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 - 대체 가능
단요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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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해받지 못한 사람들, 이해할 수 없었던 선택

소설의 줄거리를 보았을 때, 누구나 현실에서 그 입장이 되면 고려할 만한 도의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흥미로운 스토리여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사실 쌍둥이 중의 한 명이 사망했는데, 하필 사망한 아이가 매우 우수했던 아이고, 살아남은 아이는 그 아이보다는 미숙했던 아이라면, 그리고 그 누구도 쌍둥이의 존재를 구분할 수 없다고 한다면 나쁜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지 않을까요?

이 책 역시도 그런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불쾌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긴 소설입니다.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며,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하고, 무엇이 진실이었는가?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다들 그럴듯한 이유와 상처를 안고 있지만, 결국은 그 이기심이 이 비극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섬뜩하고도 무거웠습니다.

그들의 마음이나 심정, 나름의 이유를 따져보면 십분 이해해서 나름대로의 합리화가 가능해 보이기도 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한자리에 놓고 보면 결국 모두가 이기심에서 자유롭지 않았죠.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는 그럴듯해 보이는 이야기들도 결국 깊게 파고 들어보면 자기 자신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현실을 더욱 많이 닮았습니다.

어떤 한 사람만이 악인이 아니라, 모두가 조금씩 죄를 지고, 모두가 조금씩 상처를 주고받는 그 모습이 너무 리얼해서 더 불편하고, 그래서 더 강렬했습니다.

작품을 읽는 내내 가장 크게 느껴졌던 건 ‘이해’라는 키워드였는데요. 저는 사실 끝까지 이 극 중의 인물들의 감정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누군가는 불쌍하다고 생각했고, 누군가는 이해를 받았지만, 어느 누군가에겐 끝없이 높은 허들로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이

그들은 나름대로 기준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 입장에서는 기준이 너무 달랐다고 할까요? 물론 그 당사자가 아니라서 완벽한 이해를 할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고 끝없이 추락하게 만드는 모습이 너무나도 극단적이었습니다.

제가 가족들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서 그런 건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그들의 선택과 복잡한 감정에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순간들이 있기는 했죠.

소설 속에는 수많은 문장들이 나왔지만 그중에서도 저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진짜 헛웃음이 나오고 머리가 띵해졌습니다. 이 문장에서 보이는 건 단순한 분노의 표현이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감정의 총체, 억눌린 진실, 그리고 끝내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한 채 터져버린 고요한 외침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은 이 대사 하나로 성공했다고 생각했죠. 결국엔 독자들까지도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았으니까요.

앞에서 말했지만 저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등장인물들의 모두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쌍둥이 자매의 모습이 이해할 수 없었고, 두 소녀의 집요한 무언가는 저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아이들의 감정들이.... 물론 쌍둥이들은 저에게만 '이해받지 못한 존재'였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들의 선택이 용납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아마 마지막에 밀려 불편함은, 단순히 자극적인 전개나 예상 못 한 결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의 감정과 복잡성과 애매함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이 소설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끝까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죠. 모든 진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마음은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누가 옳았고 누가 틀렸는지 판단이 어려운 이유는, 이 이야기 속에 절대적인 선도 명확한 악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범죄에서의 악은 존재했지만요.

인정받기 위해 허우적거리던 인간이 불신의 늪에 빠지고, 결국은 믿었던 존재에게조차 배신당합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선택들이 반복되죠. 그 과정에서 감정은 증발하고, 인간성은 희미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까지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는 감정의 수렁에 함께 빠져드는 경험은 꽤 독특하고 충격적입니다.

이 소설은 마지막까지 불쾌함과 정답 없는 감정을 안겨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불쾌할 만큼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실 속에서도 이 소설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라는 판단이 될 만큼 지극히 현실적으로 불쾌하고 심오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불쾌할 만큼 현실적이지만, 뒤통수가 얼얼한 반전의 반전을 가지고 있는 소설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마시고, 누구도 믿지 마시고 읽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느끼는 것이 사실은 모두 짜인 판 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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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과학수사 - 홈스의 시선이 머무는 현장에는 과학이 따라온다
스튜어트 로스 지음, 박지웅 옮김 / 다온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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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를 다시 읽게 만드는 책

'셜록 홈스의 과학수사'는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에 대한 분석을 넘어서, 셜록 홈스의 배경이 되는 19세기-20세기 영국의 수사 방식이나 배경,

그리고 모든 것을 만들어낸 코난 도일의 시선까지 함께 따라가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그동안 셜록 홈스를 보면서 “정말 잘 만들어진 캐릭터다”라고는 생각했지만, 정작 셜록 홈스를 만들어낸 아서 코난 도일이라는 사람이 어떤 인물일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주 당연하게 그저 천재 작가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가끔은 심령학에 심취해서 모임도 주최했던 사람이라는 흥미로운 뒷이야기 정도만 알고 있었죠.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와 소설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아서 코난 도일이라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코난 도일은 실제로 의학을 배우고, 시대를 한발 앞서 나간 지식인이었습니다. 셜록 홈스는 그런 아서 코난 도일을 그대로 투영한 캐릭터였고,

