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화요일.
이미 끊어놓은 AVE를 타고 세비야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그라나다를 갈까, 빌바오를 갈까, 세비야를 갈까 연필을 굴리다가 -_-
마드리드가 너무 추워서 왠지 가장 따뜻할 것 같은 세비야를 골랐어요;;;
(그라나다도 따뜻하긴 했겠지만; )  

아베는 스페인의 고속열차인데, 마드리드-세비야(약 500km) 구간을 2시간 반에 주파합니다.
유레일이 있으면 할인이 되겠지만 없으면 가장 싼 이코노미(Turista)가 75 유로 -_-
웹에서는 조금 싸게 살 수 있지만 현재 스페인 국외 발행 크레딧 카드는 쓸 수 없습니다 -_-
그래서 그냥 아토차 역에 가서 끊었어요. 왕복 할인해도 120 유로 ㅠㅠ 내 돈 ㅠㅠ  

기차를 타니 이어폰도 주고 사탕도 주고 ㅋㅋ 심지어 영화도 틀어주더군요.
Nanny's Diary를 해주길래 볼까 하고 이어폰을 꽂았는데 스페인어 더빙 -_-
스칼렛 요한슨의 수다 ㄷㄷㄷㄷ 그냥 포기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세비야의 산타 후스타 역에 도착해서 버스를 탔어요.
저 그림에 보이는 빨간색 버스인데 C2를 타면 시내 중심가로 갑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날씨!!!!!!!!!!!!!!! >_<
세비야 날씨도 마드리드랑 별다를거 없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세비야 당일치기로 짰는데
날씨 넘 따뜻한겁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헝헝 진작 안달루시아로 도망올걸...ㅠㅠ
더구나 이 날은 특히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어요.
야자수 살랑살랑~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 곳은 무슨 전매청(Tabaco 어쩌고 저쩌고)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대학으로 쓰이고 있다네요.
가방 맨 학생들이 많이 돌아다니더라구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세비야에서 가장 오래되고 역사깊은 호텔이라는 알퐁소 13세 호텔.
밖에 붙어있는 크리스마스 이브 디너 가격을 봤는데 띠용;;; 비싸더군요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걸어가는 도중에 이런 분수도 보이고...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여기가 세비야 관광 중심지인 대성당 + 알카사르입니다.
저 노란 기중기(?)는 뭥미 -_- 왜 같이 찍혔지;
하늘에 얼기설기 걸려있는 것은 트램 줄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세비야 대성당입니다.
'후세 사람들이 우리보고 미쳤다고 할 정도로 큰 성당을 짓자'라는 계획 하에  -_-
이 성당을 지었다고 하는데요. 정말 크긴 컸습니다;;

뭐 무슨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으로는 세계에서 젤 크고
뭐 중에서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크고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유럽 성당 순례 할 때 바티칸, 쾰른, 밀라노같은 내노라하는 덩치 큰 성당(?)을 많이 돌았지만
과연 세비야도 만만치 않더군요. ㄷㄷㄷ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보글보글한게 넘 예쁘죠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찍은 것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다행히!! 세비야 성당은 실내 사진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마드리드는 사진도 못찍게하고...미워할꺼야 -_-
성당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이런 작은 전시실이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런 그림 등등...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성당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흠 엄청 크죠 ㄷㄷ
왼쪽에는 파이프 오르간이 보이구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파이프 오르간 크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게 재미있는데요, 설명에는 콜럼부스의 관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콜럼부스가 진짜 여기 잠들어있다고 주장하고,
도미니카 공화국 사람들은 콜럼부스의 무덤이 자기 나라에 있다고 주장한대요.
X선 검사 결과 이 관에 들어있는 시체는 콜럼부스 본인보다는 약간 젊고 몸집이 작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콜럼부스의 아들이 아닐까 추정한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는 것이 진짜일까요?

콜럼부스이건 아들이건, 네 사제가 받들고 있는 이 관은 상당히 멋집니다.
아주 어두운 곳에 있어서 야경 모드로 놓고 카메라 고정해가며 찍었는데
다 흔들려서 나왔고 그나마 이게 볼만하네요 ㅠㅠ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문득 천정을 올려다보고는 너무 예뻐서 찍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저쪽은 빛이 들어오는 곳이라서 밝아보이죠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웅- 파이프 오르간 소리 들어보고싶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게 세비야 대성당의 간판스타인 황금 제단입니다.
맨 위에 예수님과 열 두 제자가 조각되어 있고,
그 아래에도 성경에 나오는 광경과 각종 성인을 조각해놓았대요.
모두 황금 ㄷㄷㄷ 번쩍번쩍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하도 높아서 때빼고 광내는 것도 이렇게 기계로 ㅋㅋ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스테인드글라스랑, 들어오는 빛이랑, 넘 예뻐요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하지만 뜬금없이 군데군데 이런 아랍틱한 타일 장식이 보이는게
과연 세비야구나 싶기도 하구요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렇게 성당 구경이 다 끝나고 성당에 붙어있는 히랄다(Giralda) 탑으로 올라갔습니다.
세비야에서 가장 높은 탑인데, 전망이 좋겠죠?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탑으로 올라가는 길은 계단이 아니라 이렇게 경사로로 되어있습니다.
일부러 말을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넓이와 경사를 넉넉하게 지었다고 해요.
아닌게 아니라 올라가는데 너무 힘들어서 ㅠㅠ 말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_-
30층 정도 올라가게 되어 있어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탑의 정상에는 당연히 종이 있어야겠죠 ^^
힘들기는 했지만 꼭대기에 맨 올라서니 상쾌한 기분 ㅋㅋ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우왕 세비야 시내가 한눈에 보여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여기는 성당의 뒷마당입니다.
저 바둑판 모양으로 심어져 있는 나무는 모두 오렌지 나무에요.
그래서 오렌지 정원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
나중에 보니 알카사르에도, 길거리에도, 오렌지가 아주 많더라구요 ㅎㅎ
 발렌시아에서만 오렌지가 나는 줄 알았더니 ㅋㅋ
(그런데 아무도 따먹질 않아서 좀 신기...오렌지가 주렁주렁)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렇게 위에서 내려다보니 성당의 규모가 잘 보이죠.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히랄다 탑의 그림자가...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렇게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은 후 히랄다 탑을 내려왔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성당에서 오렌지 정원으로 나가는 문이에요.
천정에 상아와 도마뱀(악어?)가 매달려있지요.
이 두 가지는 이집트 왕이 보내온 선물이라고 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위에서 볼 때는 브로컬리같이 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니 역시 큰 나무입니다 ^^;;
오렌지 나무들이 줄맞춰 심어져 있는게 재밌었어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오렌지 정원에서 찍은 성당의 뒷모습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그리고 히랄다 탑
당겨서 찍어서 느낌이 안나는데 실제로는 높아요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건 두 개 같이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렇게 세비야 성당 구경을 마쳤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아쉬운 마음에 멀리서도 한 장 찍으며...
다음은 어딜 갈까 지도를 펼치는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바로 알카사르!!!!
완전 소중 알카사르 ㅠㅠ 너무 예뻤어요.
이걸 보고 그라나다에 갈껄...땅을 쳤어요 ㅠㅠ
알카사르는 다음 게시물에 (졸려서 ㅠㅠ )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8-12-28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물 하나가 거대한 유적지네요. 멋져요! 다음 페이퍼 기대합니다~

Kitty 2008-12-29 11:58   좋아요 0 | URL
역시 유럽에 가면 저런 삐죽삐죽 고딕 어쩌구 건물은 보고와야겠죠? ㅋㅋ
알카사르는 더 멋져요 ^^

보석 2008-12-28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나도 가본 데다!^^; 비슷한 구도에서 찍은 사진도 있는 듯.ㅎㅎ
전 스페인 현지 투어로 해서 3박4일로 남부지방을 돌았는데-영어랑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로만 가이드해서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전 3박4일간 거의 꿀먹은 벙어리 신세였지요;;-그래도 눈은 정말 즐거웠어요. 개인적으로 스페인은 남부쪽이 정말 볼 게 많고 좋았어요.^^ 사진 보니 다시 가보고 싶네요.

Kitty 2008-12-29 11:59   좋아요 0 | URL
앗 보석님 그러셨구나~~ 스페인 남부쪽은 나중에 기회 나면 다시 가보려구요.
그라나다의 알함브라는 제 꿈이걸랑요. 이번에도 좀 무리해서 다녀올걸 그랬어요 ㅠㅠ

보석 2008-12-29 14:11   좋아요 0 | URL
저도 스페인 갈 때 정말 꼭 보고 싶다 생각했던게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랑 알함브라였어요. 당시 백수였기 때문에 일정이 넉넉해서 하나도 안 빼놓고 다 보고 왔지요.^^ 다음에 꼭 알함브라 보러 가시기 바랍니다. 갈 보람이 있는 곳이에요.

