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다.

아직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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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5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25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이 추웠다 더웠다 제맘대로다. 


장마가 지났음에도 좀처럼 더워지지 아니하고 학교에서 담요를 덮고 지내야 하는 날이 많다.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그런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저번 토요일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증세는 이랬다. 잠을 자고 있는데 양 어깨가 아팠다. 빠질 듯이 아팠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오로지 어깨만을 두 개의 압착기가 각각 잡아 죄고 있는 통증이었다. 얕게 신음하며 눈을 떠 휴대전화를 확인하니 아침 일곱 시였다. 맨바닥에 누워 있어서 이런 건가 하고 이불을 싸들고 소파에 가 누웠다. 그래도 아팠다. 나는 누우니까 아픈 거라고 결론을 내리고 소파에 기대 앉아서 휴대전화를 만졌다. 고모집이었고, 고모가 깨려면 아직 한참의 시간이 더 지나야 했다. 앉아 있는 것은 좋은 선택이었으나 금세 통증은 재발했다. 침대 위에 엎드려 누워 봤다. 한 팔을 구부려 턱을 받치고 다른 팔은 쭉 뻗어 몸 옆에 붙였다. 어라, 괜찮다. 아프지 않다. 아프지 않자 잠이 왔다. 나는 그 자세로 잠에 빠져든다. …2014년 7월 24일에.



고모가 일어났는지 부엌이 시끄러웠다. 고모가 나를 불러 깨웠다. 일어나니 아직 어깨가 아팠다. 게다가 몸에 힘이 쭉 빠지고 열이 났다. 호되게 아플 징조가 보이는 듯 했다. 고모는 뭘 먹기는 해야 한다며 아픈 나를 이끌고 식탁에 앉혀 볶은 오리고기와 열무김치를 차려주었다. 나는 먹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다시 침대에 가 누웠다. 


병원에 가는 길이 천리만리였다. 차에 오르는 것도 계단을 오르는 것도 고통이었다. 걷는 것이 힘들었던 나는 병원 계단을 오르며 할머니들의 심정을 이해했다. 힘겹게 접수하고 진료실에 들어갔다. 열이 높았다. 간호사가 9.8입니다, 하더니 의사가 심각하군, 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당시엔 못 알아들었는데 39.8도를 말하는 것 같다. 내가 이마를 짚어보았을 땐 그리 뜨겁지 않았는데 39.8도라. 나는 수액실에 누워 링거를 맞았다. 삼십 분 정도 잠들었다 일어나니, 등이 흥건히 땀에 젖어 있고, 뭐랄까 정신이 밝다. 하루종일 힘이 없고 어지러워 정신이 흐릿했던 것이 명확해진다. 온몸의 힘과 수액의 영양소가 모조리 정신으로 향한 것처럼 밝다. 어깨 통증도 괜찮고 몸에 힘도 어느 정도 있다.


나, 링거를 맞아 힘을 차린 몸을 이끌고 남해로 향했다. 도중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곧장 집에 가지 말고 읍내에 들르라는 거였다. 나는 터미널에 내려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지 않고 읍내 도서관에 갔다. 나를 만나기 위해 보충수업을 몰래 빠져나왔다는 친구와 만났다. 그는 목적지를 묻는 내 말을 철저히 무시한 채 나를 어디론가 이끌었다. 자주 가는 노래방도 제치고 PC방도 제친다. 우리는 유동인구가 적은 외곽지의 편의점 앞에 도착했다. 그는 나를 두고 편의점에 들어가더니 검은 봉지를 하나 들고 나왔다. 거기엔 술이 두 병 있었다. 나는 불만을 표했지만 그는 강경히 나를 두고 과자와 탄산음료를 더 사왔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근처의 고층 정자였다. 그는 성큼성큼 정자 위로 올라가더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도 속절없이 그 옆에 앉았다. 그는 종이컵의 1/4 정도 술을 따르더니 내게 건넸다. 내가 받지 않으려는 제스처를 취하자 다짜고짜 손에 쥐어줬다. 그 뒤로 나는 두 잔 정도만 더 마시고 그가 다 마셨다. 두 시간 정도였을까. 바람을 맞으며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오래 했다. 술 때문일까, 왠지 싸한 배를 움켜쥐고 집에 돌아왔다.


