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작가와의 만남은 <경청>의 저자, 박원순 서울시장님입니다.

 

 저는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편이 아니라 정치인에게도 관심이 없지만 박원순 서울시장님은 한 번 뵙고 싶더군요. 그래서 신청을 했습니다. 제가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만나겠어요??

 

 송별회겸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그 날 만나는 친구들 모두 토크타임에 가는 것을 동의해서 저녁을 먹고 홍대입구역 까페 꼼마에 도착했습니다.

기자간담회가 있어서 밖에서 기다렸지요. 날이 추웠는데

시장님이 밖에 있는 분들 춥다고 들어오라고 하셨다며 간담회 도중 문을 열어주시더군요. 감동, 감동 열매를 먹었습니다~

책과 관계된 질문만 받겠다고 한 것 같은데, 안철수씨와의 만남이 질문으로 나오더군요. 역쉬 기자분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의자를 다시 정리하고 보충했습니다.

오늘도 기억에 의존한 기록이니, 틀린 곳을 알려주시길...

사진은 이번에 찍었답니다.

 

 

 

뒤에 계신 분들 안 보인다고 한 시간동안 서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시장님은 왜 이렇게 많이 오셨냐고? 책을 예약구매까지 해가면서 오신거냐면서 그러면 자신이 큰빚이 쌓이게 된다고 하시더군요. 어깨가 무겁다고 하셨어요.

오랫동안 초판클럽 멤버라고 하시면서 책 썼다하면 안 나간다고 하시더군요.

<세상을 바꾸는 천개의 직업>은 꽤 나가신다고 하셨어요.

저도 <경청>을 읽은 후에 이 책을 읽어봤답니다.

 

  1년에 책을 몇 권씩 쓰긴 했는데 서울 시장을 하면서 책을 쓸 시간이 없다고 하시면서 다음에는 인본행정에 관한 책을 쓰시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예를 드시면서 서울시청 앞에 분수대가 있는데 어린이들이 분수대에서 놀고 옷을 갈아 입을 곳이 없었답니다. 그래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탈의실을 만들고 그 옆에 부모님들 앉아서 쉬라고 평상에 파라솔까지 만들었다고 하시며 서울시 공무원들 대단하지 않냐고 하시더군요. 이렇게 시민이 주인이 되는 행정에 관한 책을 쓰시고 싶으신가봅니다.

 

사회자분이 "잠은 보통 몇 시간 주무세요?"라고 질문하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을 많이 한다고 하시더군요.

잠을 자기는 하지만 아주 짧게 잘 때가 있으시다면서 그 노하우가 궁금하지 않으시냐며 서류 받을 때나 회의 도중에 눈 감았다 떴다 할 때  잠깐 주무신다고 하시더군요. (흠, 이건 초단위로 주무시는 것 아닌가요?)

시장님의 짧은 도입부분 이야기 후에 질문이 워낙 많아서 대부분 질문과 대답으로 시간이 채워졌습니다.

 

경청이 돈이고 밥이고 일자리이다. 모든 것의 가장 중요한 것이 경청.

자신이 명함을 받고 그 사람들을 기억하려고 노력을 해도 (파일에 그 사람의 특징에 대해 써 놓는 등...)이름을 다 못 외운다고 하시면서 그런데 서양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잘 기억하는 것 같더랍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살펴보니 경청때문인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으면 더 잘 기억에 남는다고 하셨어요. 그 사람들은 "당신 말도 일리가 있어요. 그렇지만 내 생각은..."이렇게 한다고. 이런 것은 중요한 자세같다고 하시더군요.

또, 서울시의 승진의 조건은 소통하는 것이다. 라고 하시며 일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다. 전쟁에서 부하들을 설득시키지 못한 장군은 전쟁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신다고 합니다. 

 

 

 -경청의 힘을 느꼈던 사례는?

 항상 듣고 계신다면서...서울시의 일을 모두 알 수는 없는데 트위터 등을 통해서 문제점을 알려주시면 고치려고 하고 서초구의 아우디 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어요. 

 

-경청의 좋은 방법?

 경청은 훈련이고 습관이다. 어떤 사람들은 마이크를 안 놓는 사람이 있다면서 남이 하는 것을 보고 배우는 것도 있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부부싸움을 할 때도 화가 나서 말을 막하려고 하면 한 템포만 늦추라고...