Kitty 2008-12-30 07:28   좋아요 0 | URL
사그라다 파밀리아 ㅎㅎㅎㅎ 저는 거기서 토하고 와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_-a
알함브라는...사실 이번에도 좀 부지런히 움직이면 가능했었는데
축구경기 표를 끊어놔서 중간에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다음에는 꼭!!!!!!

바람돌이 2008-12-29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 떼놓고 딱 한달만 스페인 갔다오면 원이 없겠다.... ㅠ.ㅠ
키티님 덕분에 눈요기라도 합니다. 근데 갈수록 부러워 죽겠으니 원.... ㅠ.ㅠ

Kitty 2008-12-29 12:01   좋아요 0 | URL
아이고 저라도 예린이랑 해아 봐드리고 싶네요 ^^;;;;
(제 몸 하나 간수 못하면서 이러고 있습니다;;;)
조만간 꼭 기회가 생기시겠죠! 홧팅!!!
 

정신없이 여기저기 뛰어다녔던 토요일이 지나고 한적한 일요일 오전...
숙소를 나와 중심가를 잠시 돌아다니다가 충동적으로 톨레도에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마드리드 근교에는 하루 코스로 방문할만한 여러 도시가 있어요.
옛 카스티야 지방의 중심지 톨레도, 새끼돼지구이 요리가 유명한;; 세고비아, 
그리고 돈키호테의 무대 풍차 마을, 대학도시 살라만카 등등...
그 중에서 톨레도와 살라만카가 마음에 들었는데 보다 가깝다는 이유로 톨레도가 낙점 -_-;;;

톨레도는 마드리드 남쪽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가량 가면 됩니다. 
전철역에 내렸는데 버스 터미널이 어딘지 몰라서 어리버리하다가 길거리에서 도너츠 굽는 청년에게 물어봤어요.
'나 버스 타고싶은데 버스 터미널이 어디니?'  
그랬더니 그 청년이 아무말도 없이 계속 도너츠를 휘젓고 있는겁니다 -_-;
내가 발음이 후져서 못 알아듣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이 뭘 물어보는데 대답이 없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청년이 갑자기 도너츠 휘젓던 국자(?)를 퉁 소리 나게 내려놓고 가판대 문을 덜컥 열고 나오더군요. 허걱;
뭐...뭐지? 바쁜데 그거 물어봤다고 화났니? ;;;
제 쪽으로 다가온 청년이 갑자기 제 팔을 잡고 옆으로 휙 끌고 가더라구요;; ㄷㄷㄷ
저를 한참 끌고 가더니 출구를 잘못 나왔다면서 저쪽 건너편에 있다고 친절하게 건널목까지 안내해주었어요 ^_^;; 십년감수;; 

어쨌든 이렇게 우여곡절끝에 버스를 타고 톨레도에 도착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은 시내 중심부에서 좀 떨어져있는데, 눈치껏 스페인 아이들을 쫄래쫄래 따라갔더니 관광 안내소 등장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관광 안내소 반대쪽에 있는 톨레도 무슨 문입니다.
안내원들이 뭐라고 했는데 까먹었어요 ^^;;;
저 문을 지나서 쭉 걸어가면 톨레도 중심가로 향하게 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날도 역시 날씨가 참 좋았어요 ^^ 춥긴했지만;;;;;
사실 가기 전에 마드리드 주간 일기예보 보고 여행 기간 중에 비온다고 해서 좀 걱정했는데
晴れ女라는 제 별명답게 여행기간 내내 햇빛 쨍쨍이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 문을 통과하면 이런 톨레도식 건물들이 등장합니다.
톨레도는 옛 카스티야 지방의 수도로 예전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도시에요.
그래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처럼 옛날로 돌아간 느낌을 주지요.
이 도시의 역사는 오히려 마드리드보다도 더욱 오래되고 깊이가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Feliz Navidad (메리 크리스마스!)
밤이 되면 예쁘게 불이 켜지겠지요? ㅎㅎ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누가 톨레도 아니랄까봐 저렇게 대문짝만하게 TOLEDO라고 ㅋㅋㅋ 
아래 보이는 Mazapane 이라는 것은 톨레도 명물 과자(빵?)에요.
아몬드와 설탕으로 만들었다는데 속에 계란 노른자 크림이 들어있는 것도 있고,
여러가지 동물 모양으로 만든 것도 있습니다.
저도 이걸 기념품으로 사와서 회사 동료들에게 나눠줬어요 ^^
맛은...음 제가 단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제 입맛에는 좀 달았어요.
그치만 한 번쯤 먹어볼만한 듯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시내 중심가로 걸어가는 길은 이렇게 오르막길로 되어있어요. 
좀 힘들기는 하지만 양쪽에 계속 가게랑 식당들이 있어서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갔어요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렇게 중세 기사 갑옷을 파는 기념품점도 있습니다 ^^
방패도 있고 칼도 있고 쇠사슬도 ㅎㅎ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길을 따라 쭉 걸어가다 보면 이런 문도 몇 개 나옵니다.
저 문을 통과하면 또 예쁜 집들이 나와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통과하면서 한 장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옆쪽은 이렇게 크리스마스 촛불 장식을 해놨어요.
밤에는 정말 예쁠 것 같은데 아쉽게도 마드리드로 돌아오느라 야경은 보지 못했어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길 옆으로 늘어선 집들...
건물이 모두 불그죽죽한 색이라서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더 멀리까지 찍어본 것 ㅎㅎ
그래봤자 별로 멀지도 않네요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드디어 중심가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일요일이라 벼룩 시장이 열리고 있더군요.
이것저것 구경했는데 빵집에서 우리나라 카스테라랑 똑같은걸 팔더라구요 ㅠㅠ
(미국에는 카스테라 없음 ㅠㅠ)  
너무 먹고싶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주문을 못하겠더군요 ㅎㄷㄷ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흑흑 ㅠㅠ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스페인 각 지역에서 온 햄이랑 쏘세지 파는 아저씨~
저 지붕에 대롱대롱 매달린 돼지 뒷다리들 ㅋㅋㅋㅋㅋ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렇게 광장에는 노천카페도 있더군요.
파에야를 파는 가게가 많았는데 뭐 굳이 여기서까지 파에야를 이러면서 그냥 지나갔습니다 ^^;

톨레도 알카사르는 공사중이라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성당을 찾아 나섰습니다.
가는 길에도 예쁜 가게가 많아서 막 구경하면서 세월아 네월아 했습니다 ㅎㅎ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또 갑옷 파는 가게!!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인형파는 가게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건 스페인판 짝퉁 러쉬인 것 같더군요 ㅎㅎ 
En Jabon Arte = Soap Art
스페인 지중해산 올리브 오일과 무슨 솔트로 만든 비누라서 뭐가 좋고 잔뜩 써있었는데
한참 구경하다가 괜찮아보여서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몇 조각 사야겠다 하고 그냥 나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보니까 시에스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문을 닫았더군요 ㅠㅠ 허탕치고 ㅠㅠ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건 찻집 ^^
일하는 언니가 넘넘 친절했어요 ^^ 영어도 잘하더라구요 ㅎㅎ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톨레도 성당이 저 앞에 보입니다.
톨레도의 길은 다 이것보다 훨씬 좁아요. 꼭 미로찾기하는 것 같아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정면에서 본 톨레도 대성당.
뭐...성당스럽죠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건 탑까지 세워서 찍어봤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줌으로 당겨서 한 장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성당 입구에요.
이날이 일요일이었던지라 미사가 있더군요. 사람이 버글버글...ㄷㄷ
그런데 교인이 아니면 7 유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대요.
사실 나중에 더 유명한 세비야 성당도 갈 예정이고
예전에 엄마랑 유럽 성당 순례(?)도 한 적이 있는지라;;; 성당이라면 지겹게 보았기에;;
딱히 끌리지가 않아서 내부는 그냥 건너뛰었어요.
사실 천주교 신자로서 성당 들어가는데 입장료 받는거 자체가 무척 맘에 안들기도 합니다 -_-;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좀 심통나서 하늘에다 대고 찍었더니 이렇게 시계탑이 찍혔어요 ㅋㅋㅋ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건 지나가는 길에 있던 커다란 빵집인데
아까 지나왔던 문을 빵으로 만들어놓았어요 ㅎㅎ
핸젤과 그레텔도 아니고 ㅎㅎ 뜯어먹고 싶어라 ^^;;
크리스마스가 가까와서 그런지 요셉과 마리아, 아기 예수 인형이 놓여있네요 ^^