다음 날, 일요일이었다. 배가 아파 잠에서 깼다. 새벽 네 시. 화장실에 갔다. 설사를 했다. 한 시간의 간격을 두고 그 새벽, 계속해서 잠에서 깼다. 장염의 시작이었다. 배가 아파 교회 사모님께 소화제를 얻어 먹는다. 소화제를 먹어도 그대로다. 결국 오후 예배 반주를 하지 못했다. 나,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설사는 자꾸 나온다. 달팽이처럼 초록색 물만 나온다. 월요일은 결석하고 화요일에 학교 보충에 나갔더니 친구들이 몸이 얇아졌다고 걱정한다. 내가 봐도 많이 수척해졌다. 그리고 사흘이 더 흘러 금요일이다. 보통은 사흘이 지나면 몸이 낫는다는데 나는 근 일주일 째 몸이 낫지 않고 있었다. 그나마 설사의 횟수가 줄었고 음식의 섭취가 가능해졌다. 다 나았나 싶었다. 다시 토요일이 돌아왔다. 순환인건지, 머리가 아프다. 쿡쿡 쑤시는 것 같아 고개를 돌리지 못할 통증이다. 두통은 일요일까지 이어진다. 반주를 하는데 몸에 힘이 없다. 집에 돌아와 내리 잤다. 다음 날, 학교에 갔는데 토할 것 같은 울렁거림이 있다. 머리가 싸해지고 눈 앞에 노래졌다. 동일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탈수 증세였다. 나는 당장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았다. 이렇게 나는 이주 동안 링거를 세 대 맞았다. 


아직 설사가 멎지 않았다. 몸은 이제야 괜찮아진 것 같다. 국밥을, 어제는 순두부찌개를 푹푹 떠 먹었다. 쓰고보니 글이 너무 장황하다. 아무도 아픈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 속에 쌓인 것이 많았나 보다. 아픈 몸을 이끌고 학교에 나가는 것이, 방학인데도 더위를 뚫고 학교에 나가는 것이 꽤 억울했나 보다. …2014년 8월 2일에.



…비가 쉴 새 없이 내린다. 태풍이 북상한다고 하더니 정말 태풍이 부는 것 같다.


엊그제, 그러니까 목요일이었다. 사흘 정도 강렬하게 해가 빛을 뿜어냈다. 공기는 텁텁했고 날은 뜨거워서 우리는 고생을 꽤 해야 했다. 나는 매일 등교하며 해가 투명하다는 생각을 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오롯이 떠 있는 태양은 노랗다 못해 밝은 빛을 냈다. 다행히 에어컨을 틀어주어서 우리는 꼼짝없이 반 안에 갇혀 생활했다. 밖에 나가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속에서부터 열이 나 옷자락을 펄럭이며 수업에 들어갔다. 한창 수업을 하시던 선생님이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라리 조금 습한 것이 지금보다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그 후로 이틀, 비가 내린다. 나무가 휘어질 듯 바람이 분다. 나는 창가에 서서 언제까지 비가 내리나, 중얼거린다. 입이 심심해 간식거리를 사러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내린다. 공기가 차갑다. 팔 월, 공기가 차가워 나는 어색하다. 선풍기를 강하게 틀고 창문을 꽁꽁 닫는다. 공기가 탁하다. …2014년 8월 2일에.



