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기술 - 부정적 감정을 지우는 효과적인 뇌 사용법
안-엘렌 클레르.뱅상 트리부 지음, 구영옥 옮김 / 상상스퀘어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의기술 #안엘렌클레르 #뱅상트리부 #상상스퀘어

 

신경과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저자와 인지행동치료 분야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인 저자 이렇게 두 명의 저자의 공저이다. 뇌과학 대목은 짧게 정리되어 있고 대부분 심리 치료적 기법이다.

 

읽어볼 만하다 또는 읽을 가치가 있다는 독자들과 인사이트가 없다 또는 다 들어본 말이고 아는 내용들만 언급했을 뿐이다라는 독자들로 양분된 평을 듣고 있는 책이다. 처음엔 리뷰어 본인도 익숙한 내용이더라도 들을 가치가 있는 말이 있다는 주의였지만 다 읽고 보니 이 책으로는 실제 적용해 유의미한 변화를 낳는다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감상이다.

 

전체 제목이 [뇌과학과 심리학으로 치유하는 마음의 기술], 부제가 [부정적 감정을 지우는 효과적인 뇌 사용법]이다. 뇌과학과 심리학이 어우러져 내적 문제들을 치유하는 깊은 방법들이 기술이라는 표현이 쓰였듯 체계적이고 실적용하기 쉽게 서술되어 있을 듯하기도 하고 실제 그런 의도로 집필하기도 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실용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조언이나 충고는 들어야 할 필요성을 스스로 느낄 때에야 와닿는다. 그렇지 않을 때는 잔소리로 느껴진다. 자신이 스스로에 심리적 문제들을 자각하고 해결할 필요성을 느껴서 심리상담사나 정신과 의사를 필요로 할 상황이라면 그런 때 상담을 받으며 본서를 참고하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교양 상식의 확장을 위해 본서로 다가설 때는 개인적으로 별로 크게 와닿는 바는 없을 거라고 생각된다.

 

본서가 기술이라던가 뇌 사용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심리 테크닉적인 면이 와닿는 서술이 아니라 누구라도 할 수 있을 법한 조언 같은 서술이라 실제 상담가와 자신의 문제를 토로하며 상담하는 상황이 아닌 독서만으로는 실효를 느끼기에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딱 부러지게 기술이라고 와닿기보다 충고하기 좋아하는 사람의 다방면의 오지랖 넓은 충고 폭포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자신이 자각하는 툭 불거진 문제가 뚜렷한 사람에게는 다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것도 사람마다 실제 체감하는 문제는 자기화랄까 자기만의 독특한 형태이기에 그에 딱 맞는 대답이 아닌 두루뭉술한 다방면에 적용할 대답으로는 이게 실제로 치유가 되리라는 느낌도 들지 않고 까닭에 실효도 크게 없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교양 상식으로 읽기에는 읽고 나면 자신이 타인에게, 타인이 자신에게 다 해오던 말 같을 것이다. 인지행동치료의 기법이 담겨있다는데 마음의 기술이라던가 치료적 기법이라는 감상이 다가오지 않는 책이다. 뇌과학, 심리학, 심리치료가 어우러져도 서술 방식에 따라 전문성도 느껴지지 않고 기법적인 체계성도 다가오지 않을 수 있구나 하는 감상이 가장 먼저 남았다. 하지만 전문가가 대중성을 고려하고 어렵지 않고 보편적인 조언 같은 어투로 집필해 보고자 이렇게 서술했을 수도 있으니 마음에 드는 서술이라고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지는 모르겠다고 생각된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호불호가 크게 갈릴 심리치료서구나 하는 감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 가쁜 추적 - 코로나19는 어디서 왔는가?
데이비드 쾀멘 지음, 유진홍 옮김 / 군자출판사(교재)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숨가쁜추적 #데이비드쾀멘 #코로나19 #과학도서 #과학도서추천

 

