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 - 베스트
송골매 노래 / 지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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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한때 대학그룹이 인기를 얻은 적이 있다. 이들이 가진 장점은 기존의 음악과는 다른 풋풋하고 신선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것이다. 신인들이 가요계로 데뷔하는 문이 요즘처럼 그리 다양하지 않았던 당시는 대학가요제나 강변가요제가 어떤면에서는 가요계로 데뷔하는 공식적인 무대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선두주자 중의 하나가 ‘활주로'와 '블렉테트라'를 전신으로 한 ’송골매‘가 아닐까 한다.


원래는 배철수가 주축이 된 ‘활주로’가 ‘송골매’로 결성되면서 “세상만사" ,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가 담긴 1집을 내놓고 활동을 하였다. 그러던 중 ‘블랙테트라’의 구창모가 2집에서  참여하면서부터 우리가 알고있는 ‘송골매’의 모습을 갖추게 된것이다. 구창모가 참여하면서 발표한 2집에서는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 "모두 다 사랑하리"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가요계에서 그룹으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며, 이후 그룹이 가요계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한다.


3집에서는 '처음 본 순간', '빗물', '한줄기 빛' 등의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그들의 행보에는 별다른 장애가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구창모가 솔로활동을 위해 탈퇴하면서 그룹은 위기를 맞게된다.


하지만 배철수를 주축으로 하여 그룹활동은 계속되었고, 5집에서 "하늘나라 우리님"이 그런대로 인기를 얻으면서 명맥을 유지하지만, 예전의 인기에 미치지는 못했다. 그 와중에 배철수도 솔로활동을 겸하고 방송활동에 전념하면서 ‘송골매’는 몇 장의 앨범을 내고서는 기억속의 그룹으로 남게되었던 것이다.


80년대를 수놓은 그룹이지만 아직도 그들의 음악은 신선하다. 어떤 면에서는 사운드가 너무 단순하지 않느냐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요즘처럼 화려하고 기교많은 음악에 비한다면 그들의 음악은 가식이 없이 악기가 내는 소리를 그대로 전달하면서 락음악의 본질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다분히 한국적인 내음을 풍기는 사운드는 특히 배철수의 보컬에서 빛을 발한다. 그에 비해 구창모는 말랑말랑한 발라드에서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어 둘의 조합이 이루어내는 이들의 노래는 가히 당시로서는 난공불락처럼 보였던 것이며 한국적인 락그룹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였다.


여기 소개되는 앨범은 구창모가 몸담고 있던 때의 송골매가 발표한 곡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송골매라는 그룹의 진면목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조금 힘든면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아는 구창모시절의 송골매여서 어느 정도는 그들의 사운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같다.


흑백사진이 자켓이미지로 사용된 2장으로 이루어진 시디는 노래와 함께 지나간 추억을 들추게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레코드에서 발매된 이 음반은 저렴한 가격이 미끼였는지 음반의 구성은 엉망이다. 속지는 아예없다. 처음에 아웃케이스에서 시디를 꺼내다가 불법복제품인 줄 알았다. 너무 무성의하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한때 유명한 그룹으로 우리나라 락그룹의 음악을 이야기 할때는 빠질 수 없는 존재임에도 이렇게 무지막지한 모습으로 출시되다니. 그것도 지구레코드에서 말이다. 실망이다. 전체적인 녹음은 무난하나 몇곡에서는 갑자기 노래가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는 부분이 있다. 들어보신 분이라면 실감하실 정도로 실망감을 안겨준다. 무슨의도로 이 음반을 기획했는지 의아스러운 음반이다. 요즘 예전의 음반들이 재발매되면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데 제대로 된 음반이 발매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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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4-1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쉽더라구요....송골매의 베스트라 생각하기엔

키노 2006-04-1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도 구매하셨구나...저두 그렇게 생각해요^^ 제대로 된 음반이 나와주었더라면...
 
