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유진 피터슨 지음, 이종태 옮김 / IVP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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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흠모할만한 인간적 매력과 신적인 기풍이 우러나는 인물이다.

다윗을 떠올리면 언제나 내 머리 속에 연상되는 것은 ‘로망스Romance’적인 분위기이다. 이 글을 적는 가운데 나는 ‘로망스(로맨스)Romance’라는 단어를 적으면서 나는 ‘로마서Romans’라는 영어단어를 떠올렸다.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것은 나의 순간적인 착각이었다. 신학을 오랫동안 공부하니 이런 단어선택에 있어서도 이런 착각을 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가만히 돌아보면 이 ‘다윗: 현실에 뿌리 박힌 영성’이라는 책의 분위기를 이야기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것은 ‘다윗’에 대한 성경적인, 신학적인 분위기에 대한 색채가 이 책을 통해 문학적인, 현실적인 분위기로 아주 심도있게 유진 피터슨이 이끈다는 것이다. 푸른 초원 가운데 양 떼들을 방류해놓고 자신은 시냇가 에 앉아 수금을 연주하며 풍류를 즐기는, 시인의 자질과 음악가의 자질들을 충분히 그리고 유감없이 발휘하는 면모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다윗에 대한 상상은 교정이 필요하다. 자연이 펼쳐져 있기에 한 소절의 노래와 시가 노닐만한 구석과 공간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는 목자(양치기)의 일을 하면서 늘 경계심을 늦출 수가 없었다. 그는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양들을 지켜내야 할 목자의 책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다윗의 소년시절의 단면은 그의 인생을 다분히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기에 다윗에겐 ‘로망스’적인 요소가 다분하면서도 동시에 끊임없는 ‘유혹자’의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윗의 삶은 신적인 여가relax의 축과 인간적인 열병sickness의 축이라는 구도로 잡아 볼 수 있겠다. 이러한 두 가지 축에 대한 조망은 어쩌면 우리 인생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시종일관 다윗이라는 인물에 대한 탐색과 아울러 내 인생에 대한 자잘한 반성들reflections이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다윗의 신적인 여가relax의 축을 살펴보자. 다윗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무릉도원에 누워 풍요를 노래하며 풍류를 즐길 줄 아는, 한없이 여유로운 인물이었다. 그는 낭만적인 인물이었고 정열의 사람이었고 믿음의 사람이었다. 삶의 자잘한 기쁨들을 발견할 수 있는 여유가 존재하였던 인물이었다. 그러한 다윗의 다윗됨은 모두 신적인 경유를 가진다. 그의 삶은 바로 ‘하나님과의 끊임없는 대면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의 삶은 ‘신적theistic’이라 명명할 수 있겠다. 다윗의 하나님중심적인 삶의 정점을 보여주는 대목은 바로 ‘골리앗’사건이다. 다윗은  ‘상황적인 광야’로 늘 내몰리지만 그 가운데 그가 더욱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하나님을 추구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다윗을 더욱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가 다른 성경의 위인들과는 대별되는 ‘시와 음악’이라는 예술적인, 문학적인 요소를 소유하였다는 것이다. 시편의 무수한 시들이 그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다윗은 ‘시와 음악’은 말 그대로 ‘현실에 뿌리박은 시와 음악’이다. 고통가운데 신음하면서 그는 찬양하였고 시를 적었던 것이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 시편 57편이다. 다윗은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을 강력하게 선포하며 찬양하고 있다. 이 모습은 바로 ‘하나님을 향해 살아있는 다윗’의 모습이다. 도망자의 구질구질한 신세 가운데서도 ‘주의 이름은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는’ 송축의 장면은 잊을 수 없다.


