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큰 개구리 하하! 호호! 입체북
조나단 램버트 그림, 키스 포크너 글, 정채민 옮김 / 미세기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책 리뷰를 쓰게 되다니 (감격-) 

조카가 얼마전에 집에 놀러와서는 개구리 책~을 외치더군요.
무슨 소린지 몰라서 물어보니 입 큰 개구리 책이라고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책이 있다는 겁니다.
입 큰 개구리 책이 뭥미;; 하면서 알라딘을 뒤진 결과 이 책이더군요.

일단 이 책은 입체북이에요.
사부다의 책처럼 호화찬란하고 어른이 봐도 넋을 잃을만한 입체북은 아니지만,
어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정도로 적당한 이야기와 장난스러운 그림들이 들어있어요.   

스토리는 입 큰 개구리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다른 동물들에게 뭘 먹냐고 물어보고 다니다가 악어를 만났답니다.
악어에게도 뭘 먹고 사냐고 물어봤더니 악어 왈, '나는 입 큰 개구리를 먹고 산단다'라는 무서운 말을!
기겁한 개구리는 갑자기 입을 오무리고 '근처에 입 큰 개구리가 별로 없죠?"하면서 물속으로 풍덩- 도망간다는 얘기입니다 ^^

진짜 단순한 스토리인데도 조카는 몇 번을 봐도 질려하지를 않네요.
자꾸 읽어달라고 해서 한 5번쯤 읽어주니까 오히려 제가 토할 것 같더라구요 ㅡㅡ;;
입 큰 개구리가 입 작은 개구리로 변신하는 장면에서 깔깔깔- 또 깔깔깔- 아가들은 원래 반복을 좋아하나보죠?
계속 똑같은 이야기인데도 매번 웃네요 ^^

한가지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입체로 된 부분이 조금 약하기는 해요.
맨 마지막 풍덩-에서 책이 쫙 펼쳐지는데 그걸 자꾸 손으로 잡으려고 해서 ㅡㅡ;; 끝부분이 조금씩 찢어졌답니다.
그래도 조카가 너무 좋아해서 책값이 아깝지가 않아요 ㅎㅎ
이 입체북 시리즈 다른 책도 괜찮으면 사볼까 해요. 강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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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10-26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책도 좋아해요. 근데 그래도 역시 요 책을 제일 좋아하더라구요. ㅎㅎ
여자애들보다는 남자애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던데... 우리집만 그런걸까요?
우리집 시리즈는 이제는 우리 애들 다 보고 모두 동생네 집으로 갔네요.

Kitty 2009-10-26 18:57   좋아요 0 | URL
역시 바람돌이님도 아시는군요. 이 책이 유명하다고 들었어요.
저희 조카는 여자애인데도 엄청 좋아합니다 ㅋㅋㅋㅋ 성격이 괄괄해서 그런가봐요 ㅋㅋ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알아봐야겠네요 ^^

다락방 2009-10-26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어엇
얼마전에 친구의 아기에게 줄 입체북을 고르느라 진땀 뺐는데, 으윽, 이 리뷰가 조금 더 일찍 나왔으면 많은 도움이 됐을텐데요. 흑. Kitty님, 앞으로 자주자주 올려주세요!! 참고할게요!

Kitty 2009-10-26 18:58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런일이 있으셨군요!
저도 애들 책은 너무 종류가 많아서 사줄 엄두를 못냈었는데
조카 반응 보니 어떤 책을 좋아할지 좀 감이 잡히네요.
앞으로 조카책 시리즈 가끔 올리겠사옵니다 ㅎㅎㅎㅎ
 
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너 주말에 시간 있니?'
아주 예전, 토요일 아침에 뒹굴거리고 있는데 여행쪽 일을 하는 친구가 전화를 했다.
만나서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자는 얘기인 줄 알고 '어, 시간 있는데'라는 답을 했다.
그랬더니 뜬금없이 '오사카행 공짜 표가 하나 있는데 주말에 너 다녀올래?' 하는거였다. 
그 주말밖에 쓸 수가 없다며 토요일 오후에 떠나서 월요일 아침에 다시 오는 비행기표라고 했다. 
'악! 갈래!!'라는 대답을 하는데는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전화를 끊고 미친듯이 짐을 싼 후 여권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뭐? 지금 일본을 가? 너 미쳤냐?'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뒤로 하고...

물론 오사카에서 뭘 구경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나의 목적은 단 한 가지. 주말 내내 배터지게 먹고 오겠다는거.
돈주고도 갈 판인데 공짜표라니, 어떻게 거절할 수 있었겠는가. 