그런 특징 때문에 전에 없는 최고의 천재 괴짜 탐정이 탄생했던 것이죠. 저는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를 굉장히 좋았지만 작가를 그대로 투영한

캐릭터였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꽤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쓸 때 그 내용에 작가 스스로를 반영한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지만, 이토록 닮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처음엔 코난 도일이 노리고서 셜록 홈스를 만들었을까? 란 생각도 했지만 결론적으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성격과 지식들이 녹여들어간 거겠죠?

뭐가 되었든 코난 도일에게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는 애정이자 애증이었을 테니까요




이 책은 솔직히 말해서 가볍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어렵고 전문적인 이야기가 꽤 많았거든요.

하지만 그만큼 밀도 있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읽는 내내 흥미롭기는 했습니다.

어느 누가 셜록 홈스의 이야기를 하면서 진화론과 다윈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어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모든 게 가능했습니다.

셜록 홈스가 활동했던 시대의 분위기, 당시의 지식 체계, 과학수사의 변천사까지 함께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지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 분석과 과학수사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선 상식들까지 쏙쏙 익힐 수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가 단순히 추리만 잘했던 것이 아니라, 상당히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수사 기법을 지닌 탐정이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셜록 홈스가 범죄 현장에서 활용하는 발자국 분석, 종이 재질이나 잉크의 흔적, 담배 재의 종류 같은 디테일들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실제 법과학의 기초 개념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셜록 홈스의 활약이 단순한 '기지'가 아니라,

굉장히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수사 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각 페이지에 다정하게 달아둔 짤막한 설명과 에피소드들이었습니다.

덕분에 읽는 도중에도 지루함 없이 셜록 홈스의 사건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다시 한번 원작을 처음부터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들게 하더라고요.

홈스를 집중해 읽었던 사람일수록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코난 도일과 얼마나 닮아 있었는지를 느끼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셜록 홈스 이야기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좀 난해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이 책이 그렇게 친절하진 않은 편이라서요.

그래서 어느 정도 셜록 홈스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말 그대로 셜록 홈스와 추리 덕후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까요?

셜록 홈스를 좋아하고, 추리나 과학 수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제법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재적인 작가와 천재적인 캐릭터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사람의 관계, 분석, 이야기 모든 게 담긴 흥미로운 책

셜록 홈스 시리즈를 다시 읽으면서 이 책과 함께 분석해 보면 저도 조금 더 셜록 홈스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조만간 다시 한번 책장에 잠들어있는 셜록 홈스 시리즈를 꺼내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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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마법사들 2 - 마르세유의 비밀 조직
정채연 지음 / 문학수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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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보다 더 단단해진 이야기, 더 빠른 전개

1권의 후반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이번 속편으로 인해서 보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 같고,

캐릭터들의 감정선이나 이야기들도 훨씬 깊이 있게 다뤄져서 몰입해서 읽기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한층 더 성장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캐릭터들이 너무 빨리 성장하는 느낌이라서 아쉽기는 했습니다.

1권에서는 주인공인 제론(리안)의 상황이나 숨겨진 이야기, 마법 학교의 이야기처럼 시작 단계라서 세계관이 만들어지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그 만들어진 세계관의 틀 속에 하나하나 인물들의 위치가 정해지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진짜 본격적으로 그들의 정체나 상황이 알려졌고, 주인공의 능력이나 그런 부분의 각성도 보였기 때문에 다음 3권에서는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겠죠?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리안이 어떻게 성장하고 자신의 능력을 이용할지 너무 궁금해서 빨리 3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적을 수 없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1편에서부터 이어지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인 리안이 마법 학교에 적응하는 부분을 조금 더 오래 봤으면 재밌었겠다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부분이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이야기나 마법 재료에 대한 이야기나 그런 좀... 리안이 적응해가는 상황이나 마법적인 부분이었는데

솔직히 속편에서는 그런 두근두근한 스타일의 마법적인 이야기가 많이 안 나온 것 같아서 아쉬웠거든요.

물론 마법사들의 이야기가 중점은 맞는데 본격적인 사건과 인물 간의 갈등, 그리고 외부 세계로의 확장이 중심이 되다 보니까

이미 캐릭터들이 빠르게 성장해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용도 1권에 비해서 어려운 부분도 존재했고요.

전체적으로 1권에 비해서는 무거운 분위기가 있긴 했습니다.