이틀을 내리 내린 비가 그쳤다. 하늘은 여전히 흐리고 바람은 세게 불었다. 언제라도 비가 다시 내릴 것 같았다. 교회에 갔다와서 집에 누워 있으려니 할아버지가 옷을 챙겨 입고 동생을 데리고 나오라 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창고 지붕이 날아갈 것 같아 고정을 해야겠다고 했다. 동생과 나는 투덜거리며 슬리퍼를 신고 할아버지를 따라 나섰다. 낭패였다. 창고에 가는 길이 공사 중이었다. 온통 흙길을 슬리퍼 차림으로 걸어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미끄러지고, 발에 진흙이 묻고. 할아버지는 공사장 길가에 아무렇게나 놓인 파이퍼 두 개를 각각 하나씩 들고 오라고 했다. 창고에 도착했다. 얇은 철판 지붕이 바람이 불 때마다 덜컹거렸다. 동생이 지붕 위로 올라가 파이퍼를 받아 들고 고정시켰다. 파이퍼를 밧줄로 묶어 고정시키려는 찰나에 무언가가 얼굴을 때렸다. 비였다. 바람을 타고 빗방울은 얼굴을 강타했다. 순식간에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온몸이 쫄딱 젖은 채로 지붕 고정 작업을 계속했다. 


동생과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간다. 공사 중인 도로 바로 옆에 개울이 흐른다. 이틀 동안 내린 비로 물이 더해져 마치 계곡처럼 유속이 빠르고 물이 맑다. 나는 주저없이 개울에 들어가 몸을 씻는다. 동생도 뒤따라 들어와 발을 담근다. 비는 계속 내린다. 몸이 으슬으슬 춥다. 동생은 자꾸 가자고 재촉한다. 나는 개울에서 몸을 꺼내 동생의 뒤를 따라가다 진흙을 밟고 미끄러진다. 다리가 더러워졌다. 다시 개울로 되돌아가 몸을 씻고 집으로 간다.


감기에 걸릴 듯하더니 몸이 괜찮다. 역시 튼튼하다. 한 번 열병을 앓게 되면 한동안은 괜찮다. 원체 몸이 튼튼하다. 잘 아프지도 않고 철도 소화할 정도로 장이 좋다. 가끔 저렇게 아플 때가 있다. 아플 때면 심하게 아프다. 오래 아프다. 그래서 힘들다. 열병처럼, 지나간다. …2014년 8월 3일에.



아픈 동안 신경숙의 '외딴방'을 읽었다. 나의 집중 시간은 단편 소설을 한 자리에서 읽어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많아봐야 삼십 분. 내킬 적마다 단편 소설의 분량씩 그 긴 소설을 읽어나갔다. 집중을 잃지 않기 위해 정신을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서술자의 감정선을 따라 흘러가듯. 한강의 소설을 읽으며 형성된 독서법이 신경숙에게도 적용된다. 역시 다르다. 한강과는 다르다. 신경숙의 감정선은 한꺼풀 더 막혀 있다. 한강의 감정선은 해안가의 파도 같다면 신경숙의 감정선은 스노우볼 안의 물결이다. 감정선에 몸을 싣고 흐르기 어렵다. 더 많은 집중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 번 편승하게 되면 수월하다. 잔잔히 물결을 따라갈 수 있다. 스노우볼 안의 눈송이도 즐기고 눈사람도 보고 고요도 느끼면서.


'외딴방'을 읽으면서는 한숨을 자주 쉬지 않았다. 한강을 읽을 때에는 장을 넘길 때마다 꽉 막힌 가슴을 뚫어주기 위해 크게 숨을 쉬어줘야 했다. 신경숙에게서 그런 숨막힘을 느끼진 않았다. 다만 마지막 장, 희재 언니가 나오는 장면에서 나는 자주 책장을 넘기는 손길을 멈추어야 했다. 작가가 느꼈을 감정을 나도 안다. 어렴풋이나마. 내 마음을 읽는 듯한 문장이 나올까봐, 그 문장을 읽고 더는 버티지 못할까봐,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를까봐, 나는 두려웠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이 문장에서 퍼져나오는 떨림을 안다. 그 대상이 내가 부모를 떠나와 처음으로 마음을 준 사람이었을 때의 고통을 안다. 어렴풋이나마. 나는 겪지 않았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이 죽음을 겪었다. 상상할 수 없었던 요절.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믿지 못했고, 실감하지 못했고, 지금도 떨떠름한 그 죽음에 우리는 휘청거렸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어깨를 붙들고 울면서 쓰러지려는 몸을 지탱했다. 울음, 나는 담담히 그를 받쳐주었다. 아팠던….