또한 다윗의 삶은 인간적인 열병sickness의 축을 가진다. 그는 맹렬한 짐승들의 공격을 육박전으로 벌일만큼 인간적인 두려움과 불안의 열병이 가득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소년시절의 경험은 후에 사울로부터의 피난길에서 수없이 앓았고 사울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후로는 밧세바와의 간음 사건이나 사랑하는 아들, 압살롬의 사건으로 불거진 왕권문제 등이 그러한 삶의 흔적들이다. 이러한 삶은 ‘일상적earthy’이라 명할 수 있겠다. 말 그대로 다윗의 삶은 ‘역동성’ 그 자체였다.  현실안주와 안락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왕의 자리에서 하나님은 그를 ‘인생은 하나의 모험’임을, 그 모험으로 사는 인생에 주를 경외하는 법을 혹독하게 가르치신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인 법, 하나님은 다윗을 결코 고인 물처럼 놔두지 않으시고 콸콸 흘러, 굽이 굽이 흘러 시내를 채우고 강을 가로질러 바다를 향해 쭉쭉 뻗어가게끔 인도해가신다. 그것은 다윗의 삶의 생리일 뿐만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의 그리스도인들, 아니 더 나아가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고전 1:24)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삶의 패턴이다.


평생 피로 얼룩진 전쟁터에서 세월을 보낸 다윗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의 삶은 영적 전쟁터, 정신적인 전쟁터의 전사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 우리의 인생은 ‘영적 전쟁터’이다. 다윗의 인생은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유진 피터슨은 문학적인 상상력을 성경적인 텍스트에다 불어넣어 성경의 인물들이 텍스트라는 땅을 딛고 일어서서 움직이게끔 하고 있다.이 책은 삼상, 삼하, 시편 그리고 신. 구약을 넘나들며 다윗의 삶을 테마 별로 조망해가는데, 그 글 솜씨와 글맛이 압권이다. 이전에 다윗을 설교할 일이 있어 이 책을 자주 인용. 참고하면서 얼마나 흥분하였던지…그 감격과 흥분은 이 책을 들추어 볼 때마다 되살아 날 것이다. 다윗의 시적 감각과 문학적 소양과 음악적 기질을 나름대로 음미할 수 있는 특권과 그의 삶의 리얼리티를 묵상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 우리에게 유진 피터슨이라는 영적 거장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

오랫동안 부여잡고서 씨름했다. 읽지만 진도가 좀체 나가지 않아서 늘 조급해하다 이 책도 소화해내지 못했던 시간들.
이제서야 ‘다 읽었구나!’
다윗에 대한 유진 피터슨의 관찰과 해석과 글은 정말 감동과 지적 해갈함과 다윗에 대한 인간적인 찬사와 신적 경이감을 불러 일으켰다.
탁월한 책, 삼상, 삼하, 시편 그리고 신.구약을 넘나들며 다윗의 삶을 테마별로 조망해가는 작가의 글 솜씨와 글맛이 압권이었다. 깨닫지 못했던 사실에 대한 인지와 도전은 나를 많이 흔들었다. 번역도 참 잘 된듯하다. 다시 이 책을 설교 시에 참고할 것 같다. 몰랐던 사실이 이 책에 많이 수록되어 있기에…. 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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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3 - 승자의 혼미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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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이야기 3권은 2권에서 다룬 ‘한니발 전쟁’을 계기로 해서 로마는 이제 ‘팍스 로마나’를 표방하고 나선 자그마한 폴리스가 아니라 엠파이어제국(帝國)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발발하는 정치적인 여정에 발을 내디디게 된 것이다. 이 과정 가운데 여러 가지 거듭된 정치적인 소용돌이들을 경험하게 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라쿠스 형제



그라쿠스 형제의 비극적인 결말

한니발을 물리쳤던 위대한 용사, 스키피오 아프카리누스의 외손자인기도 한 그라쿠스 형제들의 시대로 로마는 나아간다. 이 두 사람은 어머니 코르넬리아의 탁월한 교육을 바탕으로 정직한 정치적 해법을 찾아나가지만 결국 그것은 로마정치의 핵심인 ‘원로원’들을 자극하는 계기로 두 사람 개혁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하지만 로마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치적인 성숙을 거듭하게 된다.