터보 - X-Mas Dance Party - 재발매
터보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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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1달 정도로 성큼 다가왔다. 벌써부터 대형할인점 같은 곳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종교를 넘어서 저물어가는 한해를 기분좋게 보낼 수 있는 그야말로 온 지구인의 잔칫날이라고 하겠다.

이 크리스마스에 빼놓을 수 없는게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캐롤이다. 캐롤의 고전이라할 만한 빙 크로스비의 캐롤에서부터 랩이나 힙합으로 무장한 최근의 캐롤까지 그야말로 그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고전적인 캐롤이, 흥겹고 밝은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댄스곡으로 리믹스된 캐롤이 크리스마스를 더욱 기분좋게 만들 것이다.

이처럼 많은 종류의 크리스마스 캐롤 음반에서 나에게 어울리는 음반을 구하기란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다. 캐롤 음반을 구입했다가 의외로 자신이 생각한 캐롤음반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은 분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특히 외국곡보다 국내 가수들이 부른 캐롤 음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지금은 해체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터보의 캐롤 음반이 이제껏 발매된 국내 가수들의 캐롤 음반 중에서는 가장 좋은 것 같다. 거의 미성에 가까운 목소리를 가지면서도 고음부분에서 갈라지지 않는 김종국의 독특한 보컬과 김정남의 랩은 터보만이 가진 색깔로 캐롤을 채색해주고 있다.

구입한 캐롤 음반들 중에 실망하는 음반들의 대부분은 가수들이 자신의 색깔을 살리지 못하고 캐롤을 부르다보니 기존의 캐롤 음반과 차별화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기존의 캐롤 음반을 능가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음반들이다. 그런 점에서 터보가 들려주는 캐롤은 그야말로 신나고 흥겹고 기분좋은 음반이다.

이젠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들려와 사실상 캐롤처럼 느껴지는 왬의 'Last Christmas'를 팝 댄스 버전으로, 그들의 히트곡인 '검은 고양이'를 X-Mas Mix버전으로 들려주는 가하면 'White Love (스키장에서)'에서는 터보 특유의 사운드를 들려주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업시켜주고 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괜찮은 캐롤 음반을 구입하지 못하신 분들에게는 적극 권하는 음반이다. 이 겨울 이 음반으로 우리 모두 따뜻하고 축복받는 겨울이 되었으면 한다. 알라딘에는 품절인게 조금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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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레인 (Red Rain) - Chocolate
적우 (Red Rain) 노래 / (주)보이스웨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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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뮤직이란 장르가 언제부터 우리 주위를 파고 들더니만 이젠 하나의 음악적인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 라운지 뮤직이란 꼭히 짚어서 이게 라운지 뮤직이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그 개념자체가 무척 포괄적인데 재즈, 스윙, 라틴 뮤직, 프렌치 팝, 테크노 등 어느 특정 장르에 집착하지 않는 음악으로 라운지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처럼 듣기 편하고 분위기있는 음악으로 라운지의 푹신한 소파에 몸을 기댄채 들을만한 음악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음반의 속지에도 라운지 뮤직에 대해 "유럽에서 시작된 라운지 음악은 이지 리스닝에 월드 뮤직의 요소가 테크노적으로 결합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 소개되는 Red Rain의 음반도 그러한 라운지 뮤직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음반이다. Red Rain에 대해서는 본명이 뭔지 그리고 경력이 어떤지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진 것들이 없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허스키한 보컬의 음색을 가진 여성으로 목소리 자체에서 엄청난 내공을 읽을 수 있는 경력을 가진 뮤지션이라는 거다.

이 앨범의 작업을 위해 참여한 뮤지션들만 보더라도 이 여가수가 어떠한 재능을 가진 가수라는 건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김형석, 윤일상, 심상원 등이 곡작업에 참여하고 있고, 신재홍과 DJ처리가 제작을 맡아 현재 국내 가요계에서 내노라하는 뮤지션들이 그녀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라운지의 본고장인 유럽의 뮤지션들까지 참여하고 있으니 가히 신인의 음반으로 보기에는 힘들 정도다.

