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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인생 수업
장재형 지음 / 다산초당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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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인생수업]서양 철학 2000년은 모두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는 화이트 헤드의 말이 너무 인상 깊어, 서양 철학의 정수가 담겨있을 듯한 플라톤의 가르침으로부터 삶을 살아가는 길에 조금 더 나은 지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로 선택하게 되었다. 다만 본서를 건네받고 처음엔 그저 24개의 아포리즘이 담긴 책인가 싶어 다소 실망이 일기는 했다. 맥락 없고 파편적인 아포리즘이라면 왠지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서는 Idea, Arete, Eudaimonia, Episteme의 이상, 미덕, 행복, 지식이라는 4가지 기준으로 아포리즘을 정리하고 있고 제목처럼 인생 즉 사람의 삶이라는 화두로 가르침을 주고 있어 다 읽으며 또 읽고 난 후의 묵상으로 맥락이 정리된다.

 

본서의 내용을 모두 정리할 수는 없고 이해한 바를 약술하자면 첫째로 본서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정리된다고 할 수 있다. 플라톤이 바라보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이전에 무엇보다 그의 세계관을 이해해야 할 것 같은데 그의 견해를 이 시대적으로 표현하자면 이 세상은 시뮬레이션 세계(가상세계)이다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이미 학창 시절 배웠듯 동굴 그림자의 비유처럼 그는 이 세계는 실재가 아니며 허상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Idea설이 장자의 호접몽과 같은 비유가 아니라 우리는 매트릭스 속에 있다는 모피어스의 일갈과 한치의 다름도 없다니 새삼 충격이었다.

 

이 실재가 아닌 세계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지만 어떡해야 실재를 인식하고 실재 세계로 전향하거나 이 세계라는 꿈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뜬금없지만 붓다와 생몰연대가 거의 비슷한 피타고라스는 지혜를 사랑하고 영혼을 정화해야 해탈해서 윤회를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붓다께서 해탈과 열반을 말씀하신 것과 유사한 가르침이 아닌가 싶다. 그럼 플라톤은 어떻게 말했을까? 본서에서는 해탈을 말하기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플라톤의 해탈은 열반과 같은 완전한 초월이라기보다는 실재가 아닌 것을 인식하고 실재를 인지하는 데서 그치고 있다. 본서의 주제 자체가 인생수업이다보니 해탈보다는 보다 나은 삶에 대한 플라톤의 가르침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가상의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미덕을 갖추어야 하는데 미덕이란 다름 아닌 탁월함이고 탁월함이란 좋은 것이며 좋다는 것은 다시 말해 행복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영혼을 구성하는 요소 3가지인 이성, 기개, 욕망은 절제를 통해 탁월한 이상적인 상태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가상 세계의 가상의 것일 뿐인 몸이지만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것도 절제와 함께라면 영혼의 바름을 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플라톤 논리대로라면 오감으로 인식하는 모든 것이 허상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오감을 훈련하면 보다 나은 영혼의 경지를 가질 수 있다고, 바른 자기 훈육에 이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플라톤의 주장과는 다르게 요가에서는 프라티야하라(Pratyahara, 제감)와 다라나(Dharana, 집중)를 말하고 있고 한국의 부도지라는 신화서에서는 오미(五味, 오감을 은유)를 알게 되면서 인간이 타락하고 훼손되었다며 복본(復本)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한국 선도에서는 조식, 지감, 금촉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도의 요가도 한국의 선도로 감각을 제어하고 마음을 산란히 하지 않으며 집중하는 것을 주지시키며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분이 플라톤의 오감 훈련에 대해서 감각하고 향유하는 것으로 묘사하셔서 동양과 한국의 가르침과는 플라톤의 접근이 다른 것 같았다. 가짜 세상을 즐기며 벗어날 길을 추구한다는 것이 아주 크게 모순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세계에서의 삶은 거듭 반복되는 환생 속에서 다시 태어나기 직전 레테의 강물을 마시고 전생을 모두 잊어서이기 때문에, 전생과 저승에서의 모든 기억을 안다면 세상의 모든 비밀을 확연히 알 수 있다며 상기론을 펼치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다는 직관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상기는 회상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다시 떠올릴 수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지혜로 가는 길로 생각했다고 한다. 자신에게 또 서로에게 묻고 또 물음으로써 실재를 알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런 지혜와 지성, 지식을 플라톤은 이 거짓의 세상에서 유일하게 추구해야 할 가치로 보았다고 한다. 완전하고 충족되고 택할만한 것이 진정한 가치인데 그것은 이성밖에 없다고 말이다.