솔직히 나는 티베리우스와 가이우스 즉 그라쿠스 형제 가 비극적인 결말로 자신의 품은 뜻을 펴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더 나아가 그들이 정치판을 잘 이해하지 못함으로 인해 젊음에서 오는, 순수함에서 오는 그 열정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킨 것이다. 정치판은 사람들을 달래고 얼러가면서 가야하는 것인데 두 사람은 젊고 패기가 넘쳤고 로마에 대한 개혁의지가 너무나 강했다. 아시다싶이 너무 강한 것은 잘 부러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라쿠스 형제가 비극적으로 죽었지만 그의 어머니 코르넬리아의 집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살롱이 되었다는 것은 그라쿠스 형제의 역사적인 의미와 정치적인 의의를 시대의 정신이 읽고 있었던 것이다.


가이우스 마리우스

평범한 평민 출신의 가이우스 마리우스.
마리우스는 군제 개혁을 시행했다. 로마의 의무병 제도를 지원병 제도로 바꿈으로 정치적인 개혁을 추진했다. 마리우스는 평민 출신으로서 전쟁터에서 모든 것을 체득하면서 권력의 자리를 꿰찬 인물이다. 로마의 정치가가 될려면 군인으로서의 경험은 필수적인 요소였다. 더군다나 평민출신인 마리우스, 그에게 있어 전장의 경험은 그의 전부였다. 전쟁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전쟁이 없는 시기의 마리우스, 그에겐 정치감각의 결여가 그의 최대 단점이 되고 말았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하지만 역사적으로 마리우스를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은 그가 ‘로마가 낳은 유일한 천재’,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 혹은 케사르)와 연결되는 출발선이라고 해도 좋기 때문이다. 마리우스는 카이사르의 고모부인 셈이다. 마리우스와의 혈육적인 인맥은 과거나 현재와 마찬가지로 정치적인 인맥으로 나아가게 된다. BC 84년 카이사르는 마리우스의 혁명에 참여한 귀족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킨나의 딸 코르넬리아와 결혼함으로써 공공연히 급진파의 입장에 서게 된다. 1년 후에 술라가 동방에서 이탈리아로 돌아와 반혁명의 쿠데타를 성공으로 이끌었고, 그후 카이사르에게 코르넬리아와 이혼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카이사르는 이 명령을 거부했기 때문에 재산은 물론이고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도망자신세가 된다.

나는 왜 카이사르가 술라의 명령을 거부했을까? 생각해본다.
그는 술라 진영인 반혁명파와 대립되는 정치적 노선인 마리우스와 킨나의 진영에 서 있기 때문이었을까? 술라는 카이사르가 틴에이저였을 때 아버지를 일찍 여읜 불쌍한 애니깐 그를 살생부에서 지워달라는 주위 많은 사람들의 권유로 어쩔수 없이 '카이사르'의 이름을 지우면서도

'그 청년의 머리 속에는 마리우스가 100명 쯤은 있을 것이다...'

고 말했던 대목에서 비범한 자는 비범한 자의 미래를 내다본다고 가늠하고 싶다.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읽다보면 그렇게 볼 수 밖에 없다. 만약 이러한 관점에 대한 열정의 밀도가 떨어지면 나는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일종의 독서의 열정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동맹시 전쟁

로마는 외부의 적으로부터 시달릴 때 내부의 힘을 모아 실력을 발휘하였다. 하지만 ‘승자의 혼미’는 말 그대로 로마 정치의 ‘내장질환’ 을 다루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동맹시 전쟁’이다. 로마시민권을 달라는 동맹국들의 반발로 인해, 로마 시민권 획득을 전면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로마는 이제 ‘로마 연합’의 공동체가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국가적인 시스템'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폰투스의 왕, 미트라다테스 6세의 도발

로마는 폰투스의 왕, 미트라다테스 6세와 3차에 걸친 전쟁을 하기에 이른다. 로마의 내장질환을 틈타 로마 정복의 꾀하는 미트라다테스 6세의 도발 행위는 그리 큰 파장을 불러 오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유명한 독재관이었던 술라와 그의 영원한 보좌관 루쿨루스를 만나게 된다. 로마의 ‘내장질환’을 잠재우고 자신이 생각했던 로마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본질적으로는 보수주의자이지만 술라는 자신의 ‘클리엔테스’격인 3만 5천명의 군사를 이끌고 쿠데타를 일으키게 된다. 그는 정치적인 모든 도구를 이용해 자신이 장기적인 독재관에 봉직하기에 이른다.


