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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는 '폼'과 '인기'로 먹고 사는 존재다. 폼이 안나면 인기가 떨어지고 인기가 없으면 폼을 낼 이유도 없다.(물론 실력은 기본이다.) 특히 락 뮤지션들은 무대와 뮤비에서의 퍼포먼스 정도에 따라 인기라는 것의 지표가 형성되기때문에 그 누구보다 폼에 연연하게 되는 사람들이다. 그러기 위해선 연주자들에겐 성능 좋고 '뽀대'나는 악기가, 보컬들에겐 자세 제대로 나오는 마이크 스탠드가 필요함은 당연지사다. 해서 스스로를 한껏 뽐내며 연주인들을 돋보이게하는 '쌈박한' 비쥬얼의 악기들을 몇 개 뽑아봤다. 첫번째 시간으로 락큰롤의 맏아들, 기타를 먼저 살펴보자.

Billy Gibbons (ZZ Top)
정통 블루스/락밴드 지지탑의 기타리스트 빌리 기븐스는 배꼽까지 드리워진 수염을 함께 길러준 베이시스트 더스트 힐과 함께 기타에도 수염(?)을 붙였다 (사진 1). 솜사탕처럼 포근한 인상을 주는 이 귀여운 모델은 깁슨사의 'Dean Fuzzy Explorers'라는 기타(사진 2)로 이들이 애용하는 둥글둥글한 'Crazy Cowboy'보다 비쥬얼적인 면에서 월등히 압도적이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각적인 만족을 줌과 동시에 '나도 갖고 싶다'는 충동구매 심리까지 자극하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Daron Malakian (System Of A Down)
시스템 오브 어 다운의 기타리스트 다론 말라키안의 모델 아이바네즈(Ibanez) DM1(사진 3)은 음악을 통해 구현하는 반정부 저항세력이란 밴드의 평소 이미지와 기타/보컬이라는 숨가쁜 역할 반복에서 우러나오는 역동적이고 코믹한 이미지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아트워크가 이색적이다. 진화가 덜되어 답답한 듯 몸부림을 치고 있는 바디 위의 원숭이(?)는 고발하고 호소하려는 밴드의 음악적/정치적 지향점과도 맥을 같이 하는 듯한 느낌이다. (새 앨범 발매후 다론은 깁슨 SG로 메인 악기를 바꿨음)


George Lynch (Dokken, Lynch Mob)
도켄 출신의 기타리스트로 유명한 조지 린치의 'J Frog Skull N Bones'(사진 4)는 기타 키드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연주해보고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자니 가르시아(Johnny "J. Frog" Garcia)라는 유명한 기타 디자이너가 제작했다. 자니는 원래 ESP 기타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으나 조지린치에 대한 선망으로 자신의 디자인이 ESP에 쓰이는 걸 허락했다고. 타이트하고 힘있는 조지린치의 연주 스타일을 온 몸을 바쳐 재현해내고 있는 기타 바디의 살벌한 예술성은 기타 디자인 역사에 길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Dimebag Darrell (Ex-Pantera, Damageplan) & Zakk Wild (Ozzy Osbourne, Black Label Society)
10여년 동안 불꽃같은 연주를 펼치다 불의의 총기 난사 사건에 희생된 전 판테라의 기타리스트 다임백 대럴의 딘(Dean) 기타(사진 9).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잭 와일드의 깁슨 레스폴 모델(사진 12)은 너무도 유명하기 때문에 간단한 아이쇼핑만으로도 만족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탐스러운 모양을 자랑했다.

특히 헤비메틀 기타 키드들에게 딘(Dean)이라는 기타 브랜드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던 다임백의 초기 모델(사진 9)은 'Dean From Hell'이란 애칭이 붙기도 했는데, 기타 바디에 새겨진 벼락이 치는 이미지는 그의 기타 사운드를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듯 보여 눈길을 끌었다(사진은 다임백이 생전에 사용했던 딘 기타로 그의 손때가 고스란히 남아있음은 물론, 그가 그토록 선망했던 밴드 키스의 스티커도 그대로 붙어있다).

[Reinventing The Steel] 시절을 닮은 'Dime-O-Flame Finish'도 좋지만 그가 생전에 직접 디자인했다는 'RazorBack'시리즈(사진 7, 8)는 '면도날 기타리스트'라는 명성에 걸맞는 예리함이 묻어나는 것으로 다임백 기타 시리즈의 백미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뜻밖의 도난을 당하며 잭이 식음을 전폐했던 'Bullseye'(사진 12)와 데이브 머스테인보다는 한 수 아래지만 만만치 않은 애국주의자로 소문난 잭의 사상을 반영하는 'Confederate Les Paul'(사진 11)도 비쥬얼 면에선 흠잡을 데 없는 깔끔함을 자랑한다.