희재 언니의 죽음에 자신이 관여되었다고 느꼈을 신경숙의 마음이 읽혔다. 그녀는 직접적으로 글에 적어두진 않았지만 나는 글 저편에 놓인 그녀의 마음이 들리는 듯하였다. 그녀의 말못할 주저가 보이는 듯했다. 그녀는 모든 것을 드러내고 싶었지만, 그리하여 자신의 영원한 문학적 숙제를 풀어내고 싶어했지만, 그녀에게도 일말의 한계점은 있었던 것이다. 한계선을 넘어가면 그녀 자신이 버티지 못했으리라. 아니라면, 오랜 세월이 그것을 덮었을지도. 먼지처럼, 더께처럼, 살점처럼 그것을 덮어 그녀 자신이 발견하지 못하도록 숨겼을지도.


글을 쓰고 있는 내 집중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한 곳에, 글에 모이지 않는 정신.  …2014년 8월 3일에.











몸에 힘이 빠질 때, 차라리 정신을 잃고 싶을 때, 집중을 잃고 쓰러져 있을 때, '외딴방'을 읽을 때마다 들었던 노래가 있다. 흑인 여가수의 노래다. 잔잔한 알앤비의 노래인 이 노래는 영화 'The Help'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다. 우리 삶에 잔잔하면서도 힘 있는 용기를 북돋우는 좋은 영화인 The Help의 OST답게 이 노래는 희망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 아주 긴 여정이 될 거라고 밝히면서 노래는 시작한다. 


아주 긴 여정이 될 거야. 아주 높은 언덕을 오르는 것 같을 거야.  …물론 아주 힘들 거야. 외로운 밤이 닥치기도 하겠지. 그러나 난 나아갈 준비가 되었어. 내 삶을 가로막던 것들이 사라졌어. 기뻐. 난 이제 살아갈 수 있어. 무엇이든 해낼 것 같아. 마침내, 숨쉬는 게 두렵지 않아. 당신이 말했던 것들, 당신이 했던 모든 것, 당신은 진실을 부정할 수 없어. 내가, 살아 있는 증거니까.


노래의 감동이 영화의 감동으로 이어진다. 영화를 다시 한 번 보려다가 그만둔다. 그저 가슴에 응어리지는 뭉클함을 만진다. 영화가 내게 주었던 용기와 희망이 가슴 속 어딘가에 묻어져 있다 피어나려 한다. 신경숙의 제주도에서의 단상들이 스쳐간다. 영상으로 내 머리를 흘러갔던 모습들. 파도가 치고, 그 파도에 앉아 바닷물을 맞는 여성의 모습. The Help의 마지막 장면이 오버랩된다. 인적 없는 긴 거리를 걸어가는 여성의 뒷모습.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응축된 여인의 등.  …너무 많은 감정이 내게 닥쳐온다. 


창가에 걸어간다. 물을 한 잔 따라 마셨다. 이제는 비가 그친 것 같다. 아니 아직 그치지 않았다. 눈물을 쥐어짜듯 방울방울 떨어지는 비. 떨어질 때가 아닌 은행잎이 초록의 몸을 물웅덩이에 담근 채 짓이겨진다. 은행잎 무더기를 한참 바라본다. 맞은편 창문을 건너다보다 잘 보이지 않는 하늘을 쳐다본다. 까맣다. 감정을 정리한다. 내일 입을 빨래가 잘 마르도록 뒤집어준다. 제습기를 틀어 빨래를 향해 놓는다.  …그야말로 고요한 밤이다. 선풍기 소리만이 고요를 뚫는다.