참참.. 스페인에 빵집이 너무 많아서 괴로웠습니다 (전 빵순이;)
미국에서는 잘 못보는 한국틱한 빵들이 잔뜩이라 침 질질 흘렸어요 ㅠㅠ
거의 아침 점심은 모두 빵으로 해결 ㅋㅋㅋ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톨레도의 골목길이에요. 좁고 아기자기하게 생겼어요. 주변 건물도 굉장히 안티크틱(?) ㅋㅋ 
당시에는 건물 양식 뭐 이런거 생각 안하고 분위기만 보면 베니스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바르셀로나의 고딕 지구랑도 굉장히 비슷해요.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성당을 보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엘 그레코의 걸작이 있는 산토 토메(Santo Tome) 성당입니다.
무려 입장료 2.3 유로!!!! 왜 자꾸 성당에 입장료를 받냐고요!!
그러나 이곳은 과감히 스킵할 수가 없었던 것이...바로 이 작품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ㅠㅠ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The Funeral of Count Orgaz) 
역시 여기도 사진을 못찍게 해서 -_- 이미지 검색으로 퍼왔습니다;
그런데 워낙 어두워서 사진을 찍었어도 이렇게 안나왔을 것 같아요(라고 자기위안 중얼중얼 ㅠㅠ)

엘 그레코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알려진 이 작품은 성당 벽에 그려놨기 때문에 옮길 수가 없습니다 -_-;;
프라도에서 엘 그레코 작품에 감동을 많이 받아서 입장료를 내더라도 꼭 보자 생각했는데
어둑어둑한 성당 입구를 지나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이 그림은 정말 감동적이에요.

오르가스 백작은 살아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 했던 유명 인사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례식을 치를 때 저렇게 하늘에서 성인들이 내려와서 직접 백작의 시체를 무덤에 눕혀주었다고 해요.
얼굴이 파랗게 변한 죽은 백작을 두 사람의 성인이 안아내리고 있는데요,
뾰족한 모자를 쓴 할아버지는 성 아우구스틴, 발치를 잡고 있는 얼짱 오빠(?)는 성 스테파노입니다 ㅎㅎ
검은 상복을 입고 있는 장례식 참석객 중 중앙에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정면을 보고 있는 것이
바로 화가 본인이구요, 왼쪽 아래에 막대기를 들고 서있는 아이는 엘 그레코의 아들입니다.
그림의 윗쪽으로 올라가면 더욱 멋진데요,
아름다운 옷을 입은 마리아가 일단 눈에 확 띄고 마리아 발치에 있는 천사도 너무 아름답죠.
그 천사가 뭔가 유령같은(?) 것을 안고 있는데, 바로 그것이 아기의 모습을 한 백작의 영혼입니다.

실제로 볼 때에도 굉장히 크게 느껴졌는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4.6미터 x 3.6미터네요.
저 거대한 캔버스에 정말 한치의 틈도 없이 빽빽하게 지상과 하늘의 거룩한 광경을 담아냈습니다.
한참 보고 아쉬운 발길을 돌리는데 출구에서 엽서를 팔더라구요. 0.7 유로.
그러니까 2.3유로(입장료) 내고 남은 잔돈을 여기서 쓰라 이거지? 이런 생각으로 엽서를 한 장 사왔어요.
지금 사무실 큐비클에 붙어있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엘 그레코의 그림을 본 다음에는 다시 천천히 발길을 돌려서 버스정류장 쪽으로 향했습니다.
그래도 톨레도의 집들이 자꾸 눈에 밟혀서 사진 또 찍고...


이미지를 클릭하면 창이 닫힙니다.

이렇게 왔던 길을 되돌아 다시 마드리드로...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8-12-23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과 공간 모두 꽉 채운 멋진 여행이었군요. 창을 하나 건너 감상하는 저도 막 행복해져요.
저 촛불들이 다 켜지면 저 아름다운 도시는 얼마나 더 멋져질까요. 와우, 상상이 잘 안됩니다.

Kitty 2008-12-24 05:30   좋아요 0 | URL
^^ 특히 어른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도시같아요.
톨레도에서 배낭여행중인 한국인 중년 부부를 만났는데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하시더라구요.
일요일에 어디갈까 하다가 충동적으로 갔는데 너무 좋은 선택이었어요! ^^
마드리드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만 아니었으면 야경까지 보고왔을텐데 ㅠ_ㅠ

2008-12-26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7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8-12-29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쯤 머물면서 천천히 산책하고 느긋하게 차마시고 딱 그러고싶은 도시네요. 거기다 엘 그레코까지 볼 수 있다니 금상첨화!!

Kitty 2008-12-29 12:0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초콜렛차랑 츄로스 먹으면서 마냥 노닥거렸답니다.
그 덕분에 시에스타에 걸려서 가게들이 문 다 닫았지만 -_-;;
엘 그레코는 톨레도에서 거의 반평생 살았다고 하더라구요.
엘 그레코의 집도 있는데 공사중이라서 못들어갔어요 ㅠㅠ
 

이번엔 프라도 마지막 포스트가 될 듯 (이 게으름 ㅠㅠ)  
크게 49와 56A 두 개의 전시실을 중점적으로 써보겠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좋은 전시실이 많아요)


<49 전시실>

0층 도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 길쭉한 대형 전시장은
프라도 내에서 가장 유명한 이태리 대가들의 작품이 대부분 걸려있는 지뢰밭(금밭?)입니다. ^^ 
중앙에 의자도 준비되어 있어서 아픈 다리를 쉬면서 마음껏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때쯤 되니 다리가 부러지기 일보직전에 체력이 거의 바닥나서
거의 의자에 드러누워서 봤어요 ㅠ_ㅠ;;;




 1번



2번



3번


일단 들어가자마자 입구에서 가까운 쪽 왼편에 보이는 것은 바로

보티첼리의 나스타지오 델리 어네스티 이야기 시리즈 (Botticelli, The Story of Nastagio degli Onesti)
(우피치에 좀 눈물겨운 사연이 있어서 보티첼리만 보면 환장합니다 -_-;;)

시리즈 4점 중 3점이 프라도에 있고 한 점은 미국인 수집가가 개인 소장.
(개인 소장도 좋지만 이런 연작은 좀 자제하시면 안되냐고요....-_-;; 결말을 못보다니 ㅠㅠ)
참고로 네 번째 그림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결혼식 장면이죠.
 




한 그림에 여러 장면을 담은 작품을 좋아해서 ^^;; 이것도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 연작은 데카메론에 나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
실연으로 상심한 청년이 숲속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좋아하는 여성이 자기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매일 같은 시간에 저주를 받아 말탄 기사에게 쫒기며 내장이 갈기갈기 찢기는 벌을 받는 환상을 보고
그 여자에게 그 장면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비로소 결혼 승낙을 받는다는 이야기.

1번은 여자가 사냥개에게 붙잡히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고,
2번은 더 무섭죠. 기사가 여자의 등을 가르고 내장을 꺼내는데, 오른쪽 아래를 보면 개들이 내장을 뜯어먹고 있습니다;
2번 그림의 뒷배경에는 다시 여자가 기사에게 쫒기는 장면이 자그맣게 그려져 있는데, 
이렇게 해서 매일매일 반복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3번은 마을 사람들을 모아 저주가 벌어지는 숲속에서 잔치를 벌이는 장면인데
눈앞에서 자기가 저주를 받은 환상을 보게 된 맨 왼쪽의 여주인공은 경악하고,
맨 오른쪽 나무 밑에는 여주인공의 시녀가 주인공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는 장면이 나오죠.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보티첼리다운 꼼꼼한 터치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었어요.
특히 두번째 그림 섬뜩하다는 ㄷㄷ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Fra Angelico, The Annunciation)
 

이게 제 기억이 맞다면 1420년대의 원래 제단 장식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테두리가 오래된 티가 나긴 났습니다만, 어떻게 1400년대 것이 이렇게 보존되어있는지 ㄷㄷ  
일단 그림 이전에 둘러싸고 있는 금장식 프레임에 감탄했습니다 ㄷㄷ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수태했음을 알리는 장면인데 재미있게도 왼쪽에 보면 아담과 이브가 등장하죠.
구약과 신약이 짬뽕된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ㅋㅋ
왼쪽 맨 위의 빛이 나오는 곳에 보면 하느님의 손이 자그맣게 그려져있어요. 뿅-하고 빛을 쏘고 계신다는 ㅋㅋㅋ
또한 건물에 비해 인물인 가브리엘과 마리아가 매우 크게 그려져 있는데요,
그렇게 해서 인물을 더욱 강조한 것 같아요.

