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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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벤야민의 세계를 따라 걷다.


오늘 가지고 온 책은 발터 벤야민의 단편선 모음집인데요. 발터 벤야민은 독일의 철학자이자 문예평론가, 미학자 입니다.

하나의 주제나 학문보다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 사람인데요 다양한 학문이나 분과를 파고든 만큼 발터 벤야민의 글은 생각할 거리가 정말 많고 깊이가 깊은 만큼 쉽게 이해하기가 쉽진 않을 수 있습니다


저도 사실 철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발터 벤야민이라는 이름을 종종 들어왔는데요. 철학 쪽에 대해서 검색하다 보면 그를 칭찬하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겼던 상태였는데 이번에 아주 좋은 기회에 '고독의 이야기들'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발터 벤야민의 글은 처음 접하면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글을 읽다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문장들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거예요. 쉬운 이야기 같으면서도, 제가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단어나 문장이나 모든 걸 이해는 하고 읽기에 막힘은 없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에 대한 부분이 아직까지 정확하게 이해하기엔 멀게 느껴지는 거죠.


고독의 이야기들은 픽션을 모아둔 책이라곤 하지만 그 이야기들 하나하나는 오히려 ‘진짜 이야기’에 가까운 책이었습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 그 모호함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다시 전하고 전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쌓여서 만들어낸 진짜 이야기랄까요?


이야기들은 모두 짧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고, 한 편 한 편을 천천히 다시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정말 좋았습니다. 몇 번이고 다시 돌아가서 읽게 되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이해하려고 읽는다기보단, 느끼고 싶어서 자꾸 다시 읽게 되는 그런 경험이 오랜만이라 참 좋았습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에드거 앨런 포의 '우울과 몽상'이라는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그 책이 800페이지가 넘어가는 방대한 내용의 책이라서 친구들조차 저를 이해하지 못하더라고요 한없이 어리고 책이 좋았던 그 시절에는 그저 긴 이야기를 주야장천 읽을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서 재미있게 읽었고, 어린 나이라서 모든 걸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던 부분도 있지만, 지금처럼 뭔가 알 듯 말 듯 한 긴장감과 흥분을 느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그만큼 분량이 긴 책을 오로지 재미로만 집중해서 읽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고독의 이야기들'이 오랜만에 그런 기분과 재미를 떠올리게 해준 책이었고, 진짜 너무 즐거웠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발터 벤야민을 떠올렸습니다. 여전히 그의 세계는 저에게 어렵고 멀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상상이나 망상을 자주 하는 편인데, 이 책을 통해 발터 벤야민이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환상의 틀을 마주하고 나니, 저의 상상은 아직 갈 길이 멀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자극을 받았고,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어졌습니다.


언젠가 삶이 끝나기 전에는, 그의 이야기 중 하나쯤은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그리고 그 순간이 오늘 이 책을 읽었던 경험과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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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의 밤 (일본어 + 한국어)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오다윤 옮김 / 세나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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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철도는 언제나 이별을 향해 달린다



일본어와 다양한 외국어의 공부를 위해서 필사를 하던 중 새로운 미니북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형식은 제가 사용하고 있던 일본어 필사책이랑 똑같은 구성이었고, 내용은 일본의 유명한 동화였는데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로도 알려져 있는 '은하 철도의 밤'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일본어를 읽고 독해하는 공부를 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은하 철도의 밤'이라는 작품의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읽고자 마음을 먹게 되었어요



 



구성은 왼쪽 페이지에는 일본어 원문, 오른쪽 페이지에는 한글 번역과 함께 하단에는 몇 가지 단어의 뜻이 적혀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들도 있지만, 종종 생소할 수 있는 단어나 표현도 적혀 있어서 일본어를 공부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동화이기 때문에 내용은 그렇게 길거나 어렵지 않았고, 한글로 번역된 걸 읽어보면 예쁜 단어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예쁘고 판타지스러운 문장을 만들어내서 페이지를 읽을 때마다 마음이 좀 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성한 덤불 사이로 난 오솔길이 한 줄기 흰 별빛을 받아 환히 보였다'거나 '반짝반짝 파란빛을 내는 작은 벌레'처럼 아이들이 읽기에 참 예쁜 말들이 가득한 따뜻한 느낌을 받기도 했고, 일본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일본 최초의 판타지 동화라고 해서 직접 읽어보기 전까지는 단순한 판타지 동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의 감정은 생각보다 훨씬 깊고 묵직했습니다.