 

그리스어로 진리를 알레테이아(Aletheia)라고 했다는데 a가 부정어이고 Iethe가 망각을 뜻하는 말로서 진리란 다시 말해 망각했던 것을 회복하는 것이라 한다. 앞서 말한 한국 신화서 부도지의 복본 개념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이런 회복의 길을 플라톤은 가장 탁월한 것 가장 나은 행복으로 여긴 것이다. 불가에서도 불교 가르침의 정수는 이고득락(離苦得樂)이라고 했다. 괴로움을 떠나고 즐거움을 얻는 것 다시 말해 괴로움을 떠나 행복해지는 것을 이른다. 플라톤의 가르침을 통해서 얻는 행복의 길은 이성의 길을 통해 잃어버린 것을 회복하는 길이다. 세상이 허상의 것, 허구의 세상이라면 이 세상에서 괴로워하고 허상인 물질이나 권력이나 명성을 탐하는 것은 더더욱 허무의 길이니 말이다. 플라톤은 그 길에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혼자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고독이 나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로 인해 유명해진 아폴로 신전의 말씀은 붓다께서 하신 너 자신을 비추는 등불이 되어라라는 말씀과 같다고 여겨진다. 자신을 알고 스스로 자신을 돌보며 고독하게 나아가는 길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붓다의 말씀을 떠올리게 한다. 허상의 세계에서 거짓을 초월하고 자신의 이성과 기개로 욕망을 절제하며 나아가는 것은 저자가 말했듯 공자께서 말씀하신 극기(克己)와 다름없다. 크게는 상호 호환되는 면들이 있는 성현들의 가르침이 아닌가 싶다.

 

허상에 빠져 사는 삶에서 벗어나 지혜를 사랑하며 살아가라는 플라톤과 서양 철학의 가르침은 동양의 가르침과 어느 수위까지는 유사한 부분도 있다. 현대에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하기는 하다지만 사람들은 다양한 수위의 바람이 있고 저자가 에로스를 언급하며 말하듯 자기의 부족한 부분들이 채워지다 보면 더 나은 삶, 진정한 삶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그때 플라톤의 가르침이나 붓다의 말씀들이 와닿을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한다. 자신의 선택과 삶의 방식에 회의가 들 때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싶을 때 너무도 상식적인 가르침이며 너무도 과거의 이상 같은 이 가르침들에서 무언가 느껴지는 바가 있다면 그때는 변화가 필요한 시간이 아닌가 한다. 그런 변화의 길에서 한 번쯤 하나의 안내서로서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싶다.


#플라톤의인생수업 #장재형 #다산초당 #다산북스 #도서협찬 #서평단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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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의 시대
이진우 지음 / 다산스마트에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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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에 관심이 갔던 이유는 단순했다. 교육과 기술이 연결되어 시너지를 낳을 때 그 기술개발처를 미리 알 수 있고 기술개발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면 투자 방향성 중 하나를 미리 알게 되는 것이지 않은가 하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본서는 저자의 진지한 교육관과 교육에서의 기술 활용에 대한 뚜렷한 견해를 대하면서 그런 이윤추구의 마음이 다소 미안해지게 만들기도 하는 책이다. 본서는 무엇보다 교육에서 기술이 왜 적용되어야 하며 앞으로 어떻게 적용되어 나아가야 하는가라는 선명한 교육과 기술에 대한 철학에서 저술된 책이라는 감상이 먼저 든다.

 

책을 다 읽고 저자 소개를 다시 보니 저자는 교육자도 교육학자도 아닌 한 이동통신사 연구원에서 시작해 현재는 SK C&C 수석컨설턴트로 있는 공학 전공자 출신이신 모양인데 사람의 관심과 진로는 참 어디를 향할지 모르는 거구나 하는 소소한 감상도 일었다. 저작 전반이 교육자들과 교육학자들에게 현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필요한 주제를 전할 책이구나 싶었다. (미혼의 직장인들에게는 이 책의 내용이 TMI 일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교육 관련한 분이 아니더라도 학부모라면 대부분 궁금해할 수 있을 내용이라는 생각도 든다.