오사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도톰보리로 향했다.
우선 줄서서 먹는 원조 다코야키집에 가서 6개짜리를 시키고 그 중 3 개를 볼이 터지게 입속으로 밀어넣었다.
뜨거워서 입천장이 다 까지는 듯 했지만 역시 그 맛은 최고였다.
나머지 세 개는 한참 뒤에서 기다리던 커플에게 넘겼다.  
위장은 보통인데 비해 먹을건 너무 많았으니까.

다시 조금 걸음을 걷다보니 킨류 라면집이 눈에 들어왔다. 
다코야키를 먹은지 30분도 지나지 않았지만 무조건 라면을 시켰다.  
오사카까지 와서 킨류 라면을 안먹을 수는 없었다. (지금도 맛이 그대로이려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 스프를 한 스푼 듬뿍 떠서 입으로 후루루룩...아...이게 천국인가..  
물론 라면은 1/3 가량밖에 먹지 못했다. 
저 아까운걸...하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다음 행선지인 마츠야로 향했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규동 체인 마츠야. 그 중에서도 나는 규동보다 마츠야 카레의 광팬이다.
카레 라이스를 시키고 후쿠진즈케 오오메니~ (후쿠진즈케 많이 주세요~)를 외친 후 한 수저 가득..
일본에서 살 때 진짜 과장 안하고 100번 이상 먹어준 마츠야의 카레. 그 덕분에 약 10kg가 몸 여기저기 붙었었지.
요시노야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나지만 마츠야만은 완소 또 완소다. 

그 다음 더듬더듬 찾아간 곳은 패스트푸드계의 최강자 모스 버거.
고민고민하다가 새우 버거를 시켰다. 아삭아식 씹히는 신선한 양상추에 뽀드득 씹히는 새우살...
이미 배는 터질듯했지만 나는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천천히 버거를 뱃속에 넣었다. 

대략 나의 2박 3일 오사카 여행은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다.
먹고 먹고 또 먹고 배를 꺼뜨리기 위해 거리를 돌아다니는 먹보 여행.
이 책을 읽다보니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코베에 건축 견학을 갔다가 정작 유명한 밥집에서 식사를 하느라고 주목적과 부목적이 뒤바뀐 에피소드.
이해하지 못할 사람도 많을지 모르겠지만
나같은 먹보는 너무나 절절히 공감하며 어머나 어머나 나랑 똑같애!!를 외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나는 마리 여사의 코베 여행처럼 매끼 고급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럭셔리 버전이든 저렴한 서민 버전이든 못말리는 먹보들은 모두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음식에 대한 에세이 꼭지들을 모아놓은 책이지만 의외로 각 에피들 사이의 일관성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책 전체에 관통하는 테마는 오직 '먹는 것'뿐이라고나 할까.
어떤 장이 식재료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인가 하면, 어떤 장은 본인의 재미있는 경험을 그린 소품이다.  
하지만 형태가 어떻든, 마냥 즐거웠다. 먹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먹는 이야기를 읽는 것도 좋아하는 법이다. 
부작용이 있다면 할바라는 듣도보도 못한 과자를 찾아 미친듯이 인터넷 검색을 하게된다는 점.

맛있는 것이 떠오르면 일을 하고 있어도, 잠자리에 누워서 눈을 감아도 오직 그것만 머릿속에 왔다갔다하는 사람.
맜있는 식당이 있다면 십리를 멀다 않고 만사 제치고 달려가는 먹보들은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즐거운 독서였다. 

그리고 나는 책 속에서 마리 여사가 극찬하는 '베어먹기 시리즈(丸かじりシリーズ)' 중 한 권을 사알짝 주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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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9-10-2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히 봤네요. 안그래도 제 컴퓨터 배경화면은 언제나 모스버거인데. 아, 배고파...

