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몇 세기를 동시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동시에 진보와 퇴보를 하고 있습니다. 한 국가로서 우리는 양극단으로 치달음으로써 늙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눈을 가진 귀상어의 머리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 .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우리가 감내하기 어려운 것은 그 정신분열증적 성격입니다. 이것은 옛것/새것의 문제만이 아니라 오늘날 국가경영이 보여주는 철저한 비논리에도 해당됩니다. 우리집 뒷길에서 매일 밤 나는 우리의 디지털 혁명을 앞당기기 위해 광섬유 케이블을 설치하려고 땅을 파고 있는 쇠약한 인부들을 지나쳐 걸어갑니다. 혹독한 추운 겨울날씨에 그들을 촛불 몇 개 켜놓고 일을 합니다.(125-26쪽)

내가 작가-활동가로 불리는 것은 [작은 것들의 신]을 쓴 후 내가 세편의 정치 에세이를 썼기 때문입니다. . . 그런데, 나는 [작은 것들의 신]을 쓴 사람은 왜 작가로 불리고, 정치 에세이를 쓴 사람은 왜 활동가로 불려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작은 것들의 신]은 소설이지만, 내가 쓴 어떤 에세이 못지않게 정치적입니다. 물론 내 에세이들은 논픽션입니다. 그러나, 대체 언제부터 작가들이 논픽션을 쓸 권리를 포기했는지요? (130쪽)

이와 같은 환경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관련해서 나를 ‘작가-활동가’라고 부르는 것은 나를 이중으로 움찔하게 만듭니다. 첫째, 그것은 작가와 활동가 모두를 위축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용된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한 작가의 존재와 그 가능성의 영역과 범위와 영향력을 축소시키려는 기도입니다. 원래 어떤 정치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다는 것은 명석한 논리와 열정과 용기와 대담성과, 또 때로는 야비함까지도 필요로 하는 법인데, 작가라는 것은 이런 일을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부드러운 존재라는 암시가 여기에 들어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반대로, 활동가라는 것은 지적 스펙트럼에서 보다 거칠고 조야한 쪽에 서 있다는 암시가 여기에 또한 들어있습니다. 활동가는 본래 명확히 ‘입장을 취하는 사람’이고, 따라서 복잡성과 지적 세련을 결여하고 있으며, 그 대신 사물에 대한 거칠고 단순하며 일방적인 이해로써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볼 때 이 용어가 갖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모든 저항적 운동을 직업적 활동가들이 하는 일로 만들고, 거기에 이름표를 붙임으로써, 결국 문제를 봉쇄하고, 나아가서는 문제해결은 직업적 활동가들에게 달려 있다고 암시한다는 데 있습니다. (137-38쪽)

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들에 대한 공적 논쟁의 비전문화야말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전문가’들에게서 우리의 미래를 다시 낚아채와야 할 때입니다. 공적 문제를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언어로 질문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또한 일상적인 언어로 하라고 요구할 때입니다. (138쪽)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상식적인 인간의 이해력을 넘어서 있습니다. 사건들간의 연관성을 밝혀주고, 그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줄 사람들은 작가, 시인, 예술가, 가수, 영화제작자들입니다. 회사 중역회의실의 현금의 흐름을 가리키는 도표와 현란한 말들을 살아있는 사람들의 살아있는 삶에 관한 진실한 이야기로 번역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 힘 때문에 사람이 가정과 땅, 일자리와 인간적 존엄성, 그리고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잃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증오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그 누구 또는 그 무엇 때문에 일어나는 갖가지 이야기들을--. 

이것은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공간입니다. 새로운 종류의 도전을 기다리는 문제이고, 새로운 종류의 예술을 위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분명하지 않은 것을 분명한 것으로, 만져지지 않는 것을 만져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예술, 실체가 없는 적을 현실적인 존재로 그려낼 수 있는 예술 말입니다. (143쪽)

아룬다티 로이, 작가와 세계화 --‘전문가’들에게 맡겨두어야 할 것인가
녹색평론 2002년 3-4월 통권 제 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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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 젊은이들이 피의 대가 치르는가"

[속보, 사회] 2004년 01월 19일 (월) 21:12
[오마이뉴스 장윤선 기자]
▲ <작은 것들의 신> 작가 로이. 그는 인도여성들에게도 추앙받는 평화운동가이기도 하다.
ⓒ2004 민족21 강은지

아룬다티 로이는 누구인가?

민족21 강은지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는 1961년 시리아 기독교인 어머니와 힌두교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인도 남단의 케랄라 주의 아예메넴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고, 환경·반핵·반세계화 운동을 하고 있다. 현재 영화제작자와 결혼해 두 딸과 뉴델리에 살고 있다.

1997년 소설 <작은 것들의 신(The God of Small Things)>으로 영국 부커상을 받으며 유명작가가 되었으며, 지은 책으로 평론집 <권력의 정치학(Power Politics)>, <무한 정의의 대수학(The Algebra of Infinite Justice)> 등이 있다.

아룬다티 로이는 인권·환경·반핵·반세계 운동에 적극 활동하고 있으며, 대중 강연과 글쓰기에 힘쓰고 있는 인도 여성이다. 그의 저서 <생존의 비용>에서 그는 "인도 정부의 개발 중심주의, 핵무장 옹호가 자연은 물론 인도인의 삶까지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고발했다. /

인도 세계사회포럼에서 가장 주목을 끌고있는 인물은 단연 소설가 아룬다티 로이다. 전세계 45개국, 644개 언론사에서 몰려든 기자들 중에는 아룬다티 로이만 쫓아다니면서 인터뷰를 시도하는 이들도 있다.

한국에도 <작은 것들의 신> 작가로 잘 알려진 인도 퀘랄라주 출신의 로이는 세계사회포럼 행사장에서 좀체 발견하기 쉽지 않다. 기자들 사이에는 '로이를 어디서 누가 봤다더라'라는 '카더라' 통신만 떠도 취재수첩을 들고뛰는 분위기다. 그래서 허탕치는 기자들도 많다.

기자들이 이토록 그에게 달라붙는 이유는 무엇일까. 빼어난 미모의 소설가, 특유의 문체로 심금을 울리는 문장력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전쟁과 고통받는 여성들에 대해 쏟아내는 심장의 소리를 듣기 위한 것이다.

로이의 '개막식 독설'에

세계사회포럼이 발칵 뒤집히다

특히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 그가 기자들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그가 던진 '개막식 독설' 때문이다. 로이는 지난 16일 저녁에 시작한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 WSF) 개막연설에서 "세계사회포럼과 뭄바이 레지스탕스(MR)가 연합해 구체적 투쟁을 조직하자"며 "이번 세계사회포럼이 끝나는 날 아예 미국이 일으킨 전쟁 앞잡이 노릇을 한 기업을 찍어 철퇴시키자!"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로이의 개막연설 뒤 세계사회포럼 인도조직위원회가 발칵 뒤집혔다는 후문이 있다. 이유는 '비폭력' 노선을 고수하는 세계사회포럼에서 '폭력적 방법'을 제안했기 때문. 그러나 로이가 세계사회포럼에서 던진 이 얘기는 좌우 맥락 없이 그냥 툭 던진 것은 아니다.

3차까지 브라질에서 진행된 세계사회포럼에서 세계화의 문제점은 많이 지적됐지만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는 실천적 대안은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지구촌 반세계화 운동가들 사이에는 '공허한 논쟁만 진행되는 세계사회포럼, 이제는 재미없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이러던 참에 세계사회포럼 장소가 브라질에서 인도로 바뀌었다. 개발국가에서 저개발국가로 장소가 이동된 것. 인도는 그간 세계사회포럼 참가자들이 겪지 못한 '일상의 불편함(화장실, 물, 먼지구덩이, 위생 등)'을 통해 세계화의 문제점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투쟁의 현장'을 제공했다. 로이는 이 자리에서 '직접적인 실천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로이 발언 맥락에는 이런 것도 숨어 있다.

