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 익스프레스 실버 딜리버리 도트 시리즈 1
이경 지음 / 아작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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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고 이름이 거창하다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 제목을 봤을 때 느끼는 전율


웨스턴 익스프레스 실버 딜리버리.... 짱!


처음에는 멋모르고 모르는 산골동네에 던져진 느낌이었습니다 

산골, 할머니, 택배, 우는 아이.. 

그렇지만 이 모든 걸 SF로 엄청나게 빠른 전개로 쭉쭉 읽어나가기 시작하니까

다른 재미가 보였어요

할머니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감정이 고조되거나 하지 않아요

할머니는 해야 할 일이 있고

박스 안의 아이는 열이 올라 울다 지쳐 잠이 들었으니까

할머니는 그 앞에 뭐가 나와도 다 헤치고 나갈 수 있거든요


할머니는 

이 망할 택배회사

사고나서 엉망이 되어버린 구조체계

엉망진창인 산길과

갑작스런 장애물들

폭탄

무지막지한 빌런까지 뚫고 병원에 갑니다


기이할 정도로 능력이 좋지만 회사가 계속 이상한 팝업을 띄우는 택배트럭과 

이상한 데가 있는 친구들(교회다님)

3년째 계속해온 필라테스의 힘이 있다면 어디에든 갈 수 있죠

토끼풀같은 행운도 행복도 없이 노래를 부르면

더 좋고요


엔딩도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음이 정말 따스해졌어요

사실 엔딩이 어떻게 될까 불안해지기도 했어요

속도가 빠르니까 재밌지만 이야기가 제대로 착륙할까 하는 불안이 있었는데요

마지막 페이지까지 딱 읽고

캬 좋았다

생각했습니다 


이야기의 초반부는 강력한 이미지들로 쭉쭉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 전개가 과감해서

은혼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은혼도 그런 과감한 이야기 전개를 끝까지 밀어붙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과감한 면이 있는데

웨스턴 익스프레스 실버 딜리버리에도 

그런 소재에 대한 두려움없이

쭉쭉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데 정말 좋았어요


중간에 은박지에 싼 새우같이 되어버린 빌런 얘기 너무 웃겨서

낄낄 웃었습니다


언젠가 작가님이 이런 작품들을 엮어서 

어떤 커다란 세계관을 만들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게 만드는

그런 재미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기대가 됩니다.



"관통상이고요, 출혈 멎었는데 지혈제 추가로 뿌려드렸어요. 급소 아니에요. 30분 기다려도 안 죽고 안 망가져요. 그럼."
홱 돌아선 여자의 뒤에 대고 나쁜 깡패가 크게 훌쩍이면서 자기도 데려가라며 애원해왔다. 은박지에 싼 새우 꼴을 하고는 어찌나 애걸복걸하는지 귀자의 마음이 다 흔들릴 지경이었다.... - P176

바깥은 먹물을 갈아 부은 것처럼 캄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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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익스프레스 실버 딜리버리 도트 시리즈 1
이경 지음 / 아작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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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속도감으로 마구 달려가는 택배 트럭 웨스턴 익스프레스~ 터무니없고 웃기고 갑작스럽고 황당하다가도 다 납득이 된다. 약간 은혼 같음 스피디한 단편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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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들 속에서
조 월튼 지음, 김민혜 옮김 / 아작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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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이야기는 판타지이기도 하면서 현실과도 엄청 가까운 이야기다.


모리는 강력한 힘을 가진 마법사이다. 

사악한 힘을 가진 어머니와의 대결에서 자신의 쌍둥이 자매를 잃었고 어머니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그녀는 상처입은 마법사다. 대결은 끝났지만 모리는 어머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가 살던 터전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어머니와 마법에 대해 생각할 때, 모리는 숙련된 전사(마법사)의 모습을 보이고 

자기가 다루는 마법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한다.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에서 멀어져야 한다고 판단한다.


그건 미성년자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큰 결정인데

자기 인생에 없었던 아버지와 아버지의 가족을 찾아낸 것이다.


또한 자신이 가진 강력한 힘에서 멀어지기 위해 애쓰고 

동시에 자신이 편안함을 느끼는 마법적인 장소와 존재들에게 강력하게 끌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자신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과 교류하기를 원한다. 


사고로 인해 다리를 저는 모습과 그에 수반되는 통증은 모리의 머릿속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생각하고 그녀는 늘 화가 나있거나 예민해져 있다. 이런 면에서 모리는 일종의 ptsd를 겪고 있는 군인같아 보인다.