낮에 좋은 문장을 하나 생각했었는데 메모해두지 않아 잊었다. 신경숙은 문장을 메모해두는 편이 아니라고 했다. 글과 생각이 그 문장에 한정되어버리는 것 같다고. 글의 자유성을 존중해주는 그녀의 말에, 그녀조차도 글이 완성될 때까지 무슨 글이 나올지 모를 때가 있다는 말에 나는 위안을 얻었다. 글의 구조를 짜놓을 집중력이 없는 내게 글의 시작은 늘 어려웠다. 시작만 어려웠으랴. 아무런 생각도 없이 글을 시작하니 도무지 글이 전개되질 않았다. 그리고 떨어지는 펜. 그렇게 공책에 흔적으로 남은 짧은 글이 수두룩하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떻게 소설을 써야할지 갈피가 잡히는 것 같다. 일단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 큰 플롯을 잡는다. 구조를 짜겠다는 압박감을 갖지 않고 대강의 흐름만 잡는다. 머릿속으로. 그리고 무작정 써보는 거다. 어떤 글이 나올지 두려워하지 않고. 다음 문장을 차분히 기다린다. 그것이면 될 거 같다.


시험의 압박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안심하고 있었더니 자소서가 나를 억누른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일이 내겐 버겁다. 나는 나를 소개하는 일이 영 어색하다. 나는 남을 칭찬하고 세워주는 일엔 자신이 있다. 나는 남을 누구든 사랑하니까. 그러나 나는 나를 사랑하는가. 나는 이 질문에 곧바로 답할 수 있다. 답은 아니오, 이다. 나는 나를 깊이 생각해본 적도 없고, 내 몸을 위해본 적도 없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데 자기를 소개할 수 있을까. 나는 걱정스러워서 자기소개서를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렇게나 자기를 사랑하라는 메세지를 담은 영화와 소설을 보아와 놓고서는. 


이제 나는 전혜린을 읽어볼까 한다. 우연히 발견한 그녀. 내게 어떠한 울림을 줄는지. …2014년 8월 3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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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 2014-08-05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에요!!!!! 오랜마에 보는 이진님문체에엥! 이제 보니 문체가 제가 아는 어떤 아이의 문체와 비슷합니닿ㅎㅎ 외딴방이란 책 한번 읽고 싶네요. 건강해지셨다니 다행이고요, 자소서 화이팅입니다! 저도 이진님도 자소서ㅠㅠ

2014-08-25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4-08-26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그간 고생을 하셨네요. 건강이 제일입니다. 늘 단련하고 몸을 보호하세요.
 






내일 모레 월요일이면 드디어 기말고사입니다.

저희는 시골이기에 수시로 대부분 대학을 가는데,

수시는 3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만 성적을 반영하므로

저는 이번 시험만 치르면 저를 옭아매왔던 시험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벌써부터 나흘만 있어봐라, 하고 싶은 거 다 할 거니까,

라고 중얼거리면서 계획도 세우고 있어요.

(사실 지금도 영화 볼 거 다 보고 있지만)

이렇게 짬 내서 들어올 시간도 없이 공부해야할 텐데.


시험 끝나면, 집에 쌓인 책 읽고, 알라딘도 다시 열고,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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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4-07-05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이진님. 뽜이링~~~!!!
나중에 후회 남지 않는 나흘 되시길 바라요 :)

꼬마요정 2014-07-0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이진님! 힘내요!!
나흘이면.. 나흘이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어요~^^
나흘동안 후회없이 불태워요~^^

비연 2014-07-06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에요~ 이제 알라딘에서 자주 뵐 수 있겠네요^^

2014-07-08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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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알고 있다. 내가 죽음에 관하여 얼마나 약한지.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척 연기하지만, 속에서 끓어오르는 혼란과 공허감을 얼마나 견디지 힘들어하는지 너는 안다. 혹여 그 죽음에 좁쌀만큼의 희망이나 행복이 비칠 때 나는 미치기 직전에 이른다는 사실을 너는 안다. 입술을 깨물고 두 눈을 부릅뜨며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너는 수없이 보아 왔다. 너는 내 등을 다독이거나 어깨를 붙잡거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거나 떨리는 목소리로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는다. 너는 묵묵히 내 옆에 앉아 있다. 내가 손을 뻗어 너의 허리를 감싸 안고 엉엉 울 때까지 너는 망연히 앞만 바라보고 있다. 무심히 너는 내 팔을 잡아 네 몸쪽으로 밀착시킨다. 나는 너의 손길이 따뜻해서 너에게서 몸을 떨어뜨린다. 나는 눈물을 훔치며 너의 행동을 따라 한다. 앞을 본다. 우리의 시야를 가로막은 높은 건물을 응시한다.