조반니가 꿈속에서 떠나는 여정을 따라가면서, 많은 감정을 엿볼 수 있었어요

각각의 행성? 역?까지 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눈 대화와 감정들은 단순히 이 책이 행복을 찾는 여정이 아니라는 게 느껴지기도 했고, 마지막엔 조반니의 친구인 캄파넬라의 말에서 숨겨진 의미를 뒤늦게 알게 되면서 마음이 좀 이상해지더라고요

사실 이 책을 읽고 나서 기차를 타고 많은 역을 돌아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제외하고는 은하철도99랑 이미지가 굉장히 틀리게 느껴졌기 때문에 은하철도 999의 작가 마츠모토 레이지가 어떤 부분에서 모티브를 잡고 결정했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조반니랑 캄파넬라가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는 물론 슬픈 감정도 종종 보였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호기심, 행복이 깔려 있었다면,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행성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꿈도 희망도 없는 어떻게든 행복을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혹독한 감정을 느끼게 했었거든요

은하 철도의 밤은 조반니와 캄파넬라 둘 다 어린아이들이라서 그런지 말 그대로 꿈의 여정이라면 은하철도 999는 시작부터 배경 자체가 너무 암울했습니다.

철이와 메텔의 이야기들도 진짜 끝까지 묘했고, 한국 더빙으로 마지막 편을 봤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나중에 일본판으로 다시 봤을 때는 어릴 때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까지 느껴져서 진짜 애니메이션을 보는데 이게 어린이들이 볼 애니메이션이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였었거든요

어쨌든 서로 너무 다른 느낌이라서 '은하 철도의 밤'이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라고 알려주지 않는 이상은 따로 읽는 사람들은 생각도 못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만큼 결이 많이 달랐다고 느꼈거든요.

"캄파넬라, 우리 함께 가는 거야."

조반니가 이렇게 말하며 돌아보니 조금 전까지 캄파넬라가 앉아 있던 자리에 캄파넬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검은 벨벳만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조반니는 총알처럼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러고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게 창밖으로 몸을 내밀고

힘껏 가슴을 두드리면서 소리치고 목이 찢어질 듯 울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이 순식간에 깜깜해져 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조반니는 눈을 떴습니다. 언덕 위 풀밭에서 지쳐 잠들었던 것입니다.

가슴은 어쩐지 이상하게 뜨겁고 뺨에는 차가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처음 봤을 때는 따돌림을 당하던 조반니가 자신의 친구라고 믿었던 캄파넬라의 행동에 상처를 받고,

친구를 잃은 상실감을 표현한 장면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읽고 난 이후에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각 장면마다의 캄파넬라의 행동과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도 슬프지만 특히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캄파넬라의 말뜻을 곱씹어 보면 진짜 마음이....

일본어 공부를 위해서 읽기 시작했던 책이 이렇게나 내용에 푹 빠져버릴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책의 내용이 너무 좋았고, 작가님이 제 나이에 돌아가셨는데 몇 번이나 원고를 고쳐 쓸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쓴 이유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결국 완성되지 못한 원고는 수정 원고가 발견되면서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지금의 내용으로 완성되었지만 진짜 작가님이 마지막까지 쓰고자 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지도 궁금하네요

은하 철도의 밤은 단순한 판타지 동화가 아니었습니다. 말 그대로 삶, 죽음, 꿈과 행복 그 모든 게 담겨있는 동화였습니다. 조반니는 큰 슬픔 속에서도 캄파넬라와 함께 했던 꿈속의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살아갈 것입니다.

캄파넬라가 조반니를 떠났어도, 조반니가 돌아올 아버지의 소식을 엄마한테 알리겠다며 빠르게 달려나갔던 것처럼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새로운 행복을 찾아서 극복하고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사실 일본어를 읽거나 단어를 읽는 게 낯설고 잘 모르는 분들에겐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처음부터 하나씩 하나씩 이해를 하면서 넘어가면 오래 걸리고요

한 번 읽어보고 한글 해석을 읽으면서 반복해서 읽으면 오히려 좋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들고 다니면서 가볍게 읽으면서 공부하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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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 고통을 옮기는 자, 개정판
조예은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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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과 이기심의 경계에서...



