에 제충제를 살포했다고 한다. 이때 나무 주위로 죽어 떨어진 곤충이 '무려 257종, 2041마리'였다고 한다.


이 외에도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생물들은 본서에 꽤 많이도 등장한다. 그 중 나무를 아프게도 하고 돕기도 하며 공생하는 여러 종의 균류가 있다. 이런 균류는 자신과 공생하는 나무가 양분이 모자라면 독을 방출해 톡토기 같은 절지 동물을 죽여서는 그로 부터 질소를 나무가 충당하게도 한다. 나무의 상처에 침투해 가지나 몸통을 손상 입히거나 심지어 나무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균류도 있다. 나무 입장에서는 해충인 여타 곤충들이 나무좀 의 공격에 저항하며 나무는 면역체계를 공고히 하기도 한다. 앞서 본 딱따구리가 나무를 해치는 것도 같겠지만 나무의 몸통을 침범하는 균류나 나무좀을 쪼아 먹어서 나무의 겉에 상처를 입히는 정도는 만회할 만한 도움이 되기도 한단다. 게다가 나무에 구멍을 파면서도 용케 수맥의 치명적 손상은 입히지 않으며 공생하고 있다고 한다. 어치 라는 새는 먹이감 삼아 나무의 열매를 따다가 모아 놓는데 그 과정에서 씨앗들이 먼거리로 가 싹을 틔우는 것이라 한다. 비버 같은 벌목꾼들도 나무 입장에서야 무자비한 살해자이겠으나 자연의 입장에서는 위에서 보았듯 나무의 또 다른 진가를 자연 속에 알려주는 매개이지 않은가? 인간들의 개발과 훼손으로 들이나 스텝(강수량이 풍부한 비옥한 지대) 지역에서 밀려난 사슴, 노루 같은 취약계층 동물들은 별 수 없이 나무 껍질을 뜯어먹으며 나무에게 고통과 손상을 주게 된다. 그 손상을 못버텨내고 죽는 나무가 있다해도 그 죽는 나무는 쓰러져 아기 나무의 요람이 될 것이다. 자연 속 갈등과 사랑은 그렇게 순환하고 또 순환하는 것이 순리인가 보다. 


순환의 순리를 나무와 바다 사이에서도 볼 수 있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北海道大學의 해양화학자 마쓰나가 가쓰히코 교수는 '낙엽에서 나온 산이 개울과 시내를 거쳐 바다로 흘러가 플랑크톤의 성장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마쓰나가 가쓰히코 교수는 해안가에 나무를 많이 심으라 독려하며 실제 나무가 많으면 물고기와 굴의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한다. 이를 언급하며 저자는 "숲은 또 전 세계의 다른 자연공간들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쯤이면 자연 공간 만이 문제가 아니라 지구라는 하나의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기적 관계 속에서 숲은 지구의 생명 유지를 위해 필수 구성요소가 아닐까 싶다.


이 책 속 나무들도 그와 더불어 살아가는 여타 생물들도 서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전략적 대응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우정도 사랑도 나눔도 매서운 갈등과 충돌도 두루 있지만 결국은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일방적으로 압도하며 갑질하는 구조이지 않더라는 말이다. 


나무가 자기방어를 못해 나무좀 등의 병충해로 가지 하나가 부식해 가면 가지는 결국 떨어져 나간다. 그리고 그렇게 떨어져 내린 썩은 가지는 균류의 도움으로 부식토가 되어 거름으로 재활용된다. 살아나야 할 나무를 위해 나무의 일부는 그렇게 자연히 사라져가며 나무의 새로운 날들을 위한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이 세계에서 그리도 오랜 세월 인류를 살게도 해왔지만 썩어가고 있는 제도가 있다면 과감히 떨어져 나가도록 해야 할 일이다. 난 그 썩어가고 있는 제도가 자본주의라고 생각한다. 또 자본주의라는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 대의민주정치에서 직접민주정치로 진화해야만 할 일이다. 그래야 새로운 날들을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죽은 이후 우리가 만들었던 시대가 부식토로나 남아 다음 세대가 새로운 제도를 만들도록 미뤄두기 보다는 더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서로 뿌리를 얽고 균류를 배양해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고 채워주면서 새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면역체계를 만들지 못해 자신에게도 이웃생명에게도 독만 내뿜을 줄 아는 아픈 나무들에게 우리의 뿌리를 건네고 품어야 할 일이다. '아프냐고 아프다면 우리가 함께이니 함께 나아가자고 더불어 살아가자' 고 그렇게 따스하게 사랑으로 서로를 채워가는... 아름답게 공유하는 시대를 우리는 만들어 갈 수 있다. 이것이 내가 부식토가 되어가며 한시대를 함께해온 생명들에게 건네야 할 전기적 흐름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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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10가지 방법
이경윤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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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매매 시의 투자자들과 시장 전체가 아우러져 갖게 되는 심리상태에 대해 매번 관심은 있었는데 해당 저작을 읽어본 적은 드물다. 2007~2008년경 단한차례 있긴 했었는데 어느 서양인 저자의 제목도 기억 안나는 그 저작은 너무 간소하고 상식적인 이야기라 기대에 반비례 하는 감상만 갖게 되었었다. 