너는 강하다. 세상의 질감을 만져가며 느리게 걸어가는 너는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네가 의연하다고 한다. 나는 그들의 천진한 문장을 분쇄하여 흩뜨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른다. 내가 틀렸다. 그들도 틀렸다. 너는 강하지도 의연하지도, 그렇다고 초연하지도 않다. 너는 나보다도 그들보다도 여리다. 너는 나보다도 그들보다도 약하다. 너를 강해 보이게 만드는 것은 난도질당하여 피가 철철 흐르는 네 작은 심장을 감싸고 내려앉은 수 겹의 딱지이다. 너의 눈물과 피가 더는 보기 싫었던 시간이 내린 단단한 더께이다. 너는 무수한 깊은 상처가 무디어진 결과이다. 너의 심장을 건드리는 고통은 더는 없다. 


네가 우는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 너는 불평하거나 투정부리지 않는다. 너는 내게(어쩌면 다른 이들에게도) 기대지 않는다. 의지하려 하지 않고 네 감정을 철저히 숨긴다. 너는 늘 받아주는 쪽이었다. 반듯이 한자리에 서서 나의 고통을 너는 말끔히 흡수하여주곤 했다. 나는 네게 미안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으면서도 고통을 덜어내고 싶었기에 나를 네 앞에 모조리 뱉어내 왔다. 너의 시선은 내 말을, 단어들을 지켜보듯 우리 사이의 공간에 머물러 있었다. 하루는, 말이 없던 네가 입을 열었다. 공간이 젖어 있어. 나는 그 후로 네게서 떨어지는 눈물을 읽을 수 있었다. 네가 길을 걸어갈 때마다, 숟가락을 들어 밥을 퍼 입에 욱여넣을 때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때마다 운다는 것을 발견했다. 너는 조용히 네 감정을 배출하고 있던 것이다. 무엇이 너를 이토록 은밀히 울게 하나. 어린 너를 장악하고 완전히 바꾸어버린 그 봄인가. 네가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시리디시린 그 봄인가.


네게 너를 가장 괴롭게 하는 것이 무어냐고 물어보았을 때 너는 허기라고 답했다. 그 봄 이후로 너는 먹는다는 것에 치욕을 느꼈다. 음식을 앞에 두고 손을 바삐 움직여 주린 배를 채워야 하는 의무가 역겨웠다. 너는 굶을 수 없었으므로 죽지 않을 정도로만 밥을 먹었다. 그마저도 목을 넘기기 전에 뱉어내기 일쑤였다. 쌀알은 모래 같았고 김치는 최루탄 같았다. 너는 수척해졌고 깡말라갔다.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다. 죽음에 결부된 슬픔을 끝까지 견뎌보자고 마음먹은 나를 번번이 굴복시킨 것이 허기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익숙해진 장례식장에서, 어린 나는 새빨간 기름이 둥둥 떠 있는 육개장을 함부로 퍼먹으며 엉엉 울었다. 속에 생긴 빈자리에 토란 줄기와 퉁퉁 불은 쌀알이 박혀 영영 소화되지 않고 내 신체를 이룰 것 같아서 구역질이 났다. 나 자신에게서 욕지기가 났다. 먹는다는 것은 너무도 일상적인 행위이기에,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도 그만둘 수 없다는 사실이 싫었다. 진심으로 애도하는 것 같지가 않아서, 죽음이 일상이 되는 것 같아서 밥숟가락을 들기 힘들었다. 