 

본서의 내용 중 핵심만 짧게 전하자면 본서의 핵심은 산업화 시기 이후에 교육의 전개를 대한민국 중심으로 돌아보고 근래까지의 교육은 근로자를 양산하기 위한 교육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개인의 개성을 꽃피우기 위한 개별화된 교육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는 주장에 있다.

 

----- 이에는 어린시절 경험한 대한민국의 교육이라는 것이 정보 주입 위주의 교육이면서 전인교육은 도외시하고 인성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교사들이 학생 스스로나 학우들과의 관계 속에서 저절로 형성되겠거니 여기는 게 아닌가 받아들여졌었기에 더더군다나 개별화된 교육의 중요성과 주입식 교육의 철폐를 생각하게 되었었다. 저자도 언급하다시피 인공지능이 등장하며 더는 주입식 교육이 중요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아무리 미래에 머리에 칩을 심고 클라우드 메모리에 정보를 업로드하고 필요한 정보를 다운로드 받는다고 해도 경쟁 상대가 초인공지능이라면 애초에 경쟁 상대라고 가정하는 자체가 난센스일 뿐이 아닌가 싶다. BCI 기술로는 초인공지능을 이용해 초인공지능의 경쟁 상대가 되는 게 아니라 초인공지능이 역으로 낱낱의 사람들을 통제하게 되는 건 아닌가 의구심을 갖는 편이 더 합리적인 의심이 아닐까?

 

어찌되었던 앞으로의 미래는 초대량실업자가 기본소득이라는 미미한 생존비용만을 지급받으며 겨우 생존을 이어가는 시대가 될 게 기정사실이라고 본다. 기술의 발전으로 혜택을 볼 대상은 극소수의 초엘리트층으로 국한될 게 자명하다. 대다수는 살아남으려 자발적인 트랜스휴먼이 되거나 정부 보호를 갈구하지만 외곽으로 밀려난 존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그렇게라도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지만 말이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최소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생존자들이 있다면 그 미래에는 초인공지능과 경쟁하겠다거나 하는 허무맹랑한 기대나 현재와 같은 인간들 사이의 생존 경쟁을 지속하기보다는 좀 더 현실성 있는 자구책을 찾아야 할 것이고 그건 서로를 해치지 않는 인간으로서 성장하게 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서로를 해치지 않는 인간은 무엇보다 심리학과 심리치료, 명상과 인간애, 종교성들에 대한 교육이 주류 교육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걸 교육이라고 했지만 학습 과목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 이점을 체감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갖추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치료사의 상담, 명상 수행, 신앙 교육을 통한 묵상과 생활 변화 등). 전인교육이라는 옛날의 허풍이 이제는 더 절실해진 시대이고 실천되어야 하는 시대라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과 기술의 결합이 필요할 것이고 이런 교육 변화를 위해 기존의 주입식 교육이나 평가방식의 교육은 기술로 속도감 있고 간소화된 양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개별화 교육의 필수 요소를 구체화해서 개인화된 교육 과정(콘텐츠, 시간(속도), 공간, 가르침*평가의 개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지시킨다), 가정과의 연계 강화, 교사의 역할 변화, 기술의 활용 등으로 분야별로 접근해 설명하고 있다.

 

이 기술의 적용은 팬데믹 상황이든 자연재해 상황이든 전쟁 상황이든 교육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교육 시공간의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학교는 장소가 아니라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고 견해를 피력하며 콘텐츠의 진화는 지역적 교육격차를 해소할 것이라 긍정적 영향을 이야기한다. 그 외에도 교육 양식과 평가와 피드백, 수정 등에 있어서 빠른 속도 구현이 가능하며 재미의 요소를 도입할 수 있고, 데이터 확보 및 활용이 쉬워지며, 협력을 강화할 수 있고 교육 주체 간의 소통 또한 강화될 수 있다고 기술 적용의 이점들을 나열하고 있다.

 

저자는 교육에 기술이 적용되는 실제에 있어서 교육을 위해 개발되고 적용되는 기술 역시 무엇보다 현재 교육이 지향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기술적 도구 개발에 있어 무엇보다 수업이 이뤄지는 교실 현장의 상황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기술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데 있어서는 그 의견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방향성이라는 틀로 한 번 걸러서 개발에 반영하라고도 지적하고 있다.