Michael Angelo Batio
기타 월드 매거진에서 선정한 "Top 100 Greatest Metal Guitarists of All Time"에 포함되는 '스피드 킬러' 마이클 안젤로 바티오는 Dean사에서 제작되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더블넥 시그니쳐모델(사진 13)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하이테크 기타리스트이다. 단 1대의 기타에 산재해 있는 음들을 모두 추스리기도 힘이 든 법인데 마이클은 스티브 바이(Steve Vai)식 실험 정신과 자신의 '날개 기타(?)'가 지닌 두 배의 가능성을 십분 활용하여 개성넘치는 프레이즈들을 개발해냈다(...기보다는 한 눈에 봐서는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플레이인지 보는 이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혹 세컨드 기타리스트를 고용치 않으므로써 생기는 비용절감을 노린 경제학적 방편이 아닐지,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칠 정도..).

그러나 거기서 멈춘다면 안젤로 본인에게는 상당한 실례일 듯. 어떻게 연주할지조차부터도 상상하기 힘든 '포넥' 모델(사진 14). 이쯤되면 그의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방식은 미뤄두더라도, 락기타의 외연을 '서커스'나 철인 3종 경기에 해당하는 스포츠 지향적 영역에 까지 확대한 공로를 인정치 않을 수 없을 듯.


Mark Kendall (Great White)
하드락 밴드 그레이트 화이트(Great White) 출신 기타리스트 마크 켄달의 'Great White Shark'모델(사진 16). 이것은 블루지하면서도 뜨거운 그의 블루스 연주 스타일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유머러스함을 대변하는 듯. 또한 하이 포지션에 달한 연주자의 절정을 집어 삼킬 듯 대쉬하는 백상어의 기백은 하드락이 가진 음악적 특징까지 포괄하는 기가 막힌 '설정의 미학'에 다름 아닐 것이다. 비시 리치(BC.Rich) 넥이 장착된 본 모델은 조지 린치의 'Skull N' Bones'를 제작했던 디자이너 J. Frog가 역시 핸드메이딩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Paul Crook (Meat Loaf, Sebastian Bach Band)
미트로프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 세바스찬 바크 밴드로 둥지를 옮긴 폴 크룩의 'Dragon's Kiss'(사진 17)이다. '키스처럼 덧없는' 것도 없다지만 폴 크룩이 쥐고 연주하는 '용의 입맞춤'은 결코 덧없지 않다. 독수리 오형제의 합체된 모습을 닮은 스테인레스 바디와 상어 지느러미처럼 돌출한 헤드의 날카로운 일탈은 다이렉트한 폴 크룩의 연주를 눈으로도 즐길 수 있게 하는 공감각의 승리라 할 만하다.




김성대 (acdcrock@chang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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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2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얘도 가져가요. 드럼은 없나요?