 

아무것도 읽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허기가 느껴졌다. 어머니가 부쳐준 올배쌀을 공기에 담아와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묵묵히 쌀알을 씹으며 그녀는 생각했다. 치욕스러운 데가 있다, 먹는다는 것엔. 익숙한 치욕 속에서 그녀는 죽은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배가 고프지 않을 것이다, 삶이 없으니까. 그러나 그녀에게는 삶이 있었고 배가 고팠다. 지난 오년 동안 끈질기게 그녀를 괴롭혀온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허기를 느끼며 음식 앞에서 입맛이 도는 것.

네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가끔 죽은 이들을 생각한다고. 그럴 때마다 나는 항상 입에 무언가를 넣고 씹고 있다. 음식물의 즙이 입천장으로, 혀로 배어들 때 나는 죽은 이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피가 모조리 빠져나가 쪽빛으로 푸르렀던 주검의 얼굴, 뇌가 멈추었지만 아직 심장만은 남아서 뛰고 있는 평온한 얼굴, 중력으로 늘어난 피부 위에 아로새겨진 주름이 가득한 얼굴. 얼굴에 놓인 표정은 모두가 어둡다. 찡그려져 있다. 마치 나는 힐책하듯. 나는 입에 든 것을 뱉고 싶어진다. 토하고 싶어진다. 죄의식을 내게서 떨쳐내고 싶어진다.

악취미…… 라고 너는 말을 하려다 말았다.

나는 너를 언제나 아파한다. 나는 너를 염려한다. 네가 세상을 등지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으려 하면 나는 가슴에 무언가 마치는 것이 느껴진다. 너를 어떻게든 돌려놓고 싶지만 그렇게 하는 게 너를 더욱 상처입히는 일 같아서, 사실 그것은 너를 위한 행동이 아닌 나를 위한 행동인 것 같아서 나는 매번 포기한다. 너는 내 이야기를 전부 듣고 나서 한마디씩 너를 꺼낸다. 너의 봄을 내게 한 덩어리씩 꺼내 놓는다. 너의 목소리는 나직하다. 떨림이 없다. 시를 낭송하듯 무감각하게 너를 읊는 네 모습은 결기로 둘러싸여 있다. 나는 그 순간이 아프다. 너를 알고 싶으면서도 너를 아는 것이 두렵다. 무섭다. 너의 목소리가, 너의 단어들이 활처럼 내 심장에 와서 박히므로 나는 너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피를 흘리는 셈이 된다. 생각한다. 내가 흘리는 피의 양은 네게 비하면 얼마나 적은가.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들으며 느끼는 고통은 네게 비하면 얼마나 하찮은가.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이 옳은 일인가 회의한다.

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범죄자를 구타하고 불태워 종내 죽이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끔찍한 영상이라며 무심코 네게 보여주었다. 영상이 중반쯤까지 재생되었을 때, 각목에 맞아 튀어나온 자신의 눈알을 보고도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사내가 구타하는 자의 다리를 힘겹게 붙드는 장면이 눈에 비치었을 때에야 나는 깨달았다. 너에게 이걸 보여주다니.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너를 돌아다보았다. 너는 담담히 영상을 보고 있었다. 너의 시선은 맞는 자에게도 구타하는 자에게도 향해 있지 않았다. 너는 눈알을 보고 있었다. 사내 옆에 떨어져 흙이 잔뜩 묻은 눈알. 이제 제구실을 더는 하지 못하게 된 그것을 너는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영상을 종료하지 못했다. 사내는 그사이 자신의 마지막 힘을 다해 눈알을 쥐었다. 사내의 숨이 외마디 신음과 함께 끊어지고 나서야 너는 몸을 움직였다. 너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너의 눈은 공허했다. 너의 뇌가 들여다보이는 듯 텅 비어 있었다. 너의 눈은 빨갰다. 어찌나 힘을 주었으면 실핏줄이 터졌다.

그리고, 쏟아지는 말들.

나는 그것을 잊었다. 잊지 않고선 견딜 수 없었다. 너의 고통, 그네들의 고통, 나와 비견할 수 없는 그것을…….