술라는 굉장히 영민한 정치가, 행정가이다. 그는 로마의 원로원 체제에 대해 업그레이드를 나름대로 만들어나가고서 갑작스럽게 독재관에서 사임한다. 하지만 그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술라의 정치적인 시스템은 흔들리게 된다. 술라의 이상과 로마의 현실이 불일치, 불균형이 초래한 것이다. 물론 정치적인 결과물은 어떻다 하더라도 술라는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 펠릭스(’행운아‘란 뜻)’라고 할 정도로 행운아인셈이다.



폼페이우스



폼페이우스의 시대

반술라파에는 세르토리우스가 있다. 그는 전쟁에서 패하여 도망쳤지만 다시 군사를 모아 전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폼페이우스는 이를 평정한다. 크라수스는 ‘검투사들의 반란’을 진압한다. 모든 것을 갖춘 폼페이우스이지만 신은 폼페이우스 편이 아니었다!


로마정치도 역시 정치의 메스꺼움이 있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의 영웅들에 대한 굉장한 호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영웅들에 대한 인간적인 매력들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보고 있는 사람도 마음이 떨릴 정도다. 특히, 여자운도 없었고 부하운을 타고나지 못한 로쿨루스, 하지만 그가 지독스럽게 모은 전쟁터에서의 부로 식사하는 미식가의 습관에 대한 대목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참, 세상에는 정말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구나! 과거나 지금이나 상관없이 말이다. 그래서 역사가 재미있다! 역사는 사람이야기니깐...

하지만 ‘승자의 혼미’를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정말 로마인의 로마인다움을 느끼기 보다는 언제나 정치판은 더럽고 치사하구나 하는 생각이다. 권력의 기득권을 잡기 위해 시대의 영웅과 지도자를 갈아치우고 암살하고 죽이는 이런 모습은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를 정도이다.


승자의 혼미, 로마의 정치의 과도기적인 질병보고서

로마인 이야기 ‘승자의 혼미’는 원로원, 집정관, 호민관 이라는 이 3가지의 정치적인 구도로 나아가면서 벌어지는 과도기에서 오는 혼미함 이 화두이다. 특히 로마의 덩치가 커지면서 원로원이라는 정치체제가 가져다주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Written By Kar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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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책이라는 평이 자자한 김 훈의 책! 김훈도 섭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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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주석 21 : 이사야 1
김회권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 2006년 12월
39,000원 → 35,100원(10%할인) / 마일리지 1,9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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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오경 2- 하나님 나라 신학의 관점에서 읽는
김회권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 2006년 4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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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사사기.룻기
김회권 지음 / 복있는사람 / 2007년 7월
12,500원 → 11,250원(10%할인) / 마일리지 6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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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읽는 사무엘하
김회권 지음 / 복있는사람 / 2009년 6월
12,500원 → 11,250원(10%할인) / 마일리지 6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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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 - 양장
김진명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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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궁화 꽃이...>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김진명의 장편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하나의 허구화된 역사소설이다.
역사의 한 사건 즉 재미물리학자 이용후(본명/이휘소)박사의 살인사건을 소재로 흥미있게
엮어나가는 소설이다.

 
이용후 박사의 살인이 역사 속에 거미줄처럼 엮어져 있는 것을 주인공 권순범 기자가
사건을 부탁 받으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1,2권은 권순범 기자가 이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이 주테마이다. 이 과정 속에서 다소 영화적인 구성-필연성의 결여로 인한
디펙트Defect-이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외국에서 권순범 기자와 이미현 두 주인공이
호텔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야기나 레스토랑에서 킬러에게 적당히 조치를
취함으로써 목숨을 구한 일 등과 같은 것들이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소설의 흥미를
더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3
권은 이용후 박사의 살인사건의 전모가 밝혀진 가운데 남.북한 간의 합작으로 핵무기
개발이 추진된다. 소설의 말미에선 시간적 배경이 1999년으로 이동되어 일본이 한국에
대한 침략행위에 대해 남북한간의 합작 핵탄두 미사일로 대응한다. 결국은 일본에 대한
'
거룩한 용서'를 마지막 장(
)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3
권에서도 급진적인 스토리 전개에 따른 구성상의 무리가 없지 않다. 이러한 오점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독특함을 소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픽션을 읽는 것이
또 다른 하나의 세계를 경험하는 일종의 찰나적인 독서행위에만 그친다고 한다면
이 소설의 성과를 과소 평가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역사 소설이 주는 유익-무언가 교훈적인 의미를 강하게 어필하는-을 잘
나타내고 있다.