 

- 직원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는지?

 자신한다고 하면 오만이고 최선을 다하신다고 하시면서

과거에는 민원이 들어와도 잘 들었습니다. 알아보겠습니다. 하고 끝이었는데

지금은 민원 통로가 많이 생기고 왜 민원을 제기할까?라고 생각하는 등 시민의 입장에서 보게 된다면서 그 덕에 서울시 공무원들이 과거보다 몇 시간씩 더 일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하지만 일할 땐 일하고 쉴 땐 쉬어야 한다면서수요일이나 금요일은 7시되면 빨리 가라고 청사 전체 불을 끄신다고 합니다.

 

-신뢰와 경청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우리 사회에 신뢰를 싹티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나?

신뢰는 사회적 자본이고 그것은 경청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신다고.

상대방의 입장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이 많은 것을 해결해준다고 하시면서

처음에는 눈에 핏줄이 서 계시던 분도 이야기를 들어주면 고맙다고 한다고...

현장으로 다가가고 불신과 갈등의 근원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자신은 겁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A형인거 아시죠?라며

그런데 경험을 해보니 이야기를 들어주면 때리거나 그러시는 분 없다고...

용산국제업무지구는 7년 간 얽혀있는 문제인데

찾아가셔서 이야기 들어드렸다고...이제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할 때까지 들어드렸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들은 집이라는 것을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라 투기와 욕망의 공간으로 보았기 때문이 아닌가? 삶에 대한 성찰을 해야하지 않는가 라고 생각하신다고 하셨어요.

 

-경청을 못해서 반성한 경우

 아내와 아이들과의 관계. 시민운동할 때, 집안에서는 바빠서, 집에 돌아와서는 피곤해서, 그것을 정당화시킨다고 하시며 이런 때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못 가졌던 것 같다. 일을 할 때는 간사들과의 관계에서 일의 성과때문에 충분히 소통하지 못할 때 반성한다고 하시네요.사업을 할 때도 실패를 해야만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금도 아주 잘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열심히 노력한다고 하셨어요. 

 

-실업자가 되시면 어떤 일을 하실지?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하다가 참여연대를 만들고 할 때 7년을 온 몸과 마음을 바쳤는데 그 기간에 대한민국 사회가 엄청 바뀌었다고 하시며...그런데 어느날 스스로 그만두시고 그 때부터 3개월 동안 허탈감에 빠지셨다고 합니다. 너무 한 곳에 몰입했던 까닭에...그래서 이제는 떠나는 날을 준비한다고 하십니다.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재단...모두 만드시고 나서 떠났다고..그 후에는 몰입하는 것은 좋은데...사람은 단계를 지나게 되는데 다음 단계로 지나갈 때 그 한 단계에서 너무 고통스러워 하면 안 된다고 하시며 시장을 그만두어도 휘파람을 불며 그만둘 수 있으시다고 합니다.

 

-뭘 하고 싶은지?

 그것은 운명처럼 다가온다라고...한 번도 떨어짐이 없이 일을 했다시면서 실업자가 되면 실업자 전국 시민연대를 만들지도 몰라요.라고 하시면서 또 다른 무언가를 하실거라고...

 

-메모가 몸에 배어있으신 것 같은데 시장님의 기술이 있다면?

 정말 메모를 잘 하는 것도 책을 쓰는 비결

"그것은 나중에 별도로 강의를 요청해주세요.^^"

수첩을 가지고 다니신다면서 보여주시더군요. 수첩이나 핸드폰을 자주 잃어버리실 때가 있는데 사람들이 그 뒤를 쫓아다니면서 그것을 줍기만 해도 엄청 돈 벌거라고 그랬다는군요.

'정리벽'은 자신이 만든 말인데 정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삶이나 주위의 것을 잘 정리하는 것이 좋다라고 하시며 학습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다. 이러면서 더 집중력이 생긴다고 하시면서 그 분야에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를 잘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사무실에 있는 파일이 매일 늘어난다고 하시며 정리를 해서 파일에 넣어놓으면 누가 어떤 문제에 대해서 물어보면 그것에 대해 다 대답하실 수 있다고.

메모를 잘 하고 서류를 정리하는 것이 작은 습관이지만 나중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정리해서 파일을 만드세요. 라고 하셨어요. 자신은 옛날 사람이라 이렇게 파일을 만들지만 온라인에 해도 괜찮아요. 라고 대답하셨어요.