 

기술 개발이 실제 교육에 적용되어온 과정은 TV나 프로젝터, 실습용 컴퓨터 등 점진적으로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활용되어오기는 했으나 전면적인 변화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과도기일 뿐일 것이다. 현재의 이 과도기에는 더 학습 효율이 높은 매체는 종이냐 스크린이냐 하는 단순한 사안부터 원격수업에 과연 집중력이 유지되느냐 또 원격수업으로 학습 효율이 높아진 것이냐 아니면 사교육이 원격수업의 폐해를 감춰주고 무마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 하는 문제들까지 돌아볼 사안도 많을 것이다. 향후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 교육이 일상이 되고 폐해가 있더라고 당연한 일상 교육이 되어버릴 여지도 있지만 그때까지 교사뿐만이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들 자신까지 교육 주체 모두가 면밀히 모니터링과 개선을 늦추지 않아야 할 것 같다. 변화는 다가왔고 우리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보다 더 사람들 각자에게 맞는 양식으로 개선해나가는 과정은 반드시 뒤따라야 할 일이다.

 

이런 변화와 적응, 개선이 반복되는 이 시기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한 번쯤 돌아봐야 할 내용을 전하고 있는 본서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서 꼭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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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 - 스티븐 호킹의 마지막 제자에게 듣는 교양 물리학 수업
다카미즈 유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김범준 감수 / 북라이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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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의 제목은 1차적으로 누구에게나 시간 여행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타임슬립과 타임머신을 통한 시간 여행은 영화와 (장르문학을 포함한 )문학 등에서 단골 소재이며 심지어 시간 정지 같은 계열은 영화와 야구 동영상 등에서도 자주 이용되는 소재이다. 뭐랄까 시간의 변화를 통한 야망에서부터 소소한 소망까지의 충족은 인간의 무의식 깊이에 있는 몽상 같은 바람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다. 본서는 이런 깊은 인간의 소망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이기도 해서 관심이 갔고 무엇보다 시간의 화살은 과연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가?’라는 문제 제기가 깊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도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본서의 소개글에서는 시간의 화살을 따라가다 보면 물리학의 기본이 되는 12가지 개념을 단숨에 이해하게 된다고 소개하고 있기도 한데, 서술을 너무도 쉽게 하고 있어서 초딩부터 대딩과 직장인, 일반인 등 대중 누구나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감상이 드는 책이다. 다만 이해가 더 깊어져야 할 대목들은 해당 분야에 대한 다른 대중서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두루 넓게 다루며 너무도 쉽게 이해시키고 있지만, 물리학의 기본이라고는 해도 전문적인 부분을 모두 다 상세한 부분까지 이해시킨다는 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그 불가능한 것을 시도했고 대중적 이해의 수위에서는 거의 성공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우주의 거시세계와 미시세계에 관심은 깊지만 전문적 지식도 없고 게으름과 이해의 부족으로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는 나와 같은 사람도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서술하고 있으니 관심과 함께 독서를 이어오시던 분들에게는 더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본서에서는 시간의 화살은 한 방향 그러니까 과거에서 미래로 향하고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과학이 적용되고 기술되고 있지만 방정식에서는 시간의 방향을 구별하지 않는다는 문제부터 언급하고 있다. 엔트로피에 대해 기술하며 엔트로피는 시간의 화살을 증언하고 있다면서도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입자가 생겨난 이후 DNA가 조성되고 생명체를 이루기까지의 과정이 엔트로피를 역행하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엔트로피가 난잡함으로 나아가는 불가역적인 방향을 이야기하는데 비해 생명체가 생겨나기까지의 과정은 난잡함(무질서)에서 질서로 향하는 과정이기에 이런 결론을 서술한 것이 아닐까 싶다.