세계사회포럼 개막 3일째를 지내는 지금 행사장(네스코) 건너편에는 '뭄바이레지스탕스2004'가 따로 조직돼 활동 중이다. 이들은 "세계화는 인간화할 수 없다"는 구호를 걸고 '세계사회포럼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로이는 '뭄바이레지스탕스2004'가 조직한 토론에 참가하면서 '세계사회포럼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기자들은 마치 술래잡기를 하듯 세계사회포럼 행사장에서 그를 찾아도 쉽게 볼 수 없었다.

18일 오후 4시25분 기자는 세계사회포럼 미디어센터 흙바닥에 앉아 몇몇 이들과 토론하는 로이를 발견했다. 마치 숨은 그림을 찾던 사람처럼 기자는 로이에게 다가가 "아 유 로이?"라며 아주 황당한 질문을 던졌다.

로이는 한동안 웃고는 "맞다"고 답한 뒤 "오늘 저녁 6시 '여성에 대한 전쟁, 전쟁에 반대하는 여성' 포럼 이후 만나자"고 인터뷰에 승락했다.

"아 유 로이?" 드디어 로이를 찾다

▲ 로이는 한국정부와 일본정부의 이라크 파병결정에 저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4 민족21 강은지
로이는 18일 저녁 6시30분 마이단 광장 연설 뒤에 연단 아래로 몰려든 몇몇 세계 각국 기자들에게 "마치 기자회견을 하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원래 따로 만나 인터뷰할 예정이었으나, 워낙 많은 기자들이 몰려들어 플래시를 터뜨리자 로이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 뒤에 쏟아진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세계사회포럼 현장에서 로이를 인터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한국 기자로는 최초로 아룬다티 로이를 인터뷰했다.

- 이번 세계사회포럼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인도와 떨어져 있는 것 같은 전세계 많은 문제들이 하나로 모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이 안에 함께 한다는 것이 너무나 기쁘다."

- 이번 세계사회포럼은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 이어 4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세계사회포럼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세계사회포럼은 제도화되지 않도록 상당히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다른 관료적 기구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세계사회포럼이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다른 위험 중의 하나는 포럼이 활동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현장에서 뛰기보다는 포럼만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 포럼에서 어떤 이슈를 제기할까 등등. 그래서 활동가들은 한 포럼이 끝나면 그 다음에 바로 다른 포럼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운동가들이 앉아서 고민만 하지말고, 현장에서 직접 뛰기를 바란다. 그들이 진정한 정치적 행동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 세계사회포럼 공식참가자인데, 왜 매일 '뭄바이레지스탕스2004'를 방문하는가?

"나는 그들 또한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 중에는 이곳에 초대받지 못한 이들도 있다."

- 세계사회포럼은 비폭력노선이다. 그러나 '뭄바이레지스탕스2004'는 비폭력노선을 명시하지 않았다. 평소 로이는 무장투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성으로서, 내가 아는 유일하고도 진정한 현실, 인도에 사는 사람으로서, 나는 폭력을 믿지 않는다. 나는 겁이 난다. 폭력이 무언가와 싸워서 얻어내기 전에 세상을 먼저 망가뜨리게 될까봐…. 그리고 그 무기가 곧 여성을 향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아주 털어놓고 솔직하게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세계는 아주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런 종류의 대화는 이니셔티브나 도그마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팔레스타인에서 온 사람들, 이라크 사람들, 이곳에서 무장투쟁을 하는 사람들, 또 서로 다른 투쟁을 하는 사람들과 모두 함께 솔직히 털어놓고 진정으로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라크파병, 저항해야 한다!"

▲ 로이는 "운동가들이 자리에만 앉아있지말고 현장을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4 민족21 강은지
- 로이는 인도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댐건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3000개의 댐이 건설되고 있다. 아주 심각하고 어려운 상황이다. 구자라트와 남부 다른 지역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잠시 건설이 중단되었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각지에 있는 그 누구도 그걸 모른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환경재해 중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대형 댐이라고 생각한다. 니르마다 지역과 같은 곳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더 심한 곳에서는 더 큰 문제들이 벌어지고 있다. 강과 환경문제 같은 것들 말이다."

- 한국 정부는 이라크 전쟁 파병을 결정했고, 일본 정부는 자위대를 파병했다. 이라크 전쟁에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들이 파병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소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저항해야만 한다. 저항해야만 한다! 그 전쟁에 동참하는 것을 당장 멈춰야 한다. 미군들이 그곳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군 가족들이 그 전쟁에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왜 한국과 일본 젊은이들이 거기서 피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파병은 즉각 멈춰야 한다."

/장윤선 기자 (sunnijan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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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에 맞선 세계적 저항

 

[편집자]  개막식은 정말이지 장관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특히 인도와 아시아에서 세계화와 전쟁, 가난과 억압에 반대해 모여든 사람들은 춤추고 노래하며 축제의 장을 열었다. 그리고 수만 명이 넓은 광장에 빼곡히 모여 앉아 아룬다티 로이나 제러미 코빈 같은 연사들의 발언을 들었다. 다음은 아룬다티 로이의 개막 연설 전문을 번역한 것이다.

 

아룬다티 로이

 

지난해 1월, 전 세계에서 온 우리 수천 명은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 모여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 하고 거듭거듭 외쳤습니다. 북쪽으로 몇 만 킬로미터 떨어진 워싱턴에서 조지 부시와 그 측근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세계사회포럼이었습니다. 그들의 프로젝트는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유럽과 미국의 대도시들에서 이런 말들은 몰래 속삭이기만 했었는데, 이제 사람들은 제국주의의 좋은 측면이나 어지러운 세계를 다스릴 강력한 제국의 필요성에 대해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국주의의] 새로운 전도사들은 정의를 희생시켜 질서를 얻고 싶어합니다. 존엄을 희생시켜 복종을 얻고 싶어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지배력을 얻고 싶어합니다. 가끔 우리 중 몇몇은 상업 언론이 제공한 “중립적” 자리에서 그 쟁점을 “토론”해 달라고 초청을 받습니다. [그러나] 제국주의를 토론하는 것은 강간에 대해 찬반 토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뭐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정말로 제국주의가 그립다고 말해야 합니까?

어쨌든, ‘새로운 제국주의’는 이미 우리 앞에 있습니다. 그것은 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을 개조하고 변형시킨 것입니다. 역사상 최초로, 하룻밤 사이에 전 세계를 없애버릴 수 있는 무기를 가진 하나의 제국이 철저하고 단일한 경제적·군사적 패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 제국은 서로 다른 시장들을 개방시키기 위해 서로 다른 무기들을 사용합니다. 미국 크루즈 미사일의 십자선[망원경 등의 초점에 새겨진 선]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수표책에 오르지 않은 나라는 하나도 없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신자유주의의 총아가 되고 싶다면 아르헨티나가 그 모델이며, [여러분이 신자유주의의] 말썽쟁이라면 이라크처럼 될 것입니다.