최근에는 필사책 위주로 읽다가 이번에 장르 소설을 한 권 또 읽어봤어요 바로 조예은 작가님의 '시프트 - 고통을 옮기는 자'입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특이한 소재의 장르 소설이니까

고통을 옮기는 무언가 특별한 존재로 인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제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하고, 단편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소설이 아니었어요 생각보다 심도 있었고 철학적이었죠

고통, 공포, 그리고 인간의 이기심이 어떻게 얽히는지, 악이란 무엇인지, 신이란 무엇인지 대한 모든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이야기는 선과 악의 구분을 넘어서, 인간 내면의 갈등과 욕망까지도 절묘하게 그려내고 결말은 꽤 예상은 가능한 부분이었고

누군가의 선택과 그 선택으로 인한 마지막을 바라보는 마음이 참으로 복잡했지만 개인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소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란'은 특별한 능력으로 고통을 옮길 수 있었지만, 그 능력은 결코 란이 원했던 것도, 란 자신만을 위한 능력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다른 인물들로부터 그 능력을 강제로 사용당하게 되고, 그 능력은 점점 더 공포와 위협을 가져오는 도구가 되었죠

누군가의 고통을 옮기는 힘은 재능도 아니고, 특별한 능력도 아니고, 저주 그 자체로 보였습니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타인을 희생시키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악의 본질을 여실히 보여주는데요

그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짓밟고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교주와 사람들의 끝은 아름답지 않았죠

란이 꿈꾸던 것은 단순히 평범한 행복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가 가진 능력은 그의 소망과는 거리가 멀었고

결국 그는 자신의 능력 때문에 고통받는 역할만 하게 되죠. 악몽을 꾸고, 소중한 것을 잃고,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되어버립니다

사이비 종교와 그들의 욕망이 그의 삶을 조종하는 모습을 보면서, 악이란 결국 자신만을 위한 욕망이라는 생각이 확고히 들었습니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는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해서 악이 되었고, 그런 교주를 맹신하던 남자는 자신의 삶을 위해서 악이 되었으니까요

안 그래도 요즘 사이비 종교 실태 같은 거에 관심이 많았는데 실제 사이비 종교들의 단면적인 부분을 본 것 같다고나 할까요?

작가님이 사이비 종교에 대해서도 좀 많이 알아보고 녹여서 넣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등장인물들 각각의 마음이 다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각자의 처한 입장들이 좋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사이비 종교의 교주라던가 그런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이해가 되더라도 이해를 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다리를 관통하는 낯선 통증은 이창의 머릿속에 내리꽂힌 추론이 바로 진실이라고 몰아붙이듯 선명했다.

그것은 자신이 오랜 시간 쫓던 기적의 원형이 될 수 있었다.

동시에 그가 바란 무한한 기적의 한계 역시 될 수 있었다.

이창의 머릿속에 추론을 이루는 두 가지 정의가 맴돌았다.

없애는 것과 옮기는 것. 없애는 게 아닌 옮기는 것.

기적과 교환.

개인적으로 작가님의 문장력이 이 소설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섬세하고 강렬하여 인물들의 내면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많은 생각을 하고, 감정을 느끼게 만듭니다

단어 선택도 너무 좋아서 여기서 이렇게 문장을 쓰고 단어를 쓰는구나 감탄하면서 몇 번 다시 읽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하게 안 쓰이는 단어도 아닌데 작가님이 쓰시는 건 어쩐지 너무 특별하고 세련되어 보였거든요

터진 상처에서 피가 흘렀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았다.

이 상처가 그토록 찾아 헤맨 저주다.

그것은 저주인 동시에 달아난 남자가 채린에게 축복을 내릴 수 있다는 증거였다.

축복이 정말 축복인지는 확신이 없어졌지만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들입니다 저는 이 문장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을 꽤 뚫는 듯한 문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다 읽기 전에는 미처 모르겠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문장이 얼마나 중요한 문장인지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책을 다 읽고 저 문장들에 대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신이란 과연 존재하는 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진짜 신인가, 악신인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신이 준 능력으로 인해서 한 사람을 평생 저주 속에서 살게 했다고 느꼈거든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마도 등장인물들이 겪는 고통과 갈등을 통해서 본 인간의 본성에 때문에 현실에서의 마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본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적이고 심리적인 요소를 좋아하는 분들께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어요

분명 강렬한 인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조예은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고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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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킬러, 식집사 되기 - 누구나 할 수 있는 식테크, N잡러 반려 식물 키우기
권윤경 지음 / 아티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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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는 반려 식물 입문기