 




메시나의 천사에게 기댄 예수 (Messina, Dead Christ held up by an Angel)

두말이 필요없습니다. 그냥 보는 사람까지 슬퍼져요 ㅠㅠ
표정이 정말 너무 절절하죠 ㅠㅠ
고통받는 예수뿐만 아니라 항상 방실방실 웃고 있을 것 같은 천사까지 저렇게 슬픈 표정을 짓고...
옆구리의 상처가 일단 눈에 띄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손에도 못박힌 상처가 있어서 안타까움을 더해줍니다. 
중앙에 워낙 임팩트가 강한 주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뒷배경까지 소홀히하지 않은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의 머리털과 수염은 정말 정밀하게 표현을 했더군요. 

 



 
라파엘로의 추기경 (Raphael, The Cardinal)

사실 라파엘로의 작품은 이거 말고도 여러 개가 있었는데 정신이 혼미해져서 잘 기억이 안나네요. ㅠㅠ
딱히 인상적인게 없었기 때문인지...
라파엘로의 가장 전성기에 그린 그림으로, 모나리자에서 구도를 차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붉은 망토의 옷자락이 지금이라도 사각사각 소리를 낼 것 같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죠.
마치 3차원같은 2차원, 실물보다 더 진짜같은 초상화입니다.


<75 전시실>





틴토레토의 제자의 발을 씻기는 예수 (Tintoretto, Foot Washing)


역시 아주 유명한 작품이죠. 굉장히 길쭉한게 인상적이었어요.
마지막 만찬을 하기 전에 예수가 겸손과 섬김을 몸소 실천하며 제자 베드로의 발을 직접 씻어주는 장면이죠.
왼쪽의 다른 제자는 신발 벗고 있는 듯? ㅋㅋ 
주체가 되는 발을 씻기는 장면이 왼쪽 가장자리로 쏠려있고 정가운데는 엉뚱하게 강아지가 떡하니 자리잡았는데요;;
왜그런가 했더니 이 그림이 원래 걸려있던 위치때문에 그렇다네요.
오른쪽에서 그림을 바라보면 발을 씻기는 장면이 앞으로 두드러져 보이고 다른 제자들은 멀게 보여요.  


<58 전시실>





반 데어 바이덴의 십자가에서 내림(Van der Weyden, The Descent from the Cross)

상당히 꼼꼼하고 입체감이 잘 느껴지는 작품인데, 주인공인 예수보다도  
시리도록 푸른 드레스를 입고 충격에(혹은 슬픔에)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마리아의 모습이 눈에 확 띕니다.
게다가 굉장히 커서 인상적이기도 하구요. 반 데어 바이덴에 대해 좀 더 공부해봐야겠다고 느끼게 한 그림. 


<55B 전시실>

 




뒤러의 자화상 (Durer, Self-Portrait)

젊은날 뒤러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된 수작입니다.
머리가 매우 빠글빠글하다는 점과, 입은 옷이 무척 난해하다는게 인상적인데 ^^;;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옷이죠? ^^;;;




 


뒤러의 아담과 이브 (Durer, Adam and Eve) 

제가 갔을 때에는 복원 작업 때문에 아담 홀로 외로이 서있었습니다.
왜 홀아비를 만드냐구!!!!!!!! 둘이 같이 붙여놓아야지!! 

 
<56A 전시실>


쨔자자잔~ 드디어 프라도 최고의 충격 ㄷㄷㄷㄷㄷ 56A 전시실입니다.
15-16세기 네덜란드-플랑드르 화가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곳인데
브뤼겔의 죽음의 승리에서 시작하여 압권인 쾌락의 정원까지 정말 하나하나가 충격적이지 않은 작품이 없습니다.
전시실도 어두컴컴해서 전체적으로 뭔가 요기(妖氣)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_-;;;;
하여간 벨라스케스, 고야만큼이나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실! (강조)





브뤼겔의 죽음의 승리 (Brueghel, The Triumph of Death)

농민의 화가 브뤼겔, 훈훈한 계절 연작 시리즈, 뭐 이런 분위기를 떠올리면서 이 그림을 대하면
이미지 박살납니다 -_-;;;   전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을 해골 군대로 표현한 작품인데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더욱 오싹한 그림입니다 ㄷㄷㄷㄷ

해골들이 말을 타고, 칼을 들고, 고문 도구를 들고 산 사람들에게 달려듭니다.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해서 피를 흘리며 여기저기 쓰러져있죠.
그러나 적은 해골(죽음)이기 때문에 피도 눈물도 없이 베고, 자르고, 찌르고 있어요.
화폭 전체에 무수한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아무리 꼼꼼히 흟어봐도 단 한 사람도 해골을 이기고 있는 사람이 없어요. 
결국 제목 그대로 '죽음의 승리'인 것이죠. 
저도 코앞까지 다가가서 유심히 뚫어지게 봤지만 이 심난한 그림에 돋보기를 대고 보는 사람도 있더군요. ㄷㄷㄷ  
그만큼 세밀한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파티니르의 명계의 강을 건너는 카론 (Patinir, Crossing the River Synx)


요아킴 파티니르의 새로운 발견은 프라도 최고의 수확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네요. 
Patinir 또는 Patenier라고 표기하던데 뭐가 진짜 맞는 철자인지?;;;
네덜란드의 화가로 그 때까지 인물의 배경 역할에 지나지 않던 풍경을
하나의 대상으로 전면에 부각시킨 사람이죠.  

솔직히 이 이미지 파일은 원작의 느낌을 단 20%도 못 살리고 있습니다. 
저 강물의 색깔이 정말 오묘하고도 신비하고도 아름다운 진한 청록색을 띠고 있는데,
보는 순간 굉장히 이상한 느낌이 들어요.
제가 위에서 요기(妖氣)라는 말을 썼는데, 그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색입니다.
강을 건너는 영혼을 태운 작은 배의 앞에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무튀튀한 연기도 올라오는 것 같고, 입구에는 지옥의 개 케르베루스가 지키고 있지요.
파티니르는 보쉬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는데, 이 지옥에도 보쉬의 영향이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파티니르의 성 안토니의 유혹(Patinir, The Temptation of Saint the Anthony Abbot)


이것 역시 파티니르의 작품인데, 풍경만 파티니르가 그리고 인물은 다른 인물 전문 화가가 그렸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이러한 협력 작업이 꽤 흔했다고 해요.

성 안토니를 둘러싼 여러 유혹이 꽤나 흥미로운데,
아름다운 여성들이야 그렇다고 치지만 저 노파는 뭘까요?;;; 그리고 뒤에서 옷을 잡아당기는 원숭이!
엘 그레코의 그림 중 하나에서도 원숭이를 교활하고 악한 이미지로 묘사해놓은 것이 있던데 
옛날에는 원숭이를 그렇게 보았던 것일까요?
 
그러나 이 작품 또한 주목할 것은 인물보다도 뒷풍경이 되겠지요.
위의 그림과 너무나도 비슷한 분위기가 아닙니까? 
사실 파티니르의 작품이 모두 이런 것은 아닌데 왜 이런 분위기의 그림만 모아놓았는지 ㅎㅎㅎㅎ
 



 
보쉬의 7가지 원죄 (Bosch, Table of the Motal Sins)

스페인 사람들은 보쉬를 사랑하나봐요.
엘 보스코 엘 보스코(El Bosco) 그러면서 너무들 좋아하더라구요 ㅋㅋ
이 작품은 56A 전시실 중앙 탁자 유리 안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벽에 걸린 작품이 아니라서 빙빙 돌아가며 봐야하죠 ^^;;;







보쉬의 쾌락의 정원 (Hieronymus Bosch, The Garden of Delights)


너무너무 유명한 보쉬의 대표작. 백문이 불여일견 + 유구무언입니다.
이 괴상하고도, 요상하고도, 정신없고도, 환상적인 그림에 대해서는 워낙 많은 자료가 나와있기는 한데요,
실제로 보니 100배쯤 더 괴상합니다 -_-;;;;;;

도대체 15-16세기 네덜란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요?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릴 수가 있는거죠?   
그야말로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그 자체입니다;;;;;;;;;
20세기 초현실주의? 노노. 무려 16세기에 수백년 후 초현실주의를 뛰어넘은 보쉬가 있습니다 ㄷㄷㄷ
굉장히 규모가 큰데, 듣도보도못한 괴물들이 수십 수백가지 등장하죠.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이런 그림을 그리고 정신병원에 갇히지 않은게 신기하죠(정신병원이 존재하지도 않았겠지만) ㄷㄷㄷㄷ