#군자출판사 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2019년 말 시작되어 결국 팬데믹으로 발전한 코로나-19 또는 코비드-19는 국가 간의 보이지 않는 장벽과 사회적 혹한을 불러온 아직까지는 가장 거대한 규모의 정체이자 피해였다. 비공식적 통계로는 세계의 의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1700만 명일 것으로 추산한다는 여론도 있다. 이런 사회적 파급으로 인해 원인 규명과 책임 소지를 따지는 여론도 초기에는 있었다. 특히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에 시작된 팬데믹이다 보니 여론을 크게 신경 쓰고 활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과도한 액션을 취하기도 했다. 중국 폐렴이라기도 했고 중국에게 피해 보상을 받겠다는 발언도 했었다. 그러다가 태세 전환을 하며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되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단언한 것이 트럼프 초임 정부 때의 정부 입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빠르게 대응해 백신을 제조해 보급할 수 있었다며 자신의 가장 큰 치적 중 하나로 백신 제조와 보급을 들기도 한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 들어서 미국 정부의 입장은 급변했다. WHO 산하인지 UN 산하인지 조사단이 중국에 파견되었고 이후 우한 연구소 유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던 모양이다. 바이든 정권에서의 미국 정부는 우한 연구소 유출설의 가능성을 높게 두며 우한 연구소 유출설이 대중에게 일반적인 상식이 되었다. 백신에 대한 입장도 극단적으로 변해 바이든 정권 동안 백신의 치료 효과에 대한 질병청 산하 기관의 정보가 몇 차례나 바뀌었다. 점점 백신의 효과에 의구심이 드는 문장으로 변해간 것이다. 이 대목을 과거 기록한 적이 있는데 반발이 있기에 언쟁을 하기 귀찮아서 블로그에서 내린 기억이 있다. 하지만 바이든 정권 동안 미국 언론 다수에서도 기사화하고 방송도 해서 한국의 유투브 채널 강미은TV에서 강미은 교수도 한창 외신 기사를 인용하며 언급했던 바였다. 코로나-19와 백신에 대한 바이든 정권에서의 입장은 트럼프 정권의 정책 기조와 현격히 달랐는데 미국 정부(미국 질병청 산하 기구)가 코로나 전파 시기 훨씬 이전부터 중국 우한 연구소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었으며 우한 연구소에 코로나바이러스의 기능획득 연구에도 연구비를 지원했다는 사실을 청문회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백신접종 이후 미국 근로자 보험 가입자의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 것과 그 시기 미국 소아 환아들의 질병 발병이 (각종 암을 비롯해) 각 질병들마다 현격히 증가한 뉴스 등도 모두 바이든 정부 동안 뉴스화된 것이다.

 

미국 법원은 미국 시민들이 화이자사의 코로나 백신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한 것을 화이자사가 왜곡하기 위해 시도한 정보 공개 시기를 상당히 먼 연도 후로 미뤄달라는 법적 요청을 파기하고 점진적으로 공개하도록 판결해 지금까지 화이자사의 코로나 백신 문서에 대한 정보가 단계적으로 공개되고 있다. (과거에 이에 대한 포스팅도 했었는데 몇 차례의 포스팅 이후 백신사를 모더나로 착각하고 다시 포스팅한 적이 있다. 정정하고 싶지만 늦어서 포기한다.) 무엇보다 화이자사의 자료로는 백신 보급 이전 긴급한 백신 테스트에서 이미 백신의 치명률이 3%였다고 한다. 코로나 치명률이 0.1%~0.01%인 것을 감안할 때 대중을 살리자는 백신 보급이었다기보다 대중이 죽더라도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의 백신 판매였다는 걸 알 수 있다. (백신에 대해 할 이야기는 많지만 그에 대해 시작하자면 리뷰의 색깔이 달라지니 이만하겠다.)

 

미국 정부가 정권이 달라지며 코로나와 백신에 대한 입장이 각기 달랐고 코로나-19 발생의 원인과 전파의 원인에 대한 입장이 현격히 달랐던 것은, 본서 저자의 로르샤흐 테스트 이야기와 같다고 생각된다. ‘같은 얼룩이 누군가에게는 박쥐로 보이고 누군가에게는 실험실로 보인다는 말 말이다. 저자에게는 그 얼룩이 박쥐로 보인 것이다. (그렇지만 같은 분야 다른 전문가들에게는 실험실로 보이기도 했다.)

 

본 저작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체 하나를 예로 들며 그것은 자연적이며, 실험실에서 조작되었다기보다는 자연의 동물들에서 찾기 쉽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기능획득 연구도 대부분의 연구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듯한 언급도 있다. 동시에 중국인 담당자와 전문가들의 우한 연구소에서 그런 연구를 하지 않았다는 발언과 샘플이 다르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우한 연구소 유출설과 기능획득 연구에 대한 견해를 반박하고 있다. 중국 담당자와 중국 연구소 과학자의 발언을 그것만이 진실인 양 말이다. 하지만 일본의 교토대학 바이러스/재생의학 학자 미야자와 타카유키 상의 저작 [바이러스는 도대체 무엇인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잠깐 언급을 하는데 실험실 조작과 자연적인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구분할 수 있는 전문가는 없다는 것이 그 분야 전문가인 타카유키 상의 발언이다.