Kitty 2009-10-25 22:55   좋아요 0 | URL
애고 이를 어째요 ^^;;;;
그나저나 배경화면이 모스버거시라니 어떻게 참으십니까;;; 우왕 전 먹보라 그런건 고문이라구요 ㅠㅠ
 
거꾸로 달리는 미국 - 유재현의 미국사회 기행 유재현 온더로드 5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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빳빳한 새 책을 받고 몇 장 넘길 때까지는 하루만에 훌떡 읽어버릴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오래걸렸다. 물론 거의 500페이지를 자랑하는 두툼한 볼륨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통 여행서답지않게(?) 글이 빽빽하다.그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였을까. 요즘 여행 좀 했다하면 아무나 여행서 내는 세상이고, 하다못해 내 주위의 날라리 여행객들도 책냈다고 연락오는 형국인데 이 책은 그야말로 다른 여행기들과 차원이 다르다. 유재현씨의 전작 쿠바 여행기를 읽었고, 저자의 경력과 함께 독특한 접근법의 여행서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쿠바'라는 곳이 나에게는 미지의 세계였기에 호기심 반, 흥미 반에 그쳤었다. 하지만 이 책은 완전 뒤통수를 때린다. 허허, 이 사람 가본데 나도 대부분 다 가봤는데, 어쩜 나랑 이렇게 정반대의 것들만 보고 왔을까. 이건 놀라움을 넘어 경이적인 수준이다.

'거꾸로 달리는 미국'이라는 제목에서부터 감을 잡아야 했다. 사회운동하던 저자의 눈에 미국이 고깝게 보일리 없는 것이야 당연하겠지만 이렇게 500페이지에 가깝도록 주구장창 깔 수 있는 것은 거의 신기에 가까운 능력이다. 아니, 그만큼 미국이 모순과 위선의 나라이며, 까일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반증일까. LA에서 출발, 북진하여 캐나다에 잠시 발을 디뎠다가 다시 대륙을 횡단, 플로리다를 거쳐 남쪽으로 다시 반대 방향으로 대륙 횡단, LA에 도착하기까지 수많은 주와 도시를 돌면서 억압받고 착취당했던 계층(노동자들, 흑인들, 라티노들)에 대한 안쓰러운 시선과 함께 거대자본 및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가 페이지마다 넘쳐난다. 독립전쟁이나 영토 확장과 같은 역사적 사실부터 대공황 및 금융 위기와 같은 경제의 흐름, 마릴린 먼로나 엘비스 프레슬리같은 연예계 뒷 이야기까지 술술술 풀어놓는 그 내공에 그저 감탄할뿐이다. 외지에 가서 진귀한 경험을 하고, 현지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고 돌아와서 재미있게 풀어내는 여행기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이런 책은 몇 주, 몇 달 조사를 하고 공부를 한다고 해서 쓸 수 있는 글이 아니다. 나름 오랜 기간 동안 미국에 머물렀고, 학생부터 사회생활까지 하면서 볼거못볼거 다 보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나는 도대체 뭘 보고 살았던 것이더냐!   

비록 내가 저자의 생각에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이정도의 배경지식과 이정도의 열성, 그리고 이정도의 외곬수라면 진심으로 감탄할만하지 않은가. 미국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겠지만 미국에 대해 '나름 알만큼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더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나라 저나라 많은 여행기를 읽었지만 감히 올해 최고의 여행기로 꼽아본다.  
 
* 한 가지 불만 아닌 불만이 있다면 사진이 좀 적다.
그만큼 글이 알찬 것은 좋지만, 그래도 여행기인데 묘사하는 풍경의 반쯤은 사진으로 실어줘야하는게 아닌가 ^^;;;  
하긴 그러면 책 분량이 얼마나 늘어났을지 상상이 좀 안가긴 한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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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0-07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재현씨 성향을 보건대 여행기보다 인문학 서적으로서 접근한 게 아닐까요.
유재현씨 책들은 다 보고 싶어요. 두 개인가 밖에 못 읽었어요.^^

Kitty 2009-10-07 14:07   좋아요 0 | URL
음 말씀 듣고보니 그렇네요 ^^ 인문학 서적치고는 사진이 빵빵하네요 ㅎㅎㅎㅎㅎ
유재현씨 책은 저도 바람돌이님께 소개받고 몇 개 읽었는데 대부분 좋더군요 ^^

플레져 2009-10-08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욕심을 줄이고 있는 형편이라 당장 장바구니행은 아니지만 기억해두었다가 꼭 읽어야겠어요.

Kitty 2009-10-08 20:48   좋아요 0 | URL
앗 플레져님 >_< !!!!!
플레져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저도 책 욕심을 좀 줄여야할텐데 쌓여있는 책은 어쩔꼬 ㅠㅠ 입니다 ㅠ
 
시세이도 티스 딥 오프 오일(클렌징 오일) - 230ml
시세이도 FITIT
평점 :
단종


한가한 토요일 오전에 화장품 리뷰~  

오일로 클렌징을 바꾼지 어언 몇 년...그 사이에 난다긴다 하는 오일은 대부분 사용해보았습니다.
알록달록 예뻐서 잡았다가 가격보고 기절한다는 슈에무*,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다는 DH*, 상큼한 록시*, 
그 외에 슈퍼에서 파는 여러가지 저가형 브랜드부터 올리브 오일까지.