사실 저는 동물을 좋아하는 만큼 식물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동물들은 정말 오래오래 잘 키우고 함께하는 반면

식물은 키우기만 하면 죽여버리는 식물계의 마이너스 손입니다 얼마나 심한가 하면 남들이 잘 키워놓고 보내준 식물도 제 손에만 들어오면

짧으면 2주일 길면 2개월 내에 시들어서 죽어버리고 말아요 초보가 키우기 쉽다고 추천받아서 가지고 온 식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꽃도 그렇지만, 다육이와 선인장, 테이블 야자, 행운목까지 죽여버린 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까

이젠 식물을 키우고 싶어도 눈으로 쳐다보고 구경만 하죠 그나마 오래 잘 키웠던 식물은 바로 캣 글라스입니다...

같은 집에서 엄마가 잘 관리하던 식물들도 엄마가 바빠지면서 네가 좀 관리해라고 하고 제가 관리를 시작하자마자

순식간에 화분들이 줄줄이 몰살, 엄마는 다시 살려보려고 하셨지만 게발선인장이 죽은 뒤엔 이젠 집에 화분을 들여놓지 않고 계시죠

그렇다면 제가 관리를 그렇게 못했는가 하면 그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검색을 하고 책을 사서 읽으면서 온갖 정보를 수집해서 최대한 열심히 관리하려고 노력했거든요

햇빛이 잘 드는 날엔 화분들을 다 옮겨서 햇빛을 보여주고, 마른 잎사귀도 빨리 정리해 주고, 물도 시간 맞춰서 주면서 말이에요

그 후엔 주변에서 혹시 제가 너무 화분들을 관리한 탓에 몸살이 나서 죽었을 수도 있다며, 약간 무시해서 키워보라는 이야기를 하길래

최대한 무시하고 물만 적당히 주었는데... 그래도 시들시들 해지기 시작하더니 살아나질 못하더라고요

이번엔 또 너무 무관심했던 것이라면서 관리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식물로 키워보라며

말라도 잘 자란다는 식물들도 추천받았지만 결과는 모두 사망 결국 3년 전을 마지막으로 식물을 키우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물을 너무 좋아해서 길 가다 보이는 꽃이나 예쁜 식물들은 사진을 찍어서 보고

꽃 사진이나 꽃 그림을 많이 보고 놀아요 보태니컬 아트로 꽃 그림을 그리는 것도 선호하죠

여전히 식물을 키우고자 하는 마음은 큰데 쉽지 않으니 포기하고 사는 건데요....

그런 저에게 알맞은 책을 발견했으니 바로 저 같은 식물 킬러들이 식집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줄 정보들이 담겨 있는 '식물 킬러, 식집사 되기'라는 책입니다.




 

책에는 우리가 평소 잘 알고 있던 기본적인 관리법부터 세심하게 담겨 있습니다

식물의 이름을 모를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네이버 스마트 렌즈 기능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는데요

가끔 비슷한 식물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나름 수준급이고 틀리는 경우도 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예전부터 잘 활용하던 기능이랍니다

산이나 길에서 갑자기 보이는 식물의 이름이나 화분을 사러 갔을 때 모르는 식물의 이름을 찾아서 정보를 볼 수 있단 점에서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사실 이 책을 통해서 배운 것이 여러 가지가 있었어요

일단 식물도 사람이나 동물처럼 자신이 선호하는 장소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집 자체의 환경이 식물에 안 맞을 수도 있다는 거였어요

생각해 보면 저희 집만 해도 1층과 2층에 위치한 제 방은 온도도 습도도 다르고 같은 집이지만 환경이 매우 많이 달라 있었어요

어쩌면 제가 맡으면서 데려온 식물들이 2층으로 올라오면서 기존의 환경과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도 전에 제가 너무 이리저리 옮기면서 관리를 하니까

몸살이 나서 죽은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식물을 살 때는 무조건 꽃집을 믿고 쉽게 골라서 예쁜 걸로만 데려왔는데 흙이나 다양한 부분을 살펴야 했다는 점 역시도 놀라웠어요

가장 기본적인 상식인 거 같은데 초보들은 무심코 지나쳐서 모를 것 같은 이야기들을 콕콕 집어주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에겐 상식이겠지만, 동물들에게 해가 되는 식물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집을 오래 비울 때 관리법이라던가 비료를 뿌리는 방법 그리고 흙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흙 역시도 마사토나 펄라이트, 코코피트 같은 것만 알았는데