 

- 한 청년이 자신의 꿈이 이장이라면서 아버지께서 이장이신데 마을 사람들과 의견충돌이 있다고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가면 말을 안 하고 그러면서 뒤에서는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신다고...경청의 준비는 되어 있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경청이 가능하려면 자기 스스로 낮아지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 낮은 곳으로 가면 그것이 자신이

높아지는 길이다. 남해의 다랭이(?)라는 유명한 경관마을이 있는데 그 덕에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민박을 하는데 이장님이 홈페이지를 관리하기 때문에 자신의 집으로 손님들이 다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신이 생겨서 이장님은 민박을 포기했다고 하시면서...또, 민박한 집에서 받는 요금의 30%(?)는 마을 기금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세상을 바꾼 천개의 직업>을 언급하시며 임기동안 새로 생긴 직업이 있다면?

 서울시에는 새로운 직업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보육 코디네이터, 3D디자이너 등등

직업을 만들면 그 직업이 지속가능하도록 만든다고 하신다고 하시네요.

서울시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일할 직업이 많다고 하시며 시민 조경 아카데미를 수료한 시민 조경사들이 서울시의 17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하시네요.

 

-일의 우선 순위가 있다면?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 자기 변명이 될 수도 있어서 닥치는 대로 하신다고...

책도 난독을 하신다고 하네요.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너무 합리적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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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4-03-0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려면 남의 말을 듣는 훈련을 해야죠.늘 자기 말만 하려 하고, 남을 가르치려 드는 사람들이 무능한 이유는 듣고 배우는 시간이 없어서입니다.

자하(紫霞) 2014-03-09 12:0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수요일에 박원순시장님과의 토크타임에 갔다온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막상 쓰려고 보니 별로 할 말이 없다.
경청이나 신뢰나 뭐 그런 질문의 대답은 생각해보면 뻔해서...아님 책을 미리 읽어서 예상 가능했던 것일까??
차라리 메모의 기술이라든지 이런게 더 흥미를 끄는데...
마음이 동하면 쓰기로 하고...
후기를 쓰려고 놋북을 열었다가
house of cards만 주구장창 봤다.
정치물은 안 보는데 거참 케빈 스페이시는 어찌 저렇게 연기를 잘 하는지...

참, 토크타임 전에 기자간담회를 해서 장소에 못 들어가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문을 열면서 토크타임 오셨냐고 물어보면서 시장님이 밖에서 기다리는 분들 추울것 같다고 안으로 들어오게 하라고 하셨단다.
우리는 냉큼 안으로 들어갔다.
시작하기도 전에 나는 시장님께 반했다.
사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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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짚어보면 10대 후반에 세상은 살기 힘든 곳이라는 것을 알아챘던 것 같다. 20대에는 자유를 누리며 심리적으로 방황하며 살았고 30대부터는 세상에 태어난 것을 비관하는 말을 입밖에 내뱉었던 것 같다.
나는 여전히 세상 살기가 힘들다.
산골로 들어가 살아볼까하는 생각도 했는데
할아버지 산소에만 좀 있어도 팔이 가려워서 못 견디고 산에서 뛰쳐 나오는 사람인지라 대자연의 품 속에서는 살기 힘들 것 같고 나무 많고 공기 좀 좋은 지방 중소도시에서 살아야겠다라고 결심했는데 이 바램이 이루어지길 기도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는 깨어있는 것 만큼 중요한 문제인지라 내 인생관에 맞는 생계수단을 마련하려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에 사람들을 맞추는 일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남에게 피해를 최대한 덜 주면서 소소하게 만족하는 직업을 고르고 있다. 어쩔수 없는 보통 인간이라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이지만 갑자기 생판 모르는 일을 할 수도 없는 법. 되고 나면 내 생각과 다르다며 또 때려칠지도 모를 일이지만...어쨌든 요즘 수험서적에 둘러싸여 있다.
오늘 아침엔 부처님은 아닌데 누군가에게 공양하라는 꿈을 꾸었다. 찾아보니 좋은 꿈이라는데
설날에 만났던 남자랑 잠정적으로 끝났다.
멘탈이 영 불안해보였는데 역시나였다.