그러나 가볍고 사용감이 좋으면 가격이 눈 튀어나온다든지, 지나치게 뻑뻑하고 문지르기 힘들다든지,
눈에 들어가면 세수하다말고 눈물을 질질 흘릴 정도로 아프다든지, 다들 뭔가 2% 부족하더군요. 

그런데 얼마전에 다른 제품을 주문하려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주문해 본 이 티스 딥 오프 오일! 완전 좋아요!
왜 지금까지 이걸 몰랐던가!!!! (미국엔 없으니 당연하잖아 -_-;;)

얼굴에 물을 적시지 않고 사용하는 클렌징 오일의 특성 상, 뻑뻑하면 문지르기 부담스럽고 오일도 많이 사용하게 되죠.
그런데 이 오일은 너무너무 가벼워서 (개인적으로 슈에무*보다 더 가벼운 것 같아요) 싹싹 잘 문질러지고, 
향기도 거의 없어 눈과 코에 자극을 주지 않아요.
설명에 2분 정도 문지르라고 되어 있어서 쓱쓱 맛사지를 해줬더니 
피지?각질? 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알갱이가 벗겨져서 엄청 시원합니다 ^^
물로 헹구면 살짝 매끌거림이 남기는 하는데, 어차피 폼클렌징으로 다시 한 번 씻어주게 되니 뽀독거리네요.

그리고 중요한 가격! 200m에 3만원 가까이 하는 DH* 제품도 싸다고 썼건만, 이건 더 싸네요! 야호-
슈* 클렌징 오일이 왜 그렇게 비싸야 하는지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1인으로서 이제야 원하던 클렌징 오일을 만난 느낌입니다.
지성 중성 건성 관계없이 산뜻하게 화장을 지워낼 가벼운 오일을 원하시는 분들께 강추! 
이제까지 클렌징 크림을 쓰시던 저희 엄마도 '유레카'를 외치시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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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심리학 - 생각의 오류를 파헤치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한창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시작은 괴짜경제학이었다. 아마존 리뷰가 좋아서 다른책 사는 김에 무료쉬핑을 위해; 하나 끼워넣었다가 출장길에 비행기에서 코를 박고 정신없이 읽어버렸다. 국내선이라 약 4시간 정도에 훌러덩 읽어버렸으니 아마도 나의 최단 시간 원서 독파 기록을 경신했으리라 본다. -_- 아하! 이렇게 재미있고 신선한 책이 있다니!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흥미로운 주제, 상식을 깨부수는 접근 방식으로 경제학에 새롭게 눈을 뜨는 것 같았다. 그 때부터 비슷한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거꾸로 읽는 경제학, 뒤집어 보는 심리학, 아무도 몰랐던 역사학,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인문학, 어쩌고 저쩌고...특이한 xx학이 붙은 책이면 닥치는대로 읽어댔다. 그러나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 괴짜경제학만한 책은 없었다.  

사실 이 책은 심리학책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고, 단순히 전세계의 심리학자들이 행한 '조금 독특한' 실험을 줄줄이 모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목차는 기가막히다. 네 살배기 주식투자가, 도둑질하는 코끼리, 사람을 죽이는 미신, 세계 최고의 농담을 수집하다. 아니 이런 책이 재미가 없을 리가 없잖아? 당장 서점에 가서 앞의 한두 장을 읽어보고 꺄아~ 재미있겠는걸? 하고 광속 구입했으나 이런...목차가 다였다 -_-;;; 괴짜경제학이 그토록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주제는 비록 평범하지 않은 것을 택했을지라도 기본적으로 탄탄한 경제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데 (비록 궤변의 경향이 좀 있더라도;), 바꿔말하자면 '괴짜'와 '경제학'이 왠만큼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괴짜와 심리학 중에서 괴짜만 택한 쪽에 가깝다; 이런 책도 그저 심심풀이로 보기에는 나름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기대한 내용은 아니었다. 구성도 조금(많이?) 산만한데다 특히 미신에 대한 부분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내용이라 신선함도 떨어지고.   

어쨌든 이제 이 '괴짜심리학'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괴짜, 엉뚱, 황당한 xx학 등등의 책은 그만 볼까 한다.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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