더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고 식물의 상태에 따라서 섞는 비율이나 사용하는 종류가 더 많이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사실 이것도 너무 꽃집만 맹신해서 사다 보니까 매번 꽃집에서 이걸로 갈아주면 됩니다만 듣고 막 갈아주다가 화분 갈이하고 몸살로 죽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역시 기초적인 부분부터 차근차근 제대로 준비해서 식물을 키워야만 저처럼 엄청난 식물 킬러가 되는 사태를 막는다는 것이에요

사실 식물은 동물들과 다르게 키우기 전에 생각을 그렇게 어렵게 오래 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동물도 식물도 살아있는 생명체긴 하지만

사람들이 판단하기에 생명의 무게가 더 무거운 쪽은 언제나 동물이라서 그런 것 같은데 생각해 보면 저도 그냥 길을 지나가다가 꽃이 예뻐서 키우고 싶어서

사 온 경우가 많았어요 반대로 동물은 한 마리를 키우기 위해서 몇 달에서 몇 년간 고민한 끝에 데려오는데 말입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서 조금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식물 역시 생명이기 때문에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데려오는 것은

또 식물을 화분에서 말라죽거나 과습 되어 죽게 만드는 길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앞으로는 식물을 키우기 전에 충분히 집안의 환경과 상황에 맞춰서 보고,

식물을 키울 준비가 되었는지도 알아보고 화분을 들여볼까 싶습니다

뒷부분엔 식물로 재테크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저에게 온 반려동물, 식물들을 재입양 보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아직까지 재테크를 꿈꾸기엔 식물 킬러를 벗어나지 못한 단계라서 살포시 밀어놓기로 했어요 그래도 정리는 잘 되어 있어서 진짜 재테크를 원하는 분들이 계시면

한 번 살펴보시면 좋은 정보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에도 식초보를 위한 사계절에 마다의 추천 식물이 있었는데 봄의 추천 식물이 바로 '미스김 라일락'이더라고요?

제 탄생화가 수수꽃다리라서 라일락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초보 식집사들도 키울 수 있다고 추천된다고 하니까 관심이 생겼어요

미스김 라일락이 여름도 잘 버티고 월동도 가능하고 기본적으로 잘 자라주는 식물이라고는 하는데 조금 더 고민해 보고

작고 예쁜 화분으로 미스김 라일락 묘목을 한 키워보고 싶어요

언젠가는 제 방에도 다양한 식물 친구들이 자리를 잡아서 초록빛을 뽐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저처럼 식물들에게 애정을 주고 키워도 쉽게 죽이는 식물 킬러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기본적인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배워나가서 언젠가 우리도 멋진 식집사가 되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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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 - 자, 오늘은 뭘 먹어 볼까?
마츠시게 유타카 지음, 아베 미치코 그림, 황세정 옮김 / 시원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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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가지 소울푸드로 만나는 고로상의 세계

‘일본의 국민 아저씨’, ‘국민 밥 친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고로’상을 연기한 배우이자 감독, 마츠시게 유타카

저에게는 문어 모양으로 자른 빨간색 소시지를 좋아하는 심야 식당의 야쿠자 보스 '켄자키 류'로 익숙한 배우였어요.

심야 식당에서는 야쿠자 보스 치고는 사람이 정의(?)롭고 따뜻한 면모를 가진 조금 조용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면,

고독한 미식가를 통해서는 더욱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혼자 밥을 먹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친구 같은 존재가 되었죠.

처음 고독한 미식가라는 드라마를 접했을 때,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특별한 스토리 없이 홀로 일하고, 식당을 찾아가 고민 끝에 메뉴를 고르고, 음식을 음미하는 중년 남자의 이야기라니....

하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에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식당을 고르는 작은 망설임 속에서도, 음식을 맛보는 순간의 행복 속에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겠죠?

어느새 저도 함께 식탁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고, 때로는 제 모습이 보이기도 했고, 가끔은 아빠의 모습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몇 년을 그렇게 함께하다 보니 마츠시게 유타카라는 배우 자체에 대한 애정도 많이 커졌던 것 같아요.

일본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습에 반갑기도 했고, 다른 드라마들도 찾아보게 되었고, 이젠 배우로써도 더욱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건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죠.



 


이 책은 마츠시게 유타카가 여성지에 연재했던 '먹는 노트'라는 에세이를 모은 것이라고 합니다.