 

본서는 2022년 미국 출간작으로 아직 코로나와 백신에 대한 바이든 정권의 공식적 입장이 정해지기 훨씬 전에 출간되었다. 본서는 트럼프 초임 시기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견해이고 어느 견해이든 저자의 로르샤흐 발언이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관점의 전문가들 견해를 들어보기에는 좋을 책이고 다른 입장에 대한 저작이나 다큐멘터리도 이 시대에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하는 원칙은 이 책과 같은 견해에 따른 것이다. 다소 반대 견해인 입장은 여타 자료로 접근해 보고 음모론적인 수준이라 할 정도로 극단적인 반대 입장은 [백신의 배신]을 통해 다가서도 될 것 같다.

 

코로나19에 대한 견해와 백신에 대한 견해는 앞으로도 여러 이견이 상당히 충돌할 것이 자명하다. 아마 긴 세월 동안 정답을 확정할 수 있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생존과 생명에 직결된 것인데도 말이다. 그러니 다양한 정보를 모두 접해 보고 보다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할 사람은 누구도 아닌 당사자들인 각각의 자신일 것이다. 정부 입장도 정권마다 바뀌는데 지난 정권의 주장에만 갇혀 있지 말고 더욱더 진실이 무엇인지 찾고 찾아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누구에게 대리하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하철도의 밤
미야자와 겐지 지음, 김수영 옮김 / 새움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몽환적 판타지와 일상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문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하철도의 밤
미야자와 겐지 지음, 김수영 옮김 / 새움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야자와 겐지 상의 작품은 [비에도 지지 않고]만을 과거에 읽어본 적이 있을 뿐이고 그 또한 잘 기억이 나지 않는 터라 본서가 미야자와 겐지 소설에 대한 첫인상과 같았습니다. 그는 대지와 별들을 문학으로 잇겠다며 소설을 쓴 아동문학가라고 합니다. 내가 경험한 그의 작품은 [비에도 지지 않고] 외에는 [은하철도의 밤], [첼로 연주자 고슈], [주문이 많은 요리점]까지 본서에 담긴 이 세 가지뿐이에요.

 

[은하철도의 밤]은 아버지가 떠나고 아픈 어머니 함께 살고 있는 조반니와 그의 다정한 친구 캄파넬라의 은하철도를 타고 떠나는 우주여행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소설집에 담긴 소설들 모두가 판타지적이지만 [은하철도의 밤]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몽환적인 분위기입니다. 캄파넬라의 마지막은 황순원의 [소나기]가 떠오르기도 했고 판타지와 몽환적 이야기의 끝은 왜 이리 모두 안타까울까 싶기도 했습니다.

 

[첼로 연주자 고슈]는 본서의 이야기들 중 가장 끌리는 이야기이기도 했는데 아마도 동화에서 제가 기대하는 이야기가 이런 재치와 성장이 담긴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는 무협지도 신필 김용의 그 주인공 성장형 스토리를 가장 좋아하거든요. 뭐랄까 정치적이고 전략적인 이야기들보다는 주인공이 성장하는 이야기들이 끌리는 데, 본서의 이 이야기도 짧으면서도 내외적 성장이 그려내어진 이야기라고 느껴져 깊이 다가왔습니다. 줄거리는 애초에 짧은 이야기이다 보니 스포일러 해 버리면 남는 게 없기에 생략합니다. 연주 단원인 첼로 연주자의 꿈결 같은 이야기 속의 성장이라고 해두면 딱 좋겠네요.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이건 100년 전에 쓰여진 이야기로는 배경 말고는 너무 현대적인 빛깔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재도 소재를 풀어가는 형식도 현대의 동화 작가들의 아이디어 같아요. 저도 창작을 나름 취미 삼아 하고 있는데 이런 기발하면서도 수려한 이야기는 제가 쓴 이야기들로는 상대가 안 될 것 같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미야자와 겐지 상의 창작 방식에서 영감을 받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의 작품들에서 느껴진 건 일상과 자연과 판타지가 너무나도 잘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었어요. 또 이야기 속에 배어 흐르는 포근함이 남다르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가난한 이들의 고달픔과 애환을 먼저 생각하던 미야자와 겐지라는 인물의 따스한 마음이 작품들 자체에서도 깊이 남아 전해지기에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의 [비에도 지지 않고]라는 시는 한국인에게 윤동주의 [서시]가 그렇듯 일본인 누구나가 알고 있는 시라는데요. 아사히 신문에서 그를 일본의 지난 1천 년간 최고의 문인으로 선정했던데 그가 그만큼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의 타고난 천성이 그대로 그의 문학에 아로새겨져서이지 않은가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상하는 뇌 -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단 하나, 상상에 관한 안내서
애덤 지먼 지음, 이은경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상하는뇌 #애덤지먼 #The_Shape_of_Things_Unseen #A_New_Science_of_Imagination