한가지 재미있는건 딸기가 굉장히 자주 등장한다는 것인데요, 보쉬는 딸기를 좋아했나봐요.ㅋㅋ 


이 외에도 참 좋은 작품이 많았지만 너무 힘들어서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참참, 미술관 숍도 굉장히 이뻐요. 책도 많고, 구경하기 좋습니다.
저는 시녀들 마우스패드를 하나 샀어요. 매일매일 보고 싶어서 ^^ 
엽서도 많이 사고 싶었는데 제일 작은 것이 한 장에 1 유로라는 미친 가격 -_-;;; 
20불씩 입장료를 받아먹는 모마조차 50센트인데...지금 장난? ㄷㄷㄷ 할 수 없이 겸손하게 몇 장만 움켜쥐고 ㅠㅠ
쥐가 나려는 다리를 질질 끌며 미술관 카페에서 간단하게 빵이랑 차를 시켜먹은 후 아쉬운 마음으로 나왔습니다.
(10시에 들어갔는데 5시가 거의 다 되었어요 ㅠㅠ 정신차려보니 점심도 거르고 -_-;;)

자 이제는 축구를 보러 축구장으로 고고씽-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스탕 2008-12-19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사에게 기댄 예수'의 예수님은 다른 그림의 예수님들보다 살이 찌셨네요..;;;
(잘 몰라서..;;)보티첼리라는 화가인가봐요. 4번까지의 그림중 3가지만 있고 하나는 개인소장이라는 연작이요.
제 개인생각도 저런 작품은 개인이 소유하지 말고 나란히 걸어뒀으면 좋겠어요.
물론 개인 재산이니까 적정선의 보상은 필요하겠죠.
혼자 즐기지말고 여럿이 보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즘 키티님 덕분에 구경 잘 하고 있습니다 :D

Kitty 2008-12-20 0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그쵸!!!!! (무스탕님 손 덥썩 잡는다!) 제 말이 바로 그겁니다!!!!!
개인 수집가님 자제 좀 부탁드린다는...
저런 연작은 나란히 걸어서 해피엔딩까지 여러 사람이 같이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잘 보셨다니 뿌듯합니다 ^^


마노아 2008-12-20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개인수집가는 나머지 세장도 자기가 소장하지 못한 걸 억울해하고 있을 거예요.ㅡ.ㅡ;;;
예수님 피흘리고 계신데 저는 복근이 거들 착용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다니, 너무 미안한 거 있죠.천사 표정이 정말 슬퍼보여요...

Kitty 2008-12-20 16:42   좋아요 0 | URL
저 물 마시다가 뿜었습니다 거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탕님도 언급하신걸 보니 저 예수님의 몸매가 참으로 눈길을 끄나봅니다 ^^;;
개인 수집가님은 자비 좀 굽신굽신 ㅎㅎ 좋은건 나눠야죠!

하이드 2008-12-20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뤼겔 충격과 공포군요;; 보쉬.. 상상만 해도 ㄷㄷㄷ 인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고 하니, 음...

Kitty 2008-12-20 16:47   좋아요 0 | URL
진짜 충격적이에요. 해골들이 너무 무서워요;; 저 그림을 뚫어지게 보고 있으려니 영화 아이로봇인가? 거기에 나오는 로봇 군대 생각도 나고 ㄷㄷ
보쉬는 휴...시대를 앞서간건지 범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천재인건지(둘 다?) 하여간 우째 500년 전에 저런 그림이 나올 수 있었는지 그저 불가사의할 뿐입니다.

바람돌이 2008-12-29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쉬는 정말 요즘 갖다놔도 대단한 상상력이죠. 저 시대에 어떻게 저런 상상이 가능했을까 늘 궁금하다니까요? ㅎㅎ

Kitty 2008-12-29 12:04   좋아요 0 | URL
진짜 대단해요. 프라도에는 생각보다 보쉬의 작품이 많고, 스페인 사람들도 아주 좋아하는 화가인 것 같더라구요. 따로 보쉬에 대한 안내책자도 구비되어 있었어요.
 

이번엔 고야부터 시작합니다 ^^

프라도의 고야 컬렉션은 정말 대단한데요,
사실 고야가 평생 그린 그림의 대부분이 프라도에 소장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주 일부만이 스페인 내 다른 미술관에 흩어져있고, 해외 미술관까지 진출(?)한 작품은 더더욱 적어서 극소수죠.
바꿔서 말하면 고야의 진수를 보려면 프라도에 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뜻도 되겠습니다 ^^;;
벨라스케스와 쌍벽을 이루는 이 간판스타를 위해 프라도는 미술관 한 윙의 전층을 고야에게 할애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정면(벨라스케스 입구)을 바라보고 섰을 때 오른쪽 편이 무리요 입구인데, 이쪽 윙 전체가 고야의 전시실입니다.


전시실 배치랑 분위기도 그림 분위기와 비슷한데요, 큐레이터 누구인지 ㅎㅎ 저는 이러한 사소한 것에도 감동합니다 ^^;


2층 로코코 분위기가 나는 샬랄라 스타일 그림
(전시실이 흰색 벽으로 되어있고 조명도 환해서 밝은 느낌을 줍니다. 걸려있는 그림들도 마찬가지구요.)  

------------------ 계단

1층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중기 걸작들
(5월 2일, 3일, 옷을 입었다벗었다 하는 마야 등 2층보다 좀 더 심각한 그림들; 전시실은 반쯤 어둑어둑합니다) 

------------------ 계단

0층
 검은 그림들
(아주 어둡습니다; 무슨 지하실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 저는 중간층인 1층부터 봤습니다.


<39 전시실>

사실 이 39 전시실이 좀 황당한게 한쪽 윙에서 다른쪽으로 넘어가는 통로에 있습니다.
뭐 이런 통로에 전시실이 있나;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들어가봤는데 후덜덜 -_-
아니 이런건 좀 떡하니 중앙 전시실에 걸어놔야지 그냥 지나칠뻔 했잖아 ㅠㅠ





고야의 1808년 5월 2일 (Goya, The 2nd of May 1808 in Madrid: the charge of the Mamelukes)
 





고야의 1808년 5월 3일 (Goya, The 3rd of May 1808 in Madrid: the executions on Principe Pio hill)

저를 기절초풍하게 만든게 바로 이 5월 2일 5월 3일 연작이죠.
39 전시실은 반채광으로 되어있는데, 커다란 창문으로 희미하게 햇빛이 들어옵니다. 
자체 조명이 거의 없고 자연광으로 겨우 감상할 수 있을 정도죠.
그래서인지 뭔가 극적인(?) 분위기를 더해주기도 합니다. 이것도 연출일까요? ^^;;

두 그림이 한쪽 벽에 나란히 걸려있는데, 두 그림의 크기는 똑같아요. 엄청 큽니다 ㄷㄷ 생각보다 정말 컸어요.
약 4 x 3m 정도 되지 않나 싶었는데 바로 앞에서 봐서 더 크게 느껴졌을 수도 있어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방과 함께 사람이 떼로 몰려있는 전시실입니다.

일단 왼쪽에 걸려있는 5월 2일을 먼저 보게 되는데, 역동적인만큼 조금 산만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칼 하나, 핏자국 하나까지 차례차례 칠해나갔을텐데 이걸 그리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더군요.
그리고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가슴이 싸늘해지면서 흰 옷을 입은 남자에게로 시선이 확 쏠립니다.
등을 진 프랑스 군인들, 땅에 쓰러진 사람들, 주인공(?) 옆의 수도사나 아기 엄마 등등
이건 뭘 상징하고 저건 뭘 상징한다는 둥 책에서 수도 없이 설명을 읽었는데도 주변은 전혀 눈에 들어오질 않아요.
그냥 흰 옷 입은 사람만 보입니다. 보고 또 보고...다리 아프다...그래도 보고 또 보고...사람 많다...그래도 또 보고..
하여간 저 남자만 보다 왔습니다 -_-;;

특히 이 전시실에는 아이들 데리고 와서 그림을 가리키며 이것저것 설명하는 부모들이 상당히 많았는데요,
저야 외국사람이니까 그냥 멍하니 보지만 스페인 사람들이 이 그림을 바라보는 느낌은 각별하겠구나 싶더군요. 
 

<36 전시실>



 



 
고야의 옷을 입은 마야와 옷을 벗은 마야 (Goya, The Clothed Maja and The Nude Maja)


안타깝게도 제가 갔을 때에는 옷을 벗은 마야는 임대중 ㅠㅠ 옷 입은 마야만 걸려있었어요. 
이런 만행이....지금 장난합니까? ㅠㅠ
어쨌든 그래서 두 그림을 목전에서 비교해볼 수는 없었기에 옷입은 아줌마만 열심히 보다 왔습니다;
가이드에 따르면 고야는 옷 벗은 마야를 먼저 그리고 그 다음에 옷 입은 마야를 그렸다고 하는데요
이 그림의 주인공은 비밀에 붙여진 가운데 알바 공작 부인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주인공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일부러 얼굴을 마스크(가면)같이 그렸다고 하네요.
특히 옷 벗은 마야는 화가 본인이 매우 아끼는 작품이라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있었다고 하죠.