 
단편적으로 말한다면 우리나라 주위의 주변 강대국이 가지고 있는 시각, 일본의 독도
침공 시 우리나라 국민들의 분노함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민족적 공감대, 일본에
대응하고자 핵탄두미사일을 개발하겠다고 하는 우리 대통령의 발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 등과 같은 것이다.

 
역사에 대한 의식부재 경향이 짙은 젊은 세대들에게 김진명의 소설은 이런 긍정적인
영향도 끼쳤지만 부정적인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부정적 영향, 그것은 다름 아닌 이 소설이 이 시대와 역사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하고
미약한 우리 세대에게 주는 역사의식(인식)인 것이다. ,  소설의 픽션화된 60년대,
70
년대, 80년대의 역사의 정보-단지 우리에겐 역사에 대한 안목의 결여로 인해 그것이
단지 정보에 그칠 뿐이다-가 우리 세대에게 그것의 정제되어짐이 없이 그대로 주입된다면
역사에 대한 심한 왜곡과 곡해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 대한 경계 없이 '픽션'
그 자체를 역사인양 받아들인다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다른 소설이
줄 수 없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이 소설만이 가지는 영향력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부정적 영향이라 명명하고 싶다.

 
하지만 이 소설은 '소설'이라는 형식 속에서 오는 유한성(한계)-소설이라는 장르 그
자체가 허구성을 동반하기에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 다소 희박하다는 성질-
을 과감하게 탈피하면서 독자들에게 그것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간에 역사의식을
제공하는 영향력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소설만이 가지는 '독특함'이며 '탁월함' 이다. 제목에 대한 해석을 붙이자면,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박정희 대통령의 핵개발 계획의 암호명인 동시에 남.북한
간의 합작 핵무기 개발 계획의 암호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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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8-12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대구제일서적 독서감상문대회에서 입상한 글입니다~ㅎ
 
롤리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권택영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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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타 Lolita>

어떤 소설가는 충동(inspiration)에 의해서 소설을 쓴다. Vladimir Nabokov도 그것이 ‘Lolita'의 창작의 서곡이었다. <로리타>는 1953년 쓰여져, 1955년 논란 끝에 프랑스에서 첫 출간되었고, 영국에서는 아예 판매금지 처분이 내려졌으며, 미국에서는 1958년에야 출간 될 수 있었던 문제작!

 

줄거리

슬픈 첫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중년 남자 - 험버트의 회고록식의 이야기이다.

유럽인이며 무정부주의자인 험버트는 뜨거운 여름, 강의차 미국 뉴잉글랜드에 들른다. 샬로트라는 미모의 미망인의 집에 거처를 마련한 그는 그녀의 딸 -로리타를 본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져들게 된다. 10대 소녀와 중년 남자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안 험버트는 결국 ‘로리타와 함께 하고자하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샬로트(로리타의 어머니)와 결혼하게 된다. 험버트는 샬로트와 잠자리를 같이 하면서도 ‘생물학적으로 이것이 로리타에게 나아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방법’이다 라고 했다. 하지만 샬로트는 험버트의 병적인 로리타에 대한 집착과 애정을 알고 너무 격분한 나머지 거리로 뛰쳐나가다 교통사고로 죽고 만다.