 

새로운 제국주의

 

지정학적으로 제국에 전략적 가치가 있거나, 일정 규모의 “시장”이나 사유화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이 있거나, 아니면 불행히도 석유·금·다이아몬드·코발트·석탄 같은 귀중한 천연 자원을 가진 가난한 나라들은 [제국이] 시키는 대로 따라야지, 그렇지 않으면 군사적 표적이 됩니다. 가장 많은 천연 자원을 보유한 나라들이 가장 위험합니다. 만약 그들이 자원을 상업 기구에 자발적으로 내놓지 않으면 국내에서 사회 불안이 조성되거나 대외적 전쟁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이 새로운 제국의 시대, 겉 다르고 속 다른 때에, 관련 회사 중역들은 해외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워싱턴의 ‘공공 정직성 센터’는 미국 정부 산하 국방정책위원회 위원 30명 중 9명이 2001년과 2002년에 7백60억 달러 상당의 군수 계약을 수주한 회사들과 연계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전 국무장관 조지 슐츠는 이라크해방위원회 의장이었습니다. 그는 벡텔 그룹의 이사이기도 합니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은 슐츠는 “나는 벡텔이 그[이라크 전쟁]로부터 특별히 이득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면, 벡텔은 그렇게 할 수 있는 회사다. 그러나 거기서 뭔가 이득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나]전쟁 뒤에 벡텔은 6억 8천만 달러짜리 이라크 재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야만적인 계획은 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거듭거듭 이용됐습니다.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당연히, 제국이 벌이는 전쟁은 모두 정의로운 전쟁으로 둔갑합니다. 이것은 대체로 상업 언론의 구실입니다. 상업 언론이 신자유주의 프로젝트를 그저 지지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신자유주의 프로젝트입니다. 이것은 신자유주의 프로젝트가 선택한 도덕적 입장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입니다. 그것은 대중 매체의 경제적 작동 방식에 고유한 것입니다.

대다수 국가는 적당히 무서운 가족 비밀[일부 또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가지고 있거나 공유하는, 또는 어떤 목적을 위해 서로 비밀로 하는 신념과 지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언론이 거짓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강조되기도 하고 무시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정당한 전쟁의 표적으로 인도가 선택됐다고 합시다. 그러면, 1989년 이후 카슈미르에서 약 8만 명이 살해당했으며 그들은 대부분 무슬림이고 인도보안군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해마다 약 6천 명씩 사망한 것입니다), 아직 1년도 채 안 지난 2003년 3월 구자라트 거리에서 2천 명 넘는 무슬림이 살해당하고 여성들이 집단 강간당하며 아이들이 산 채로 불에 타 죽고 15만 명이 자기 집에서 쫓겨나는 동안 경찰과 정부는 이를 지켜보기만 하거나 가끔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사실, 이런 범죄들 때문에 처벌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오히려 이를 감독한 정부가 다시 선출됐다는 사실,…이 모든 것이 전쟁 직전에 전 세계 신문에 대서특필됐을 겁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 도시들이 크루즈 미사일의 폭격으로 쑥대밭이 되고 우리 마을들을 날카로운 철조망이 빙 둘러싸며 미군 병사들이 우리 거리를 순찰하고 나렌드라 모디[구자라트 주 총리로 광적인 힌두교 배타주의자]나 프라빈 토가디아[힌두교 배타주의 단체인 세계힌두교협회(VHP) 지도자] 또는 인기 있는 보수적 지도자 중 어느 누가 사담 후세인처럼 미국에 붙잡혀 머리에 이가 있는지 금니가 있는지 검사당하는 장면을 황금 시간대 TV 화면에서 보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시장”이 개방돼 있는 한, 엔론·벡텔·핼리버튼·아서앤더슨 같은 기업들이 자유를 누리는 한, “민주적으로 선출된” 우리 지도자들은 민주주의, 다수결주의, 파시즘 사이의 차이를 과감하게 흐릴 수 있습니다.

 

‘태생적 동맹’

 

우리 정부가 ‘비동맹’이라는 인도의 자랑스런 전통을 비겁하게 포기하고 ‘완벽한 동맹’(유행어로는 “태생적 동맹”인데, 인도·이스라엘·미국이 “태생적 동맹”이라는 겁니다) 대열의 맨 앞에서 싸우러 달려갔기 때문에 그 적법성을 훼손하지 않은 채 억압적 정권으로 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습니다.

정부가 살해하고 투옥한 사람들만이 정부의 피해자가 아닙니다. 쫓겨나고 빼앗기고 기아와 빈곤이라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람들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개발” 프로젝트 때문에 [생계 수단을] 빼앗겼습니다. 지난 55년 동안 대형 댐 때문에 쫓겨난 인도 사람만 해도 3천3백만 명에서 5천5백만 명이나 됩니다. 그들은 법에 호소할 수 없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경찰이 평화적 시위대에 총을 쏜 일련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시위대는 대부분 아디바시[Adivasi : 소수부족]와 달릿이었습니다. 삼림지 침입 때문에, 그리고 댐·광산·철강공장·기타 “개발” 프로젝트에 맞서 삼림지를 보호하려다가, 빈민들이, 특히 달릿과 아디바시 사람들이 죽거나 살해당했습니다. 경찰이 발포한 경우 거의 언제나 정부의 전략은 폭력 행위 때문에 경찰이 발포하게 됐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총을 맞은 사람들은 즉시 호전적인 사람들로 몰렸습니다.

인도 전역에서 미성년자들을 포함해 무고한 사람 수천 명이 테러방지법(POTA : Prevention of Terrorism Act)에 따라 체포됐고 재판도 없이 무기한 구금 상태에 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 시기에 빈곤은 테러리즘과 교묘하게 결부되고 있습니다. 기업 세계화의 시기에 빈곤은 범죄입니다. 빈곤의 심화에 반대해 항의하는 것은 테러리즘입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대법원은 파업에 돌입하는 것도 범죄라고 말합니다. 법원을 비판하는 것도 물론 범죄입니다. 그들은 출구를 봉쇄하고 있습니다.

‘옛 제국주의’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제국주의’도 그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대리인들, 즉 제국에 봉사하는 부패한 토착 엘리트들의 연결망입니다. 우리는 모두 인도와 관련된 엔론의 더러운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당시 마하라슈트라 주정부가 엔론과 체결한 전력 구매 계약에 따르면, 인도 농촌 개발 예산 전체의 60퍼센트나 되는 금액이 엔론의 이윤으로 가게 돼 있었습니다. 미국 회사 하나가 약 5억 명을 위한 사회기반시설 개발 자금과 맞먹는 이윤을 보장받은 것입니다!

옛날과 달리, 새로운 제국주의는 말라리아나 설사, 조기 사망의 위험을 무릅쓰고 열대 지방을 터벅터벅 돌아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새로운 제국주의는 이메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직접 발로 뛰는 옛 제국주의의 저속한 인종차별은 시대에 뒤떨어졌습니다. 새로운 제국주의의 기초는 새로운 인종차별입니다.

미국의 “칠면조 사면” 전통은 새로운 인종차별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1947년 이후 해마다 미국칠면조연맹(National Turkey Federation)은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한 마리를 대통령에게 선물합니다. 해마다 대통령은 관대함을 보여 주는 의식 뒤에 그 특별한 새는 살려 주고 다른 새를 잡아먹습니다. 대통령의 사면을 받은 ‘선택된 한 마리’는 버지니아 주의 프라잉 팬 파크(Frying Pan Park)로 보내져 천수를 누리게 됩니다. 추수감사절을 위해 사육된 나머지 5천만 마리는 추수감사절에 도살돼 잡아먹힙니다. 대통령 칠면조 계약을 따낸 회사 콘아그라 푸즈(ConAgra Foods)는 그 행운의 새들에게 사교성을 훈련시켜 고관대작, 어린 학생들, 언론과도 교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머지않아 그 새들은 영어로 말도 할 겁니다!)

 

“칠면조 사면”

 

그것이 바로 기업의 시대에 새로운 인종차별이 작용하는 방식입니다. 잘 키운 칠면조들―여러 나라의 토착 엘리트들, 부유한 이주민 공동체, 투자 은행가들, 가끔은 콜린 파월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몇몇 가수들, 몇몇 작가들(저 같은)―은 사면을 받고 프라잉 팬 파크에 갈 수 있습니다. 그 나머지 수백만 마리는 일자리를 잃고 집에서 쫓겨나며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에이즈로 죽습니다. 원래 그들은 잡아먹기 위해 키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프라잉 팬 파크에 있는 행운의 칠면조들은 잘 지냅니다. 그들 중 일부는 IMF와 WTO를 위해 일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그들 중 누가 과연 그런 기구들을 칠면조를 잡아먹는다는 이유로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일부는 칠면조선택위원회 위원들로 근무합니다. 그렇다면 그들 중 누가 과연 칠면조들이 추수감사절에 반대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 자신이 추수감사절에 참가하면서 말입니다! 누가 과연 빈민들이 기업 세계화에 반대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프라잉 팬 파크에 가기 위해 난리들입니다. 그 와중에 대부분 죽어나간들 뭐가 어떻겠습니까?