 

나는 떠오르는 죽은 이들의 이름을 부르곤 한다. 아무도 들을 수 없을 작은 목소리로 나직이 그들의 이름을 한 글자 한 글자 읊조린다. 죽은 이의 이름을 부르는 건 일종의 초혼(招魂) 의식이기에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혹여 그가 왔을까. 기척이 느껴질까. 너의 어머니가 네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었다. 네가 그곳을 떠난 뒤였을 것이다. 네 어머니는 구부러진 허리를 지팡이로 지탱한 채 대문을 나왔다. 그녀로선 최고 속력이었다. 느릿하게 대문을 나온 뒤 네가 걸어갔을 땅의 자취를 눈으로 훑었다. 네가 남기고 지나간 체취를 감지한다. 그녀는 쉰 목소리를 내뱉는다. 그녀는 외로우시다. 그녀는 매일 자기를 책망한다. 너는 네가 변한 것처럼 그녀 또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다. 네가 잘못했단 말은 아니다.

 

네 중학교 학생증에서 사진만 오려갖고 지갑 속에 넣어놨다이. 낮이나 밤이나 텅 빈 집이지마는 아무도 찾아올 일 없는 새벽에, 하얀 습자지로 여러번 접어 싸놓은 네 얼굴을 펼쳐본다이. 아무도 엿들을 사람이 없지마는 가만가만 부른다이. ……동호야.

 

나는 위로하는 법을 모른다. 우는 사람 곁에 있으면 나는 얼어붙는다. 그래서 나는 애초에 포기한다. 어설픈 말을 건네기보다 너를 흉내 내 가만히 있기로 한다. 우는 네 곁에 함께 있어주기로 한다. 언젠가 네 상처가 모두 아물고 딱지가 떨어지고 새 살이 돋는 그 날까지 동행하기로 한다. 네 이름을 자꾸 부르며 너를 머릿속에서 지우지 않기로 한다. 네가 나를 돌아보면 봄의 시린 풀빛을 지울 수 있는 따듯한 미소를 너에게 건네주기로 한다. 내게 사원이 된 네 속에 나의 촛불이 아른거리면 나는 그제야 걷는 것을 멈추기로 한다. 다짐한다.

 

나는 강둑에 앉아 있다. 내 시야를 가로막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 눈앞에 강이 흐른다. 촉촉한 소리를 내며 강이 흐른다. 자유롭다. 자유다. 자각하지 못했던 자유다. 흐르는 눈물을 닦지 않는다.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운다. 슬픔이 아니다. 양심. 그렇다, 양심이다. 고개를 들고 입술을 깨물고 다시 운다. 네 손길이 내 어깨에 닿는다. 너 또한 언제까지나 나와 함께 있다. 너는 위대하다. 너는 숭고하다. 너는…… 너를 지킨 사람이다.

 

군인들의 힘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군인들이 쏘아 죽인 사람들의 시신을 리어카에 실어 앞세우고 수십만의 사람들과 함께 총구 앞에 섰던 날, 느닷없이 발견한 내 안의 깨끗한 무엇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는 느낌, 수십만 사람들의 피가 모여 거대한 혈관을 이룬 것 같았던 생생한 느낌을 기억합니다. 그 혈관에 흐르며 고동치는,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나는 느꼈습니다. 감히 내가 그것의 일부가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누구도 너의 앞에 무릎 꿇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기도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눈을 감고 묵념하지 않을 것이다.

 

……너는 ……너를 지킨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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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14-06-23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말고사 좀 있으면 시작이죠? 잘 보세요.화튕

루쉰P 2014-06-2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공부 잘하고 계시죠. ㅋ
저도 서재에 왔어요 침묵을 깨고 ㅋ
 






잠이 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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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4-05-3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냐? 벌써 덥다. 더위 먹지 말고 건강하게 여름 나라.^^

jo 2014-06-03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고3고3고3고3고3고3고3고3~!!!!!! 고등학교를 어디로 가야할 지 아직도 헤메는 중3입니다.. 국제고를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가 거창고를 생각했다가도 다시 외고입니다. 하..