 

열역학 제2법칙은 엔트로피의 법칙과도 같다는데 소립자의 세계에서는 시간을 측정하면 에너지가 달라지고 에너지를 측정하면 시간을 측정할 수 없다고 한다. ‘시간의 화살이 한 방향이기만 한 건 아니라는 말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시공간이 중력에 의해 늘어나기도 줄어들기도 할 수 있는 대상임을 인식한 이래 인간은 나날이 시간이 불가역적인 것만은 아니란 걸 깨달아가고 있었던 거라고 한다. 초끈이론에서도 브레인 두 개가 충돌하며 우주가 생겨나고 브레인 두 개가 멀어지며 우주가 축소되는 현상을 예견하고 있다는데 우주가 축소된다는 건 시간이 역행하며 우주의 시작점으로 시간 퇴행이 일어나는 걸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의 팽창과 수축 다시 말해 우주의 창조와 소멸은 반복된다는 게 순환우주론이다. 결국에는 시간이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것을 양자의 세계와 초끈이론 등 이론 물리학의 세계에서는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인간의 작은 머리로 가늠하고 짐작해 보는 과정이 이어져 가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이 우주에서 미미한 하나의 창백하고 푸른 점에 서식하는 더 미미한 존재가 인간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미미한 존재가 점점 우주가 본의 아니게 숨기고 있는 비밀이자 실상에 다가서는 여정이 담긴 저작이 본서이다.

 

여기까지 짧게 몇가지 언급한 것들 외에도 파인만 도형이나 타키온, 응축우주 등등 시간이라는 화두를 통해 저자는 우주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시간과 공간이라는 것은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10장에서 저자는 앞서 말한 생물의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역설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도 생물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의 시대를 이르며 인간의 뇌는 미래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어느 심리학자이자 뇌과학자는 인간은 현재를 예측한다고까지 말했지만 운명예정설에서 더 나아간 결정론을 믿는 나로서는 네안데르탈인도 호모사피엔스도 미래를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서 미래로만이 아니라 미래에서 과거로 가는 양방향성 우주에서 미래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뇌가 미래를 인식하지도 기억하지도 못하게 제약하는 기능을 해서 우리가 미래를 알 수 없는 것이지 기본적으로 생물은 미래를 기억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 미래 기억 방해라는 뇌의 작용이 제약을 벗어날 때 데쟈뷰(기시감)가 일어나고 미래 기억 방해라는 작용이 도를 넘어서 과도할 때 자메뷰(미시감)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나만의 가설을 갖고 있다. 아마도 예언 이라는 이적 역시 같은 원리일 것이다. 이것이 양방향성을 가진 시간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타당한 결론이지 싶다.

 

이번 독서는 시간이 결코 불가역적이기만 한 인과를 강요하는 대상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물론 우주적 요동이 시간과 공간을 교체하게 한다는 등의 개념상으로는 이해하지만 실감되지 않는 이론들도 있었지만, 이번 독서는 전체적으로 너무도 쉬운 서술로 시간과 공간 그 우주에서 인간이란 존재의 위치는 어디인지 나라는 존재에게 삶이란 무엇인 건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본서는 깊은 주제로 서술해 가며 더 깊고 넓은 우주를 돌아보게 하고 그 우주 속에서의 인간과 나를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그로 해서 숱한 상념들을 이끌어낸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해주면서 더 깊은 사유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는 책이다. 이 리뷰의 서두에서 언급했듯 시간의 변화를 통해 소망 충족을 꿈꾸기도 하고 더 깊은 몽상에 잠기기도 하는 것이 인간이기에 당신에게도 [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라는 본서가 관심이 가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본서를 통해 당신은 지적 만족과 사유의 즐거움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 기회를 굳이 져버리거나 미뤄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선택하는 당신의 뇌와 손길이 늦춰지지 않았으면 싶다.



북라이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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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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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는 2011년 히브리어로 출간된 이후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책으로 사실 설명하지 않더라도 누구라도 들어본 책임에는 분명한 책이다. ‘유발 노아 하라리라는 저자는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로 이 책과 함께 인류 3부작으로 불리는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제언]을 저술하였고 모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본서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먼저 읽었는데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인류가 융성하게 된 배경으로 환경을 꼽은 운명론적인 학자라면 유발 노아 하라리는 인류가 번성하기까지의 요인을 다층적으로 분석하며 인류 발전에 대해 운명론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발전의 서사를 짚으며 발전 요인들을 분석하고 있다.