새로운 인종차별 프로젝트의 일부는 ‘새로운 대량학살’입니다. 경제적 상호의존의 이 새 시대에 경제 제재는 새로운 대량학살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실제로 현장에서 사람들을 직접 살해하지 않고도 대량 살상이 가능한 상황을 조성한다는 뜻입니다.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유엔의 이라크 인도주의 조정관이었던(그 뒤 넌더리가 나서 사임한) 데니스 핼리데이는 이라크 경제 제재를 대량학살이라는 용어로 묘사합니다. 경제 제재는 이라크에서 어린이 5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감으로써 사담 후세인의 악행을 능가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아파르트헤이트를 공식 정책으로 추진하는 것은 구시대적이고 불필요한 일입니다.

국제 무역·금융 기구들이 감독하는 다자간 무역법과 금융 협정의 복잡한 체계는 빈민들이 그들의 반투스탄[남아공의 흑인 격리 지역]에서 도저히 빠져나오지 못하게 합니다. 그 전반적 목적은 불공정을 제도화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방글라데시 의류 제품에 미국산 의류보다 20배나 높은 세금을 매기는 데 다른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세계 카카오 열매의 90퍼센트를 생산하는 나라들이 세계 초콜릿의 겨우 5퍼센트만을 생산하는 데 다른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아이보리 코스트[코트디부아르의 옛 이름]나 가나 같은 카카오 열매 생산국들이 초콜릿 생산을 시도했다가 엄청난 관세 부과로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데 다른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자국 농부들에게 하루 10억 달러씩 보조금을 지급하는 부국들이 인도 같은 빈국들에게 전기 보조금을 포함한 모든 농업 보조금을 폐지하라고 요구하는 데 다른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50년 넘게 식민주의 정권들한테 약탈당했던 옛 식민지들이 바로 그 정권들에 대한 외채의 늪에 빠져 해마다 약 3천8백20억 달러씩 상환하는 데 다른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이 모든 이유 때문에, 칸쿤에서 무역 협정이 무산된 것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했습니다. 비록 우리 정부들이 신뢰를 회복하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아주 많은 나라에서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몇 년 동안 투쟁한 결과였음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칸쿤에서 배운 것은 진정한 타격을 가하고 급진적 변화를 강제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저항 운동들이 국제적 동맹을 결성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칸쿤에서 우리는 저항을 세계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어떤 개별 국가도 혼자서 기업 세계화 프로젝트에 맞설 수 없습니다. 신자유주의 프로젝트에 관한 한, 우리 시대의 영웅들이 갑자기 찌그러지는 것을 우리는 몇 번이나 목격했습니다.

비범하고 카리스마적인 사람들, 저항 운동의 거인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국가 수반이 되면 세계 무대에서 무기력해집니다. 저는 브라질 대통령 룰라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룰라는 지난해 세계사회포럼의 영웅이었습니다. 올해 그는 IMF 지침들을 이행하고 연금 혜택을 축소하며 노동자당에서 급진파를 쫓아내기에 바쁩니다. 전 남아공 대통령 넬슨 만델라도 생각납니다. 1994년에 집권한 지 2년도 채 안 돼 만델라 정부는 ‘시장의 신’ 앞에 거의 무조건 무릎을 꿇었습니다. 만델라 정부는 대규모 사유화와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제도화해 수많은 사람들한테서 집, 일자리, 물과 전기를 빼앗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집니까? 배신감에 우리 가슴을 치면서 후회해 봐야 소용없습니다.

 

찌그러진 영웅인가 민중의 힘인가

 

어떻게 보더라도 룰라와 만델라는 걸출한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저항 운동에서 반대편으로 넘어가 정부에 들어가게 되는 순간 그들은 갖가지 위협의 포로가 되고 맙니다. 그 중에서 가장 악질적인 것은 자본 도피 위협인데, 이것은 어떤 정부라도 하룻밤 사이에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지도자의 카리스마나 투쟁 경력이 기업 카르텔을 약화시킬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을 모르거나, 그 문제에 관한 한, 권력의 작동 방식을 모르는 것입니다. 급진적 변화는 정부들끼리 협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민중의 힘으로 강요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세계사회포럼에서는 세계 최고의 지성 몇몇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입니다. 이런 논쟁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쟁취하고자 하는 세계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훼손돼서는 안 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한 정치 행동을 희생시킨 채 이 과정에 우리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면, 세계 정의 운동에서 그토록 중요한 구실을 해 왔던 세계사회포럼이 우리 적들의 자산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습니다. 우리가 긴급히 토론해야 하는 것은 저항의 전략입니다. 우리는 진정한 표적을 겨냥해야 하고, 진정한 전투를 벌여야 하며, 진정한 타격을 가해야 합니다. 간디의 ‘소금 행진’은 단순한 정치적 연극이 아니었습니다. 간단한 저항 행위로 바다까지 행진해서 스스로 소금을 만든 수천 명의 인도인은 소금세법을 깨뜨렸습니다. 그것은 영국 제국의 경제적 토대를 겨냥한 직접적 타격이었습니다. 그것은 실질적이었습니다. 우리 운동이 몇몇 중요한 승리를 얻었지만, 우리는 비폭력 저항이 무기력하고 자족적인 정치적 연극으로 전락하도록 놔둬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갈고 다듬어야 할 매우 소중한 무기입니다. 그것이 단순한 볼거리, 언론의 사진 촬영 기회로 변하게 놔둘 수는 없습니다.

지난해 2월 15일, 5대륙에서 1천만 명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해 시위를 벌인 것은 대중의 도덕성이 분출한 경이로운 광경이었습니다. 그것은 경이로웠지만 충분하지는 않았습니다. 2월 15일은 주말이었습니다. 하루 일을 관두고 나와야 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휴일 시위는 전쟁을 막지 못합니다. 조지 부시는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가 압도적 여론을 무시하고 오만하게 행동한 것은 우리 모두에게 하나의 교훈이 돼야 합니다. 부시는 이라크를 정복하고 식민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프가니스탄, 티벳이 그랬고, 지금 체첸이 그러하며, 한때 동티모르가 그랬고, 팔레스타인이 아직도 그렇듯이 말입니다.

부시는 위기를 쫓아다니는 언론― 그러나 위기로 먹고사는 언론 ―이 이제 그것을 포기하고 다른 데로 이동할 때까지 자신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머지않아 [병사들의] 시체는 언론에서 사라질 것이고 격분했던 우리는 모두 흥미를 잃게 될 것입니다. 부시는 바로 그걸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 운동에는 중요한 세계적 승리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옳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결의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가끔은 뭔가 쟁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뭔가를 쟁취하려면 우리는 뭔가에 동의해야 합니다. 그것은 아마 최소한의 의제일 것입니다.

우리가 모두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 프로젝트에 정말로 반대한다면, 우리의 시선을 이라크로 돌립시다. 이라크는 이 둘 다의 필연적인 절정입니다. 사담 후세인이 체포되자 많은 반전 운동가들이 혼란에 빠져 후퇴했습니다. 그들은 사담 후세인이 없어졌으니 세계가 더 나아진 것 아닌가 하고 조심스레 묻습니다.