리안이 아무것도 모르고 마법 세계에 간 것이니까 조금 더 더 천천히 성장하는 모습도 보고 싶고,

마법을 배우고 마법을 써보고 마법 세계에 더욱 애정을 가지게 되면서 진심으로 사건을 추리하는 모습을 따라가고 싶었는데,

캐릭터들이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조금 있었습니다.

1권의 후반부에도 성장하는 모습이 있긴 했는데 이번 편에선 유독 그게 크게 와닿더라고요.

당연히 해리포터처럼 장기적으로 캐릭터의 성장과 세계관을 따라갈 수 있는 시리즈였다면 더 자연스러웠겠지만,

시리즈의 길이에 제약이 있다면 빠르게 전개되는 구성도 필요한 부분이라는 걸 이해를 하기 때문에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각 캐릭터들이 어떤 방식으로 선택하고 변화하는지를 따라가는 재미도 있었고, 전편에 비해 훨씬 더 커진 이야기의 스케일도 흥미로웠습니다.

시리즈가 계속 이어진다면 이후의 전개도 무척 기대가 되고, 숨겨진 다른 이야기들과 진실도 있을 것 같아서 그것도 역시 기대가 되었습니다.

정채연 작가님의 세계관 구축 능력과 서사 전개력이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들었고,

다음 편에는 그래도 조금 더 많이 마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이야기가 끝이 날 때 리안은 어떻게 될지, 제론은 어떻게 될지 정말 앞으로의 남은 이야기들도 많이 궁금합니다.

청소년들이 읽기에 굉장히 좋은 판타지 추리 소설이고요. 마법 쪽 이야기를 많이 기대하셨던 분들에게는 살짝 실망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토리도 단단하고 점점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읽어보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이야기가 언제까지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다음 편도 꼭 읽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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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 확장자들
김아직 외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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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를 넘어선 상상력의 실험실

사실 ‘클리셰’라는 단어가 다소 어려운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 클리셰는 반복되어 자주 쓰이는 전형적인 표현이나 이야기 구조를 의미합니다. 장르소설이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예를 들어 '정의로운 주인공과 악당의 대결', '죽은 줄 알았지만 살아난 연인', '죽었다 깨어난 영웅' 같은 설정이 대표적인 클리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클리셰들은 사람들에게 익숙함을 주는 동시에, 새로운 창작에 제약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늘 양날의 검처럼 다가옵니다. 그런 경우들 있잖아요? 영화나 소설을 보는데 뻔히 다음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들, 그게 다 클리셰이고 작품에서 주로 사용하는 익숙한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익숙해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너무 뻔해서 재미없었어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게 바로 독이 되는 거죠.

저는 이걸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코르셋’이라는 표현에 빗대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코르셋이 한때 여성에게 정해진 사회적 기준을 강요하는 도구였다면, 클리셰 또한 창작자들에게 익숙하지만 그만큼 자유를 제한하는 이야기의 틀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 코르셋을 하나씩 벗겨내는 실험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와장창 다 깨지고 이상하고 신기한 이야기들은 아니고요 적당한 선에서 이해하기 쉬운 방향으로써 클리셰를 깨부수고, 독특해서 재밌었습니다.



모든 이야기들이 재미있었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들이 많아서 몇 번 반복해서 읽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걸 이런 식으로 틀을 깨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허탈? 허무? 한 부분도 있고,

진짜 재미있는 요소들도 많았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걸 와장창 깨부술 수는 없으니까 이렇게 작게나마 틀을 깨버린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깊어 보였고 그래서 과하지 않은

이런 느낌으로 신선하게 깨부수는 것 같은 내용들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진짜 모든 이야기가 다 재밌었지만, 개인적으로 정명섭 작가님의 '멸망한 세상의 셜록 홈스: 주홍색 도시'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익숙한 캐릭터와 세계관을 새로운 세계관과 관계 속에 재배치하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요소들을 과감히 바꾸는 시도가 너무 좋았습니다. 이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저처럼 셜록 홈스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세계관을 이런 식으로 비튼다고?라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데 전혀 그런 게 없었고 재밌게 와닿았습니다. 아마도 드라마 셜록을 이미 접했던 덕분에 현대화되거나 변화된 세계관 속의 셜록을 이해할 수 있게 된 이유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요. 이 책 속에 셜록 홈스의 세계관은 드라마 셜록과도 갭은 있었으니까요.

특히 ‘왓슨’의 변화는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했고, 언제나 똑같았던 캐릭터를 이렇게 새롭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탄스러웠습니다.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시도들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많이 커졌는데요.

사실 요즘도 괜찮은 작품들은 많이 나왔지만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선에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부분도 많고, 결말도 예측하기 쉬운 경향이 많거든요

물론 뒤통수를 갈기는 것처럼 생각도 못 했던 결말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 중간중간 스토리에서 보이는 클리셰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아무도 예측 못하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는 그런 내용은 쉽게 만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의 익숙해진 틀을 깨부수기엔 어렵긴 할 거예요.