우리나라 남자는 강해야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사는데 여자들과 헤어지면서 가슴 깊이 상처를 안고 산다. 이 상처를 치유해나가야 더 나은 사랑을 하게 될텐데 지금의 20대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들은 이 시련을 혼자 온몸으로 견디다가 결국엔 치유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꽤 되는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보듬어준다고 낫는 것도 아니고 옆에서 말해준다고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 같지도 않다. 혹은 결국에는 알아차리지만 그냥 포기하고 만다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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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봤다.
명절에 본가에 내려오면 매번 선을 본다.
몇 번째더라...
40명이 넘은 후부터는 세지 않았다.
시댁에 다녀온 동생과 엄마는 누워서 TV를 보고 있는 나를 두고 한바탕이다.
왜 결혼을 못 하냐고, 40명 중에 생각나는 사람 없냐는 질문에...
"엉. 없어. "라고 대답했다.
다시 시작이다. 그럼 네가 어디가 이상한것 아니냐고...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자리를 떴어야 했는데,
뭐 일어설 기회를 놓쳤으니 온신경을 tv에 집중한다.
이미 서울에서 지인들과 만남을 통해 명절을
쇠는 마음가짐과 대책을 논의했던 바,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혼자이거나, 결혼을 하거나 언제나 나는 나이다.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만 않으면 된다.
지인이 나에게 나의 길을 가는 사람이라 보통 사람과는 맞지 않을거란다. 그건 이미 알고 있었다.

부모님 성화에 못 이겨 만나 가끔 연락하는 남자는 나와 기싸움을 하는 것 같다.
하아~사람을 잘못 보셨다. 그렇게 눈치를 주었으면 알아 먹을 때도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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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동생부부가 왔다가 저녁먹고 제부는 다시 돌아갔다.
새차를 샀는데 뒤에 스크래치가 나서 속상해하고 동생은 그걸 또 달래주고...

평소엔 2~3달에 한 번 먹을까 말까한 고기를 일주일에 3번을 먹으니 밤에 소화가 안 되어서 자다깨다를 반복... 예의상 안 먹으면 까탈스럽다고 할까봐 억지로 먹고... 마지막엔 먹지 말았어야 했는데...나의 주식은 사과, 고구마, 귤 +밥

그리고 소개팅...
"저는 어때요? 나랑 똑같네"를 2분마다 들었던 것 같은데 나중엔 그냥 대답하기가 귀찮아졌다. 나에겐 꽤나 힘든 2시간이었는데 상대방은 시간이 너무 빨리 가버렸다고 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고 예전에 이상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서 조금 이상한 기미가 보이면 경계하게 된다. 천천히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 좋을텐데 뭐가 그리 급한지 모르겠다. 헤어질 때 뭔가 간절함이 담긴 말을 하셔서 마음이 살짝 움직였지만 집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역시 아닌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을 접었다. 나는 어장관리같은 것은 모르는 여자사람이다.

올해가 되면서 혼자 살아야겠다 라고 마음먹었는데...나 좀 내버려뒀으면 하는 마음이 한가득이다.
동생과 삼청동에 갔는데 점장 언니도 못 만나고 옷도 못 사고 빈손으로 버스타고 오는데 한 커플이 탔다. 남는게 자리인데 여자는 앉고 남자는 그 앞에 서 있는데... 어라 여자 손엔 팝콘 상자만 들려있고 남자가 이것저것 다 들고 있었다. 핸드폰에, 심지어 버스카드도 대신 찍어준다.
고고하게 팝콘을 먹던 여자 친구는 내릴때도 혼자 못 내리고 두 걸음이면 갈 버스 문 앞까지 남자친구의 에스코트를 받았다.
동생에게 헉하는 표정으로 "내가 이상한거냐? "라고 묻자 동생이 "보기 좋은 커플은 아니네."라고...그 커플은 이대에서 내렸는데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하는 생각에 연대 앞까지 멍한 상태로 옴.


동생은 오늘 다시 돌아갔고 누군가가 왔다가면 항상 뒷처리(이불에, 베개에...)가 머리 아프긴 하지만 그 대신 즐거운 기억이 남으니까... 나도 동생 집에 놀러가면 똑같은 상황이 되니까...라며 되도록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이걸 어쩐다 하아~' 혼자 걱정하고 있었는데...동생과 친한 동생이 또 온다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그대로 놔뒀다.
올해는 집에 손님이 많이 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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