 

세계적 승리

 

하지만, 이 문제를 정확히 살펴봅시다. 사담 후세인을 체포한 미군에 박수를 보내고 거슬러 올라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점령을 정당화하는 것은 칼잡이 잭[Jack the Ripper : 19세기 말 영국의 연쇄 살인범]이 보스턴 교살자[Boston Strangler : 1960년대 미국의 연쇄 살인범]를 할복 살해한 것을 신성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것도 25년 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합작 사업을 해 오던 둘이 그렇게 했는데 말입니다. 그들은 더러운 거래를 둘러싸고 사이가 틀어진 사업 파트너들입니다. 잭이 최고경영자(CEO)였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제국주의를 반대한다면, 우리는 미국 점령에 반대한다는 것과 미국은 이라크에서 철수해야 하고 이라크 민중에게 전쟁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해야 우리의 저항을 고조시킬 수 있을까요? 정말 작은 것에서 시작해 봅시다. 점령에 반대하는 이라크 저항 세력을 지지하는 것이나 저항 세력의 정체(옛 살인자 바트당 세력인가, 아니면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인가?)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 쟁점이 아닙니다. 우리는 점령에 반대하는 세계적 저항이 돼야 합니다.

우리의 저항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은 제국이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실제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행동을 뜻합니다. 그것은 병사들이 전투를 거부해야 한다는 것, 예비군들이 복무를 거부해야 한다는 것, 노동자들이 배와 비행기에 무기 싣기를 거부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것은 인도와 파키스탄 병사들을 이라크로 보내 뒤처리를 맡기려는 미국 정부의 계획을 인도나 파키스탄 같은 나라들에 사는 우리가 저지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심지어 세계가 멸망한다 하더라도, 부당함을 영속시키고 미국의 패권을 확립하려 합니다. 세계사회포럼은 정의와 생존을 요구합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우리는 지금 전쟁중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다함께 23호 (2004년 2월 1-13일) 세계사회포럼 특집호 8-9면

http://www.alltogeth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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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과 맞서기

아룬다티 로이

 

나는 “제국과 맞서는 법”에 대해 발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거대한 질문이며 내겐 쉽게 내놓을 답이 없습니다.

“제국”과 맞서기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우리는 “제국”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미국 정부(와 그것의 유럽 위성들),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세계무역기구, 그리고 다국적기업들을 의미할까요? 아니면 그 이상의 것일까요?

많은 나라에서 제국은 기타 종속적 우두머리들과 몇몇 위험한 부산물들 즉 민족주의, 종교적 편협성, 파시즘, 그리고 당연히 테러리즘을 싹틔웠습니다. 이 모든 것은 기업의 세계화 기획과 팔짱을 끼고 나란히 나아갑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국이라는 인도는 현재 기업의 세계화 기획의 선두에 서있습니다. WTO는 인구 십억의 인도 “시장”을 억지로 개방시켰습니다. 정부와 인도 엘리트 집단은 기업화와 사유화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수상, 내무장관, 해외투자장관, 즉 인도에서 엔론사와의 거래를 승인했던 사람들, 나라의 하부구조를 다국적기업들에게 팔아 넘기고 있는 사람들, 물, 전기, 석유, 철강, 보건, 교육, 원거리통신을 사유화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두 RSS의 멤버들이거나 숭배자라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RSS는 히틀러와 그의 방법들을 공공연히 숭배해온 힌두교 극우단체입니다.

인도에서 민주주의의 파괴가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능률과 속도에 발맞추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세계화 기획이 인도 민중의 삶 속으로 거세게 질주해 들어오는 동안 대규모 사유화와 노동 “개혁들”이 사람들을 자기 땅과 자기 일에서 쫓아내고 있습니다. 수백명의 피폐해진 농부들이 살충제를 먹고 자살하고 있습니다. 굶어죽는 사람들에 대한 보고가 나라 전역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엘리트 집단이 세계 정상 부근의 어딘가에 있는 상상의 목적지로 여행해 가는 동안 땅과 집을 빼앗긴 사람들은 범죄와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좌절과 국가적 환멸의 분위기는 역사가 보여주듯 파시즘의 완벽한 온상입니다.

인도 정부의 두 팔은 완벽한 협공 작전을 전개해오고 있습니다. 한 팔로는 인도를 통째로 헐값에 팔아치우고 있고 다른 팔로는 주의를 딴 데로 돌리며 힌두민족주의와 종교파시즘을 들짐승의 울부짖음 소리 같은 무시무시한 합창곡으로 배합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핵실험을 실시하고 역사책을 다시 쓰고 교회를 불태우고 이슬람사원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검열, 감시, 시민의 자유와 인권의 정지, (특히 종교적 소수자들인 무슬림 민중과 관련하여) 누구는 인도 시민이고 누구는 아닌지에 대한 규정이 지금 흔한 일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구자라트 주에서 이천명의 무슬림들이 주정부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계획적인 학살에 의해 희생되었습니다. 특히 무슬림 여성들이 표적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발가벗겨지고 집단 강간을 당한 후 산 채로 불태워졌습니다. 방화범들이 상점과 가정집, 직물공장, 이슬람사원을 불태우고 약탈했습니다. 십오만명 이상의 무슬림들이 자기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무슬림 공동체의 경제적 기반이 황폐화되었습니다. 

구자라트가 불타는 동안 인도 수상은 MTV에서 자기의 신작시들을 선전하고 있었습니다. 그 학살을 조성한 정부가 올해 1월 충분한 다수표를 얻고 선출되어 정권을 다시 잡았습니다. 아무도 학살에 대한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학살의 설계자이자 자랑스런 RSS 멤버인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는 구자라트의 주수상으로서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만일 그가 사담 후세인이었다면 당연히 모든 잔학 행위가 CNN에 나왔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그는 사담 후세인이 아니며 인도 “시장”은 전지구적 투자자들에게 개방되어 있으므로 대학살은 난처한 문제거리조차 되지 않습니다. 

인도에는 일억 이상의 무슬림이 삽니다. 우리들의 오래된 땅에 시한폭탄이 째각거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뜻하는 바는 자유 시장이 국가의 경계를 허문다는 것이 하나의 신화라는 사실입니다. 자유 시장은 국가의 통치권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파괴합니다. 

빈부격차가 커져갈수록 자원을 매점하려는 싸움이 거세집니다. “결탁에 의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키우는 작물과 우리가 마시는 물과 우리가 숨쉬는 공기와 우리가 꾸는 꿈을 기업화하기 위해서 기업의 세계화는 가난한 나라들에서 인기 없는 개혁들을 강행하고 반란을 진압할 충직한 권위주의적 부패 정부들의 국제 동맹을 필요로 합니다.

기업의 세계화 ― 또는 그것을 제 이름으로 불러볼까요? 제국주의 ― 는 자유로운 척하는 언론을 필요로 합니다. 그것은 정의를 시행하는 척하는 법정을 필요로 합니다. 

한편으로 북반구의 나라들은 자신들의 국경선과 대량 살상용 무기 저장고를 강화합니다. 결국에 그들이 세계화하려는 것은 돈, 재화, 특허, 서비스일 뿐이라는 것을 그들은 시인해야만 할겁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도 아니고 인권에 대한 존중도 아닙니다. 인종차별이나 화학무기와 핵무기나 온실가스방출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 조약도 아니고 (신이시여 이것만은 예외로 해주시기를!) 정의에 대한 국제 조약도 아닙니다.

이와 같이 이상이 모두 “제국”인 것입니다. 이 충직한 동맹, 이 외설적인 권력의 축적,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과 그것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 사이의 이 크게 멀어져 가는 간격.

우리의 투쟁, 우리의 목표, 다른 세계에 대한 우리의 비전은 그 간격을 제거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제국”에 저항해야 할까요?