 

역사의 진로를 형성한 것은 세 개의 혁명이었다. 7만 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은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1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역사의 진전 속도를 빠르게 했다. 과학혁명이 시작한 것은 불과 5백 년 전이다. 이 혁명은 역사의 종말을 불러올지도 모르고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을 새로이 시작하게 할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유발 하라리는 인류의 향방을 결정한 요인을 인지 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 이렇게 3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농업 혁명 보다 인지 혁명을 앞서 놓은 이유는 그가 괴베클리 테베 유적을 예로 들며 농업혁명이 있고 나서 문화(종교)가 일어난 게 아니라 종교가 발흥한 자리를 중심으로 농업 환경이 배치된 걸 유적 발굴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금고에서 수십억 달러가 실험실과 대학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 ... 대부분의 과학연구에 자금이 지원되는 이유는 그 연구가 모종의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누군가 믿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과학연구는 모종의 종교나 이데올로기와 제휴했을 때만 번성할 수 있다. 이데올로기는 연구비를 정당화한다. 그 대신 이데올로기는 과학적 의제에 영향을 미치고, 과학의 발견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인류가 어떻게 해서 앨러머고도와 달-수많은 다른 목적지가아니라-에 도착했는지를 이해하려면, ... ... 다른 방향들을 무시하면서 특정 방향으로만 밀어붙인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경제적 힘을 고려해야 한다.”

 

픽션을 창조하고 그것을 믿고 따르는 인간의 인간 의식의 독특함을 따라 종교, 정치, 경제가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게 이 책 전반부의 중요한 주장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과학의 발전 역시 종교적 정치적인 경제적인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고 역설하기도 하는데 이제까지 이런 의심을 해온 학자나 개인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그런 주장이 이런 베스트셀러가 된 경우는 본서가 처음이지 않나 싶다.

 

유발 하라리는 우리 문명이 하나의 거대한 제국을 형성해나가고 있으며 현재도 그런 제국의 시대라고 주장하는데 앞서 말한 픽션을 믿고 따르는 인류의 독특한 습성이 이런 제국의 시대를 가능하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질서와 제도, 정치와 종교가 어우러진 현실은 인류가 픽션을 창조하고 믿고 따르기에 가능한 거라는 것도 수긍이 가능한 견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인류 발전의 서사를 전개하며 저자는 인류의 발전이 타 동물군의 멸종을 불러오기도 했으며 인류가 평등을 주장하는 것과는 다르게 계층과 인종, 성별의 차별을 야기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역설적으로 현재의 제국에서는 정치인, 경제인, 종교인, 예술인 할 것 없이 평화의 가치를 알고 평화를 추구하며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최근에 이르기까지 힘 있는 국가의 정치인들은 자국 이익을 위해 타국가를 침략, 정복, 지배하기를 반복해왔고 911 테러시기 조지 부시 전 미대통령이 부자들과의 회합에서 부자 여러분 더 부자 여러분 여러분은 저의 기반입니다라고 말하며(911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며 이 장면이 너무나도 강렬하게 각인되어 벌써 몇 번째나 예로 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전쟁을 수행하면서 방산업체들의 잇속을 채워준 전례를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늘 전쟁은 이윤 추구의 장이었다. 이익이 오고 갈 수 있다면 정치인들도 경제인들도 평화만을 부르짖지는 않을 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일 사피엔스의 역사가 정말 막을 내릴 참이라면, 우리는 그 마지막 세대로서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의 질문에 답하는 데 남은 시간의 일부를 바쳐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인간 강화' 문제라고도 불리는 이 질문에 비하면 오늘날 정치인이나 철학자, 학자, 보통 사람들이 몰두하고 있는 논쟁은 사소한 것이다.”

 