수록곡을 보면 2번째 트랙의 신중현이 작곡하고 장현이 노래한 '미련' 9번째 트랙의 김현식의 '기다리겠소'14번째 트랙의 이기찬의 '널 잊을수 있게'등의 국내 음악이 리메이크 되었고, 5번째 트랙의 if, 7번째 트랙의 Nah Neh Nah, 13번째 트랙의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등의 외국곡이 리메이크 되고 있다.

앨범 작업에 참여한 작곡자들과 위의 리메이크 곡들을 보면 이 음반에 수록된 곡들이 얼마나 다양한 장르의 곡들인지 알 수 있다, 테크노에서부터 락, 보사노바, 재즈 등 그야말로 한 가수가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곡들을 소화해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이런 다양한 장르의 곡들은  리메이크 차원을 넘어서 색다른 악기 구성과 라운지에 대한 부담감을 덜기 위해 적우라는 걸출한 아티스트의 보컬에 비중을 둔 음악작업을 통해 한국적인 라운지 뮤직을 구현하려고 하였다는 점이다.

그런점에서 이 음반은 단순히 외국의 음악 장르를 그냥 가져오기 보다는 좀 더 우리에게 맞는 음악으로 발전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음반으로 그 음악적 완성도를 제치고서라도 그 시도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계약문제로 지금은 절판이 되어 구하기 힘든 앨범이 되어 버렸는데 특이한 아웃케이스와 라운지 뮤직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북클릿 및 시디의 디자인은 많은 공을 들인 음반임을 보여준다. 다양한 음악 장르를 통한 우리 가요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작업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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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 - 5집 Girls On Top
보아 (BoA) 노래 / SM 엔터테인먼트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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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아의 일본내에서의 성공은 많은 방송사에서 특집으로 다룰만큼 엄청난 경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일반 대중들에게는 보아라고 하면 기획된 가수, 어린 소녀 가수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누구에게나 처음의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보아가 5집을 발표하고 우리에게 돌아왔다. 5집까지 낼 정도로 그녀의 음악이 아직도 대중들에게 먹혀들고 있다는건데. 이번 앨범의 컨셉은 이전의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보다 성숙한 보아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소녀에서 여인으로 변해가는 보아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음악은 전체적으로 경쾌한 힙합이나 R&B스타일의 음악과 발라드 음악으로 채워져 있는데 이전의 음악적 경향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가사에서 느껴지는 것이나 아니면 보컬에서 느껴지는 보아의 모습은 분명 성숙해져 있다는 거다. 물론 언제나 10대 스타로서만 기억될 수 는 없고 그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보아의 노력이기도 하다.

1번째 트랙의 'Moto'는 보아의 트레이드마크라 할만한 파워풀함이 느껴지는 속도감 있는 댄스곡으로 켄지(Kenzie)의 곡으로 그는 8번째 트랙의 '공중정원(Garden in the air)'에서는 약간은 몽환적이고 신비스럽기까지 한 애시드 팝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2번째 트랙의 'Do you love me?(둘이 함께)'는 유영진의 곡으로 유영진은 이 곡말고도 3번째 트랙의 'Girls On Top'에도 작사, 작곡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 앨범에 있어서 대중들로부터 가장 심한 혹평을 받고 있는 부분이 유영진이 이번 앨범에 참여하고 있다는 건데. 그는 이전에 표절로 곤혼을 치른 적이 있는지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번 앨범에 그가 참여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Girls On Top'에서의 작사를 남자인 유영진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솔직히 유영진의 음악은 많은 부분이 미국 대중흐름을 차용하고 있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음악을 어떻게 보아식으로 소화해내는게 주요한 일일거다. 우리가 하는 음악들의 뿌리가 외국의 대중음악인만큼 그들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보아식으로의 소화는 어느 정도 성공한 면이 보이지만 앞서 지적한 것처럼 소녀에서 여인으로 변해가는 보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앨범의 목적이었다면 보아가 곡의 작업에 어느 정도 참여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라고 한번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Girls On Top'의 작사는 보아가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4번째 트랙의 '오늘 그댈 본다면 (If you were here)'와 5번째 트랙의 'Love can make miracle'는 샘 리의 기타와 보아의 성숙한 보컬이 멋진 발라드곡으로 이번 앨범에서 보아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잇는 곡들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 트랙에 실린 김민기의 가을 편지의 리메이크 곡은 짧은 곡이지만 의미심장한 곡이다.