좋은 소식은 사정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큰 승리들이 있었습니다. 이곳 라틴 아메리카에서 여러분은 매우 많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볼리비아에는 코참밤바가 있습니다. 페루의 아레퀴파에서 봉기가 있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가 아르헨티나 민중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IMF가 야기한 참혹한 파괴의 잿더미에서 나라를 고쳐 짓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인도에서도 기업의 세계화에 대항하는 운동이 힘을 모으고 있으며 이는 종교적 파시즘에 반대하는 진정한 유일 정치 세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업의 세계화의 빛나는 저 대사들, 엔론, 벡텔, 월드컴, 아서 앤더슨에 대해 말하자면 지난 해 그들은 어디에 있었고 지금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리고 당연히 이곳 브라질에서 우리가 물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작년에는 누가 대통령이었으며 지금은 누가 대통령이 되었습니까?

그러나…,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무력하고 절망적인 어두운 순간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는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전쟁이라는 차양을 쳐놓고 그 아래에서 양복 입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폭탄 비가 우리 위로 내리고 크루즈미사일이 하늘을 가로질러 미끄러져 가는 동안 계약서에 서명이 되고 특허가 등록되며 석유수송관이 설치되고 천연자원이 약탈되고 물이 사유화되고 조지 부시가 이라크에 대한 전쟁을 일으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우리가 이 갈등 상태를 “제국”과 그것에 저항하는 우리들 사이의 직접 정면 대결로 본다면 우리가 지고 있다고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르게 보는 방식이 있습니다. 우리들, 여기 모인 우리 모두는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제국”을 포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당장 막을 수는 없었는지 모르지만 그것을 발가벗겼습니다. 우리가 그것의 가면을 벗겼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열린 장소로 끌어내었습니다. 그것은 이제 세계를 무대로 그 잔인하고 부정한 나신을 드러낸 채 우리 앞에 서있습니다.

제국은 분명 전쟁으로 치닫겠지만 그것은 이제 그 그림자를 보는 것마저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한 모습을 공공연히 드러냈습니다. 자기편의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추악한 그 모습을. 오래지 않아 미국 민중 대다수가 우리의 동맹이 될 것입니다. 불과 며칠 전 워싱턴에서 25만명의 사람들이 이라크전에 반대하며 행진을 했습니다. 매달 그 항의는 힘을 더해 가고 있습니다. 

2001년 9월 11일 이전에 미국은 하나의 은밀한 역사였습니다. 특히 자기 민중들에게 비밀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의 비밀은 역사가 되었으며 미국의 역사는 공개적인 지식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거리의 이야깃거리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라크에 대한 전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모든 주장들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 중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것은 미국 정부가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가져다주기 위해 깊이 헌신한다는 소리입니다. 독재와 이데올로기적 타락에서 구원하기 위한 민중 죽이기는 물론 미국 정부의 오랜 농담입니다. 이곳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분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사담 후세인이 무자비한 독재자이고 살인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의 최악의 만행들은 미국 정부와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았지요.) 그가 없어지면 이라크 사람들이 더 잘 살게 되리란 것도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본다면 미스터 부시라는 사람이 없어지면 전 세계가 한결 더 나은 상태가 될 것입니다. 사실상 그는 사담 후세인보다 훨씬 더 위험한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백악관의 부시를 폭격해야 할까요?

부시가 사실도 국제 여론도 개의치 않고 이라크에 대한 전쟁을 벌이기로 결심했음은 더없이 명백합니다. 동맹을 구하는 모병 공세 속에서 미국은 사실들을 날조해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무기사찰이라는 제스처게임은 국제 에티켓의 어떤 왜곡된 형태에 대해 미국 정부가 내놓는 공격적이고 모욕적인 양보물입니다. 그것은 마치 최종 순간의 “동맹들”이나 어쩌면 국제 연합이 기어 들어갈 수 있게 “애완견용 출입문”을 남겨두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새 이라크전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우리의 기억의 날을 세울 수 있고 우리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이 귀를 멀게 하는 굉음이 되기 전에 계속해서 여론을 형성해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라크전쟁을 유리어항으로 바꾸어 미국 정부의 만행들을 사방에서 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조지 부시와 토니 블레어(그리고 그들의 동맹들)를 그들 자신으로 즉 비겁한 아기 살해자들, 물에 독을 푸는 자들, 겁 많은 장거리 폭격수들이라고 폭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시민불복종을 백만 가지 다른 방법으로 재창안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들에게 집단적인 골칫거리가 되는 백만 가지 방법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조지 부시가 “우리와 한편이 아니면 테러리스트 편이다”라고 말할 때 우리는 “사양하겠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에게 세계 민중은 심술쟁이 미키마우스와 미친 율법학자들 중에서 한쪽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전략은 제국과 맞서는 것뿐 아니라 그것을 포위 공격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것의 숨구멍을 막기. 창피주기. 조롱하기. 우리의 예술과 우리의 음악과 우리의 문학과 우리의 완강함과 우리의 기쁨과 우리의 슬기와 우리의 더없는 가차없음으로 그리고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우리의 능력으로. 우리가 세뇌 당해 믿게 된 그런 이야기들과는 다른 이야기들을.

기업 혁명은 그들이 팔고 있는 것인 그들의 생각, 그들 판 역사, 그들의 전쟁, 그들의 무기, 그들의 불가피성 개념을 우리가 거부할 때 붕괴할 것입니다.

이것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많고 그들은 적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그들이 우리를 더 필요로 합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지금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느 고요한 날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녀의 숨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2003년 1월 27일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 제3회 세계사회포럼 연설문

(번역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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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아룬다티 로이 인터뷰  

THE PROGRESSIVE INTERVIEW

Arundhati Roy

by David Barsam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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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 is a high-stakes drama playing out in India these days, and the novelist Arundhati Roy is one of its most visible actors. Multinational companies, in collusion with much of India's upper class, are lining up to turn the country into one big franchise. Roy puts it this way: "Is globalization about 'the eradication of world poverty,' or is it a mutant variety of colonialism, remote controlled and digitally operated?"

Roy, forty-one, is the author of The God of Small Things (Random House, 1997), which won the Booker Prize, sold six million copies, and has been translated into forty languages. Set in a village in the southwestern state of Kerala, the novel is filled with autobiographical elements. Roy grew up in Kerala's Syrian Christian community, which makes up 20 percent of the population. She laughs when she says, "Kerala is home to four of the world's great religions: Hinduism, Islam, Christianity, and Marxism." For many years, Kerala has had a Marxist-led government, but she hastens to add that party leaders are Brahmins and that caste still plays a strong role.

The success of Roy's novel has brought lucrative offers from Hollywood, which she takes impish delight in spurning. "I wrote a stubbornly visual but unfilmable book," she says, adding that she told her agent to make the studios grovel and then tell them no. In Kerala, the book has become a sensation. "People don't know how to deal with it," she says. "They want to embrace me and say that this is 'our girl,' and yet they don't want to address what the book is about, which is caste. They have to find ways of filtering it out. They have to say it's a book about children."

Roy lives in New Delhi, where she first went to become an architect. But she's not working as an architect or even a novelist these days. She's thrown herself into political activism. In the central and western states of Madhya Pradesh, Maharashtra, and Gujarat, a series of dams threatens the homes and livelihoods of tens of millions. A huge, grassroots organization, the Narmada Bachao Andolan (NBA), has arisen to resist these dams, and Roy has joined it. Not only did she give her Booker Prize money (about $30,000) to the group, she has also protested many times with it, even getting arrested.

She skillfully uses her celebrity status and her considerable writing gifts for this effort, as well as in the cause of nuclear disarmament. Her devastating essay on dams, "The Greater Common Good," and her searing denunciation of India's nuclear testing, "The End of Imagination," have literally kindled bonfires. The upper class didn't appreciate her critique of development, and the nationalists abhorred her for questioning India's nuclear arsenal. (These two essays comprise her latest book, The Cost of Living, Modern Library, 1999.)

By now, Roy is used to criticism. "Each time I step out, I hear the snicker-snack of knives being sharpened," she told one Indian magazine. "But that's good. It keeps me sharp."

Her most recent essay is called "Power Politics." In it, she takes on Enron, the Houston-based energy corporation that is a large financial backer of George W. Bush. In India, Enron is trying to take over Maharashtra's energy sector. The scale of what is happening, she says, makes California's power woes look like child's play.