같은 배경에 같은 포즈에 (아마도) 같은 인물을 그린 작품이지만 두 작품의 분위기는 매우 다릅니다.
(이래서 꼭 같이 봐야 하는 거였다구요!! 왜 떨어뜨려 놓는건지 ㅠㅠ)
옷을 입은 마야는 좀더 뚜렷한 윤곽에 얼굴빛도 홍조를 띄고 있어서 훨씬 진짜 사람같습니다.
반면 옷을 벗은 마야는 한마디로 투명하죠. 눈같이 흰 살결도 그렇고 전체적인 실루엣도 아른아른...
표정도 조금 더 신비스럽습니다. 뭔가 이세상 사람같지가 않은...한마디로 유령? -_-;;;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두 작품을 그렸는지...고야만 알겠지요 ㅎㅎ


<32 전시실>
 





고야의 카를로스 4세의 가족 (Goya, The Family of Carlos IV)

역시 유명한 작품이죠. 이것도 생각보다 커서 놀랐습니다. ㅎㅎ 엄청 크더만요;
왕가를 그린 것인데도 중심에는 왕이 아니라 왕비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어요.
더군다나 실제로 가까이서 보니 왕비 얼굴에 주름도 많고;; 나이가 많이 들어보이더군요.
(이래서 나이가 들수록 클로즈업은 위험한거죠 ㅎㅎㅎㅎㅎ)

근엄한 왕의 가족을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그렸다는 설명이 많이 붙어있는 그림인데,
실제로 크게 괴상한 가족같이 보이지는 않았어요.
왕이 이 그림을 보고 고야의 속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마음에 들어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그림 왼편 뒷 배경에 이즐을 앞에 두고 정면을 보고 있는 고야 본인이죠.
이 구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으세요? 넵! 바로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입니다!
고야는 따라쟁이인걸까요? ㅎㅎ


<34 전시실>



 
고야의 오수나 공작 가족 (Goya, The Duke and Duchess of Osuna and Their Children)

그 외에도 수많은 왕족과 귀족의 초상화가 이 1층에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이 작품이 눈에 띄었어요.
꼭 어셔가에 사는 가족 같죠;;;;;;;;;;;;;;
오수나 공작은 고야의 초기 후원자 중 하나로, 고야는 이 가족과 매우 가까웠다고 합니다.
그런만큼 아이들에게까지 하나하나 애정을 담아서 각기 특징을 잡아 그렸다고 하는데요,
고야는 좋아하는 사람들일수록 더욱 유령같이 그려냈던 것일까요? (농담입니다 -_-;;;;;;;;;)
좀 창백하기는 해도; 아이들이 아주 귀엽습니다. 특히 엄마 무릎쪽에 넙죽 앉아있는 막내 아들이 너무너무 귀엽죠.
아이들 하나하나 들고 있는 장난감이나 부채하며, 발치의 강아지까지 사랑스러운 그림이더군요.

 

<85 전시실>

85-93 전시실은 궁전이나 저택을 장식했던 예쁜 그림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전시실 전체가 프랑스 궁전같은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풍기죠.  
이걸 보고 지하로 내려가면 도대체 같은 사람이 그린건지 적응이 안되죠 -_-;;






고야의 파라솔 (Goya, The Parasol)

고야의 샬랄라 그림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색감이 너무 예쁘지 않나요? ^^
파란 몸통에 노란 치마로 되어있는 드레스에 머리에 빨간 장식이라니 이건 그대로 백설공주가 아닙니까? ㅎㅎㅎ
그리고 머리가 까매서 그런지...앉아있는 여자의 얼굴이 꼭 동양사람처럼 보이죠. 저만 그런가요?;


<93 전시실>




고야의 성 이시드로의 초원 (Goya, The Meadow of San Isidro)


이 그림은 또 생각보다 엄청 작더군요. 길이가 40-50cm 밖에 되지 않을 듯.
뒤에 상세히 보이는 배경하며 각 귀부인들의 옷차림 동작 등등 꽤 정밀하게 묘사했다 싶었는데
확대경 들고 봐야하는 수준이;;;;;


이렇게 샬랄라 그림을 보다가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어둠침침한 분위기;;;;


<66 전시실>





고야의 거인 (Goya, The Colossus)

안그래도 방도 침침한테 색깔까지 거무튀튀합니다;
이 그림은 엑스레이로 촬영 결과 처음에는 거인이 앞을 보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하네요.
무슨 심경의 변화로 거인이 등을 돌려버린걸까요.
검은 그림들을 쭉 보다보면 저까지 우울해지는 것 같은데요,
고야는 말년에 염세주의에 빠진데다가 귀까지 멀게되면서 검은 그림들을 그리게 되었다고 해요. 
 

<67 전시실>

 




고야의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루누스(Goya, Saturn Devouring His Son)

역시 쇼킹한 그림입니다. 우중충한 분위기도 ㄷㄷ
저 위의 파라솔과 비교해보면...이게 같은 사람이 그린거 맞습니까?;
아들이 자신의 목숨을 빼앗게 된다는 예언을 들은 사투루누스는 부인이 아이를 낳자마자 족족 먹어버립니다.
마치 괴물과 같이 부릅뜬 눈이 너무 무섭죠.  
특히 이미 몸의 일부는 아버지에게 잡아먹혀서 생명을 잃은 아들의 몸인데도 불구하고
두 손으로 으스러져라 먹이(?)를 꽉 쥐고 있습니다.
눈과 손으로 권력 및 힘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어요.






고야의 독서 (Goya, The Reading)

역시 오싹한 그림이죠; 아니 왜들 저리 컴컴한데 모여서 책을 읽는건지;


<29 전시실>

그 다음에 향한 곳은 1층에 있는 또 한 명의 스페인 거장 무리요의 전시실입니다. 
무리요의 장기는 성가족, 특히 성모나 어린 아기(예수) 그림들이 끝내주죠 ^^
사랑스러운 포동포동 아가들이 그림 속에 가득해서 보고있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무리요의 작품들입니다 ^^
 




무리요의 착한 목자 (Murillo, El Buen Pastor)

엉엉 이 예쁜 아가를 어쩜좋나요 ㅠㅠㅠㅠㅠㅠㅠ
아유 정말 너무 사랑스러워서 볼을 쥐고 막 흔들고 싶어요 ㅎㅎㅎㅎㅎ
그래도 양치기라고 저 조막만한 손에 지팡이를 꼬옥 쥐고 있는 걸 좀 보세요. 한쪽 손은 양의 등에 척 올려놓고 ^^
어쩜 그 옛날에 이렇게 예쁜 아기를 이토록 생생하게 그릴 수 있었는지요. 무리요는 좀 짱인 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그림 앞에 한참을 서있었습니다.
이걸 보고 어찌나 12 전시실의 마르가리타 공주 옆에다 냅다 걸어주고 싶었는지 ㅎㅎ
둘이 사이좋게 지낼 것 같지 않나요? 비록 나이 차이는 약 1500년 이상 나지만 -_-;;; 





무리요의 성 요한과 예수 (Murillo, The Holy Children with a Shell)

조개를 내밀고 있는 아이가 예수, 물을 마시고 있는 아이가 요한입니다.
나도 물 좀 줘-하는 양 빤히 쳐다보고 앉아있는 양까지 셋트로 너무 귀엽죠 ㅎㅎㅎ






무리요의 수태고지 (Murillo, The Annunciation)

무리요의 손만 거치면 누구나 사랑스럽게 다시 태어납니다.
마리아의 얼굴이 무척 청순하고 순수해보이죠. 앞쪽에 놓은 눈처럼 흰 빨래가 그런 분위기를 더해주구요.
윗쪽의 아기천사들도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





 
무리요의 새를 쥔 예수 (Murillo, The Holy Family with a Little Bird)

역시 성가족입니다. 이번엔 아빠까지 등장하네요.
실을 잣고 있는 엄마나 아빠의 옷차림 등을 보면 매우 평범하고 검소한 가족처럼 보입니다.
다만 아기는 귀티가 줄줄 흐르네요 ㅋㅋ



<26 전시실> 




리베라의 성 야곱의 꿈 (Ribera, Jacob's Dream)


리베라는 카라바지오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은 화가입니다.
이 그림에서는 그다지 티가 나지 않지만 빛과 어둠의 대비를 뛰어나게 구사한 작품이 많죠.
창세기의 야곱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린 이 그림은 은근슬쩍 짜넣은 큰 X자 구도로 안정감을 줍니다.
한창 깊은 잠에 빠진 야곱의 얼굴과 오른쪽에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이 마치 진짜 꿈을 꾸는 것같은 분위기를 냅니다.
빛 속에 아른아른하게 보이는 천사들도 볼거리!