그 외의 곡은 외국의 곡을 리메이크하고 있는데 현재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 곡들이 많아서 인지 어떤면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음악을 듣는 것만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녀의 음악과 다른 점이라면 보아의 음악은 에너지가 넘친다는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보아가 의도하였던 아니든 간에 좀 더 성숙한 면으로서의 보아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음악적으로나 외양적으로 점차 10대 가수라는 틀을 벗어나는 앨범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다음 앨범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무척 기대가 되는 가수 보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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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음악가 2005-11-0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아의 이번 앨범에서 가을편지 말고 리메이크 곡이 있나요? 처음 들어보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태클 거는 것은 아니지만 브리트니의 음악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것 같은데요,, 브리트니가 강한 여성성의 파워풀함을 보여준다면 보아는 오히려 남성적인 파워풀함을 강조하고 있으니까요,,, 적어도 이번 앨범에서 말입니다.

키노 2005-11-03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미래의 음악가님^^
지적 고맙습니다.
외국의 리메이크곡이란 의미는 오리지널 외국곡을 가져와서 보아가 불러주고 있다는 겁니다. 앨범의 속지를 보시면 이해가 가실듯^^;;
글구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언급한 것은 파워면에서의 남성적이니 여성적이니 하는 문제가 아니라 음의 진행이라든지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가 많이 닮아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보아의 앨범 제목을 본다면 남성적인 파워풀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여성내면에 숨은 파워풀함을 발산했다고 하는게 더 낫지 않을런지요. 남성적인 파워풀이라함은 다분히 남성위주의 사고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이번 보아의 앨범 컨셉과도 약간 배치되는듯^^;;

2005-11-05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떤날 I
어떤날 노래 / 신나라뮤직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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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날의 음악을 처음 들으면 무척 무미건조하고 나른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기존의 노래들에 비해 특별히 사운드적으로 귀에 쏙 들어올 정도의 강렬함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담백하다 못해 너무 간결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그들의 사운드는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한국 음악계에 있어 내노라하는 뮤지션으로 통하는 그들이지만 시인과 촌장, 들국화, 봄여름가을겨울 등의 쟁쟁한 뮤지션이 등장하는 80년대 그들의 틈바구니에서 신출내기 뮤지션으로 자신들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구축하며 색깔을 가지기에는 무리인 것처럼 보였지만 데뷔 앨범에서 보여준 그러한 생각이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록과 포크, 퓨전 재즈를 지향한 그들의 사운드는 이전 뮤지션들과 다른 점이라면 연주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음악이 되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사운드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이 앨범 이후로 그들이 많은 동료가수들에 의해 자신들의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해 달라고 부탁을 받게되는데, 이는 그러한 점을 반영하는 일들이었다. 이들의 활동으로 우리 음악은 단순히 보컬에 깔리는 배경음악에 불과하던 음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이 음반을 발매하기 이전에 벌써 최성원이 기획한 우리 노래 전시회 1에 '너무 아쉬워 하지마.'를, 들국화의 데뷔 음반에 이병우의 '오후만 있던 일요일'을 수록함으로써 대중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어느 정도 알리기 시작했다.