 

#흐름출판 @nextwave_pub 으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액서터 대학 의대 교수이자 신경과학자로 의식, 기억, 심상의 신경 기제를 30여 년 동안 연구해 왔다고 한다. 2003년 수술 후 이미지를 상상하는 능력을 상실한 환자를 치료하면서 이 책에서도 언급된 아판타시아인(상상하는 힘을 잃었거나 애초에 없는 사람)과 하이퍼판타시아인(상상하는 힘이 극도로 강한 사람)에 대한 연구에 매진했다고 한다.

 

나의 경험을 이야기해보자면 나는 유년 시절부터 눈앞에 없는 대상을 실제 그대로 그려낼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반응을 보며 타인들은 내가 눈앞에 그린 영상을 보지 못하고 그걸 표현하면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걸 눈치채고는 다시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허공에 그려낸 영상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현실이란 것은 공유됨으로써 실재성을 인정받는 것이고 사람들이 감각할 수 없고 실재한다고 다수가 인정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다수의 왕따가 시작될 수 있다. 어린 시절 이미 이걸 눈치채고 나로서는 내가 이미지화해내는 대상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게 되었다. 그때 나는 모든 현실이 서로 다 공유하는 것은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로 또한 때로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경로로 현실을 창조해내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로 창조하는 현실은 실제에 영향을 미치는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만들어진 현실이 되기도 하고 시, 소설, 극 등의 문학이나 극문학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창조되는 현실은 가볍게는 몽상이나 백일몽이겠으나 심각하면 환각, 망상, 편집증, 히스테리 등 이상 심리로 분류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은 이렇게 다른 현실을 자의에 의해서든 자의와는 다른 과정을 통해서는 창조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여기까지 서술한 현실이란 말을 정의하자면 실제라는 것이 공유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현실은 공유될 수도 있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공유되지 않는 감각적 대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공유되지 않지만 감각되는 대상 즉 현실은 어떻게 창조되거나 현현되는 것일까? 우리는 그러한 현실 창조를 가져오는 힘을 상상력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력은 앞서 말했듯 자의적(자신의 의지로)이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간은 대부분 상상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미지든 감각이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든 연상 자체가 불가능한 아타락시아인이라는 부류가 있고 모든 걸 실제에 가깝거나 원활하게 떠올리는 하이퍼판타시아인이 있다. 그리고 그사이에 대부분에 사람들은 적절한 수위의 상상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인류 대부분에게 상상력은 자신의 속성인 것이다. [사피엔스]에서의 유발 하라리의 말을 빌리자면 상상하는 힘이 문화와 문명을 만들었다. 그리고 본서의 저자도 이 시대 뇌과학자들과 신경의학자들도 인간이 미래를 예측하는 것만이 아니라 현재(현실)을 인지하는 것 자체도 하나의 예측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가능성 중 더욱 현실성 있는 가능성을 예측하고 판단해내는 과정이 현재(현실) 인식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재 예측은 결국 인간은 상상하는 힘으로 미래만이 아니라 현재도 인식한다는 말인 것이다. 상상한다는 것은 문명과 문화 같은 거대 규모와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사소한 규모를 막론하고 인간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어쩌면 모든 사안을 고려할 때 세상이란 건 상상이 전부인 것인지도 모른다. 이 시대의 양자역학과 우주과학은 우주가 하나의 시뮬레이션이라는 가정을 학문적으로 구축하고 있고 이것이 절대적인 진리로 전파되기 직전인 상황이다.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우주도 세상도 하나의 상상 속 세계라고 주장한다니 일부 과학자들의 정신에 대해 정신과적으로 참 진단하기 쉬운 결론에 이르고 있지 않나?

 

본서는 신경과학에 입각해 서술하는 바의 근거를 제시하며 일상부터 스포츠맨과 예술가의 상상 훈련, 음악과 미술과 문학 예술가들의 창의성 그리고 히스테리 등 의학적인 대목 더 나아가 인류사적인 발전에서까지 상상한다는 것의 여정과 그 힘을 형상화하고 있다.

 

상상하는 존재로서의 인류 그리고 그 인류의 정신과 뇌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궁금해할 만한 책이고 그 궁금함을 지적 재미로 채워줄 수 있을 책이지 않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