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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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재력가의 딸 올리비아. 주위의 곱지않은 시선에도 딘과의 결혼에 골인하고, 둘 만의 행복을 꿈꾸며 지낸다.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으로 이들 부부를 바라보는 어머니와의 관계 속에서도 올리비아는 딘을 향한 믿음과 사랑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나간다.


로맨틱한 밤을 기대하던 밤 갑자기 걸려온 상사의 전화에 사설 조종사인 딘은 급히 세인트 토마스를 향한 비행에 나서게 되면서 올리비아의 삶은 바닥부터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그가 돌아왔어야 할 시간, 올리비아에게 전해진 소식은 남편의 실종이었다. "꼭 터널에 있는 것 같다"는 교신을 마지막으로 레이더에서 비행기와 함께 사라진 남편.


'내 전부였던' 남편이 돌아오리라 희망을 놓을 수 없던 올리비아는 그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기를 낳게 되고 새로운 삶을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만나게 된 5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가 과거에 대한 추적이 시작된다. 딘과 올리비아, 그리고 과거의 여자 멜라니 세 사람의 시점에서 책은 이야기를 이어간다.


줄리안 맥클린의 <이토록 완벽한 실종(Beyond the Moonlit Sea)>은 로맨틱 미스터리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전자 안개' 속에서 만들어진 기다란 수평선, 그리고 안개의 소용돌이 혹은 '터널'이라 불리는 곳에서 벗어날 때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았다는 비행기 이야기 등 '버뮤다 삼각지대'와 연결되는 딘의 실종 사건 자체로도 흥미를 부른다.


올리비아의 남편, 과거에는 심리상담사 로빈슨 박사이자 현재 비행기 조종사인 딘이 품고 있던 비밀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책은 극점을 향해 달려간다. 개성 강한 등장인물과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속도감있는 전개,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반전까지 <이토록 완벽한 실종>은 읽는 재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미스터리를 만난 로맨스가 지닌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한다.(*)


*리뷰어스 클럽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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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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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우리나라 어느 시골 마을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대도시를 떠나 작은 시골 마을에 정착하게 된 미스터리 작가의 좌충우돌 귀농기가 큰 흐름이지만, 그 속에 독자를 점차 빠져들게 하는 엄청난 미스터리가 숨어 있다. 이케이도 준(池井戸 潤)의 <하야부사 소방단(ハヤブサ消防団)>은 TV 드라마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한때 미스터리 작가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미마 다로는 해가 거듭될 수록 내놓는 작품마다 관심을 잃어가고 이제 연재마저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작품 취재차 인근 지역에 들렀다가 풍경과 분위기에 매료돼 정착을 결심하게 된 하야부사. 이곳은 어머니와 이혼한 아버지의 고향이기도 하다. 낡은 집을 수리해 놓고 나니 시골 마을답게 이웃들의 관심이 쏟아진다.




먼저 다로에게 손을 내민 곳이 바로 책 제목과 같은 <하야부사 소방단>. 얼떨결에 불려간 선술집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이끌리다시피 가입하게 되면서 다로의 하루하루는 사건, 사고와 함께 한다. 마을의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소방단은 말 그대로 '소방단'의 의미를 넘어선 역할을 한다. '하야부사 소방단'은 화재 진화는 물론이고 실종자 수색, 마을 축제 준비, 멧돼지 사냥 등 여러 가지 일에 관여하는 '마을 청년회'에 가깝다.


어느덧 하야부사의 일원이 된 다로. 하지만 그 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원인모를 방화사건, 그리고 마을 청년의 죽음 등 미스터리한 사건과 접하면서 추리소설 작가 기질을 살려 활약하게 된다. 의구심을 품게 하는 마을을 덮고 있는 태양광 패널, 마을 홍보 영상 제작을 위해 찾은 의문의 여자 등이 다로 주변을 둘러싸면서 독자는 함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문득 다시 떠오른 다로 집 앞에 자라나고 있던 만병초. 만병초의 꽃말이 '경계, 위험'임을 알려준 것은 다로와 하야부사 주민과의 관계를 미리 예측하게 해준다.




이케이도 준의 작품에는 다로와 같이 독특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가 등장한다. 어딘가 어설프고, 약간 모자란 듯한 주인공은 '피식' 웃음을 절로 짓게 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한다. 아들과 몸이 바뀐 총리가 등장하는 <민왕(民王)>이 그렇고, <변두리 로켓>이나 <루스벨트 게임>도 마찬가지다. 등장인물 간의 세세한 심리묘사와 미묘한 관계가 작품의 특징으로 다가온다.


해발 500m 고원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마을 하야부사에서 일어나는 코믹하면서도 미스터리한 사건을 담은 <하야부사 소방단>. 주민들에 이끌려 갈팡질팡하는 '도시촌놈' 다로처럼 각양각색 사건과 인물이 이곳에서 교차하며 몰입도를 더한다. 아마도 TV드라마로 탄생하게 된 이유역시 다양한 캐릭터와 사건을 눈으로 마주하고픈 독자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게 주인 '가쿠상'을 거꾸로 읽어 '상가쿠(三角)', 그래서 '△(세모)'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자카야는 실제로 있다면 한번 가보고 싶기까지 하다.(*)


*컬처블룸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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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인간의 공포
요미사카 유지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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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고 기괴한 작품. 특이한 구조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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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인간의 공포
요미사카 유지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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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고 기괴한 작품이다. 제목부터 심상치않은 요미사카 유지(詠坂雄二)의 <전기인간의 공포(電氣人閒の虞)>. 호러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설명대로 '호러' 속 '미스터리'가 책의 특장이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뭔가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서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기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전기인간이라고 들어봤어?"