1번째 트랙의 '하늘'은 어떤날의 음악적 색깔을 가장 완벽하게 드러내는 곡으로 두 뮤지션이 좋아하는 팻 메쓰니의 음악적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특히 이병우의 기타와 백킹 코러스는 팻 메쓰니의 전형적인 사운드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에 덧붙여지는 한국적 포크 리듬으로 인하여 팻 메쓰니와는 또 다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하늘이 점점 높아만 가는 청명한 가을에 더없이 듣기 좋은 곡이다. 플롯과 나일론 기타 소리가 사람을 무척 편안하게 만든다.

2번째 트랙의 '오랜된 친구'는 조동익의 베이스 리프를 기본으로 하여 아주 기본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별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곡처럼 오랜된 친구에게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그대로 배어 나오는 곡이다.

3번째 트랙의 '그날'은 이 음반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곡으로 그들의 실험성이 녹아든 그들 의 최고의 곡이 아닐까 한다. 이병우의 기타하면 떠오르는 서정성과는 다른 록적인 성향을 강하게 띤 연주는 여느 기타리스트에 뒤지지 않는 절대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신디사이저와의 조화는 꼭 필청을 해보아야 할 곡이다.

4번째 트랙의 '지금 그대는'은 이병우의 서정적인 기타 사운드와 힘들이지 않고 흘러가는 보컬, 플롯 연주가 아주 정제된 담백한 곡을 선보이고 있으며, 5번째 트랙의 '오늘은'에서 갑자기 연주되는 재즈적인 어프로치는 머리를 갸웃거리게 하는 대목으로 기타와 퍼커션에 의한 연주가 흡사 보사노바 리듬을 연상시키는 곡으로 당시 댄스와 트롯이 유행하던 가요계에서 본다면 신선한 사운드의 체험이었다.

6번째 트랙의 '너무 아쉬워 하지마'는 곡의 도입부가 스틸 기타로 시작하는데 마치 록 발라드의 도입부를 듣는 듯하지만 차분하게 이어지는 곡은 재즈적인 감성이 많이 뭍어 나오며 7번째 트랙의 '겨울하루'는 6번째 트랙과 달리 어쿠스틱한 기타 연주로 시작하는데 무척이나 우울한 느낌의 곡이다.

8번째 트랙의 '비오는 날이면'은 장필순이 리메이크 하기도 한 곡으로 둘의 화음이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햇살이 환히 비치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아마도 그건 이 곡이 주는 경쾌한 분위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지막 트랙의 '오후만 있던 일요일'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들국화의 데뷔음반에도 수록되었던 곡으로 계속해서 변주되는 이병우의 기타가 뉴 에이지 음악과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한다.

이처럼 이들의 음악은 대체적으로 잘 정제된 듯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귀를 자극하는 음악은 결코 아니지만 듣다보면 오랜 동안 사람의 가슴에 남아 자꾸만 듣고 싶은 마약(?)과도 같은 사운드에 빠져 들게한다. 요즘처럼 맑은 하늘이 보기 좋은 가을에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 아닐까 한다. 이들의 곡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한번도 제대로 된 방송을 하지 않았던 그들의 음악이지만 입소문을 통하여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하였고 2집을 발매할 당시에는 그들의 매니아층이 많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는 매스컴을 타지 않고도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 예로 이는 다름아닌 음악적인 완성도가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앨범은 2집을 끝으로 더 이상 활동을 중단한 채 오랜 시간의 휴지기를 가지고 있는데 3집의 발매를 한번 기대 해본다..

참고로 조동익은 처음에 기타를 쳤었지만 이병우의 기타 실력이 워낙 탁월해 기타로는 승산이 없을 것 같아 베이스로 전환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떤날의 해체 후에 이병우는 기타로, 조동익은 베이스로 세견계를 평정했다고 한다. 역시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모광고가 떠오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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