키노 2006-05-28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럼은 찿아보죠^^
 


간결하고 기분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락 밴드 '더 프레지던츠 오브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아메리카'의 프론트맨 크리스 밸류(보컬/베이스)는 기타 바디에 굵은 베이스 줄 두 가닥만을 연결해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세 줄짜리 기타를 쓰는 팀 동료 데이브 데더러(기타)도 마찬가지로 둘은 자신들의 악기를 각각 'Basitar'와 'Guitbass'로 부르고 있다. 이는 본래 두 줄짜리 슬라이드 베이스를 사용했던 락밴드 몰핀의 마크 샌드맨(한 때 크리스 밸류와 듀오로 활동하기도 했던)을 보고 크리스가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기준에서 벗어난 인위적 악기 조작은 밴드의 단순한 사운드 특성과도 관련이 깊지만 평소 햄버거 가게, 달리는 트럭 위, 볼링 클럽, 마을의 선착장, 대도시의 공원 같은 독특한 장소에서 공연하기로 유명한 이들의 기이한 사고 방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다.
베이시스트 존 명은 데뷔 때부터 드림 씨어터의 역작으로 통하는 [Images And Words]까지 줄곧 4현 베이스를 사용하다 당시 세계 투어를 돌면서 토비아스(Tobias)사에서 제작된 6현 베이스로 교체한 바 있다. 그리고 다시 [Awake]앨범부터 토비아스사 소속 현악기 디자이너 니콜라스 텅이 제작한 'Tung Basses'를 사용한 그는 97년작 [Falling Into Infinity]때부터 야마하 'RBX' 시리즈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존 명은 바로 이 앨범 [Falling Into Infinity]의 오프닝 곡 'New Millenium'에서 '채프맨 스틱'이라는 색다른 악기를 연주한 바 있는데, 이것은 70년대 뉴에이지 연주자 에멧 채프맨이 태핑 연주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그가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채프맨 스틱은 퓨전 베이시스트 토니 레빈도 즐겨 연주하는 악기이다.
키스 베이시스트 진 시몬즈는 일명 '도끼 베이스'라 불리는 독특한 바디의 베이스를 사용한다. 이 악기는 처음 단순히 프로모션 사진을 찍기 위해 활용된 것인데 세월이 흘러 밴드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도끼 베이스'와 진 시몬즈의 이미지가 어느덧 하나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지금에까지 이른 것. 이 살벌한 베이스를 디자인한 사람은 존 레논, 앨리스 쿠퍼, 애디 반 헤일런 등의 악기를 제작했던 스티브 카의 작품으로 그의 악기 제작 철학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진 시몬즈와 '도끼 베이스'에 딱 어울리는 말 같기도 하다.
한 눈에 보기에도 부담스러운 숫자의 북과 심벌, 그리고 페달들. 하지만 그 정 중앙에 앉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스틱을 휘둘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돈 도켄, 리차드 막스, 허비 행콕 등과 작업한 바 있는 세계적인 퓨전 드러머 테리 바지오다. 그가 이러한 전대미문의 드럼 세팅을 하게 된 것에는 프랭크 자파란 인물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즉, 함께 밴드 생활을 하면서 보아온 프랭크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테리 안에 잠재해있던 도전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테리는 이처럼 화려한 드럼 킷에 걸맞게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따로 정의한 바 있으니 바로 '오케스트라 드러밍' 이라고.
괴물 캐릭터 '에일리언'을 디자인한 HR 기거의 광팬이었던 조나단 데이비스는 어느날 자신의 마이크 스탠드 디자인을 아무런 의심 없이 그에게 맡겼다. 언제부턴가 그림 그리기를 접고 조각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HR 기거 역시 'Korn'이라는 밴드 이름을 듣고 프론트맨을 위해 마이크 스탠드를 만들어 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차였다. 미리 다양한 밑그림을 그려본 후 뉴욕과 필라델피아에서 본 조나단의 퍼포먼스를 통해 '이거다' 하는 영감을 얻은 기거는 결국 '생물 역학적이고 에로틱한 마이크 스탠드'를 원했던 조나단의 개인적인 부탁도 존중하여 콘이라는 밴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은빛 마이크 스탠드를 제작해냈다.
90년대 초반 헤비메틀 밴드 백두산의 드러머로 활약했던 최소리. 98년작 '두들림'을 계기로드럼에만 머물지 않는 전천후 타악 주자가 된 그다. 깍지마다 북채를 쥐고 발바닥까지 동원해가며 기인에 가까운 몸짓과 자연에 가까운 소리를 동시에 보여주고 들려주는 그는 동물 가죽으로 만든 북을 혐오해 직접 종이를 겹쳐 만든 북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는 또 지난 2004년 방영된 SBS 대하드라마 '장길산'의 음악 감독으로 맹활약하기도 했다.
베이시스트 부치 콜린스는 제임스 브라운, 조지 클린턴 밴드의 세션맨을 하면서 명성을 얻은 연주자다. 평소 이런 저런 컨셉을 자주 활용해 스스로를 '캐릭터화' 하는데 힘을 쏟기로 유명한 그는 98년도부터 모양도 이름도 독특한 '스타 베이스'를 메인 악기로 쓰면서 자신의 취향을 직접적으로 표현해오고 있다. 한편 그는 특유의 드라이브하고 리드미컬한 연주와 현대 훵크 및 헤비메틀에까지 영향을 미친 인상적인 베이스 톤으로 지난 97년 락앤롤 명예의 전당에까지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버클리 음대 출신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는 '기타 리리시즘(Lyricism : 서정주의)'이라는 독특한 연주 철학을 선보이며 재즈 기타 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저기 그가 잡고 있는 기타는 팻 메스니에게 그래미상을 안겨준 앨범 [Offramp]에서 사용한 깁슨 '신디사이저' 기타로서 앨범 전체를 물들인 그 많던 소리와 음들이 꼼꼼히 숨어있었던 곳이다.
이처럼 뮤지션이 사용하는 악기란 단순히 연주를 하기 위한 수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보는 이들의 뇌리에 뮤지션의 모습을 아로새기는 '퍼포먼스'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지며 때로는 듣는 이들로 하여금 해당 뮤지션의 음악적 특성을 짐작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는 것이다. 두 대, 세 대로도 모자라 기타 네 대를 통째로 연주하는 안젤로 바티오 같은 사람을 보라. 우린 그의 기타만 보고서도 그의 연주에서 얼마나 풍부한 음들이 얼마나 빠른 속주를 타고 쏟아져 나올지 너무도 쉽게 알아채지 않았는가.