On a cold, mid-February afternoon, Roy gave the annual Eqbal Ahmad lecture at Hampshire College in Amherst, Massachusetts, before a huge crowd. It was a powerful, political talk, and afterward she was besieged by a long line of mostly young South Asian women, many of whom are studying at one of the five colleges in the Amherst area. She donated her lecture fee to earthquake relief in Gujarat.

The next morning, I interviewed her in the back seat of a car taking her from Amherst to Logan Airport in Boston. The two-hour drive went by in a flash.

Q: You grew up in Kerala. What's the status of women there?

Arundhati Roy: Women from Kerala work throughout India and the world earning money to send back home. And yet they'll pay a dowry to get married, and they'll have the most bizarrely subservient relationships with their husbands. I grew up in a little village in Kerala. It was a nightmare for me. All I wanted to do was to escape, to get out, to never have to marry somebody there. Of course, they were not dying to marry me [laughs]. I was the worst thing a girl could be: thin, black, and clever.  

Q: Your mother was an unconventional woman.

Roy: She married a Bengali Hindu and, what's worse, then divorced him, which meant that everyone was confirmed in their opinion that it was such a terrible thing to do in the first place. In Kerala, everyone has what is called a tharawaad [lineage]. If you don't have a father, you don't have a tharawaad. You're a person without an address. That's what they call you. I grew up in Ayemenem, the village in which The God of Small Things is set. Given the way things have turned out, it's easy for me to say that I thank God that I had none of the conditioning that a normal, middle class Indian girl would have. I had no father, no presence of this man telling us that he would look after us and beat us occasionally in exchange. I didn't have a caste, and I didn't have a class, and I had no religion, no traditional blinkers, no traditional lenses on my spectacles, which are very hard to shrug off. I sometimes think I was perhaps the only girl in India whose mother said, "Whatever you do, don't get married" [laughs]. For me, when I see a bride, it gives me a rash. I find them ghoulish, almost. I find it so frightening to see this totally decorated, bejeweled creature who, as I wrote in The God of Small Things, is "polishing firewood."

Q: Tell me a little more about your mother.

Roy: She is like someone who strayed off the set of a Fellini film. She's completely nuts. But to have seen a woman who never needed a man, it's such a wonderful thing, to know that that's a possibility, not to suffer. We used to get all this hate mail. Though my mother runs a school and it's phenomenally successful--people book their children in it before they are born--they don't know what to do with her, or with me. The problem is that we are both women who are unconventional in their terms. The least we could have done was to be unhappy. But we aren't, and that's what bothers people.

By the way, my mother is very well known in Kerala because in 1986 she won a public interest litigation case challenging the Syrian Christian inheritance law that said a woman can inherit one-fourth of her father's property or 5,000 rupees, whichever is less. The Supreme Court actually handed down a verdict that gave women equal inheritance retroactive to 1956. But few women take advantage of this right. And the churches have gone so far as to teach fathers to write wills that disinherit their daughters. It's a very strange kind of oppression that happens there.

Q: Since you wrote your novel, you've produced some remarkable political essays. What was that transition like?

Roy: It's only to people in the outside world, who got to know me after The God of Small Things, that it seems like a transition. In fact, I'd written political essays before I wrote the novel. I wrote a series of essays called "The Great Indian Rape Trick" about a woman named Phoolan Devi, and the way the film Bandit Queen exploited her, and whether or not somebody should have the right to restage the rape of a living woman without her consent. There are issues I've been involved with for a while.

I don't see a great difference between The God of Small Things and my works of nonfiction. As I keep saying, fiction is truth. I think fiction is the truest thing there ever was. My whole effort now is to remove that distinction. The writer is the midwife of understanding. It's very important for me to tell politics like a story, to make it real, to draw a link between a man with his child and what fruit he had in the village he lived in before he was kicked out, and how that relates to Mr. Wolfensohn at the World Bank. That's what I want to do. The God of Small Things is a book where you connect the very smallest things to the very biggest: whether it's the dent that a baby spider makes on the surface of water or the quality of the moonlight on a river or how history and politics intrude into your life, your house, your bedroom.

Q: Estha, one of the main characters in your novel, is walking "along the banks of the river that smelled of shit and pesticides bought by World Bank loans." The World Bank scheme for the Narmada River Valley envisioned the construction of more than 3,000 dams. The bank has since withdrawn from the project, and the government of India has taken it over. Tell me about the Narmada Bachao Andolan, the NBA.

Roy: When I first met people from the NBA, they told me, "We knew that you would be against the dams and the World Bank when we read The God of Small Things." The remarkable thing about the NBA is that it is a cross-section of India. It is a coalition of Adivasis [India's indigenous people], upper-caste big farmers, the Dalits [formerly known as Untouchables], and the middle class. It's a forging of links between the urban and the rural, between the farmers and the fishermen and the writers and the painters. That's what gives it its phenomenal strength, and it's what a lot of people criticize it for in India, saying, you know, these middle class protesters! That makes me furious. The middle class urban engineers are the people who came up with this project! You can't expect the critique to be just Adivasi. You isolate them like that, and it's so easy to crush them. In many ways, people try to delegitimize the involvement of the middle class, saying, how can you speak on behalf of these people? No one is speaking on behalf of anyone. The point is that the NBA is a fantastic example of people linking hands across caste and class. It is the biggest, finest, most magnificent resistance movement since the independence struggle.

Q: One protest you were involved in last year took place at a village on the banks of the Narmada at the site of one of the proposed dams. You were among many who were arrested there. What was that like?

Roy: It was absolutely fantastic. I was in a village called Sulgaon. All night, all over the valley, people started arriving, by tractor, by motorcar, by foot. By three in the morning there were about 5,000 of us. We started walking in the dark to the dam site. The police already knew that the dam site would be captured, but they didn't know from where the people would come. There's a huge area of devastation there. So we walked in the dark. It was amazing. Five thousand people, mostly villagers, but also people from the cities--lawyers, architects, journalists--walking through these byways and crossing streams in absolute silence. There was not a person that lit a bidi or coughed or cleared their throats. Occasionally, a whole group of women would sit down and pee and then keep walking. Finally, at dawn, we arrived and took over the dam site. For hours, the police surrounded us. Then there was a baton charge. They arrested thousands of people, including me. The jails were full.

Q: You say that the government of India is "hell-bent on completing the project." What's driving it?

Roy: There are many things. First of all, you have to understand that the myth of big dams is something that's sold to us from the time we're three years old in every school textbook. Nehru said, "Dams are the temples of modern India." So they're like some kind of huge, wet national flags. Before the NBA, it was like, the dam will serve you breakfast in bed, it will get your daughter married and cure your jaundice. People have to understand that they're just monuments to political corruption, and they derive from very undemocratic political institutions. You just centralize natural resources, snatch them away from people, and then you decide who you're going to give them to.

The first dam that was built in the Narmada was the Bargi, completed in 1990. They said it would displace 70,000 people and submerge 101 villages. One day, without warning, the government filled the reservoir, and 114,000 people were displaced and 162 villages were submerged. People were driven from their homes when the waters rose. All they could do was run up the hill with their cattle and children. Ten years later, that dam irrigates 5 percent of the land that they said it would. It irrigates less land than it submerged. They haven't built canals. Because for contractors and politicians, just building the dam in itself is a lot of money.

Q: What happens to those who are displaced?