흔히 접할 수 있는 도시괴담을 바탕으로한 미스터리 소설이라 여기면 오산이다. 어느 변두리에 위치한 서점에서 여중생이 던진 이 질문은 한낱 도시괴담으로 멈추지 않고, 실제 기묘한 연쇄살인으로 이어진다. 모두에게 의문만을 남기는 죽음이 계속되면서 이를 쫓는 잡지사 기자와 경찰의 시각에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툭툭 끊어지는 듯한 문체와 지나칠 정도로 간략한 어체는 <전기인간의 공포>가 주는 섬뜩함을 좀 더 크게 다가오게 만든다. 특히 반복적으로 '전기인간'을 듣거나,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면 공포는 더욱 증폭된다. 갑자기 닥치는 황당한 전개에 어쩌면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듯 끊임없는 호기심을 유발한다는 점 역시 <전기인간의 공포>가 가진 매력이다. 전혀 있을 수 없는 일로 비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실제로 돌아오게 하는. 태평양 전쟁에서 '전기인간'의 출발을 찾게 하는 점은 책이 조금의 현실성을 주기 위한 장치겠다. 책이 가진 비장의 무기가 드러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작품 속으로 몰입하면 그만이다.



"'전기인간'이라고 말하면 나타난대."

"지금 우리도 말하고 있잖아."


다시 책의 처음으로 돌아가자. <전기인간의 공포>가 무엇인지 다시 느끼게 된다.(*)


* 리뷰어스 클럽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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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스 고스트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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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며 영혼이 떨릴 만한 행복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면, 그 때문이라도 영원한 인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삶이던가. 그렇다면 다시 한번"


비말을 통해 입수(?)된 남의 미래를 살짝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중학교 선생님 '단'. 유전적 영향으로 신비한 능력을 가졌지만 정작 본인은 그리 즐겁지 않다. 어쩌면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오래 남기도 한다.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라는 자책감과 함께. 그래서 단 선생님은 "미래를 미리 알면 좋겠다고 할 만큼 대단한 능력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다. 이건 이것대로 정신적으로 힘든 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사카 고타로(伊坂幸太郎)의 <페퍼스 고스트(Pepper's Ghost)>는 '책 속의 책'이 등장하는 구조다. '선재생영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단 선생님은 한 여학생의 습작을 읽고 감상을 전해 준다. 소설은 '고양이를 지옥에 보내는 모임'이라는 잔혹한 이름을 들고 고양이를 학대했거나, 그들을 지지 또는 후원했던 사람들을 찾아 '똑같이' 복수해주는 2인조 '아메쇼'와 '러시안블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페퍼스 고스트>는 단 선생님이 겪게 되는 테러사건, 그리고 학생의 소설이 묘하게 겹치며 진행된다. 심지어 등장인물이 책 바깥으로 튀어나온 듯-사실인지 아닌지 읽는이도 헷갈릴 정도로- 상황과 감정이 교차된다. '리얼리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오듀본의 기도>와 같은 느낌을 주는 대목이다. 혹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처럼 책 속에 갇힌 캐릭터의 이야기로 전해질 수도 있겠다.


걱정이 많고 비관적인 러시안블루, 낙관적이고 쾌할한 아메쇼가 스스로 자신들이 소설 속의 인물이 아닌지 얼핏얼핏 자각하기도 하고, 이 문제로 서로 다투기도 하는 모습은 독자들을 위한 이사카 고타로만의 특별한 장치로 보여 진다. 심지어 주인공인 '단 선생님'까지 눈앞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존재하지 않는 현상에 의구심을 가질 정도니까.


'페퍼스 고스트'라는 용어에 대해 "연극 무대나 영상 분야에서 사용하는 기술 중 하나로 페퍼라는 사람이 관련이 있을 텐데, 아무튼 조명과 유리를 사용해 다른 곳에 있는 물체를 관객 앞에 보여주는 수법"이라며 "원래 거기 말고 다른 곳에 숨겨진 물체가 마치 거기 있는 것처럼 등장한다"고 책은 스스로 설명하고 있다. 이사카 고타로의 <페퍼스 고스트>에서는 고양이를 대신해 복수해주는 러시안블루와 아메쇼가 여기에 해당한다.


역시 이사카 고타로가 창조하는 인물의 캐릭터는 굉장히 엉뚱한 매력을 가진다. 후속작에서 또 만나고 싶을 만큼 그렇다. '약간의' 초능력을 가진 소심한 단 선생님이 그렇고, '위험한 사람들의, 위험한 요청에 의한, 위험한 일을 실행하기 위한 위험한 사람들'인 러시안블루와 아메쇼가 그렇다. 특히 2인조는 이전 작품 <그래스호퍼>나 <AX>에 등장했던 '일반적이지 않은' 킬러들을 떠올리게 한다. <페퍼스 고스트>에는 이사카 고타로가 지금껏 보여준 많은 요소가 녹아 있는 셈이다. 


'이 세계의 비애는 깊다. 기쁨은 깊은 고뇌보다 더 깊다. 비애가 말한다. 사라져라! 그러나 모든 기쁨은 영원을 소망한다.' <페퍼스 고스트>는 완벽히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그래도 살아볼만한 인생에 관한 기대로 이어진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은 미래를 볼 수 있지만, 현실에서 미래는 항상 불투명하다.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저 또한 생각하고 싶다."는 작가의 인사말처럼 말이다.(*)


*문화충전200%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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