 
(다음은 드디어 프라도 마지막 ㅠㅠ
보티첼리, 라파엘로 등 이태리 거장들과 프라도 최고의 충격인 보쉬+브뤼겔의 56 전시실만 올리면 끝입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8-12-1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압도적인데 직접 보면 더 장관일 것 같아요.
옷 벗은 마야를 먼저 그리고 그 다음에 옷 벗은 마야를 그렸다고 쓰셔서, 대체 어느 걸 먼저 그렸는지 모르겠어요ㅠ.ㅠ

Kitty 2008-12-17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ㅋㅋㅋ 내가 미쳐 ㅋㅋㅋ 전 왜 이리 덜렁대죠? ㅋㅋㅋㅋㅋㅋ
누드가 먼저에요. 옷 벗은 마야를 그린 다음 옷 입은 마야를 그렸다네요 ^^;;

마노아 2008-12-18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야 책이 새로 나왔어요. 어제 교보에서 봤는데 키티님 페이퍼를 보고 그 책을 보니까 꼭 운명 같았어요. 완전 근사했는데 직접 보면 기절할 것 같아요^^

Kitty 2008-12-19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안그래도 책 지름신 때문에 허벅지 찌르고 있는데 마노아님까지 지름신을 부추기시네용!!! ㅠㅠ
저 책 너무 멋져요 실물로 보고 싶어요 엉엉

바람돌이 2008-12-29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야의 파라솔도 거인도 다 좋아요. ㅎㅎ 몇년전에 이곳 미술관에서 고야의 석판화 카프리초 연작 전시회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어찌나 충격을 받았던지... 정말 대단했거든요. 근데 프라도라니... 꿈의 장소입니다. ^^
얼마전에 나온 고야 화집 거금에도 불구하고 냉큼 구입해서 지금 무지 좋아하고 있어요. ^^

Kitty 2008-12-29 12:05   좋아요 0 | URL
앗!!!!!! 그 고야!!!!!!!!!! 그거 사셨단 말입니까!!!!!!!!!! 악 부러워요!!!!!!!!!!!!!!!!!
구경이라도 좀 시켜주세요 침 질질질질질 ㅠㅠㅠㅠ
 

전편에 이어 프라도 관람기 계속됩니다;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ㅠㅠ

<10A 전시실>

엘 그레코의 삼위일체 (El Greco, The Trinity)

역시 엘 그레코의 방입니다.
전시실에 들어가자마자 눈앞에 가득 펼쳐지는 이 삼위일체의 박력은 정말 대단해요. 크기도 후덜덜;;;
아마도 가장 유명한 엘 그레코의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개인적으로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완성도가 딱히 월등하게 뛰어난 것은 잘 모르겠어요.

다만 엄청난 스케일이 일단 인상적이고, 그와 함께 살짝 꼬여진 예수의 몸이 굉장한 사실감을 줍니다.
오디오 가이드에서는 예수의 몸을 그린 방식이 미켈란젤로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엘 그레코의 가슴에 손을 얹은 기사 (El Greco, The Nobleman with his Hand on his Chest)

이 방에는 이것 이외에도 초상화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은 수많은 초상화 중에서도 눈에 확 들어옵니다.  
어딘가 슬픈 것 같기도 하고 졸린 것(?) 같기도 한데 ^^;;; 옆구리에 칼을 차고 있는데도 너무나 자상해보이죠.
말 그대로 '원숙미'가 물씬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오른쪽 손은 가슴에 대고 있는 반면 왼쪽 손은 그림에서 보이지 않죠.
이에 대해서는 왼쪽 손을 등 뒤에 대고 있는 '기사의 자세'라는 설과, 아예 왼쪽 손이 없다는 설이 -_-;; 선택은 자유!
그런데 엘 그레코의 초상화는 전부 주인공의 얼굴이 길더라구요 ㅎㅎㅎ

<10 전시실>

루벤스의 방입니다. 
섬세하고 반질반질하며 포동포동한 인물들이 전시실 전체에 넘실거립니다 ㅎㅎㅎㅎ


루벤스의 사랑의 정원 (Ruben, Garden of Love)


전형적인 루벤스의 작품인데,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그림이죠 ^^
루벤스는 일반적인 화가들과는 달리(?) 비교적 행복하고 유복한 일생을 보냈지요. 결혼 생활도 원만했고.
그래서 그런지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느껴져서 좋아해요.
모든 화가가 가난과 정신병에 시달릴 필요는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 

그림의 여성들은 모두 아름답지만 특히 중심에서 약간 오른쪽에 있는
푸른 드레스의 여자가 두번째 부인 엘렌을 꼭 닮았어요.
엘렌이야 루벤스 작품에서 워낙 많이 등장하기는 하지만요.
오른쪽 윗쪽에 있는 분수는 결혼의 여신인 헤라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일부러 '결혼'의 여신을 선택한 것도 재미있구요.

<9 전시실>

순서가;;; 10을 먼저 보고 9를 보게 되었네요.
9 전시실은 길쭉한 대형 전시실로 루벤스의 작품이 가득합니다.
가운데에 의자도 있어서 아픈 다리도 쉴겸 그냥 푹 눌러 앉아서 마음껏 감상했습니다 ^^;;


루벤스의 세 여신(Ruben, Three Graces
)

긴 말이 필요없는 걸작이지요. .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를 제외한 양 옆의 두 여자는 루벤스의 첫번째 부인과 두번째 부인을 모델로 했죠.
그림에서나마 매우 사이좋게 지내고 있네요 ^^;;;



루벤스의 파리스의 심판(Rubens, Judgement of Paris)

사실 프라도에는 루벤스가 그린 파리스의 심판이라는 작품이 하나가 아니더라고요;
10 전시실에도 하나가 있고, 9 전시실에도 또 파리스의 심판이 있더군요;;; 
이것보다 더 유명한 반대 방향에서 본 그림이 있는데 미술관 홈피에서 잘 못찾겠네요;;
어쨌든 아름다운 세 여신 중 한 명을 선택하는 복터진 젊은이 파리스의 고민이 잘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ㅋㅋ


루벤스의 아이를 잡아먹는 사튀로스 (Rubens, Saturn Devouring One of His Sons)

섬뜩하죠;;; 고통에 절규하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생생하게 그려져있습니다.
나중에 고야의 검은그림 방에서 똑같은 장면을 고야 버전으로 보게되는데요,
고야의 작품은 워낙 유명해서 도판으로도 여러 번 본 터라 비교적 충격이 덜했던 반면 이 그림은 충격이 ㄷㄷㄷ
나의 루벤스는 이런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아니야 도리도리 -_-;;; 

그 외에 8전시실도 루벤스의 소품이나 초상화 등 루벤스 작품을 모아 전시하고 있습니다.
딱히 인상적인 작품은 없었던지라 다음 방으로 넘어가면..,

<9B 전시실>

A도 모자라서 B까지...도대체 전시실이 몇 개인거냐 ㄷㄷ


루벤스의 동방박사의 경배 (Rubens, Adoration of Magi)

루벤스는 계속됩니다. ㅎㅎ 스페인 궁정 화가를 했던 적도 있던 루벤스라 작품이 많더군요.
아마도 고야 다음으로 많지 않을까 싶은데...고야 작품은 정말 끝이 없더라는 ㄷㄷ
또 하나의 사람들이 떼거지로 등장하는 그림인데 가운데 약간 오른쪽에 있는 두 남자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화면 전체를 약간 어둡게 만들고 아기 예수가 있는 쪽에 마치 빛나는 태양이 있는 것처럼 표현해 놓았어요.
이 그림은 원래 훨씬 작은 규모로 그려졌다고 하는데, 그림이 완성된 몇 년 후에 루벤스 본인이 캔버스를 큰 것으로 옮기고
윗쪽 아기천사들과 오른쪽 말을 새로 그려넣어서 현재 크기로 확장했다고 합니다.
원래 그림은 아기와 마리아를 중심으로 한 왼쪽 아랫부분에 치우쳐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말을 탄 사람은 루벤스 본인이라고 하네요. ^^