Roy: Nobody knows. When I was writing "The Greater Common Good," what shocked me more than the figures that do exist are the figures that don't exist. The Indian government does not have any estimate of how many people have been displaced by big dams. I think that's not just a failure of the state, but a failure of the intellectual community. The reason that there aren't these figures is because most of the people that are displaced are again the non-people, the Adivasis and the Dalits. I did a sanity check based on a study of fifty-four dams done by the Indian Institute of Public Administration. According to that study, just reservoir-displaced, which is only one kind of displacement, came to an average of something like 44,000 people per dam. Let's assume that these fifty-four dams are the bigger of the big dams. Let's quarter this average. We know that India has had 3,600 big dams built in the last fifty years. So just a sanity check says that it's thirty-three million people displaced. They all just migrate to the cities. And there, again, they are non-citizens, living in slums. They are subject to being kicked out at any minute, anytime the housewives of New Delhi's upscale areas decide that all these slum people are dangerous.

Q: You've compared this uprooting to a kind of garbage disposal.

Roy: It's exactly like that. The Indian government has managed to turn the concept of nonviolence on its head. Nonviolent resistance and nonviolent governance. Unlike, say, China or Turkey or Indonesia, India doesn't mow down its people. It doesn't kill people who are refusing to move. It just waits it out. It continues to do what it has to do and ignores the consequences. Because of the caste system, because of the fact that there is no social link between those who make the decisions and those who suffer the decisions, it just goes ahead and does what it wants. The people also assume that this is their lot, their karma, what was written. It's quite an efficient way of doing things. Therefore, India has a very good reputation in the world as a democracy, as a government that cares, that has just got too much on its hands, whereas, in fact, it's actually creating the problems.

Q: But you say about your own politics that you're "not an anti-development junkie or a proselytizer for the eternal upholding of custom and tradition."

Roy: How can I be? As a woman who grew up in a village in India, I've spent my whole life fighting tradition. There's no way that I want to be a traditional Indian housewife. So I'm not talking about being anti-development. I'm talking about the politics of development, of how do you break down this completely centralized, undemocratic process of decision-making? How do you make sure that it's decentralized and that people have power over their lives and their natural resources? Today, the Indian government is trying to present privatization as the alternative to the state, to public enterprise. But privatization is only a further evolution of the centralized state, where the state says that they have the right to give the entire power production in Maharashtra to Enron. They don't have the right. The infrastructure of the public sector in India has been built up over the last fifty years with public money. They don't have the right to sell it to Enron. They cannot do that. Three-quarters of our country lives on the edge of the market economy. You can't tell them that only those who can afford water can have it.

Q: Still, I sense some optimism on your part about what you call the "inherent anarchy" of India to resist the tide of globalization.

Roy: The only thing worth globalizing is dissent, but I don't know whether to be optimistic or not. When I'm outside the cities I do feel optimistic. There is such grandeur in India and so much beauty. I don't know whether they can kill it. I want to think they can't. I don't think that there is anything as beautiful as a sari. Can you kill it? Can you corporatize a sari? Why should multinationals be allowed to come in and try to patent basmati rice? People prefer to eat roti and idlis and dosas rather than McDonald's burgers. Just before I came to the U.S., I went to a market in Delhi. There was a whole plate of different kinds of dal, lentils. Tears came to my eyes. Today, that's all it takes to make you cry, to look at all the kinds of dal and rice that there are, and to think that they don't want this to exist.

Q: Talk about the material you covered in "The End of Imagination" concerning the nuclear testing on the subcontinent.

Roy: It's so frightening, the nationalism in the air. I'm terrified by it. It can be used to do anything. I know that a world in which countries are stockpiling nuclear weapons and using them in the ways that India and Pakistan and America do to oppress others and to deceive their own people is a dangerous world. The nuclear tests were a way to shore up our flagging self-esteem. India is still flinching from a cultural insult, still looking for its identity. It's about all that.

Q: You said that the jeering young Hindu men celebrating the nuclear test were the same as the ones who were thrilled with the destruction of the Babri mosque.

Roy: Indian intellectuals today feel radical when they condemn fundamentalism, but not many people are talking about the links between privatization, globalization, and fundamentalism. Globalization suits the Indian elite to a T. Fundamentalism doesn't. It's also a class problem. When people stop some film from being shot or burn a book, it's not just that they are saying, this is against Indian culture. They are also saying, you Westernized, elite, English-speaking people are having too much of a good time. It's a very interesting phenomenon. I think it has to be addressed together, not separately. The religious rightwingism is directly linked to globalization and to privatization. When India is talking about selling its entire power sector to foreign multinationals, when the political climate gets too hot and uncomfortable, the government will immediately start saying, should we build a Hindu temple on the site of the Babri mosque? Everyone will go baying off in that direction. It's a game. That's something we have to understand. With one hand, you're selling the country out to Western multinationals. And with the other, you want to defend your borders with nuclear bombs. It's such an irony! You're saying that the world is a global village, but then you want to spend crores of rupees on building nuclear weapons.

Q: You use a metaphor of two truck convoys. One is very large, with many people going off into the darkness. The other is much smaller and is going into the light of the promised land. Explain what you mean.

Roy: India lives in several centuries at the same time. Every night outside my house I pass a road gang of emaciated laborers digging a trench to lay fiber optic cables to speed up our digital revolution. They work by the light of a few candles. That is what is happening in India today. The convoy that melts into the darkness and disappears doesn't have a voice. It doesn't exist on TV. It doesn't have a place in the national newspapers. And so it doesn't exist. Those who are in the small convoy on their way to this glittering destination at the top of the world have completely lost the ability to see the other one. So in Delhi the cars are getting bigger and sleeker, the hotels are getting posher, the gates are getting higher, and the guards are no longer the old chowkidars, the watchmen, but they are fellows with guns. And yet the poor are packed into every crevice like lice in the city. People don't see that anymore. It's as if you shine a light very brightly in one place, the darkness deepens around. They don't want to know what's happening. The people who are getting rich can't imagine that the world is not a better place.

Q: You made a decision, or the decision was made for you, to identify with, or to be part of, that large convoy.

Roy: I can't be a part of the large convoy because it's not a choice that you can make. The fact that I'm an educated person means that I can't be on that convoy. I don't want to be on it. I don't want to be a victim. I don't want to disappear into the darkness. I am an artist and a writer, and I do think that one always places oneself in the picture to see where one fits. I left home when I was sixteen and lived in places where it was very easy for me to have fallen the other way. I could have been on the large convoy because I was a woman and I was alone. In India, that's not a joke. I could have ended up very, very badly. I'm lucky that I didn't.

I think my eyes were knocked open and they don't close. I sometimes wish I could close them and look away. I don't always want to be doing this kind of work. I don't want to be haunted by it. Because of who I am and what place I have now in India, I'm petitioned all the time to get involved. It's exhausting and very difficult to have to say, 'Look, I'm only one person. I can't do everything.' I know that I don't want to be worn to the bone where I lose my sense of humor. But once you've seen certain things, you can't un-see them, and seeing nothing is as political an act as seeing something.

Q: Are you thinking about writing any new fiction?

Roy: I need fiction like you need to eat or exercise, but right now it's so difficult. At the moment, I don't know how to manage my life. I don't know how I'll ever be able to make the space to say, "I'm writing a book now, and I'm not going to be able to do x or y." I would love to.

Q: You feel a sense of responsibility to these silent voices that are calling out to you.

Roy: No, I don't feel responsibility because that's such a boring word.

Q: You're in a privileged position. You are a celebrity within India and also outside. Roy: But I never do anything because I'm a celebrity, as a rule. I do what I do as a citizen. I stand by what I write and follow through on what I write. It's very easy for me to begin to believe the publicity about myself, whether for or against. It can give you an absurd idea of yourself. I know that there's a fine balance between accepting your own power with grace and misusing it. And I don't ever want to portray myself as a representative of the voiceless. I'm scared of that.

But one of the reasons some people get so angry with me is because I have the space now that a lot of others who think like me don't. It was a mistake maybe for so many people to have opened their hearts to The God of Small Things. Because a lot of dams and bombs slipped in along with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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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Barsamian is the director of Alternative Radio in Boulder, Colorado. He interviewed Angela Davis in the February issue.

 

안상헌 교수 게시판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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