모리는 어머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버지의 가족들과 교류하게 된다. 아버지의 가족들은 은근한 힘으로 모리를 자신들과 비슷하게 만들려고 압박한다. 모리는 그 과정에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아버지와 점점 더 가까워진다. 모리는 이 과정에서 이전에는 만나지 못했던 계급의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고 마법사-전사적인 고통이 아니라 좀 더 15세가 겪는 사회적 압박감을 겪게 된다. 


모리는 15세 학생으로 기숙학교에서 살고 있는 괴짜 성향을 가진 책벌레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SF와 판타지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는데 평소에는 대화할 수 있는 적절한 사람을 찾지 못해 요정들과 교류하고 독서모임이 생긴 후부터는 대화할만한 사람들을 찾아내서 안정감을 찾아가기도 한다. 동시에 그 외의 시간에서는 외로움을 느끼거나 책을 좋아하고 자신과 닮은 면모를 가진 아버지에게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 책 읽기는 모리의 인간관계에 도움을 주고 고통을 잊게 해주고 외로움에서 벗어나는데에도 도움을 준다.


모리가 가진 마법사적인 고통과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고통 모두 책과 독서모임을 통해 조금씩 헤쳐나갈 수 있게 된다. 사람들과 책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모리에게 계속 도움이 된다. 사서인 캐롤은 모리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모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다. 모리가 책 이야기를 하면서 만난 윔도 모리를 이해하고 감정적인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이 모든 건 모리가 어머니를 완전히 떠나고 아버지와 연결되는 데 도움을 준다. 책 이야기도, 책 모임 이야기도 아버지를 이해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데 도움이 된다. 아버지가 윔을 모임에 초대하면서 아버지는 고모들이 다른 계급의 교양있는 젊은이와 대화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아버지도 모리와 모리의 책 이야기에 도움을 받게 되었다. 


15세에 세상과 불화할 때 마법적인 존재가 주는 위로는 엄청나게 크다고 생각하는데, 

성장하면 마법과 헤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러나 모리는 자신의 마법과 헤어지지 않고

책들과도 헤어지지 않고

사람들과도 잘 지내게 되고

소중한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는데도 성공하게 된다.


모리와 모리의 마법을 계속 응원하고 싶다.


책을 충분히 사랑하면, 책들도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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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유년기의 끝 - 아서 C. 클라크 탄생 100주년 기념판
아서 C. 클라크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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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에 나온 책들 중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나머지

모든 사람이 그 내용을 알 뿐만 아니라

이미지나 이야기 전부에도 식상해져서 

더 이상 그 자체로는 빛을 갖지 못하게 된 이야기도 있어요


그렇지만 <유년기의 끝>은 여전히 빛나는 이야기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책 안의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책이 갖고 있는 강력한 이미지에

여전히 매혹되는 느낌이예요


유년기의 끝을 읽고 나면 느껴지는 압도적인 감정이 있어요

이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오는 거대한 웅장함입니다

이게 어떤 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시대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이 독특한거예요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인류 전체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 때문에

이것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영향을 받은 많은 작품들을 떠올릴 수 있고요

동시에 이 시대에 존재한 나만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겠다는 영감을 줍니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작품들이 영향을 받았나봅니다(에반게리온부터 스타크래프트까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누구라도 이 책에 영감을 받아 어떤 글을 쓰더라도

유년기의 끝은 영원히 재밌을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작가의 의견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평균적으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시간이 세 시간이나 된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곧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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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모든 좀비는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10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조호근 옮김 / 아작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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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기서 <너희 모든 좀비는>을 읽을 때 

저는 사실 장르적으로 약간 다른 것을 기대했어요

우리 시대에는 BL이 엄청 유행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건 다른 주제에 관해 더 중심을 맞추고 있었고

엔딩을 보면 약간 쓸쓸한 마음이 들어서 눈물도 약간 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어째서 이렇게 쓸쓸한걸까요?

인간이 자신의 고난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오로지 자기 자신이 필요하기 때문일까요?


이런 외롭고 쓸쓸한 부분은 종교로도 해결할 수 없고

결국 인간이 자유주의자이면서 동시에 회의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모든 과학적 마술적 트릭이 필요하고 

이런 과학적이고 마술적인 트릭들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결국 이 모든 것은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그런 슬픔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인라인에게서 사랑 말고 고독이 더 크게 느껴지는 단편은 

이게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인간은 결국... 혼자라는 것...



10권을 모두 달리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또 이런 멋진 전집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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