(음악 포털사이트 KTF 도시락www.dosirak.com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글 / 김성대(acdcrock@chang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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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27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 페이퍼 퍼갑니다.

키노 2006-05-28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가세요. 괜찮은 내용이더라구요^^
 

음악 케이블 VH1에서 주최하는 '2006 Rock Honors'에 키스, 퀸, 주다스 프리스트, 그리고 데프 레파드가 선정됐다. 이들에게는 선정 기념으로 석류석과 다이아몬드가 박힌 10캐럿짜리 화이트 골드 반지가 각각 증정 된다. 한편 행사와 관련한 메인 스테이지(현지 시각으로 금일(5월 25일) 라스 베가스에서 개최될 예정)에서는 수상 축하 및 존경의 의미로 슬래쉬(벨벳 리볼버), 롭 좀비, 타미 리(머틀리 크루), 스콧 이언(앤스랙스)이 팀을 이뤄 키스에게 'God Of Thunder'를 바칠 것이라고 한다. / www.chang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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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더블 앨범 [Stadium Arcadium]이 발매 첫 주 판매고 44만 2천장을 기록하며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였다. 그들은 밴드 생활 22년 중 단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던 빌보드 정상을 이제서야 밟은 것인데 밴드 측도 이 소식에 감개무량해 했다고. 한편 레드 핫 칠리 페퍼스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긴 툴은 3위로 뒤처졌고 2위였던 펄 잼도 8위로 밀려났다. 차트에 32주째 머물러 있는 제임스 블런트의 [Back To Bedlam]은 지난 주 13위에서 세 계단 상승, 10위권내로 다시 진입하는 괴력을 보여주었다. / www.chang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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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히피드림~ > Nirvana - Smells like Teenspirit

내가 이 곡을 처음 라디오에서 들었을때가 열 일곱이었다. 그때 이 노래는 마치 망치로 머리를 한대 세게 맞은 것 같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나름으로는 웬만한 록음악은 다 섭렵했다고 자신했던 10대소녀가 이전에는 이런 음악을 들어본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닐바나의 음악은 그 이전에 내가 들었던 그 어떤 음악과도 닮아 있지 않았다. 한마디로 '혁명'이었고 '선구자'였으며 동시에 '반역자'였다.

사람들은 커트의 노이즈 가득한 기타톤을 레코드에서 듣고 그런 소리를 모방하기 위해 애를 썼고 기타를 좀 못쳐도 얼굴이 좀 못생겨도 '록스타'가  될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 이건 70년대의 펑크록 시대이후로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커트 코베인은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70년대의 섹스 피스톨즈를 비롯한 펑크록과 닐 영에게서 영향 받았다고 인터뷰에서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섹스 피스톨즈의 보컬이었던 수다쟁이 자니 로튼은 헛소리 하지말라고 못 박았다. 보통의 선배들 같으면 뿌듯해 했을 법한 일 아닐까. 한편 커트 코베인이 닐 영에게서 영향받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될 수 있는 일이다. 두 사람 다 기타리스트로서는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송 라이팅, 즉 작곡에 대단한 능력을 지닌 거의 천, 재, 들이고 자신의 순수한 영혼을 록앤롤에 투영했다. 또 그 스스로 펑크앨범이라고 자처한 [rust never sleeps] 앨범의 hey hey, my my 같은 곡에서 느껴지는 강한 노이즈톤의 기타는 닐바나의 기타톤과 기가 막히게 닮아 있다.

닐 영이 자니 로튼을 위해 만든 곡인 hey hey, my my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다.

The King is gone but he's not Forgotten.

Rock n' Roll can never die

 

이 가사들은 10 대 시절 나의 영웅이었던 커트 코베인과도 잘 어울린다... 

 내가 고2때 커트 코베인이 죽었는데, 이제 죽은지 10년이 넘었다. 얼마전에 구스 반 산트 감독이 만든 [라스트 데이즈]를 반쯤 봤다. 전작인 [엘리펀트]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제 마져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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