그래서 투자를 위한 시장 분석과 투자자의 심리 상태 양측면 모두가 주제인 본서에 나름 관심이 적다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읽어본 감상은 어떻더냐고 묻는다면 50:50 이라고 해야 할 듯 싶다. 실제 주식투자를 위한 분석에 대한 경우는 전문 경제인인 저자 나름의 관점이 너무도 상식적이다 보니 워렌 버핏 씨의 며느리라는 누가 쓴 저서를 읽었을 때와 유사한 감상이 남았다. 원래 전문 투자자나 수익율이 높은 투자자일 수록 나 같은 평범한 개미들이 볼 때는 너무 상식적이라 노하우는 숨겨둔 것 아닌가 싶다던데 그 말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 나 같은 갑갑한 개미에게 어필하려면 저자의 정의 하나하나에 실제 사례를 될 수 있는 한 많이 나열하고 그러한 관점으로 매수시점을 언제로 보았고 매도나 손절매는 어느 시점에 이루어졌는지 충분하게 제시해야 이해가 갈 것 같다. 물론 본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투자 관련 분석 내용이 메인은 아닌지 모르겠다. 본서의 정말 중요한 주제는 투자자의 자기심리 통제이다. 좀더 정확히는 '주식매매 중독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가 주제일테고...


주식매매 중 손실이 오는 상황에서도 합리적 판단을 하지 못하고 그러한 손실이 커가는데도 주식매매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상황, 이때 주식투자자의 심리 상태는 중독 상태라는 정의가 전개의 전제이다. 그 결과 야기되는 투자자 본인의 내적 고통과 가족 간 신뢰가 무너져 투자자 개인의 고통이 더해지고 가족으로 고통이 확장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주식 중독 치료가 필요하다. 그래서 주식심리상담치료가 존재하니 주식중독이라는 자각이 있게 되면 언제든 주식중독 치료프로그램 상담을 받아라. 신속히 치료하여 개인과 가족 사이 경제적 심리적 관계적 피해를 키우지 말라는 것이 저자의 집필 의도 중 하나인듯 싶다. 또 하나는 심리상담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기전에 투자자 자신이 스스로를 제어해 가며 중독 수위에 이르지 않도록 적절하고 안정적 심리상태를 유지하며 투자를 하라는 것일테고... 


저자는 주식매매중독 상태를 정의하기 위해 중독 상태에 대한 정의를 나열하고 있다. 물질 중독, 행위 중독, 주식매매 중독으로 분류한 세부적 내용은 본문을 읽어 보시고... 

저자는 물질중독과 행위중독이랑 주식중독이 차별화 되는 것은 앞선 두가지는 개인이 고통스러운데 그치지만 주식 중독은 경제적 손실을 키워 가정의 유지를 어렵게 해 가족의 해체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허나 술, 마약 등의 물질 중독 경우에도 소위 주폭이라는 음주폭행으로 가족이 피해대상이 되거나 술이나 마약을 통해 취중이나 환각 상태에서의 운전, 폭력, 강간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면 가족도 사회적 지탄과 내적 수치와 공황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알콜중독과 마약중독이 심각해지면 아마 생업 활동도 불가능할테고 마약의 경우 내성이 생기며 점점 다량의 마약을 투여하게 되어 상당한 경제적 부담에 놓일지 모른다. 이런 상황이면 가족 해체가 뒤따르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는 결말일 것이다. 행위중독도 도박, 쇼핑, 도벽, sex 등에 중독된 가족 구성원은 가정에 경제적 부담이나 대내외적 오명과 지탄으로 물질중독에서 든 예와 같은 고통을 자신과 가족 모두에게 불러올 수 있다. 본서의 저자도 이런 면을 충분히 알고 있을텐데 (물질중독, 행위중독의 경우와 주식중독을 구분 지을 때) 그 고통의 대상이 개인의 고통에만 머무는 경우를 물질중독, 행위중독으로 분류하고 가족으로 고통이 확장되며 가족의 해체를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을 주식 중독이라 분류했다. 그것은 아마도 주식중독으로 오는 경제적 손실의 규모가 앞서 두 경우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다른 중독에 대한 본서의 정의로는 물질중독, 행위중독은 동기가 스트레스이나 주식중독은 순수하게 수익이 동기이다 보니 중독자가 중독 자체가 폐해임을 자각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주위에 자신이 중독 되었다고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양성화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본서를 읽고보니 어떠한 경로로든 주식투자로 인해 야기되는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자각하게 되었다면 저자가 말하는 주식심리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을듯 하다. 게다가 본서를 읽고 있자니 주식심리상담을 통해 그저 주식매매중독만이 치료 되는 것이 아니라 제법 삶에 대한 태도 변화 마저 불러올듯 했다. 저자는 메타연구소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수료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식중독 치료를 위해 적용된다고 하는 체계들이 인지행동치료 체계일 것 같은데 그 심리치료 체계가 원래 삶에 대한 태도 변화를 동반하는 체계인듯 하다.


[Part7 마음 다스리는 세부상담 프로그램의 성과]의 내용과 [Part5 주식투자자 행위 메커니즘], [Part6 주식 투자자 심리 진단]의 내용들 그리고 [Part1 개미의 소리]에서 <1. 사례분석 방법 및 의미>의 내용 중 『2)내면 심리상태 4가지, 3) 외면 심리상태 4가지, 4)인지행동 메커니즘 5가지』는 주식중독이던 어떤 중독이던 중독에 국한될 내용들이 아니다. 기억해 두면 충동적인 행동이 일려는 순간 마다 내면을 관조하며 자기절제할 기준 개념들로 쓸모 있을 것이다. 


초보 주식투자자에게는 한번쯤 가볍게 읽고서 많이 가볍지는 않을 투자 시의 내적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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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전 -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성철.법정 지음 / 책읽는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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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회, 종교에 대해 숙고해 볼 기회는 된다. 단, 지나치게 기대하진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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