우리의 기술은 카누에서 갤리선과 증기선을 거쳐 우주왕복선으로 발전해왔지만,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힘을 떨치고 있지만, 이 힘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생각이 거의 없다. 이보다 더욱 나쁜 것은 인류가 어느 때보다도 무책임하다는 점이다. ...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이 책은 인류의 지금까지의 서사를 되짚는 데 그치지 않고 인류의 현재에서 미래까지를 생각해 보도록 하는데 [호모데우스]로 이어지는 저자의 시각이 엿보이는 대목은 무책임하다고는 했지만 인간을 으로 정의하는 부분이다. 나 또한 2014년까지는 인간이 신이 되는 미래를 그렸으나 인공지능이 이세돌을 이기는 그 순간부터 인류세는 이것으로 끝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게 되었다. ‘존재의 대사슬이 이야기하는 진화의 계층대로라면 진화의 정점이라고 믿던 인간이 다음 시대의 신으로 예비된 존재인 기계신을 창조한 여기까지가 인류세의 끝이 아닐까 우려한 것이다. 몇 차례나 이야기했지만 앞으로의 인류의 내일은 초인공지능의 아량에 달린 일이 되는 날이 머지않았는지도 모른다. 인간이 고양이 집사의 노릇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지만, 초인공지능이 인간 집사라며 우스개를 하며 만족할는지 우리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 즈음에서는 본서가 집필된 시기의 한계도 다소 느껴지고 저자의 편향이 다소 다가오기도 하지만 분명 흥미롭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빠져들게 만드는 소설처럼 재미있는 책이라는 감상이 깊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조금씩 읽은 책인데 새해의 시작을 이 책과 함께하게 되어 다행스러웠다. 이런 심정을 [사피엔스]를 읽으시는 모든 분이 느끼실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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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독일사
제임스 호즈 지음, 박상진 옮김 / 진성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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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에서 큰 축을 이루고 있는 독일사이지만 대개의 한국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 않을까 싶다. 나로서도 축구와 자동차, 나치와 홀로코스트, 난민수용과 메르켈 총리 외에는 독일에 대한 키워드 조차 떠오르는 게 없어 더 그렇게 느끼는 듯하다. 이 책은 그런 파편적이고 짧디 짧은 독일에 대한 상식을 조금이나마 확장시켜 주지 않을까 해서 기대했던 책이다.

 

책의 분량을 볼 때 그다지 짧다고 여겨지지 않는데 [세상에서 가장 짧은 독일사]라는 제목이기에 의아하기도 했다. 책을 읽고 보니 출판사에서 번역과 함께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추가한 [역사 속의 역사]라는 28개의 장이 더해져서 그렇지 본문만으로는 상당히 간소하게 정리한 책이라는 감상이 들었다. [역사 속의 역사][독일 여행자를 위한 핵심 가이드]가 추가되지 않았다면 역사서치고는 상당히 짧은 분량의 책이었을 것이다.

 

상당히 촉박하게 읽다 보니 제대로 이 역사서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읽었다. 서술된 역사 내용을 요약하기보다 서술 방식에 대해 짚어야 할 것 같다. 본서는 [1부 게르마니의 탄생 기원전 58~526, 2부 게르만, 로마를 복원하다 526~983, 3부 게르만을 위한 전쟁 983~1525, 4부 두 갈래 길로 가는 독일 1525~1924, 5부 독일, 유럽의 미래 1924~현재] 구성되어 있는데 독일사를 영국인이 서술하다 보니 유럽 타국가에서 바라보는 독일에 대한 시각이 어떠한지가 정리되는 느낌도 다소 들게 했다.

 

카이사르가 야만족의 땅이라는 의미로 게르마니아로 이름 지은 이 지역에서 메로빙거와 카롤링거 왕조를 거치며 정체성을 찾게 된 과정부터 나치 독일의 출현까지 그리고 동서독의 분리와 통일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돌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문득문득 외국인이 쓴 독일사구나 느껴지기도 하는 때가 있는 게 1차 세계대전을 기술하면서도 2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될 1차 세계대전 전쟁배상금 문제를 짧은 언급 하나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물론 본서는 독일사 전반을 신속하게 약술하고 있어 역사적인 주제들에 주목하자면 국내 출판사가 추가한 [역사 속의 역사]라는 28개의 장을 통하지 않고는 그다지 재미를 찾을 수 없기도 하다. 그렇긴 하지만 유럽인이 아닌 이국의 시선에서 중요하다고 주목되는 대목이 다르고 유럽인이 애써 외면하거나 간과하는 대목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본서는 전체가 빠르게 지나가는 크로키와 같이 약술로 서술되어 지나가는 느낌이고 그걸 크로키가 아니라 스케치라고 본다면 [역사 속의 역사]라는 장들이 다소나마 스케치에 암영과 빛깔을 주는 느낌의 책이기도 하다. 세계대전 대목은 특히나 [역사 속의 역사]란 장이 없다면 독일인들이 나치당에 주목하게 된 대목만이 부각된 서술로만 기억하게 되었을 듯하다.

 

전체사를 짚으면서도 일화별로 주목할 서술에 주의했다면 다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따분하게 서술되어 있는 책은 아니고 제법 쉽게 읽히는 번역이다. 번역자의 노력과 주의가 담긴 번역이 책을 살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독일사에 대해 깊이 알고 싶지는 않지만 윤곽은 잡고 싶다는 분들께서 선택할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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