<12 전시실>


대박 전시실이죠. 실제 모습이 이렇게 생겼습니다.
다만 벽지(?)의 색은 저렇게 회색톤이 아니고 좀 더 베이지색에 가깝지만요.
들어가는 순간 탁 트인 8각형? 10각형? 방의 한쪽에 보이는 시녀들!!!!!!!!!
천장이 높은 이 멋진 방은 시녀들을 포함한 벨라스케스의 여러 걸작들을 사방팔방에 매달고 있어요;;
프라도에서 가장 사람이 우글거리는 방이자, 가장 단체 관람객이 많은 방이자,
의자 하나 없어서 다리 부러지는 방입니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Velazquez, Las Meninas>


과연 명불허전; ㅠㅠ 감동의 작품입니다.
인판다 마르가리타가 너무너무 사랑스럽게 그려져있죠. 공주를 돌보는 시녀들도 마찬가지고.
너무 귀여워서 나중에 미술관샵에서 마우스패드까지 하나 사왔습니다. (지금도 잘 쓰고 있죠 ㅎㅎ)
프라도의 간판스타이자 개인적으로 나중에 보게되는 무리요의 아기예수와 짝지워주고 싶은 아기공주님입니다 ^^;;;

그러나 어휴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버글버글 ㄷㄷ 사람들을 뚫고 설명조차 읽기가 쉽지 않더군요.
벨라스케스가 그린 마르가리타는 여러 작품이 있는데 어릴 때일수록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커가면서 별로 안이뻐진다는;;;;  물론 단명하기도 했지만요. ㅠㅠ

벨라스케스의 테크닉이며 작품성이며 완성도며 이것저것 설명을 듣기는 했지만
다 떠나서 화가의 공주에 대한 애정이 너무 잘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보는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니...과연 감탄만 나오더군요.
아무런 지식 없이도 그냥 보면서 아유 귀여워~ 하면서 빙그레 웃을 수 있는 그림. 이 이상 가는 것이 있을까요.





벨라스케스의 바쿠스의 승리 (Velazquez, The Triumph of Bacchus)

그러나 이 방에는 시녀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벨라스케스의 여러 걸작들이 주렁주렁; 
옆으로 한 걸음 가면 아 이거...이거.. 또 한 걸음 가면 어..이거...뒤를 돌면 아...저거...이런 식입니다 ㄷㄷ
포도주의 신인 바쿠스와 그 술친구들(?)을 그린 이 작품도 아주 유명하죠.
주인공인 잘생긴 바쿠스보다도 더욱 눈길을 끄는 사람이 바로 정가운데 있는 구수한;; 얼굴의 농부 스타일 남자지요.
옆쪽을 보고 있는 바쿠스와는 달리 정면을 보면서 관람객과 눈을 마주치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신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이지만 완벽한 외모와 몸매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일반적인 작품과는 달리
이 그림은 보통 사람을 모델로 하여 신화를 그려냈죠. 비록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벨라스케스의 불칸의 대장간 (Velazquez, Vulcan's Forge)

아폴로신이 대장간에 들러서 부인인 비너스가 전쟁의 신 마르스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장면;;
이 작품은 특히 빛과 그림자의 처리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소식을 듣는 남자들의 표정이 인상적이에요 ^^;;;

<15 전시실>

벨라스케스의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Velazquez, Christ Crucified)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그린 그림은 무수히 많지만 역시 벨라스케스라서 더욱 절절하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배경을 아주 어둡게 처리하고 대상만 밝고 두드러지게 묘사한 것이 카라바지오 생각도 나구요.

<15A 전시실>

벨라스케스의 베짜는 여인들 (Velazquez, The Tapestry Weavers)

어떤 의미에서 시녀들만큼 기대를 한 작품인데요, 저는 이상하게 이 그림이 참 좋더라구요.
아라크네의 신화를 한 폭의 그림에 모두 담은 작품입니다.
베짜기 명인이던 아라크네는 아테네(미네르바) 여신과 베짜기 경쟁을 하게 되는데,
그 솜씨가 얼마나 뛰어났던지 아테네 여신이 뒤쳐지게 됩니다.
이에 우쭐한 아라크네는 아테네의 아버지인 제우스 신이 금비로 변해 다나에를 찾아가는 장면을 짜넣게 됩니다.
아버지를 비웃는 아라크네를 보고 격분한 아테네는 아라크네를 거미로 만들어버리죠. 평생 실을 짜면서 살아가도록;

이 그림에서는 등을 보이고 있는 젊은 처자가 아라키네, 반대쪽에 약간 나이들어 보이는 사람이 아테네입니다.
지혜의 여신인만큼 일부러 노파의 모습으로 그렸다는데, 이게 좀 신기해요. 여신은 나이를 안먹잖아요. ㅎㅎ
가운데 둥근 문 밖에는 이 경쟁의 결말이 그려져 있습니다.
여신의 모습을 드러낸 아테네가 오만한 아라크네에게 벌을 내리는 장면이고,
그 뒤에 있는 태피스트리에는 에우로파가 납치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지요.
한 겹 벗기면 또 한 겹, 그걸 벗기면 또 한 겹 이렇게 양파처럼 자꾸 이야기가 드러나는 작품이라 너무 재밌어요.

<16 전시실>

벨라스케스의 발타자르 왕자의 기마상 (Velazquez, Prince Baltasar Carlos on Horseback)

벨라스케스가 그린 왕족 남녀노소를 불문한 수많은 기마상 중 가장 귀여운 작품입니다 ^^
어린 발타자르 왕자의 앳되지만 당당한 모습이 잘 그려져 있지요.
안타깝게도 근친결혼의 폐혜로 얼굴이 유독 길어지는 유전적인 결함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녀들의 마르가리타 공주도 점점 커가면서 얼굴이 길어졌죠 ㅠㅠ 
  

벨라스케스의 브레다의 항복 (Velazquiz, The Surrender of Breda)

보기만 해도 훈훈한 그림입니다. 특히 인물들을 그린 아래쪽 반은 정말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지요.
이 그림은 벨라스케스가 야외 풍경에까지 영역을 넓힌 그림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싸움에서 결국 네덜란드군은 브레다라는 곳에서 항복을 하게 되는데
왼쪽의 네덜란드 장군이 성의 열쇠를 넘겨주고 있으며 오른쪽의 스페인 장군은 정중한 태도로 응대하고 있습니다.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을 치른 사이인데도 두 수장 사이에는 서로 존중하고 존경하는 태도가 느껴지지요.
특히 승자인 스페인 장군이 직접 말에서 내려 패장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너그러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벨라스케스는 스페인 사람이니까 더욱 우호적으로 그리기는 했겠지만
실제 전투에서도 이렇게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었다고 합니다.

에구구...이제 고야로 넘어가야 하는데 또 졸려서 다음 포스트로 미룹니다 ㅠ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08-12-15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벨라스케스의 그림중의 인물은 가분수(머리가 몸통에 비해 큰)로 그려진 것들이 많은 것 같지 않나요? <시녀들>도 그렇고, <바쿠스>도, 그렇게 보기 시작하니 왕자의 기마상도 약간 그런 것 같고.
스페인 기행문 잘 읽고 있는 중입니다.

Kitty 2008-12-16 12:21   좋아요 0 | URL
앗 말씀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ㅋㅋㅋ 얼굴을 강조한 탓일까요?
얼큰이 공주랑 말탄 왕자가 느무 귀여워요~ ㅎㅎ

BRINY 2008-12-15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르가리타 공주가 합스부르크가의 근친 결혼으로 인한 유전적 결함으로 결코 예쁘지 않았지만, 화가는 이미 어릴 때부터 정략약혼 상대자(역시 같은 합스부르크계겠죠?)가 있었던 그녀의 초상에 애정을 담아 가능한 예쁘게 그려주었다는 걸 어디선가 본 거 같네요.

Kitty 2008-12-16 12:23   좋아요 0 | URL
네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도 어렸을 때에는 귀여운 맛이 있었는데 클수록 안타까운 ;ㅁ;
벨라스케스는 왕가랑 워낙 가까워서 그런지 그가 그린 왕가의 초상화들은 다 애틋한 맛이 있어요.
고야와는 정 반대라는 ㅎㅎㅎ

바람돌이 2008-12-29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선 벨라스케스 전시실이 대박입니다. 우와 저렇게 멋진 전시실이라니.... ^^ 엘 그레코의 그림에서는 얼굴뿐만이아니라 몸통도 모두 길죠. 사실적 묘사와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오히려 신성하면서도 애잔한 분위기를 더 자아내는 것 같아요.

Kitty 2008-12-29 12:07   좋아요 0 | URL
벨라스케스 전시실은 정말 너무 예뻐요.
탁 트이고 천장이 높아서 무슨 왕궁에 들어와있는 것 같다니까요 ㅋㅋ
엘 그레코 전시실은 진짜 들어가면 쓰러집니다. ㅠㅠ
사방팔방에서 천사들이 날아올라가는 것 같아요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