이때부터 로리타-아무런 혈육도 없는 ‘고아’-와 험버트의 정처없는 여행이 시작되면서 ‘근친상간’의 비극이 시작된다. 처음에 조숙한 로리타는 험버트를 향하여 애로틱한 유혹을 발산하지 않지만 점차적으로 그를 유혹하는 태도가 명백해진다. 일단 금기가 무너지자 험버트의 깊게 가려졌던 성애의 폭발은 로리타를 자신의 변태적인 성적충동의 목표로 삼게되고 그녀를 독차지하려는 몸부림과 함께 타락의 행각을 만들어간다. 자동차를 타고 미국전역을 돌아다니면서 모텔과 호텔과 여관에서 지내며 여행한다.(1947년 8월부터 1948년 8월까지)...

의붓아버지인 험버트는 로리타를 ‘비어드슬리의 사립학교’에 보내어 교육에 신경 쓰기도 하지만 로리타의 정서적인 공백은 더해지고 결국 학교도 그만 두게된다. 둘의 여행은 다시 또 시작된다. 그러다가 로리타는 험버트로부터 도망치게 된다. 여기엔 이들을 미행하던 Q라는 인물이 개입된다. 로리타를 찾아 나서다 결국 포기한 험버트는 자신의 나이의 3/4인 리타를 만나 1950.여름-1952.여름 동안 떠돌아다니게 된다. 후에 로리타의 편지를 받은 험버트는 로리타를 만나러 가는데 이때 그녀는 딕의 아내였고, 이미 임신한 상태였다. 로리타를 통해 Q(퀼티)가 자신에게서 로리타를 강탈해간 인물임을 알고 그를 권총으로 살해한다.

그리고 험버트는 감옥에서 회고록을 두고서 자신의 강렬한 카르멘, 사랑이었던 로리타를 예찬하면서 소설은 끝이 난다.

 작품에 대하여

1956년 소설가인 그래함 그린이 그 해 세 권의 베스트 소설의 하나로 선정하면서 관심을 끌 게 된 <로리타>는 극찬과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이 가운데 하비 브레이튼이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평을 통해 놀랄 만치 위대한 예술 작품이라며 극찬했는가 하면 런던 선데이 익스프레스의 편집자는 <내가 읽은 소설 중 가장 외설적인 작품>이라는 비난을 보냈다. 이같은 논쟁의 와중에 독자들은 빈정거리면서도 아름다우며 독창적인 문체와 삼류 소설을 읽는 듯한 자세한 성 묘사,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 후에도 계속 앞으로 달릴 수밖에 없는 황폐한 인간의 쓸쓸함을 환기시키는 이 작품에 대해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고 한다.

 

“어린 아메리카를 유혹하여 더립히는 늙은 유럽”이라는 평론가도 있는가 하면 “나보코프의 연애사건을 낭만적인 소설로 기록한 것”으로 치부하는 이도 있다. 나의 조촐한 생각을 이야기해보자면 볼세비키 혁명 이후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Nabokov는 비록 미국시민이긴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인의 혈통이 흐르고 있다. 그의 외국인에 관점에 바라본 아메리카 대륙의 demoralized된 상황을 구석구석에 담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그림자도 스며들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여행도중에 둘이서 본 영화와 상업광고, 숙박업소의 풍경 속에서 유독 그러하다.

Nabokov는 ‘“로리타”에는 아무런 구속적 모럴도 없다. 나에게서 있어 소설작품은 내가 무뚝뚝하게 ‘미학적인 기쁨’이라고 부르는 것을 나에게 제공해 줄 때만 존재한다.‘라고 했다.

“defeat time and destroy reality"가 그의 예술론이었듯이 ”Lolita"도 그러한 경향을 보여준다.

여담

"로리콘". 10대 미만 또는 10대 초반의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고 이를 즐기는 것을 말한다. 소아에 대한 이상 성욕을 가지는 것으로 "로리타 컴플렉스" 라고도 하며,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로리타" 라고 부른다. 이미 일본의 로리콘 산업은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근대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70년대부터이다. 이 당시에는 유럽에서도 어린이 포르노가 합법적으로 제작, 유통되었으며 모방하기 좋아하는 일본은 이를 사진 예술이라는 거창한 거짓말로 포장해서 어린이 누드 사진집을 만들어 냈다. 당시의 일본은 유럽을 모방하는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청출어람이라고 할 만한 경지에까지 올라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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