독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큰 모험이겠죠? 하지만 누군가가 먼저 용기를 내어 그 틀을 부수면, 그 이후엔 더 많은 창작자들이 더 넓은 상상력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을 써 내려간 작가분들은 장르소설 쪽에서는 꽤나 각광받고 주축을 이루는 분들이기도 했는데요. 오히려 이런 분들이 몸을 사릴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에 나서서 클리셰, 정형화된 틀을 깨부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작가분들이 더 쉽게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도전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새로운 길을 여는 아주 귀한 발걸음처럼 느껴졌습니다.

최근에 장르소설 쪽에서 실험적인 앤솔로지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앞으로도 더 많은 새로운 실험적인 이야기들이 나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어떤 식으로 클리셰를 비틀지 상상해 볼 수 있는 정말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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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 고이즈미 야쿠모 작품집
고이즈미 야쿠모 지음, 김민화 옮김 / 보더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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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괴담의 정수



오늘 가지고 온 책은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일본 괴담들이 수록된 책입니다.


일단 이 책은 저자부터가 조금 신기한 분이에요 바로 '고이즈미 야쿠모'라는 작가분인데요 사실 귀화전의 이름인 '라프카디오 헌'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작가로 원래 아일랜드 영국인이지만, 일본 문화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품으면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인 여성과 결혼하며 귀화한 인물입니다.


고이즈미 야쿠모는 귀화를 한 외국인이지만, 일본의 정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수용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외국인이 보는 일본에 대한 시선을 담아낸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일본의 정서를 그대로 이해하고 그 자체를 녹여냈다고 하죠. '괴담'은 그런 고이즈미 야쿠모가 일본의 전통 괴담이나 요괴 이야기들을 직접 정리하고 자신만의 해석을 담아서 재구성한 대표작을 모은 작품집입니다. 총 13가지의 단편 이야기들이 담겨 있고요 그중에는 사람들에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괴담들도 존재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e-book 플랫폼을 통해서 라프카디오 헌이라는 이름으로 '화해', '시체 올라타기','찻잔 속'이라는 작품을 접해봤었기 때문에 꽤나 익숙한 작가분이기도 했지만 생소한 분들도 많을 텐데요.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괴담 책으로 알려진 책이 바로 이 라프카디오 헌이 1904년도에 집필한 '괴담'입니다...이 책과 제목은 똑같은데 내용은 차이가 좀 있는데요.

100년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번역본도 계속해서 출간되고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일본 괴담의 바이블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죠.


책에 수록된 대표작 중에는 '설녀', '로쿠로쿠비', '귀 없는 호이치 이야기'처럼 익숙하게 듣고 알고 있었던 괴담들도 있어서, 거부감 없이 그리고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는데요. 마치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알고 있던 이야기들이지만 이렇게 글로써 다시 읽으니 색다른 느낌이 들기도 했고, 그와 동시에 자료 사진들 역시도 알고 있던 작품들이 많아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들도 같이 수록되어 있어서, 일본의 전통적인 괴담에 대해서 더욱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는데요. '괴담'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미스터리, 심리적인 공포보단 구전으로 전해져오는 요괴나 전설에 대한 이야기들이 기반이라서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면서 일본의 시대적인 정서나 문화적 배경이 잘 녹여져 있는 말 그대로 일본 전설 괴담 모음집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단점으로는 아마 시시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는 점인데요.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 자체가 호러 소설이나 공포 영화들처럼 자극적인 소재도 아니고 구전 민담을 재해석해서 엮은 책이다 보니까 비교적 잔잔합니다 그만큼 조용하고요. 한국의 전설의 고향 이런 스타일도 아니고 더 조용한 일본 분위기다 보니까 이게 뭐야? 하고 싱숭생숭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계실 것 같지만 한 번쯤 읽어 보기엔 좋은 책이에요. 물론 저처럼 일본 괴담이나 요괴 이야기, 민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그냥 평소에 알고 있던 일본 스타일 그대로라서 매우 익숙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13편이 모두 길지 않고 짧게 짧게 이어진 단편이라서 가볍게 읽기도 좋을 것 같고, 요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따로 또 검색해서 다양한 전설들을 알아보기도 했는데요 무척 흥미롭더라고요.


특히 골동 편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요괴 이야기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서 조금 더 신기했다고 할까요? 요괴보다 조금 더 일본의 시대적인 정서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골동 편에 집중해서 읽으시면 좋을 것 같고, '찻잔 속'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이 책에는 수록되지 않은 작품들도 찾아서 읽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괴담'처럼 고전적인 괴담이나 요괴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저 같은 사람들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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