음식에 대한 에세이를 연재하는 걸 몰랐는데 뒤늦게 알게 된 것이 살짝 아쉽긴 했어요. 직접 연재되는 잡지를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책 속에는 마츠시게 유타가가 직접 선정한 51가지 소울푸드가 담겨 있는데,

50개도 아니고 51개라는 점에서 왠지 고로상다운 고집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에세이는 음식 이야기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음식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마치 일본인 친구가 자신만의 맛집과 인연이 있는 음식을 소개해 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문화적인 요소들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한층 더 일본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죠.

책의 목차도 재밌었는데요.

안주, 고기와 생선, 일품요리, 면류, 밥·국물요리, 디저트, 기념품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사실 고독한 미식가에서 고로상은 술을 마시지 못하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안주가 첫 번째 챕터라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술을 못 마시는 캐릭터를 연기했던 배우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하필이면 그 처음이 안주라니! 너무 재밌지 않나요?

참고로 마츠시게 유타카는 원래 소식가에 애주가라서 처음엔 많이 고생했지만,

50대부터 금주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런 점까지도 고로상과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죠.

기념품에는 계피맛 간식이랑 민트맛 간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는데요.

아직까지도 왜 기념품일까?라는 궁금증이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음식을 맛있게 먹을 것 같은 고로상이

사실 아스파라거스를 싫어했다는 것이 정말 의외였습니다.

어릴 적 트라우마 때문에 그랬고 지금은 아내분 덕분에 즉석에서 조리된 건 먹을 수 있는 것 같지만

통조림은 지금도 먹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구운 아스파라거스를 좋아하지만,

만약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면 못 먹게 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저 역시 향이 강한 채소들은 몸이 받아주질 않아서,

입에 넣고 씹으면 본능적으로 웩 하고 구역질이 올라와서 뱉어버리기 때문에 그 느낌을 잘 알거든요.

특히 미나리, 달래 같은 채소들은 정말 쥐약입니다.

사람들은 그냥 편식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정말 쉽지가 않아요.

그냥 씹지를 못하고, 삼키질 못합니다. 몸에서 그냥 반응이 나오는 거라서 안되더라고요.

솔직한 심정으로 사람들이 먹지 않는 것과 진짜 못 먹는 것의 차이를 좀 이해해 주면 좋겠어요.



책을 읽는 동안 따뜻하고 편안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특별한 기교 없이 솔직하게 전하는 이야기 속에서 음식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 자체로 힐링이 되었습니다.


고독한 미식가가 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는지, 마츠시게 유타카가 왜 고로상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배우였는지도 알 수 있었죠. 이제는 단순히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할을 살아내고 있다고 할까요?

책의 일러스트를 맡아주신 일러스트레이터분과의 대담 속에서 나온

'나이 먹은 할아버지가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이야기'라는 마츠시게 유타카의 말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는 것도 아니고 진짜 그 마음을 그대로 담았다는 느낌이 강했고,

제가 느낀 것도 그랬으니까요.

최근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가 개봉했고, 마츠시게 유타카는 감독으로도 데뷔했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로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직접 연출과 각본까지 참여했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는 않았는데요.

오히려 마츠시게 유타카가 표현하는 고로상은 지금까지보다 더 깊고 풍부한 모습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도 막을 내릴 순간이 오겠죠.

물론 새로운 배우가 고로상의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겠지만,

마츠시게 유타카만큼 이 역할이 어울리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마츠시게 유타카가 고로상으로 남아, 멋지게 퇴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아마도 고독한 미식가를 사랑하는 모든 밥 친구들이 같은 마음이겠죠?

저는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먹는다는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끼니를 자주 거르는 편이고 음식에 대한 애착이 그렇게 크진 않은 편이에요.

솔직히 배는 도대체 왜 고픈 거지?라는 귀찮음까지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식사 자리를 딱히 좋아하지도 않고, 혼밥을 하는 걸 많이 좋아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먹는 시간에 맞춰서 먹는 건 너무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고로상과 함께하는 식사는 언제나 따뜻하고 즐거웠어요.

편하고 여유롭게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가끔은 고로상이 먹는 모습에 그 음식이 너무 먹고 싶어서 먹었던 적도 있었죠.

제가 유일하게 함께 밥을 먹으면서 편할 수 있었던 혼밥 친구,

앞으로도 이 소중한 밥 친구와 오래도록 즐거운 식사 자리를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고독한 미식가를 좋아하고, 마츠시게 유카타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꼭 한 번 읽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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